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 10점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엮어 옮김/서광사



머리말

일러두기


<에우티프론> 편

<소크라테스의 변론> 편

<크리톤> 편

<파이돈> 편


관련 사진

참고 문헌

고유명사 색인

내용 색인




<에우티프론>

목차

I. 시작 하는 대화 (2a~5d)

   1. 에우티프론이 소크라테스가 기소된 이유 를 들음 (2a~3e) 

   2. 에우티프론이 자기 아버지를 살인죄로 기소하게 된 경위를 소크라테스가 들음 (3e~4e)

   3. 소크라테스가 에우티프론 에게 '경건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르침을 청함 (4e~5d)


ll. 경건함에 대한 첫번째 정의: 사례 열거를 통한 의미 규정의 잘못 (5d~6e) 

   1. 에우티프론이 살인, 성물 절취 따위의 올바르지 못한 짓에 대한 기소와 같은 사례를 들어, 이를 '경건한 것' 이라 말함 (5d~6c)

   2. 경건함'에 대한 물음은 그것의 한두 가지 사례가 아닌, 그것의 '특성' 자체에 대한 것 임을 환기 시킴 (6c~e )


lll. 두 번째 정의와 이에 대한 검토 (6e~11b) 

   1. '경건함'은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 ; 이에 대한 검토 (6e~9c)

   2. '경건함'은 '모든 신의 사랑을 받는 것' ; 이에 대한 검토 (9d~11b)

   3. '모든 신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경건함'의 우유성(偶有性)일 뿐 본질이 아님이 지적 됨 (11a~b)


IV. 맥이 빠진 에우티프론에게 소크라테스가 협력을 약속하며 성원을 함 (11b~e)


V. 세 번째 정의와 이에 대한 검토 (11e~14a)

   1. 올바름의 한 부분인 경건함(신성함) : 최근류(最近類)와 종차(種差) (12c~e)

   2. '경건함'은 신들에 대한 섬김 이다 (13c)


VI. 네 번째 정의와 이에 대한 검토 (14a~15c) 

   1. '경건함'은 신들한테 제물을 바치고 기원을 하는 데 대한 일종의 앎이다 

   2. '경건함'은 신들에게 만족스런 것(마음 에 드는 것)들을 말하고 행하는 것: '신들한테 사랑 받는 것'이라는 두 번째 정의로 되돌아 감 


VII. 대화의 종결 (15b~16a) 

   1. '경건함'이 무엇인지를 처음부터 다시 고찰할 것을 소크라테스가 제의함 

   2. 이를 에우티프론이 훗날로 미룸.


3c 소크라테스: 한데, 보시오, 에이티프론! 비웃음을 당한다는 것은 아마도 아무 일도 아닐 것이요. 내 생각으론, 아테네 사람들은 설령 누군가가 놀라운(똑똑하며 유능한: deinos) 사람이라 생각할지라도, 그가 자신의 지혜를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다지 마음쓰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오. 그러나 그가 다른 사람들까지도 자기와 같은 사람들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경우에는, 그에게 화를 내는데, 그러니까 그건 당신 말대로 질시로 인해서일 수도 있겠고 또는 다른 어떤 이유로 인해서일 수도 있겠소.


3c 에이티프론: 어쨌든 이와 관련해서 그들이 제게 대해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는지를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3c 소크라테스: 아마도 당신은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 놓지도 않거니와 자신의 지혜를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 것으로 그들에겐 생각될 것이오. 그러나 나는, 인간애(philanthropia)로 인해서, 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인든 모든 사람에게 헤프게 말해 주는 것으로 그들에게 생각되지 않을까 두렵소. 비단 보수도 받지 않고서 그럴뿐만 아니라, 만약에 누군가가 나한테서 듣고자 한다면, 돈을 써 가면서까지 기꺼이 그러는 것으로 말이오. 그런데 당신에 대해서 그들이 그러는 것으로 당신이 말하듯, 그들이 내게 대해서 비웃게 된다고 할지라도, 방금 내가 말했듯, 법정에서 농담을 하며 웃으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결코 즐겁지 않은 게 아닐 것이오. 하지만 만약에 그들이 진지하게 나온다면, 이 일이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는, 당신네 예언자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젠 누구에게나 분명하지 못한 일이라오.


