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수상록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2. 5. 25.
몽테뉴 수상록 - 미셸 드 몽테뉴 지음, 손우성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제1권
제2권
제3권
몽테뉴의 생애와 사상
1. 그의 생애
2. 사상과 해학 취미
3. 《에세이》에 나타난 사상
연보
테마 찾아보기
인명 찾아보기
101 우리의 출생이 모든 사물의 출생을 가져온 바와 같이 우리의 죽음은 모든 사물의 죽음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백 년 뒤에 우리가 살아 있지 않으릴라고 슬퍼하는 것은, 지그부터 백 년 전에 우리가 살아 있지 않았다고 슬퍼하는 것과 같이 미친 수작이다. 죽음은 다른 생명의 근원이다. 우리는 울었다. 그래서 이 세상에 들어오기가 힘이 들었다. 우리는 여기 들어 올 때에 헌 옷을 벗어던졌다.
102 그대가 살고 있는 거은 모두 생명에게서 훔쳐 온 것이다. 생명은, 생명의 희생으로 이루어진다. 그대의 생명이 끊임없이 하는 일은 죽음을 지어가는 것이다. 삶에 있는 동안 그대는 죽음에도 있다. 왜냐하면 그대가 이미 살고 있지 않을 ㄸ에, 그대는 죽음 저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대는 삶 다음엔 죽어 있다. 살아 있는 동안 그대는 죽고 있다. 그리고 죽음은 죽은 자보다도 죽은 자를 더 혹독하게 침해한다.
103 인생은 그 자체로서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대들이 인생에게 차려주는 자리의 좋고 나쁨에 따른다. 그대가 하루 살았으면 다 살아 본 것이다. 하루나 다른 날들이나 마찬가지이다. 낮의 밝음에 다를 것이 없고, 밤의 어두움에 다를 것이 없다. 이 태양, 이 달, 이런 배치들, 이 것은 그대 조상들이 누려 온 것이며, 그대 후손들이 다루어 갈 것이다.
105 어디서 그대의 생명이 끝나건 생명은 거기서 전부이다. 삶의 효용은 공간에 있지 않고 사용에 있다. 젝게 살고도 오래 산 자가 있다. 그대가 살아 있는 동안, 거기 주의하라. 그대가 실컷 산다는 것은 세월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지 않고, 그대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대가 끊임없이 가고 있는 곳으로 결코 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나갈 구멍 없는 길은 없다. 길동무가 있어야 덜 허전할 것이라면 세상이 그대가 가는 같은 길을 가는 것이 아닌가?
151 우리는 기억력을 채울 생각만 하고, 이해력과 양심은 빈 채로 둔다. 마치 새들이 모이를 찾으러 나가서 그 모이를 새끼에게 먹이려고 맛보지 않고 입에 물어 오는 것과 똑같이, 우리 학자님들은 여러 책에서 학문을 쪼아다가 입술 끝에만 얹어 주고, 뱉어서 바람에 날려 보내는 짓밖에는 하지 않는다.
이 어리석은 수작이 얼마나 내 경우에 들어맞는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내가 여기 글을 쓰는 것도 똑같은 수작이 아닐까? 나는 이책, 저책, 내 마음에 드는 문장을 도둑질해 다니며, 그것을 담아 둘 곳도 없어서, 내게 저장해 두지 못하고 여기다 옮겨놓는 것이다. 사실 이 문장들은 전에 있던 자리에서나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내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현재의 지식으로만 배우는 것이고, 과거의 것은 미래의 것과 똑같이 지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9 대체로 보통 친우 또는 우정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느 기회에 편의상 맺어져서 우리 마음이 서로 사귀는 친교와 친밀성에 불과하다. 내가 말하는 우정에서는 마음이 아주 보편적인 혼합으로 뒤섞여 융합되기 때문에, 그들을 맺는 매듭이 지어져서 알아볼 수 없이 된다. 누가 내게 왜 그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그것을 표현할 수 없음을 느낀다. 다만 '그가 그였고, 내가 나였기 때문'이라고이라고 밖에는 대답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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