책담화冊談話 | 미 제국 연구(9) ─ 1부, 2장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과 후퇴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 2026. 10. 5.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미 제국 연구」를 듣고 정리한다.
2026.10.02 📖 미 제국 연구(9)
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American-Empire
오늘은 제2장을 읽는 마지막 시간이다. 지난 수요일에 말한 것처럼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 '영국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 '영국: 영속성과 변화의 결합',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 '미지의 안개에 투영된 과거의 이미지' 섹션들은 1688년 명예혁명 이후에 영국이 어떻게 군사-재정 국가로 나아갔는가, 그리고 1815년이 되었을 무렵이면 유럽에서 수없이 많은 나라들끼리 경쟁을 벌이다가 결국 영국만이 남았고, 영국이 북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본토 식민지를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그 과정에서 학습을 한다. 제국의 위치를 재조정하고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촉진해서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한 과정을 보았다. 놓쳐서는 안 되는 지점이 있는데, 그 첫째가 중앙집권화와 중상주의 규제이다. 그것이 무역과 세수를 증가시키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서 군사 팽창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전쟁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쟁 비용은 늘어난다. 예전에는 사람만 갈아 넣으면 되었는데 무기가 있어야 한다. 화약혁명Gunpowder Revolution이다. 오늘날에는 전쟁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경쟁적 전쟁 국가들이 등장하게 된다.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원래 복지-재정 국가welfare fiscal state, 복지에 돈을 쓰는 나라이다. 군사-재정 국가military fiscal state인가 아니면 복지-재정 국가welfare fiscal state인가. 돈은 있는데, 국채를 발행해서 그 돈을 어디에 쓰는가가 문제이다. 군사에 쓰는가 복지에 쓰는가 하는 문제이다. 아주 단순하게 얘기하면 근대 국가는 두 종류밖에 없는데 군사-재정 국가이거나 아니면 복지-재정 국가이다. 영국은 2차 대전이 끝나면서부터,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 같은 것을 보면, 군사-재정 국가에서 복지-재정 국가로 나아가게 되는데, 잘 되지 않았다. 재정이 탄탄하지 못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유럽에서도 그랬다. 일단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있다. 정치적 중앙집권화, 중상주의 규제, 무역과 세수 증가, 군사 팽창. 그렇게 해야 값비싼 분쟁을 이겨낼 수 있다. 경쟁적 전쟁 국가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이것이 안 되면 재정파탄이 생겨난다. 재정이 파탄나면 혁명,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진다. 기본적인 과정이 바로 재정파탄이면 곧 혁명이라는 것이다. 혁명의 원인은 재정파탄이다. 아무리 자유에 대한 열망이 있어도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면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영국은 당시에 가장 발전된 재정금융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고, 국채상환을 미룰 수 있어서 혁명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로 놓쳐서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게 합의를 이끌어내고 강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도에서 또 뭔가를 개척했다. 결국 내부를 공고히 하고 해외 식민지에서 착취할 수 있는 것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영국이 잘 나가니까 너도 나도 우리도 제국이라며 나서게 된 것이 18세기부터이다. 주권 국가가 일단 성립이 된 다음에, 단일 공동체가 성립이 된 다음에, 네덜란드 같은 데서도 제국이라는 말이 뚜렷한 하나를 지칭할 뿐만 아니라 영국이 해외에서 점점 더 다양한 영토를 통치하는 말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존 로버트 실리 같은 경우, 지금 이때가 실리가 직접 활동하던 때는 아니라 할지라도, 바로 이 무렵에 이데올로그로서 떠오르는 시기이다. 1834년에서 1895년 때 사람인데, 《잉글랜드의 확장》이라는 책은 두 번에 걸친 강의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사람들이 제국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의식을 갖고 있을 때 이런 사람이 나서서 그것을 설파하는 것이다. 1834년이면, 1815년이라고 하는 과도기를 넘어서, 영국이 유일한 제국으로서 자리를 잡은 시기이다. 1815년 과도기 끝 무렵에 영국이 자리를 잡고 절정에 이르렀다. 그래서 존 로버트 실리의 《잉글랜드의 확장》이라는 강의는, 이른바 '영제국'이라는 개념의 토대를 놓은 강의를 하면서 이 사람이 올라서는 것이다.
지난 수요일에 말한 것처럼 스코틀랜드와는 협상을 해서 합의를 이끌어냈고 아일랜드에게는 합의를 강요했다. 왜 협상을 했는가 하면, 일단 스코틀랜드가 protestant였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리고 군주제를 받아들이고 있었고, 제국에 대한 지향이 있었다. 그러니까 스코틀랜드의 현지 유력자들은 지주들이니까 재산권을 보장받는데, 명예혁명에서 하던 방식을 스코틀랜드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스코틀랜드의 상인들은 손해 볼 것이 없었는데 잉글랜드 및 제국과의 자유무역으로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지주와 상인들이 재산권을 보장받고 이익을 얻으니 반항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제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요즘 스코틀랜드 독립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가 잉글랜드에 엮여 있어서 얻는 이익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런데 아일랜드는 가톨릭이다. 가톨릭이고 따질 것 없이 아일랜드에게는 합의를 강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도 북아일랜드만 빼고는 영국에 대해서 계속 투쟁의 상태에 있다. 아일랜드에게는 합의를 강요하고 스코틀랜드와는 협상한 것이다.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잉글랜드와 협상을 해서 제국의 일원으로 가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영제국이 단단하게 된 것은 이렇게 내부의 결속을 단단히 한 것이 하나이다.