4e 소크라테스 : 그렇지만, 에우티프론! 맹세코, 당신은 신성한 것들과 관련해서 그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그리고 경건한 것들과 경건하지 못한 것들과 관련해서도 이것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이토록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소? 


5d 소크라테스: '신들에 대한 불경(不敬('(asebeia)의 죄목으로 나를 기소를 한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소. 자, 그러니 방금 당신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장담한 것을, 제우스에 맹세코, 내게 말해 주시오. '신들에 대한 공경'(to eusebes)'이 그리고 '신들에 대한 불경'(to asebes)이 살인 그리고 그 밖의 것들과 관련해서 어떤 것이라 당신은 주장하오? 경건한 것(경건함: to hosion)은 그 자체로 모든 행위(praxis)에 있어서 동일한 것(tauton)이 아니겠소? 반면에, 경건하지 못한 것(경건하지 못함: to anosion)은 모든 경건한 것과 반대되는 것(enantion)이되, 그것 자체와는 같은 것(homoion)이어서, 무엇이건 그것이 경건하지 못한 것이려면, 불경(不敬:anosiotēs)과 관련해서 하나의 특정(idea)을 지니고 있지 않겠소?


5d 에이티프론: 그러니까 경건한 것(경건함)이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바로 그것, 즉 살인과 관련해건 사람을 죽이거나 성물(聖物) 절취와 관련해서건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자에 대해서, 또는 이런 이유의 다른 어떤 잘못을 저지른 자에 대해서, 그가 아버지건 어머니이건 또는 그 밖의 누구이건 간에, 기소를 하는 것이지만,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것이라 저는 말합니다.


6e 소크라테스: 내가 당신에게 대답해 달라고 했던 것은 이것, 즉 여러 경건한 것 가운데 한두 가지를 내게 알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 특성(eidos) 자체, 즉 그 것에 의해서 모든 경건한 것이 경건한 것이게 되는 그것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어쨌든 기억하고 있겠구려? 경건하지 못한 것들이 경건하지 못하고, 경건한 것들이 경건함은 한 가지 특성(mia idea)에 의해서라는 걸 다신이 시인했던 것 같으니 말이오.


6e 소크라테스: 그러면 이 특성 자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내게 가르쳐 주구려. 그것을 바라보면 본(paradeigma)으로 삼아, 당신이나 또는 다른 누군가가 행하는 것들 가운데 어떤 것이 그것과 같은 것이면 경건하다고 말하되, 그것과 같은 것이 아니면 경건하지 못하다고 내가 말할 수 있게끔 말이오.


9e 에이티프론: 저로서야 신들이 모두 사랑하는 것, 이것이 경건한 것(경건함)이며, 그 반대의 것, 즉 모든 신이 미워하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해야겠군요.


10a 소크라테스:  경건한 것(경건함)은 그것이 경건하기 때문에 신들한테 사랑받겠소, 아니면 그것이 신들한테 사랑받기 때문에 경건하겠소?


10d 소크라테스: 그러니까, 그것이 경건하기 때문에 사랑을 받지, 그것이 사랑을 받기 때문에, 즉 이 때문에 경건하지는 않겠소? 


11a 소크라테스: 만약에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to theophiles)과 경건한 것(to hosion)이 동일한 것이라면, 그래서 경건한 것이 사랑받는 게 경건하기 때문이라면,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사랑받게 되는 것도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기 때문일테지만,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인 건 신들한테서 사랑을 받기 때문이라면, 경건한 것이 경건한 것도 사랑받음 때문일 것이요. 그렇지만 그 둘은 서로 완전히 드리기에, 그와는 반대임을 지금 당신은 알아차리고 있소. 왜냐하면 하나는 그것이 사랑을 받기 때문에 사랑받게 될 그런 것이기 때문이오. 반면에 다른 하나는 [그것 자체가] 사랑받게 될 그런 것이기 때문에 사랑을 받소, 그리고 에우티프론! 당신은 경건함(경건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고서는, 내게 그것의 본질(ousia)을 밝히려고 하지는 않고, 그것과 관련된 어떤 성상(性狀, 우유성偶有性, 속성:pathos)을, 말하자면 이 경건함이 처한 상태를, 곧 모든 신한테 사랑받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소.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당신이 말하지 않았소.


