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문학 | 07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유토피아 - 10점
토머스 모어 지음, 주경철 옮김/을유문화사


2012년 CBS 라디오에서 진행하였던 강유원 선생님의 '라디오 인문학' 강의를 녹음파일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s://itunes.apple.com/kr/podcast/jumal-nyuseusyo-bagmyeong/id576954501


2013-07-27 39회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1

작가 토머스 모어에 대해 알아보자.

토마스 모어의 첫번째 평가는 전제적인 왕의 명령에 맞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킨 사람이다. 그래서 가톨릭 교도들에게는 토마스 모어는 순교자,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굳이 종교적 내용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양심, 내면의 양심을 주장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법관을 지내기도 했으며 하원의원에 선출되기도 한 체제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1516년에 <유토피아>가 출간되었다. 가령 마키아벨리 경우는 군주론은 온갖 공직에서 물러나서 핍박받던 비전이 없던 시절에 쓴 것.  <유토피아>는 사실 제일 잘 나갈 때 쓴 것. 1521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아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그 뒤에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토마스 모어 자신도 왕에게 저항하여 참수를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 

반면 그 당시 프로테스탄트 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반대해서 반대하는 이단에 대한 책도 쓰고, 심문에 앞장서기도 하고, 금서를 찾아내서 단속하고, 이단 혐의를 받은 사람들을 화형에 처했다.  종교체제의 엄청난 수호자이고 동시에 프로테스탄테에 대해 굉장히 엄하게 한 사람.


그때 영국의 종교적인 상황이 가톨릭이 유지되어 오고 있고, 독일에서 시작된 프로테스탄트 운동이 영국으로 건너와서 학대를 받고 있는데 왕실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루터의 사상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인 양심의 자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누구도 반론할 여지가 없이 완전히 르네상스 시대의 전형적인 인물을 들면 에라스무스인데 토마스 모어하고 에라스무스하고 굉장히 친했다. 게다가 토머스 모어가 큰딸 마가렛을 교육을 시켰다. 여자아이도 남자아이 만큼이나 교육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고, 훗날 마가렛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왜 반역죄로 처형을 당했는가.

1920년대까지만해도 잘나가다가 1930년에 헨리8세가 토마스 모어에게 혼인무효 요청 편지에 서명을 하라고 한다. 이것이 이혼을 하고 수장령을 만들어 가는 계기. 거부하고 공직에서 물러날 준비를 하다가 잉글랜드 국왕이 잉글랜드 교회의 수장임을 주장하는 수장령에 반대함으로서 결정적으로 헨리8세에 반기를 들게 된다. 물론 1차적으로는 토마스 모어가 가진 가톨릭 신앙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해도 헨리8세가 굳이 토마스 모어에게 강요를 했는가, 그것은 그만큼 토마스 모어가 가진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헨리8세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정당성을  강력한 신하였던 토마스 모어에게 구하고자 했으나 모어는 뒷받침 못해주었던 것.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프로테스탄트를 탄압하는데에는 앞장섰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 사람에게 양심의 수호자라는 호칭을 부여하는 것이 언짢은 부분이 있다. 


토마스 모어의 미묘한 지점이 인생살이와는 관계없어 보이는 이 참신한 생각이 <유토피아>에 많이 들어있다. 게다가 당대의 정치 경제적인 사태들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토마스 모어를 불가사의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책 제목이 책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보통명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유토피아라는 말이 어디에도 없는 곳. 희랍어의 에우 = 좋은, 토피아 = 장소를 합하면 아주 좋은 곳이라는 뜻도 된다. 그래서 이말이 유토피아 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가기키는 말도 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플라톤의 <향연>과 마찬가지로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1부는 풍자적인 문체로 현실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 세계는 굉장히 끔찍한 곳이고, 2부는 본격적인 논술형식을 띄고 있는데 우릳가 흔히 말하는 유토피아가 여기서 섦명되고 있다. 달리말하면 1부는 끔찍한 곳, 2부는 황홀한 곳. 디스토피아에서 유토피아로 가는 것.


차례를 보면 1부,2부, 해제, 참고자료가 있다. 참고자료의 내용을 알아야 유토피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해제를 먼저 읽는 것이 좋다.




2013-08-03 40회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2


지난 주에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가 살았던 시대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주는 이 책의 형식부터 짚어보자.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있다. 

