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미 제국 연구(11) ─ 1부, 4장. 독립을 위한 투쟁

 

2026.10.12 📖 미 제국 연구(11)

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American-Empire

 


앤서니 홉킨스의 《미 제국 연구》, 이번 주에는 제1부 4장을 읽는다. 제1부는 탈식민지와 종속으로 1759년에서 1865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지난번에는 영국 이야기가 꽤 많았는데, 제4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물론 독립을 위한 투쟁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독립이라고 하는 것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미국 혁명을 일으켜서 1776년에 독립했는데, 그 다음에도 계속 독립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하는가 라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독립을 위한 투쟁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 특히나 미국은 영국의 본토 식민지였다. 그러니까 아주 긴밀하게 영국과 연결되어 있었다. 영국에서 독립을 시켜주고 그냥 옛날 일본 사람들처럼 싹 떠나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러니까 실질적 독립이라는 말을 여기서 쓰는데, 현실적으로는 독립이 안 된 상태였던 것이다. 그리고 본토 식민지에 살고 있는 많은 식민지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네들은 영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정체성이 있었다. 그래서 '문화적 지속성'이라는 섹션이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역사가 얼마 안 된 신생 국가였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생각을 해보면, 조선이 1392년에 건국을 했는데, 조선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한반도에서 계속 조상들이 살았기 때문에 자기가 조선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지만, 미국은 그게 안 되었을 것이다.  

제4장 독립을 위한 투쟁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보면 '자정의 아이들'이다. '자정의 아이들'이 무엇이냐 하면 밤 12시에 태어난 아이들이라는 말이다. 그 이야기가 자와할랄 네루가 1947년 8월 15일 자정, 인도가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던 역사적 전환점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역사상 드물게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우리가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며 하나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오랫동안 억압받았던 한 민족의 영혼이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그런 순간이다. 그리고 1793년 미국 독립 10주년을 기념한 존 퀸시 애덤스도 미국 건국의 숭고한 목적에 대해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미국이나 인도나 완전한 의미에서 실질적 독립을 이루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도 실질적 독립이라고 하는 것을 일본으로부터 이루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제4장을 이렇게 저렇게 털어서 보면 미국과 인도가 탈식민화를 해야 한다고 하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보고, 그 다음에 미국사 연구에서 자국사 중심 서술과 제국사 연구 서술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말하겠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현실적인 국가 건설 과정에서 마주치는 문제들, 이게 정말로 실질적인 의미에서 독립을 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을 얘기하겠다. 그다음에는 미국사에서 아주 중요한 계기 중의 하나가 앤드루 잭슨이라고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1829년에서 1837년까지이다. 미국의 역사를 둘로 나눈다고 하면 남북전쟁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전에 중요한 앤드루 잭슨 이야기를 수요일에 하고, 그다음에 금요일에는 '문화적 지속성', 사상사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되게 중요하다. 미국이라고 하는 나라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우리가 미국 사람이야 라고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가, 책을 읽어보면 아직도 안가지고 있다.  미국은 다중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되는데 이 다중적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 그것은 금요일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미국과 인도, 탈식민화 국가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점들을 먼저 이야기해보겠다. 이 책은 '미 제국 역사'가 아니라 '미 제국 연구'이다. 그러니까 미 제국을 연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 발췌독을 해도 된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반드시 읽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앤서니 홉킨스가 여러 번 말했다시피 이런 저런 책에서 워낙 인용을 많이 해놓으니까 발췌독을 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따서 해도 된다. 이 책은 또 주석이 굉장히 많은데 그 주석들을 촘촘하게 읽어가면서 본문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읽어도 괜찮다.  

미국의 건국자들이 직면했던 과제는 인도의 자와할랄 네루가 직면했던 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1783년 파리조약 이후 미국인이 되어가는 과정, 미국인이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자 골치 아픈 문제이다. 그것은 1947년 독립 이후 인도인으로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 못지않게 난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도도 요즘에 보니까 힌두 민족주의를 가지고 이렇게 굉장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약간 극우적인 데가 있다. 극우적이라고 하는 것은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극우파라고 하면 약자를 포용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 그다음에 절차적 민주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 있다. 그런데 가장 심각한 것은 폭력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민주정의 절차를 존중하는 것인가, 어길 수도 있다고 하게 되면 극우라는 인상이 드는 것이다. 그다음에 약자와 외국인을 배제해야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도 배제해야 된다는 것이다고 강하게 나가면 극우이다. 그 다음에 폭력을 허용해야 된다고 하는 것이 극우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데, 인도도 힌두민족주의를 생각하면 극우가 있다.  