14e 소크라테스: 그러면, 에우티프론! 우리 쪽에서 신들한테 바치는 이 선물들은 도대체 무엇이겠소?


14e 에이티프론: 숭배(timē)와 그 예물, 그리고 방금 제가 말씀드렸던 바로 그것, 즉 만족(charis) 이외에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15b 소크라테스: 그러고 보니, 다시금 이 경건함은 '신들한테 사랑을 받는 것'(to tois theois philon)인 것 같구려.


16a 소크라테스: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게요, 친구여! 내가 가졌던 그 큰 기대로부터 나를 내동댕이치고서는 가버리다니. 당신한테서 경건한 것들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배운 다음, 내가 멜레토스한테 이런 것들을 밝히어 보며 줌으로써, 즉 내가 에우티프론에 의해서 이미 종교(신들에 관련된 일들: ta theia)에 있어서 지혜로워졌다는 것과 이것들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무지(無知: agnoia)로 인해서 내가 무분별한 언행을 하는 일도, 혁신을 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한층 더 나은 여생(餘生)을 내가 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밝히어 보여 줌으로써, 내가 그의 기소에서도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로부터 말이오.




<소크라테스의 변론>

I. 소크라테스의 자기 변론 (17a~35d) 

   1. 법정에 처음 서는 늙은이의 말투에 대한 이해를 구함 (17a~18a) 

   2. 고발인들을 두 부류로 나눔 (18a)

   3. 법정 고발 이전에 자신에 대한 선입관을 갖게 한 최초의 고발인들 과 이들에 대한 변론 (18b~24b)

       1) 자신을 자연에 대한 탐구자로 잘못 말함 (19a~d) 

       2) 자신을 소피스테스로 잘못 앎 (19d~20a)

   4. 자신에 대한 비방들을 생기게 한 특이한 일과 그 이후의 행각 (20c~24a)

       1) 델피신탁의 "소크라테스 보다 더 현명한 자는 없다"는 응답을 전해 들음 (20c~21a) 

       2) 신탁의 응답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러 나섬 (21b~22e) 

           (1) 정치인들과의 대화에서 확인한 것 (21c~e)

           (2) 시인들과의 대화에서 확인한 것 (22a~c) 

           (3) 장인들과의 대화에서 확인한 것 (22d~e)

        3) 이들에 대한 캐물음으로 증오심을 사는 한편으로 자신이 현자로 소문이 남 (23a)

        4) 신탁의 응답이 뜻하는 바를 확인함: 무지의 자각이 곧 지혜임을 깨달음 (23b)

        5) 한가로운 젊은이들이 자신의 흉내를 내어 잘난사람들 에게 캐묻고 다님 (23c) 

        6) 이로 인해 망신당한 자들이 자기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며 신들을 믿지 않는다고 비난함 (23d~e) 

   5. 멜레토스 등 나중의 고발인들에 대한 신문 (24b~28a)

       1)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과 관련 해서 (24b~26a)

       2) 나라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죄목과 관련 해서 (26b~27e) 

   6. 신이 지시한 사명에 대한 의식 (28a~34b)

       1) 자신에게 부과된 여러가지 사명 (28a~31c)

       2) '영적인 것' 또는 '영적인 알림'에 대하여 (31c~d) 

       3) 한 정치적 사건에 대한 저항 (32a~e) 

       4) 자신의 행각에 대한 증언을 요구함 (33b~c)

   7. 자신의 변론 태도 와 관련 해서: 무죄 판결을 애걸 하지 않는 까닭 (34b~35d )


ll. 사형 구형에 대한 반대 제의 를 벌금형으로 하는 것과 관련된 진술 (35e~38b)


lll. 최후 진술 (38c~42a) 

   1. 사형 판결의 결과에 대해 (38c~39b)

   2. 유죄 판결을 내린 이들에 대해 (39c~d)

   3. 무죄 방면을 위해 투표한 이들에 대해 (39e~41d) 