1부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대화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토마스 모어 자신과 페터힐레스라는 사람이 등장하고, 라파엘 히슬로 다에오스 이렇게 세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고, 앞에 짧은 도입부가 있고 그에 이어서 세 사람이 대화하는 가운데 힐레스가 라파엘에게 궁전에 들어가서 왕의 보좌관이 되라고 권유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첫번째. 그러니까 1부 앞에 도입부가 있고, 첫번째 부분, 그리고 그에 대해서 라파엘이 자신이 궁전에 못들어가겠다고 하면서 세상의 문제가 있는 것을 세가지를 크게 지적하는데 세 개의 내용이 3부분.  2부는 라파엘이 유토피아에 대해 설명한 다음에 토마스 모어가 간단히 논평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가 분량이 적음에도 잘 안넘어가는 이유는 첫째는 시대적인 맥락이 많이 들어가 있다. 두번째로는 대화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진심인지 비꼬는 것인지 구분이 잘 되는 것이 있다. 


토마스 모어가 남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옮겨적는 형식. 옮겨적는 형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의 입을 빌려서 자기 얘기를 하는 것으로 따지고 보면 비겁하기는 하다. <향연>에서도 플라톤은 모든 문제에게서 손털고 나오는 것처럼.. 결국은 토마스 모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것. 사실은 플라톤 대화편을 보아도 플라톤은 등장하지 않고 소크라테스가 나온다. 


1부는 대화 형식이 뚜렷하고, 2부는 어쨋든 기본형식은 대화라는 것, 대화로써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남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옮겨적는 형식을 띄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 낯선 것일지는 몰라도 토마스 모어가 살던 당시에도 상당히 고전적인 형식이었다는 것을 유념하면 된다.


1부의 첫머리를 촘촘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1부를 이해하려면 라파엘이 문제 삼는 것들을 왜 문제 삼는가를 알려면 1부 초반에 나오는 얘기들을 봐서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 이야기가 등장하는 시대배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 어느 누구도 견줄 수 없는 빛나는 왕업을 이룬 군주이신 무적의 잉글랜드 왕 헨리 8세께서, 최근 카스티야 왕 카를로스 1세 폐하와 꽤 중대한 일로 다툼이 있었다. 그 일을 의논하여 해결하기 위해 전하께서는 나를 플랑드르에 사절로 파견하셨다.


이 문장이 사실은 유토피아에서 제기되는 문제 전체를 집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마스 모어가 (헨리8세와 카를로스 황태자, 스페인어식으로 읽으면 카를로스 독일어로 읽으면 카를, 나중에 신성로마제국 카를5세가 되는데) 플랑드르에 파견된다. 잉글래드쪽에서 네덜라드에 양모를 수출을 하면 네덜란드의 플랑드르 지방에서 양모를 수입해다가 방적공장을 했다. 이것에 대해 관세 문제에 대해 싸움이 벌어졌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에스파냐가 네덜란드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잉글란드와 에스파냐와 혈전을 벌이는 상황. 이게 토마스 모어가 네덜란드에 가게된게 국제 무역 문제를 협상하기 위한 것. 당시 토마스 모어 시대에 잉글랜드 양모가 중요한 무역 수출 상품이었고, 여기서 '양들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유명한 문구가 나온다. 유토피아라고 하는 텍스트의 출발점 자체가 그 당시 막 생겨나기 시작한 영국의 산업혁명 이전 단계들 그게 배경.


페터힐레스가 히슬로를 소개하는데,  희랍어로 히슬로는 '말이 안되는 소리'라는 뜻이고, 다에오스는 다이엔 = 나눠주다, 분배하다. 히슬로 다에오스라고 하면 헛소리 전파자라는 뜻.  히슬로를 소개하면서 팔리누르스식 여행보다는 율리시스식 아니면 플라톤식 여행에 가깝다고 했는데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토마스 모어가 플라톤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 사실은 유토피아론의 원형으로 할 수 있는 <국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국가>은 서구사상에서 유토피아론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이 좋은 나라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대화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처음에 시작할 때는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누고, 그러다가 두번째 부분에 가면 훌륭한 나라에 본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나라를 잘 다스리기 위한 이상적인 통치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세번째 부분에 보면 어떤 정치체제들이 나쁜가 이것에 대한 논의가 꽤 상세하다. 민주주의 국가가 곧바로 독재국가로 넘어간다는 내용도 거기에 나온다. 그래서 유토피아 일부가 나쁜 상태에 처한 나라에 다루고 있는데 그게 사실은 <국가>의 세번째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토피아'라고 부르는 데 정식 제목은 '최선의 국가 상태와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대하여'로 되어 있다. 최선의 국가 상태라는 것이 <국가>의 두번째 해당하는 부분이다.