두 번째로는 18세기 말 초기 세계화가 최고조에 달했던 군사-재정 국가들이 1776년에서 1815년 사이에 혁명과 장기간의 전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혁명으로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장기간의 전쟁을 벌이다가 재정 파탄이 일어나고, 그 재정 파탄으로 인해서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1815년 과도기,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다음의 일이다. 그러면 유럽에서는 이른바 보수반동의 시기가 되는데, 보수반동의 시기라는 것은 제국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아서 생기는 내부 분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보수반동이라는 말이 숨기고 있는, 또는 감추고 있는 그 실상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때 급진주의, 보수주의, 자유주의 세력 간의 경쟁이 벌어진다. 그것이 1848년 혁명으로 사회적 불안이 정점에 달하는 것이다. 이 시기를 공부하고 싶으면 당연히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혁명의 봄》이 있다. 1848년 혁명으로 가는 그 도중, 1815년에서 1848년 사이의 일이다. 영국은 유럽의 강대국 중 유일하게 혁명을 피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재정이 단단했기 때문이고, 그 재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해외 식민지가 아주 넉넉하고 가치 있는 땅으로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1848년 혁명이라는 것이 느닷없이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영국은 국내 개혁의 진전이 있었고, 부분적으로는 군사 및 동맹 비용을 해외 식민지로 전가할 수 있었기에 위기를 피했다. 국내 개혁의 진전과 군사 및 동맹 비용을 해외 식민지로 전가하는 것이 19세기 중반의 아주 전형적인 위기 극복 방안이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해외 식민지가 없다. 비용을 전가할 수 있는 식민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계속 버티면서 식민지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라들, 그런 나라들이 지금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그런 상태에 있는 것이다. 식민지 시대가 끝난 지 벌써 70년도 더 지났는데 아직도 과거의 타성에 젖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식민지도 없으니 국내 개혁을 잘해야 하고, 재정 정책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재정 정책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귀족들이 탈세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귀족이라는 개념이 반드시 대대로 작위를 받은 집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유력자들이 탈세하고 있는 것을 막는 것이다. 국내에서 개혁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재정개혁이다. 우리는 해외 식민지가 없기 때문에 군사 및 동맹 비용을 해외 식민지로 전가할 수 없다. 미국은 국채를 발행해서 전가할 수 있었다. 국채를 사는 나라에게 결국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영국이 많이 샀고 중국도 샀는데, 그러니까 식민지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지만 중국이라고 하는 나라도 결국 미국을 뒷받침해 준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 얘기해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판다고 하면 미국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하버드-C.H.베크 세계사》를 보면 나폴레옹 이후 시대 국가들은 '혼합된 정당성hybrid legitimacy'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혼합된 정당성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왕조의 지배권에 관한 옛 사상과 헌법과 권리, 주권 등의 새로운 사상이 혼합된 정당성이다. 1848년 혁명으로 인해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민주정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이다. 영국에서는 그것이 바로 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민주정이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차 대전 이후이다. 1815년 이후에도 아직까지 혼합된 정당성hybrid legitimacy의 단계에 놓여 있는 나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참조해서 이슈트반 혼트Istvan Hont의 《상업사회의 정치사상》을 덧붙여 놓았다. 이 책이 최근 출간되었는데, 부제가 루소와 스미스로 읽는 18세기 지성사로 되어 있다. 원제는 《Politics in Commercial Society: Jean-Jacques Rousseau and Adam Smith》이다. 책 소개를 보면 이슈트반 혼트가 옥스퍼드 대학 칼라일 강연에서 상업사회를 다룬 바 있다. 강연록이 준비되고 있던 때 혼트가 사망했다. 그래서 지도학생인 벨라 카포시와 마이클 소넨셔가 편집을 했다. 벨라 카포시와 마이클 소넨셔는 18세기 국채 문제나 정치경제학의 기원 같은 분야의 신진학자들이다. 《상업사회의 정치사상》은 루소와 아담 스미스를 다시 읽는 책인데 어떤 측면에서 다시 읽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장자크 루소와 아담 스미스의 정치사상을 왜 다시 읽어야 하는가를 물어보면, 이번 주에 계속 말했던 것처럼 군사-재정 국가 시기에 아담 스미스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루소는 군사-재정 국가와 아무 관계가 없는가 하는 물음이 거기서 제기된 것이다. 데이비드 흄이 일단 이 논쟁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고, 데이비드 흄을 필두로 해서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이야기했는가를 보면 된다. 그러니까 이슈트반 혼트의 《상업사회의 정치사상 - 루소와 스미스로 읽는 18세기 지성사》가 굉장히 중요한데, 왜 중요한가 하면 그 배경이 되는 맥락이 18세기 지성사, 즉 군사-재정 국가 시기이기 때문이다. 군사-재정 국가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채를 발행해서 군사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잘 안 되니까 해외 무역도 해야 한다. 그러면 그 해외 무역의 패러다임이 상업사회론이 되는 것이다. 군사-재정 국가라고 하는 큰 주제가 있고, 그 주제 아래 놓여 있는 것이 국채와 상업사회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의 배경이 되는 내용은 앨버트 허시먼의 《열정과 이해관계》이다. 《열정과 이해관계》 같은 것들을 먼저 읽고 나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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