   4. 모두를 향한 부탁과 작별 (41d~42a)


21b 그러면 여러분께서는 무엇 때문에 제가 이런 말을 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저에 대한 선입관이 어떤 연유로 해서 생기게 되었는지를 제가 여러분께 알려드릴 작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전해 듣고서, 저는 저 나름의 숙고를 이런 식으로 했으니까요. "도대체 그 신은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또한 도대체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내 자신이 다소 간에 현자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의식하고 있는 터인데, 그렇다면 신이 나를 두고 가장 현명한자 라고 단언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뜻으로 말하는 것일까? 어쨌든 신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게 분명 할터이니까. 그건 신한테는 가당치도 않기 때문이야." 그리고서 저는 오랜동안 도대체 신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그야말로 겨우 겨우 이와 같은 식으로 그 뜻을 알아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현자들로 여겨지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에게로 제가 찾아 간 겁니다. 그건 그 신탁에 대해, 어디서고 그럴 수만 있다면, 그 경우에 논박을 하고, 그 신탁의 응답에 대해 "여기 이 사람이 저보다도 더 현명한데도 당신께선 제가 그러하다고 하셨습니다." 하고 선언을 하려고 말씀 입니다. 


28a 만약 제게 유죄 판결을 내리게 된다면 유죄 판결을 내리게 되는 것은 그것 입니다. 그것은 멜레토스도 아니토스도 아니고, 많은 사람의 비방과 시기일 것 입니다. 바로 이것들이 많은 다른 훌륭한 사람에게도 유죄 판결을 내리게 했지만, 또한 앞으로도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경우에는 그치지 않을까하여 걱정 될 것은 전혀 아닙니다.

 그야 어쨌든, 어쩌면 누군가가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소크라테스여, 그래 그대는 그런 일에 종사하다가, 그것으로 해서 그대가 이제 죽게 될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된 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게요?"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사람에게 올바른 대답을 해 줄 수 있을 겁니다. "보십시오 누구든 조금이나마 쓸 모 있는 사람은 사느냐 죽느냐 하는 위험을 고려 해야지, 행위를 함에 있어서, 자신이 올바른 것들을 행하는지 아니면 올바르지 못한 것을 행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훌륭한 사람의 행위를 하는지 아니면 못난 자의 행위를 하는지, 오로지 그것에 대해서만 유의해서는 아니 되는 것으로 그대가 생각 한다면 그대는 잘못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대의 주장에 의할 진대, 트로이아에서 전사한 그 많은 반신반인(半神半人: hernitheos )이 보잘것없는 이들일 것이기 때문 입니다. 다른 이들도 그렇겠지만. 테티스의 아들 또한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29a 그것은 무서운 일일 것이니, 그땐. 제가 신탁에 불복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현명하지도 않으면서 현명한 것으로 생각하기에 신들이 있다는 걸 믿지 않기 때문 이라 하여, 누군가가 저를 법정으로 이끌고 온다면, 그건 참으로 옳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 실로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현명하지도 않으면서 현명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건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왜냐하면 아무도 죽음을 모르며, 그것이 인간에게 좋은 모든 것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것인지 조차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나쁜 것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라도 하는 듯이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어찌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안다고 생각하는 그 비난 받을 무지가 아니 겠습니까?


29d '보십시오! 그대는 가장 위대하고 지혜와 힘으로 가장 이름난 나라인 아테네의 시민이면서, 그대에게 재물은 최대한으로 많아지도록 마음 쓰면서, 또한 명성과 명예에 대해서도 그러면서, 슬기(사려 분별)와 진리에 대해서는 그리고 자신의 혼이 최대한 훌륭해지도록 하는 대해서는 마음을 쓰지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까?'라고요. 그리고 혹시 여러분 가운데서 누군가가 반박이라도 하며 자기는 마음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면, 저는 이 사람을 바로 보내지도 제가 그와 헤어져 버리지도 않을 것이니, 저는 그 사람에게 질문을 하며 캐묻고 심문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만약에 그가 사람으로서의 훌륭함(덕:arete)을 지니고 있지 못하면서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제게 생각되는 경우에, 저는 그가 가장 값진 것들은 가장 경시하면서 한결 하찮은 것들을 더 중시한다고 나무랄 것입니다.