코널 지방에서 일어난 주민 봉기에 대해서 거론하는 부분. 실제 잉글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 하나하나를 짚어서 이야기 한다. 도둑에 대해서 엄벌을 했다. 사유재산이 확립되면서 사유지에 대해 엄격하던 시기. 개인의 행실이 잘못된 것으로 탓을 돌리는데 그런데 토마스 모어는 라파엘의 입을 빌려서 구조적인데 원인이 있다라고 한다. 모어 시대에 벌써 도시 빈민 문제, 구조적인 빈곤의 문제, 농민 봉기가 일어나는 생겨나는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가 나왔다고 봐야한다.




2013-08-10 41회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3

그들의 새마을운동 - 10점
김영미 지음/푸른역사



라파엘의 대화들을 소개해 보자. 

1부의 네 부분중 둘째 부분에 해당한다.

잉글랜드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원인이 사회적인 것에서 기인하는데 그것을 간과하고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 무조건 사형시키는 것에 대한 반론을 펼치는 부분. 가상의 대화인듯 하지만 사실은 잉글랜드에서 일어나는 실제의 사태들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토마스 모어가 당대의 사회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테면 여기 문제의 핵심적인 논점이 사람들이 도둑질을 한다 그런데 도둑질을 하면 교수형인데 교수형을 피할 길이 거의 없는데도 도데체 왜 많은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는가 이걸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오늘날의 사람들도 처벌을 높이면 된다고 하는데 어쨋든 이런 것에 대해서 라파엘은 이런식으로 도둑을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 정의롭지도 않고 공익을 위해서도 좋지않다고 말을 하면서 원인을 짚는다. 먹을 것을 구할 길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심한 처벌을 한다해도 도둑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고, 절박한 필요때문에 도둑질을 하다가 그로인해 죽음을 맞게만들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기 생계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게 해주어야 하는데도 계속해서 가혹하고도 가공할만한 두려움 처벌만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라파엘의 주장.


군대 문제

막상 전쟁이 늘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쟁보다 늘 평화를 생각하고 평소에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또는 평소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하는데 전쟁의 준비에서 남자들에게 전쟁 훈련만 시켜놓으니 전쟁이 없을 때 할일이 없어진다. 그래서 전쟁 준비에 동원되어 군사 훈련만 받은 사람들이 다른 직종에 종사할 수 없는게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토마스 모어의 입장. 근대 국민국가가 생겨날 무렵에 상비군 제도가 나타났는데 프랑스가 가장 강력해서 프랑스를 예를 들어서 얘기한다. 대화 도중에 라파엘이 '한가지 요인은  특히 잉글랜드에 특유한 것이다'라고 얘기를 한다. 당신들 나라의 양, 바로 양에 대한 얘기를 한다. 잉글랜드에는 양들이 너무나도 욕심이 많고 난폭해져서 사람들까지 잡아먹는다고 한다. 바로 인클로저 운동을 지적하는 것.


인클로저 운동이 산업화의 원동력이고 긍정적으로 배웠는데 여기서 토마스 모어는 그것의 폐해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앞서서 토마스 모어가 네덜라드에 파견되어있다. 그 이유가 잉글랜드에서 양모를 수출금지를 한 조처를 조정하기 위한 것. 그러니까 이미 이런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심각했던 것. 흔히 말하는 자본주의의 시작. 자본주의라고 하면 자유로운 노동자가 있어야 하는데 자유롭다는 말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농토에 매달려서 살던 사람들을 농토에서 벗어나게 해서 도시 공장에 보내야 한다. 잉글랜드에서는 이것에 크게 기여한 것이 인클로저. 농토에서 떠났으니 자유로운 것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는 굶어죽을 자유가 생긴 것. 다른 한편에서는 도시에서는 중세로부터 오랫동안 내려온 동업조합이 있는데, 동업조합을 해체를 해야 따로 떨어진 개인을 만들어놔야 자유로운 노동자가 생긴다. 농촌의 농부들을 도시로 보내고, 도시에 있는 도시노동자들은 또 자유로운 노동자들로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농사일을 잘 할 수 있지만 경작할 땅이 남아있지 않으니 농사일 자체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잉글랜드만이 아니라 유럽전체에서 일어날 거대한 산업혁명의 출발점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는 것. 


