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미 제국 연구(16) ─ 1부, 5장. 합병 전쟁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 2026. 10. 24.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미 제국 연구」를 듣고 정리한다.
2026.10.23 📖 미 제국 연구(16)
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American-Empire
앤서니 홉킨스의 《미 제국 연구》에서 오늘 읽을 부분은 남북전쟁에 관한 부분이다. 제1부 5장은 1부의 마지막으로, 제목이 합병 전쟁인데 합병 전쟁의 끝에 남북전쟁이 있다. 남북전쟁이라고 하는 것을 왜 합병 전쟁의 끝에다 두었는가. 5장의 제목이 합병 전쟁인데 그 안에 남북전쟁을 하위 단위로 두었다. 지난 수요일에 말한 것처럼 남부의 노예 농장주들은 멕시코-미국 전쟁이 끝난 다음에 끝없는 합병에 대한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 번 이렇게 해 버릇하니까 사적인 침략 원정filibustering expeditions을 무너뜨리기가 어렵다. 그것이 미국 내부에서도 남부 쪽에 있는 사람들은 세계관 자체가 북부 쪽과 다르니까 그렇다. 남북전쟁이 끝나면서 제2부 근대와 제국주의로 넘어가는데, 1865년에서 1914년, 미국이라는 나라가 본격적인 제국주의 국가가 되는 시기가 되는 것이다.
남북전쟁은 이 책의 한 챕터 안의 몇 부분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내용이 굉장히 많은 것이다. 387페이지를 보면 "미국 역사는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남북전쟁은 독립 이전이나 이후에 그 어떤 무력 충돌 사건보다 더 많은 학자가 몰려든 비교 불가능한 에베레스트라 할 수 있다." 정말 그럴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남북전쟁에 대한 논의가 없을 수 없다. 게다가 또 이렇게도 얘기한다. "오늘날 남북전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원인과 결과가 이미 연구된 듯 보이며, 때로는 대담하고 때로는 무모하게 제시된 수많은 일반론을 입증하거나 보충하거나 반증하고자 가능한 한 모든 세부 사항까지 이미 철저히 조사된 듯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는 남북전쟁을 국가적 사건으로 다루었다." 지금까지 남북전쟁에서 다루어진 것들은 거의 모든 세부 사항까지 철저히 조사된 것 같다. 그런데 저자가 보기에는 남북전쟁을 미국 내부에 국한된 사건으로만 보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국제 관점에서 볼 때는 유럽에서 보수와 진보 세력 사이에서 벌어졌던 당대의 투쟁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상하다. 유럽에서 보수와 진보 세력 사이에 벌어졌던 당대 투쟁은 왕당파와, 이를테면 공화주의자들과의 싸움이다. 그런데 미국에는 왕당파가 없다. 미국에서는 군주제주의자들이 거의 없었고 유럽에는 노예가 훨씬 드물었다. 그런데 그와 유사한 모습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왕조 체제를 수호하려는 세력과 개선을 옹호하는 세력 간 경쟁이 신세계에서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앤서니 홉킨스 본인의 시각인지 아니면 그러한 시각을 가진 관점들을 차용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기서 아주 분명하게 얘기를 한다. 남부 지역은 왕조적인 형태를 띤 체제를 수호하려는 세력이고 북부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서로 화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섹션의 제목이 상반된 세력 사이에 지속되는 억누를 수 없는 갈등이다. 용서가 안 되는 것인데, 가령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남한하고 북한이 있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예전에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연방제 국가를 형성하자는 것은 안 될 것이다. 어느 한쪽이 끝장을 내기 전에는 안 된다. 전쟁이 나면 어쨌든 상호확증파괴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그러니까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 같은 아주 미묘한 상황이다. 이 당시에 미국의 남부와 북부를 그렇게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체제 자체가 굉장히 다르다.