30c 만일에 여러분께서 제 스스로 말씀드리고 있는 그런 사람인 저를 사형에 처하신다면, 여러분께선 저를 해치시기보다도 여러분 자신들을 더 해치시게 될 것이라는 걸 잘 아시고 계십시오. 멜레토스도 아니토스도 전혀 저를 해치지 못할 것이기 때 문입니다. 그건 가능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결 나은 사람이 한결 못한 사람에 의해서 해를 입는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사형에 처하거나 추방하거나 또는 시민권 박탈을 하는 것도 어쩌면 가능할 것입니다. 이것들을 아마도 이 사람이나 어쩌면 다른 누군가도 크게 나쁜 것들로 생각할 것 같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사람이 하고 있는 짓이, 즉 사람을 올바르지 못하게 사형에 처하려 드는 것이 훨씬 더 크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5a 그러나 여러분, 명성의 문제를 떠나서, 이는 올바르지(dikaion) 못한 것으로 제게는 생각 됩니다. 재판관한테 빈다는 것도 또는 빌어서 무죄 방면이 된다는 것도 말씀입니다. 오히려 가르치고 설득을 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재판관이 임석 하는 것은 이를 위해서, 즉 올바른 것들을 갖고 선심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른 것들을 판결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기한테 좋게 보이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게 되는 일은 없으되, 법률에 따라 재판을 할 것임을 서약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러분으로 하여금 거짓 서약을 하는 버릇을 들이게 해서도 아니 되지만 여러분께서 그런 버릇이 들게 되어서도 아니됩니다. 우리 중의 어느 쪽도 신들을 공경 하는 마음의 상태에 있지 못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 아테네인 여러분! 여러분께선 제가 그와 같은 짓들을, 즉 제가 아름답다고도 올바르다고도 그리고 경건하다고도 생각지 않는 짓들을 여러분 앞에서 제가 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그것도 특히 여기 이 멜레 토스에 의해 단연코 불경죄로 피고가 되어 있는 터에 말입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제가 여러분을 설득도 하고 서약한 여러분께 비는 짓으로 강요도 한다면, 저는 여러분한테 신들이 있음을 믿지 마시도록 가르치고자 하는 게 분명 할 것이 거니와 제가 변론을 함으로써 그야말로 스스로 신들을 믿지않는다고 제 자신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멉니다. 아테네인 여러분! 저 또한 신들을 믿고 있으니까요, 저의 고소인들 중의 아무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고 저를 위해서도 여러분을 위해서도 가장 좋을 방향으로 저에 대한 판결을 내려 주시도록 여라분과 신께 맡깁니다.


38a 제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것(最大善: mesiston agathon)이기도 한 것은 이것이라고, 즉 [사람의] 훌륭한 상태(훌륭함, 덕: arete)에 관해서 그리고 그 밖의 것들로서, 제가 대화를 하며 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캐물어 들어가는 중에 여러분께서 듣게 되시는 것들에 관해서 날마다 논의를 하는 것이라고, 그러니 캐 묻지 않은 삶은 사람에게는 살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면 이런 말을 하는 저에 대해서 여러분 께서는 더더욱 납득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것들은 제가 주장하는 그대로입니다만, 여러분, 이를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군요. 게다가 저는 평소에도 저 자신이 그 어떤 나쁜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실인즉, 제게 돈이 있다면 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 큼의 돈을 제가 벌금으로 제의하죠. 제가 해를 입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겠기 때문 입니다. 그러나 실상 제겐 돈이 없습니다. 제가 물 수 있을 만큼을 여러분께서 제게 벌금으로 물리도록 하시고자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은화 1므나 쯤은 물 수 있겠군요. 따라서 그만큼의 벌금을 제의합니다. 그러나 아테네인 여러분! 여기있는 플라톤과 크리톤 그리고 크리토불로 스와 아폴로도로스가 절더러 30 므나를 벌금으로 제의하고서 자신들이 보증하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그만큼을 벌금으로 제의합니다만, 이 금액에 대하여서는 이들이 믿을 만한 보증인들로 되어 드릴 것 입니다.