김영미 <그들의 새마을 운동 책>이 있다. 우리가 새마을 운동 하면 마을길로 넓히고 그러는데 그런 과정에서 농지정리도 하고.. 그 과정에서 농부들 수가 대거 정리가되어 기계화 농법이 도입되니까 도시로 들어오는 것. 그런 과정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런 것처럼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기본 원리는 산업화가 시작되면 되풀이 되는 것. 이런 상황에서 라파엘이 내놓은 대책들 모든 상품들을 독점 구매해서 이익을 취하려는 부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라든가 또는 농업을 복구하고 직물업을 되살려서 현재 게으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일거리를 제공하라든가 일종의 농촌진흥책인데 이미 토마스 모어 당시에 농촌의 폐해가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 그렇게 했더라면 지금의 영국도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


정리를 하자면 토마스 모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농촌이라고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거대한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에게 의해서 황폐화 되었기 때문에 다시금 농촌을 옛날처럼 복원해야 한다. 그런데 정안된다면 형벌의 목적 자체를 교화에 두어야 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2013-08-17 42회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4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10점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살림


오늘은 2부를 읽기로 한다.

2부 들어가기 전에 1부에서 제기된 논점들을 정리해 보는 것이 좋겠다.

2부는 1부에 대한 일종의 답변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 우선은 도둑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고, 도둑이나 걸인이 생겨나는 사회구조적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그에 이어서 빈곤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문제를 나아가서 빈곤의 사회적인 원인으로 제기된 것이 양을 키우기 위해서 울타리를 치는 인클로저, 농민들이 유랑민이 되어서 떠도는 내용이 있었고, 거기에 덧붙여서 군주들의 탐욕이라든가 철학자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라파엘과 토마스 모어 사이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사유재산 문제가 평등이나 정치적인 귄위와 관련되는 것들인데 1부에서는 공유재산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었다. 재산을 공유하게 되면 일을 안하게 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는 것. 사유재산과 공유 재산 문제에 대해 토마스 모어가 당시(15세기)에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논의가 되지 않은채 지나가는 점이 있다.


2부를 읽어보면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한 것이 종교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도덕철학에 관한 것이 그 다음으로 많다. 두 부분을 합하면 분략이 1/3이 된다. 그 다음이 전쟁, 노동관습, 금과은에 관한 것. 예전에는 주제 자체에만 관심을 갖었으나 이 번에 분량 부분을 보니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를 구상하면서 어떤 주제에 가장 관심을 가졌었는지를 알려주는 징표로 하나의 인덱스로 삼을 수 있을 것. 2부를 읽을 때는 이 점에 유념해야 한다. 사유재산에 대한 문제는 살짝 빠져버린 것.


순서대로 짚어보자.

도시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도시'. 과거의 유토피아론들이 획일화된 부분이 있다. 특히나 르네상스 시대인데 넓게보면 영국 르네상스 시대인데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이상적이고 과학적인 것이었을 것.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획인화된 상황, 규격화된 것, 이런 것을 사실은 진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근대적 계몽주의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거의 같은 시대라고 있는 프란시스 베이컨도 일종의 <새로운 아틀란티스>라는 유토피아론을 썼는데, 이 아틀란티스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비하면 좀 더 획일적이고 과학 지향적인 책. 그 책에 비하면 토마스 모어는 도덕철학과 종교에 중점을 두는데 베이컨은 굉장히 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거기서는 과학자들이 지배를 한다. 그것을 획일적으로 보느냐 과학적으로 보느냐 차이점이 있을 수 있을 것.


 사유재산이 없다. 사유재산의 문제, 노동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있다. 토마스 모어의 얘기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에 집중하지 말고, 애초에 재산상의 불평등이 벌어지는 않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소득의 불평등을 줄여야 하고, 노동을 공평하게 하는 일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니까 여기서 사유재산이 없다 라고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많은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나눠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빈둥대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고 성직자나 신사나 귀족이라고 불리는 지주들, 돈의 표준이되는 것을 없애는 문제를 말하는 것.


로버트 트리버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본 속임수와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2013-08-24 43회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5

학문을 배우는 즐거움.

