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베이크웰: 어떻게 살 것인가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2. 5. 1.
어떻게 살 것인가 -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책읽는수요일 |
프롤로그. 어떻게 살 것인가
1.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2. 주의를 기울여라
3. 태어나라
4. 책을 많이 읽되, 읽은 것을 잊고 둔하게 살아라
5.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
6. 작은 요령을 부려라
7. 의문을 품어라
8. 나만의 뒷방을 마련하라
9.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
10.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11. 절도 있게 살라
12. 인간성을 지켜라
13. 아무도 한 적이 없는 것을 해보라
14. 세상을 보라
15. 너무 잘하지는 마라
16. 철학적인 사색은 우연한 기회가 있을 때만 하라
17. 성찰하되 후회하지 마라
18. 통제를 포기하라
19. 평범하고 불완전한 사람이 되라
20. 인생 그 자체가 해답이 되게 하라
발췌
어떻게 죽어야 할지 모르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그때가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자연이 소상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일러줄 것이다. 자연이 그 일을 오나벼하게 처리할 테니 그 문제로 고민하지 마라.
우리 마음의 음직임처럼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을 따라서 불투명하고 겹겹이 싸인 내면의 가장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 마음을 세차게 휘져으며 그 파동을 찾아내 고정하는 일은 겉보기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인생은 순식간에 흘러가버린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려고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미끄러지듯 흘러간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인생이 시간을 재촉하며 흘러가고 있어도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으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나 자신을 죽음에게 내어주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정설로 받아들일 만한 것이 있는지 모두 자세히 검토해보았으나, 한 견해가 정설인 것 같다싶으면 정설로 보이는 다른 견해와 상충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든 없든 내게는 모든 견해가 똑같은 것처럼 보인다.
에포케
우리의 판단, 그리고 언젠가 죽을 운명을 타고나는 것들은 모두 쉴 새 없이 흘러가고 굴러다닌다. 그러므로 한 사물을 기준으로 삼아 다른 사물을 확실하게 규정할 수 없다. 판단하는 존재나 판단되는 존재가 모두 지속적으로 변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자연이 내게 베풀어준 것을 진심으로 고맙게 받아들이고,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위대하고 전능한 수여자가 준 선물을 거절하고, 그 선물을 쓸모없게 만들고 망가뜨리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의 삶을 옮게 즐기는 법을 아는 것이 절대적인 완벽함이자 실질적으로 신성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삶의 용도를 모르기 때문에 다른 조건을 찾고, 우리의 내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서 벗어난다. 죽마를 타고 높이 올라서도 소용없다. 죽마를 타더라도 여전이 우리의 다리로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옥좌에 올라도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엉덩이로 앉아 있을 뿐이다.
가능하다면, 우리에게는 아내, 자녀, 물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행복이 좌우될 정도로 그런 것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완벽한 자유를 만끽할 수도록 자기만의 뒷방에 마련해 두고,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 은둔처, 고독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곳은 자신과 일상적인 대회를 나눌 수도 있고, 외부와의 관계나 소통이 단절된 은밀한 장소라야 한다. 이곳에서는 아내가 없는 것처럼, 자녀가 없는 것처럼, 재산이 없는 것처럼, 시종과 하인이 없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나 재산을 잃게 되더라도 이들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나 자신보다 더 분명한 괴물이나 기적을 본 적이 없다. 낯선 것도 계속 사용하고 세월이 흐르다 보면 익숙해 진다. 그러나 나 자신은 자주 대할수록, 그리고 나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나는 내 기형적인 모습에 놀라고, 나 자신을 이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나는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고, 내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내면을 부지런히 살핀다. 누구나 자기 앞만 쳐다보지만 나는 내안을 들여다 본다. 내게는 나 자신에 관한 일 이외에는 상관할 일이 없다. 나는 지속적으로 나 자신을 관찰하고, 나 자신을 잘 살펴보고, 나 자신을 음미한다. 나는 나 자신 안에서 뒹군다.
나는 아첨꾼처럼 보이는 걸 죽도록 싫어한다. 그래서 나는 천성적으로 퉁명스럽고, 솔직하고, 무뚝뚝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따. 나는 나에게 경의를 표시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장 존대한다. 상관들을 대하는 내 태도는 변변치 않고 오만하다. 그리고 나는 가장 헌식적으로 섬길 사람들에게 나의 공헌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내 속마음을 읽어서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내 생각을 오해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잉크와 종이가 있는 한, 멈추지도 않고 힘들이지도 않고 나는 그저 내가 가야 할 길을 계속 갔다고 생각하지 않을 자가 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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