38b 여러분이 소크라테스를, 즉 현자를 사형에 처했다고 하는 악명과 비난을 이 나라를 헐뜯고 싶어하는 자들한테서 여러분은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책망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비록 제가 지혜롭지 않을지라도, 물론 저를 지혜롭다고 말할 테니까요. 아무튼 여러분이 잠시만 기다렸던들, 이는 여러분을 위해 저절로 일어날 일이었을 것 입니다. 물론 여러분은 제 나이가 이미 살 만큼 산 나이이고 죽음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알아 볼 수 있겠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여러분 모두한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사형 투표를 한 분들한테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분들 한테는 이 말 또한 해두겠습니다. 여러분! 아마도 여러분은, 제가 이 소송에서 무죄 방면이 될 수 있도록 온갖 짓거리와 온갖 말을 다해야만 된다는 생각은 했지만, 여러분을 설득 할 수도 있었을 말이 부족해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된 것으로 저를 생각하시겠죠.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쨌든 부족해서 제가 유죄 판결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그러나 실은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뻔뻔스러움과 몰염치가 부족해서며, 또한 여러분이 듣기에 가장 기분 좋을 그런 것을 여러분한테 말하고 싶어하는 열의가 부족해서 입니다.


39a 갖가지의 위험 상태에서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거리든 무슨 말이든 하려든다면, 방도야 그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것이, 즉 죽음을 피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비천함을 피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이 죽음보다도 더 빨리 내닫기 때문입니다.





<크리톤>

I. 대화의 시작 (43a~44b) 


II. 크리톤이 탈옥을 종용 함 (44b~46a) 

   1. 친구를 잃고 돈이 아까워 친구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많은 사람(다중)의 나쁜 평판도 듣게 될 일을 걱정 하여 (44b~45a) 

   2. 다른 나라로 가는 일이 다 잘될 것임을 말함 (45b~c) 

   3. 자식들의 양육과 교육 문제를 생각할 것을 권유 함 (45c~d) 

   4. 친구를 어떻게든 구해내지 못한 소심함을 탓할 사람들의 평판을 두려워함 (45e~46a) 


lll. 소크라테스의 대답 (46b~54e) 

   1. 크리톤의 권유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대답 (46b~49a)

       1) 최선의 것으로 판단되는 원칙의 준수를 말함 (46b~c) 

       2) 많은 사람의 의견들(평판들)에 대하여 (46c~47d) 

       3) 건강과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의 의견 아닌 한 전문가의 의견이 중요함을 강조함 (47d~48a) 

       4)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는 많은 사람의 의견이 중요한 게 아님을 말함 (48a~b) 

   2. 이에 근거하여 판단 할 두 가지 준칙 (49a~50a) 

       1) 어떤 식 으로든 고의로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해서는 아니된다 (49a~c)

       2) 합의한 것이 올바른 것인 한, 이는 이행해야만 한다 (49c~50a)

   3. 소크라테스와 의인화된 법률 및 시민 공동체 사이의 대화 (50a~54d)