유토피아 사람들이 즐겨있는 책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라파엘이 '플라톤의 저작들 대부분과 많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책들, 테오프라테스의 식물학 같은 책들을 가져다 주었다.' 그외 투키디데스나 헤로도토스에 대해서도 거론된다. 토마스 모어가 거론하고 있는 작가들은 르네상스 시대에 지식인들이 널리 읽었던 책들의 저자들. 흔히 르네스상스 시대를 고전 시대의 재생이다 얘기를 하는데 직접적으로는 바로 앞의 중세 시대의 책보다는 고대 희랍의 책들을 최소한 800년 이상의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르네상스 시대는 일종의 전환기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지켜오던 관습들의 근거가 흔들리고, 다시말해서 관습들이 이른바 전통위에 세워지는 것인데 전통에 대해서 다시 물어보는 시점이 되는 것. 그러면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의존하는 일종의 삶의 모형을 재검토할 뿐만 아니라 그런 전통이 근거하고 있는 세계에 대한 근본원리 이런 것들을 다시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속된 말로 맨땅에서 일궈내는 것이 불가능하고 자연스럽게 모범으로 삼을 만한 것을 찾다보면 과거의 고전들을 다시 찾게 되는 것.


희랍로마적 전통, 중세 가톨릭 전통이 있다. 과연 르네상스도 하나의 전통으로 볼 수 있겠는가는 사상사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는데 본인은 이것을 하나의 전통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당장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만 해도 잉글랜드라는 나라의 얘기가 나오는 국민문학이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세익스피어의 희곡도 잉글랜드 르네상스 문학이고 영국이라는 것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근대 국민국가의 문학전통을 만들어 놓은 것.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마찬가지.


지식의 발전이라는 것이 그것을 담는 매체의 발전하고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대에 출판 특히 '알두스' 베네치아의 출판사를 가리킨다. 알두스 마누티우스라는 사람이 운영한 이 출판사에서 희랍어 고전을 많이 펴냈다. 그런데 이전에 중세의 책들은 아주 크고 무거웠다. 고딕체라고 부르는 활자, 그런데 알두스는 책을 작게 만들었고, 오늘날 이탤릭체라고 부르는 서체를 만들어서 작은 판형에서도 읽기 좋게 만들었다. 그래서 르네스상스 시대에 지식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친 가지고 다니기 쉬운 책을 만들었다. 


앞서 1부에서 라파엘이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관대하게 해야하다고 주장 했다.  그래서 항목중에 처벌,재판,관습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사람은 과연 어떻게 얘기 했을까.

범이 조밀할수록 좋다는 생각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토마스 모어는 당시 잉글랜드라는 상황을 고려해서 많은 법률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쪽으로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고 있다. 큰 원칙을 담고 있는 문장으로 '형벌을 통해서 범죄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명예를 고양함으로써 덕을 장려하기도 합니다. 나라에 많은 봉사를 한 뛰어난 사람의 동상을 광장에 세워서 훌륭한 선행의 기억을 보존하고 후대의 시민들이 조상의 영광을 따르도록 권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시말해서 예방에 치중하고 명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긍정적인 방식을 통해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처벌보다는 예방, 그리고 덕을 권유한다. '모든 법은 각자에게 자신의 의무를 깨우쳐주는 것이 유일한 목적입니다.' 토마스 모어가 잉글랜드 대법관이었다. 법에 대한 논의를 유심히 보면 당대 사회 법에 대한 토마스 모어의 생각이란든지 개선방안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전쟁에 관한 얘기가 꽤 길게 나온다.

유토피아애서는 전쟁을 하더라도 유혈끝에 승리를 얻은 경우 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서 수치로 생각한다는 것이고, 아무리 좋은 것을 얻는다해도 지나치게 피를 흘리게되면 안된다는 것. 상당히 신선한 발상으로 보이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살육을 전제로 가진다. 하지만 유토피아 사람들은 그렇게 사람을 죽이지 않고 교묘한 술수로서 적을 물리치는 것을 가장 잘하는 일로 친다. 이게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전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이제 나온다. 그리고 나서 마무리.

'지금까지 나는 가능한한 정확하게 이 나라에 대해 서술하였습니다. 이 나라는 내 판단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공화국뿐만 아니라 아마도 공화국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공공복지를 거론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복지만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서 유토피아에서는 개인적인 일이 아예 없고, 모든 사람이 공공사업을 열심히 추구합니다.' 이렇게 시작한다.


각주에서 번역자가 하는 말을 보면 커먼웰스는 공공복지를 구현한 국가라는 뜻에서 공화국을 가리키며, 왕정과 대비되는 정치체로서 공화정의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커먼웰스라는 말이 꼭 공공복지가 이뤄지는 나라를 가리킬때 쓰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공화정을 가리킬때쓰는 말이 먼저이기는 하다.


유토피아에서는 진정한 정의가 실현된다고 한다. '진정한 정의'라는 말은 이것이 사유재산과 관련이 있는 것. 공산주의와 관련있다고 생각하면 지극히 단편적인 규정이다. 탐욕을 없앤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결국 토머스 모어도 유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다.