미국이나 인도나 마찬가지로 광활한 영토와 잠재적 힘을 지녔지만 국가가 독립을 시작할 당시에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것은 모든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나라들이 다 그렇다. 국가가 독립을 시작할 당시에는 어떤 나라든지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게 되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태이다. 그런데 미국과 인도는 공통적으로 광대한 영토와 민족적 다양성이 초래한 긴장으로 심각한 정치적·인간적 재앙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미국 역시 인도와 마찬가지로 탈식민화를 막 이룬 신생 국가였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미국의 국가사를 제국주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바라볼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인도도 마찬가지이고, 인도는 나중에 영연방이 되면서 영국에서 상당한 정도로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인도에서 크샤트리아 정도에 속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정도로 아프리카 가나 같은 곳에 가서도 일을 하고 그랬다. 그런데 인도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대물림된 연속성이 변화를 지연시켰다. 이 부분이 꽤 중요한 부분이다. 대물림된 연속성이 변화를 지연시켰다는 것은 쉽게 식민지배의 잔재들이 청산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성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사실 한국도 그렇다. 일제 잔재라고 하는 것이 꽤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미국과의 오랜 관계에서 영국이 행사한 비공식적인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영국이 행사한 비공식적인 영향력만큼 광범위하고 지속되는 것은 없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역사를 서술할 때 자국사 중심의 역사 서술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독립하면서 모든 게 끝장난 것처럼, 관계가 단절된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자신들의 역사를 쓰면서 제국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처럼 그것을 최소화하고, 지역적 기원과 주체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자국사를 서술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사실상 거짓을 쓰는 것이고, 그 당시 유럽에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면화 무역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미국과 유럽, 영국의 관계를 제쳐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대서양 복합체라고 하는 것이 분명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미국은 대서양 복합체에서 하위에 들어가는 요소이다. 대서양 복합체를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지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심이 미국인데 지금의 미국을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자기네 나라 안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마치 모든 것을 자기네가 다 이룩한 것처럼, 제퍼슨 혁명에서 시작해서 호감의 시대를 거쳐, 그러니까 미국이 표면적으로 정치적 안정과 경제 성장을 누린 10년 정도의 시기, 1815년부터 1825년까지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다음의 시기를 호감의 시대Era of Good Feelings라고 하는데, 그냥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다음에 잭슨의 시대Age of Jackson가 중요하다. 이때는 정치참여 확대와 대중민주주의의 확립을 상징한다. 제퍼슨 혁명, 토마스 제퍼슨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다음에 연방주의자 중심의 중앙집권적 정책에서 주권 중심의 자유주의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러면 미국사를 다룰 때 자국사 중심으로만 하면 제퍼슨 혁명, 호감의 시대, 잭슨의 시대, 굉장히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잭슨 시대에 와서 드디어 미국이 대중 민주주의가 활짝 열렸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노예제 국가로만 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도 사실이다. 그다음에 그 중간에 시장혁명이 있었다. 18세기 중반에 농업경제에서 시장 중심의 경제체제로 전환된 현상을 지칭한다. 그런데 시장혁명이라고 해봤자 1800년대 중반에 얼마나 산업화·시장 중심의 경제체제가 되었겠는가. 만약에 그것이 제대로 되었다면 남부의 면화무역과 같은 것들은 싹 사라졌을 것이다. 앤서니 홉킨스도 이 경로는 당시의 문제들과 주요 인물들, 사건들에 대해 명료한 시각을 제공하지만 거의 대부분 편협한 맥락 안에서 다뤄진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게 영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실질적인 독립으로 나아가기 전까지 얼마나 지속적인 영향력을 가졌는지, 그리고 라틴아메리카라든가 아시아라든가 아프리카와 같은 나라들에서 탈식민지를 한 나라들이 겪었던 어떤 문제도 겪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때 미국 사람들은 주권이라든가 국민 정체성이라든가 이런 문제들을 굉장히 깊이 고민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고민을 하고도 잘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전쟁이 일어났던 것이다. 오히려 1860년대가 되었을 때는 강한 지역 정체성이 점차 강화되고 문화적 유대에 기초한 국가 통합의 요구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1776년에 독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100년이 다 되도록 하나의 나라를 이루기보다는 각 주의 요구가 굉장히 강력해졌고, 오히려 국가 통합의 요구를 각 지역의 정체성이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1860년대 미국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이었다. 그러면 남북전쟁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금방 된다. 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제4장 제목이 독립을 위한 투쟁인데, 이 독립은 두 가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실질적인 의미에서 미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세워져야 하고, 또 하나는 실질적인 의미에서 영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의미에서 독립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국사 연구자들은 1776년의 형식적 독립과 영국으로부터 실질적으로 권력을 넘겨받은 것을 구분해서 접근하고, 영국이 행사했던 구조적 권력이 신생공화국의 발전 과정에 얼마나 심대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4장에서도 거의 대부분은 미국사 내부 이야기이지만 영국의 영향력들도 지속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다. 그것을 고려하면서 미국사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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