46b 그러니 우리가 그걸 실전해야만 할 것인지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검토해 보아야만 하네. 이건 내가 이제 비로소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추론해 보고서 내게 가장 좋은 것으로 판단되는 그러한 원칙(logos), 이외에는 내게 속하는 그 어떤 것에도 따르지 않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일세. 이전에 내가 해오던 바로 그 주장들을, 내게 이런 운명이 닥쳤다고 해서, 이 제와서는 내던져 버릴 수도 없지만 그것들이 내게는 거의 같은 것들로 보이며, 따라서 이것들을. 이전에도 그랬던 것들과 똑같은 것들로서 받들며 존중하네. 현재로서는 우리가 이것들보다 나은 것들을 말할 수 없다면 내가 자네와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아 두게나, 설령 많은 사람의 힘이 오늘날보다 더한 것으로, 마치 아이들에 대해서 하듯, 우리에게 겁 을 준다 한들 투옥과 죽음 그리고 재산 몰수의 압력을 가하면서 그리한들, 하지 않을 걸세. 그러니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검토해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겠는가? 맨 먼저 자네가 의견들(평판 들: doxai )과 관련 해서 말하는 그 주장을 다시 거론한다면 어떨는지. 의견들 가 운데서도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되지만,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그때마다 말한 것이 잘한 것인가 아니면 잘못한 것일까? 내가 사형에 처해지지 않을 수 없게되기 전까지는 옳게 한 말이었지만, 이제는 그러니까 공연히 주장을 위한 주장을 한 것이 명백해졌기에, 그건 실상 장난이었으며 어리석은 소리였을 뿐인가? 하지만, 크리톤, 적어도 나로서는 자네와 더불어서 함께 이를 검토해 보고 싶으이. 그 주장이, 내가 이런 처지에 있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 내게 다른 것으로 보이는지, 아니면 똑같은 것으로 보이는지, 그래서 그것과 결별 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에 승복 할 것인지 말 일세. 내가 생각하기로는 스스로 지각 있는 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방금 내가 말했듯이, 그 때마다 아무튼 이렇게 말했던 것 같아. 즉 사람들이 갖는 의견들 가운데서도 어떤 것들은 중히 여겨야 하는 것들 이지만 어떤 것들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들이라고 말 일세. 크리톤, 도대체 자네에게 이것이 옳게 한 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47b 옳은 말 일세, 크리톤. 다른 문제들의 경우에도 역시 그러하지 않겠나? 모든 걸 다 다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러는데, 특히 올바름과 올바르지 못한 것들, 추한 것들과 아름다운 것들 그리고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과 관련 해서, 즉 지금 우리한테 심사숙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것들에 관련해서, 우리가 많은 사람 (다중)의 의견에 따르고 또 이를 두려워할 것인지, 아니면, 이런 것들에 대한 전문가가 혹시 있다면 이 한 사람의 의견에 따르고 이를 두려워해야 할 것인지 말일세. 다른 모든 사람에 대해서 보다도 오히려 이 한 사람에 대해서 더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해야만 하네. 만약에 우리가 그를 따르지 않게 되면, 우리는 올바른 것에 의해서는 한결 더 좋아지되 올바르지 못한 것에 의해서는 파멸을 맞게 마련 인 것, 그것을 타락시키며 불구 상태로 만들게 될 걸세. 혹시 이건 없는 것인가?


48b 그러면 여보게! 이처럼 우리는 많은 사람(다중)이 우리를 두고 뭐라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유념하지 말고, 올바른 것들과 올바르지 못한 것들에 관해 전문가인 한 사람 그리고 진리(aletheia) 자체가 말하는 바에 대해서 유념해야만 하네. 따라서 첫째로, 자네는 올바른 것들 과 아름다운 것들 그리고 좋은 것들 그리고 또 이들과 반대되는 것들에 관한 많은 사람의 의견을 우리가 유념해야만 하는 것으로 제의하는데, 자네가 그런식의 제의를 하는 것은 옳지못하이. 하기야 누군가는 "그렇지만 많은 사람(다중)은 우리를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을테지만 말 일세.


48b 그건 정말일세. 그렇지만 여보게! 우리가 자세히 다루었던 그 주장은 적어도 내게는 앞서와 여전히 같은 것으로 생각되네. 그리고 이것 또한 즉 가장 중히 여겨야 할 것은 사는 것(to zen)이 아니라 훌륭하게 (잘) 사는 것 (to eu zen) 이라고 함이 우리에게 있어서 여전히 타장한지 아니면 그렇지 못한지 다시 생각해보게나.


49b 아니면 우리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오랜 동안 주장되어 온 그대로인 것인지? 많은 사람(다중)이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간에, 그리고 지금의 것들 보다도 한결 더 어려운 일들이나 더 가벼운 일들을 우리가 겪지 않으면 아니 되건 간에, 어쨌든 역시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한다는 것은 그 올바르지 못한 짓을 자에게 모든 면 에서 나쁘고 부끄러운 것인가? 우리는 그렇다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인가?


49b 그렇다면 많은 사람(다중)이 생각하듯, 올바르지 못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앙갚음으로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해서 아니되는데 이는 어떤 경우에도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해서는 아니 되기 때문 일세 


49e 그러면 이번에는 그 다음 것을 말함세, 아니 그보다도 묻겠네. 어떤 사람이 누군가와 합의한 것들은, 이것들이 올 바른 것들일 경우, 그는 이를 이행해야만 하는가 아니면 기만을 해야만 하는가? 