핵심 문제는 18세기 후반 전쟁을 거쳐 등장한 국가 구조를 어떻게 정의하고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남부는 남부대로 북부는 북부대로 아주 탄탄한 논리를 갖췄다. 헌법에 대해서 해석을 달리하고 북부는 북부대로 우리가 정당하다 하고 남부는 남부대로 우리가 정당하다 하고, 그다음에 도덕적 당위성도 마찬가지로 갖췄고, 그다음에 보편적인 원리, 성경의 권위, 역사적 사례 이러한 것들도 다 가지고 있고, 그다음에 모두 다 자신들이 신의 섭리를, 신의 가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1850년대가 되었을 때 남부의 주들은 일단 주 정부의 권한이 우선이다. 그다음에 남부의 노예 소유자들은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공격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가부장주의이다. 그러니 왕당파이다. 거기다 더해서 남부 자기네들은 앵글로노르만Anglo-Normans 쪽의 후예라고 얘기를 하고 북부의 천박한 앵글로색슨Anglo-Saxons과는 다르다고 얘기한다. 노르만은 혈통적으로 우월한 왕당파이고, 앵글로색슨은 미천한 청교도이고 부와 권력에 대한 탐욕은 있으나 명예나 용기는 부족하다. 이것이 혈통이 고귀한 우리가 이긴다는 왕당파의 생각이다. 혈통을 따지면 왕당파이다. 그러니까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남부 고유의 자유를 무너뜨리려는 위험한 혁명 세력이고, 인권 범주에 속하는 이러한 것들은 말도 안 된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유럽의 군주제 왕조와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유럽에서 보수와 진보 세력 사이에 벌어졌던 당대의 투쟁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북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 남부는 Nation이라고 하는 말 자체를 굉장히 싫어했을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Nation이라는 용어 자체가 굉장히 근대적인 신식의 용어이니까 그렇다. 자기네들은 연방Union이라든가 연합Confederacy라든가 이러한 말을 썼다. 평등하며 주권을 가진 주들이 맺은 연합, 연방, 이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서 북부는 우리는 자유의 나라이고 프로테스탄트 교리를 바탕으로 보편 인권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둘 다 자결권self-determination, 우리가 알아서 결정한다는 것을 가지고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내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 《혁명의 봄》을 읽으면 나오는데, 1848년 이후로 정치적 자유주의는 유럽에서 위축되어 있던 반면에 경제적 자유주의는 자유무역이라는 명분 아래 굉장히 발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벤 베커트의 《면화의 제국》은 굉장히 잘된 책인데 지금 절판되어 있다. 그러한 책들은 미리 사놓아야 된다. 스벤 베커트의 책을 보면 남북전쟁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바뀐다는 것이 아주 뚜렷해진다. 이 무렵에 남부는 노예 생산품이 다른 생산품보다 더 수익성이 높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니까 남북전쟁이라고 할 때, 아직 남부는 노예제에 바탕을 두고 뭔가를 하고 있을 때 돈이 많이 벌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북부의 소농들과 남부의 대농장주들은 충돌이 날 수밖에 없다. 노예제를 기반으로 한 플랜테이션 체제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려고 하고 있으니 충돌이 난다. 그래서 남북전쟁의 원인을 놓고 다양한 해석과 정교한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미국 내에서 세력을 넓히며 급속히 성장하던 북부와 남부의 누적된 차이가 폭발한 결과이다. 경제적 원인은 무시할 수 없다. 이 얘기는 4장 종속적 발전의 딜레마에서 경제적 원인들이 충분하게 얘기가 되어 있다. 그리고 급진적 노예 폐지론자들을 그냥 용서하기에는 남부의 농장주들이 노예 무역 자체가 생산 구조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연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북부 놈들은 손을 봐야 되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 자체는 전반적으로 볼 때 남부에 불리했다. 그래서 우발적으로든 의도적으로든, 단 한 번의 사건으로 불을 붙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1860년 12월부터 1861년 2월까지 남부 7개 주가 연방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남부연합이 결성되면서 정치적 선택지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가 1861년 4월, 흔히 널리 알려져 있듯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섬터 요새에서 연방군과 남부연합군 사이에 벌어진 사소한 교전이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과두 지배층이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노예 재산을 보호하는 데는 필사적이었지만 남부에서는 근대성이 지닌 한계가 있었다. 일단 정책적으로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에 너무 미약했고, 북부의 해군의 봉쇄로 면화 수출이 중단되어서, 면화 수출을 중단하니까 당연히 주요 수입원이 차단되었던 것이고, 그다음에 많은 주들이 거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면화 지대를 벗어나면 노예제를 기반으로 한 제국 건설이라고 하는 구상에 대한 지지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그러한 주들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휘말리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영국이나 프랑스가 남부연합을 돕겠다든가 하지 않고 영국이 중립 정책을 취해 버렸다. 그것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러한 생각이 되었을 것이다. 또 동시에 이때 인도가 높은 원면 가격의 자극을 받아서 면직물 산업의 최대 공급국이 되었다. 그러니까 남부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국제적인 관점도 많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남북전쟁이 끝나면서,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팽창주의를 줄이고 우리도 좀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 봐야지 라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남북전쟁과 재건기를 거치면서 총기는 더 많이 보급되었고 한 번 싸움질을 했으니까 싸움에 달통한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을 것이다. 무기 생산도 활발해졌을 것이고, 그래서 산업 기술을 무기 생산에 적용함으로써 무기의 가격은 더 낮아지고 성능은 향상되고, 군사적 가치는 미국에서 자유의 개념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국가 가치를 무력으로 실현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 인종차별과 같은 것들이 싹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1960년대, 거의 이때부터 100년이 지나도록, 백인 우월주의, 인종적 우월감과 같은 것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1898년에 에스파냐와의 전쟁에서 이기면서 문명화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의 가장 중요한 정책적인 수단은 제국주의 확장이다.
그다음에 알래스카를 또 매입하고, 그다음에 캐나다까지 하려다가 포기하고, 그리고 이 와중에 1852년에 페리 제독이 일본을 외부 세계에 개방한, 이른바 흑선을 몰고 갔다. 1852년에 일본에 왔다고 하면 미국에서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들과 연결되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다음 주에는 6장 불균등 발전과 제국의 팽창 부분을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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