탐욕의 표현형태가 사유재산이고, 그것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었는데, 일단 종교와 도덕에 관한 부분을 보면 토마스 모어는 사유재산 문제를 직격해서 파고들었다기 보다는 탐욕의 문제를 파고들었다고 보면 된다.


다음주에는 더 읽어볼만한 책을 소개할 예정.




2013-08-31 44회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6



새로운 아틀란티스

저자
프란시스 베이컨, 프랜시스 베이컨 지음
출판사
에코리브르 | 2002-01-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 책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함께 읽으면 그 내용을 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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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저자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에라스무스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1-08-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6세기 유럽 인문학의 선구자 에라스무스. 그의 대표작이자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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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뮈스

저자
요한 하위징아 지음
출판사
연암서가 | 2013-08-2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중세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 에라스뮈스를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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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 평전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출판사
아롬미디어 | 2006-11-2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에라스무스는 고대언어학자, 종교 사상가, 성서 번역가,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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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베이컨 <새로운 아틀란티스>

사이파이픽션의 원형이다라고 알려져 있는 책이다. 17,18세기 서양 근대 지성사나 영국경험론을 공부하는 사람이 읽는 책. 잡으면 공부할 게 많은 책이다.


두번째로는 토마스 모어와 같은 시대 사람인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당시에는 재미있게 읽혔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재미는 없게 여겨질 수 있는 책. 에라스 무스가 토마스 모어를 위해서 쓴책. 희랍어로 모리아이.. 


에라스무스가 르네상스 시대에 중요한 사람이니 에라스무스의 일생을 다룬 책 요한 하위징아 <에라스뮈스>, 슈테판 츠바이크 <에라스무스> 이렇게 4권의 책을 소개.


라틴어식으로 에라스무스, 네덜란드식으로 읽으면 에라스뮈스. 현지원음주의로 보았을때는 에라스무스라고 해도 틀린건 사실인데 잘못하는 건은 아니다.


먼저 베이컨의 책 <새로운 아틀란티스>을 보자.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어떤 나라의 범죄라든가 제도장치 등을 전반적으로 얘기한 것인데 베이컨의 이 책은 과학이 발전한 나라가 어떠한 나라인가에 대한 초점을 맞춘 사회전반적인 주제보다는 특정 과학이라는 주제에 대한 설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베이컨이 생각하는 자연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야 좀더 잘 읽을 수 있다. 

근대과학이라고 하는 것이 영원불변한 진리를 다루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2가지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라고 봐야한다. 첫째, 과학이라는 것이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서 생겨난다. 다시말해서 어떤 특정한 사회적인 제도와 집단, 지배계급의 요구에 따른다는 것. 어떤 과학 분야가 발전하는 것이 사회의 필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하고, 그러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사회적인 행위자라는 전제를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에라스무스와 동시대 사람이 토마스 모어, 마르틴 루터. 그시대는 종교개혁의 시대로 사실은 근대 지성사에서 르네상스라고 하면 종교개혁도 포함하여 말한다. 근대 유럽의 국민국가가 등장하던 무렵에 대립과 종교간 폭력을 증오했다는 것을 유념하면 된다. 에라스무스는 자기자신이 네덜란드 사람이다를 의식하고 살지는 않았고 유럽인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요한 하위징아 <에라스뮈스>

하위징아는 네덜란드의 역사가로 <중세의 가을>을 썼다. 14,15세기 프랑스, 네덜란드를 다룬 탁월한 역사책.

<에라시뮈스>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라는 하는 거시적인 맥락에서 에라스무스라는 개인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어가는가를 다룬 평전중에서도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 <에라스무스>

에라스무스를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스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읽으면 잘 알 수 있다. 츠바이크가 에라스무스의 인문주의를 규정하는 말이 있다. '인문주의는 적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며 하인을 원하지 않는다. 이 정선된 영역에 속하고 싶지 않은 자는 그냥 바깥에 있어도 좋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다. 이 새로운 세상에 그를 억지로 밀어넣는자는 아무도 없다. 내면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모든 편협성은 세계화합이라는 교훈으로 볼 때 낯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새로운 정신의 조합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누구도 거부당하지 않는다. 교육과 문화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인문주의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직위가 어떤 것이든 어떤 인종이든 국적이 어디든 인문주의자가 될 수 있다. 그럼 점에서 볼 때 에라스무스는 세계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유럽에서는 실천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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