49e 그러면 이를 미루어 생각해 보게. 우리가 나라를 상대로 설득도 하지 않고서 여기에서 떠날 경우, 우리는 어떤 사람들을, 그것도 조금도 해쳐서는 아니 될 사람들을 해치게 되는 것인가 아닌가? 그리고 우리가 합의한 바 있는 그 올바른 것들을 지키게 되는 것인가 아닌가? 


50e 됐네. 그러면 먼저, 그대가 태어나서 양육되고 교육 또한 받았는데도, 그대는 우리의 자손 및 노예가 아니라고, 그대 자신도 그대의 조상들 또한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나? 그리고 이게 이러할진대, 그대는 그대와 우리에게 있어서 올바른 것(to dikaion)이 동등하다고 생각하여, 우리가 그대한테 무엇을 하려들든, 이에 대해 그대 또한 앙갚음을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나? 그러니 그대에게 있어서 올바른 것이 그대의 아버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대의 주인에 대해서, 만약에 그대에게 주인이 있었다면, 동등한 것일 수는 없었으니, 그대가 당하는 것은 앙갚음을 해도 되는 그런 것은 아니었어. 나쁜 말을 들었다고 해서 앙갚음으로 말을 해도 아니 되고, 맞았다고 해서 앙갚음으로 때려서도 아니 되며, 또한 그 밖에도 많이 있을 수 있는 이와 같은 짓 들을 해서 도 아니 되느니, 그런데도 조국과 법률에 대해서 이러는 것이 그대에게 허용될까? 우리가 그대를 파멸시키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서 그대를 파멸시키려 든다면, 그대 또한 법률이며 조국인 우리를, 가능한 한, 앙갚음으로 파멸 시키려 들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올바른 짓을 하는 것이라고 그대가 진실로 [사람의] 훌륭한 상태(훌륭한 덕: arete)에 대해 마음을 쓰는 그대가 주장 하는 것이 말이야. 혹시 그대는 슬기 롭다면서 이런 것도 모를 정도인가? 신들과 지각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모든 조상보다도 조국이 더 귀중 며 더 존엄하고 더 성스럽고 더 크게 존중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리고 분노하는 조국에 대해서는 그런 아버지에 대해서 보다도 더 두려워해야하며 복종하고 굽실대야만 한다는 걸, 또한 조국에 대해서는 설득을 하거나 아니면 조국이 명하는 것들을 이행해야만 한다는 것을, 그리고 조국이 무엇인가를 묵묵히 치르도록 지시하면 치러야 한다는 것을, 두들겨 맞거나 투옥되거나 하는 것도, 싸움터로 이끌고 가서 부상당하거나 전사하게 하더라도, 이는 해야만 한다는 걸, 그리고 또 올바른 것은 이런 것이라는 걸 말이야.


51d 만약에 우리가 하는 말이 진실이라면, 지금 그대가 꾀하고 있 는 것들로 그대는 우리한테 올바르지 못한 짓들을 하려고 꾀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라. 우리는 그대를 태어나게하여 양육하고 교육하였으며, 우리 가 할 수 있는 것이면 온갖 훌륭한 것들을 그대에게 그리고 다른 모든 시민에게 나눠 주었으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는 아테네인들 가운데 누구든 원하는 사람에게는 다음에 대해서 허용함으로써, 성인이 되어 나라에서 행하여지는 일들과 법률인 우리를 지켜본 다음에, 우리가 그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의 것들을 갖고서 어디든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떠나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공표하고 있지. 또한 우리와 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가 식민지 이주로 가기를 원하건, 또는 다른 어떤 곳으로 가서 거류민으로 살기를 원하건 간에, 자신의 것들을 갖고서 어디든 자기가 원하는 그곳으로 가는 것에 대해 법률인 우리 가운데서 어느 조항도 방해가 되거나 금지하고 있지 않아. 하지만 그대들 가운데서 누구든 우리가 재판을 하거나 또는 다른 일들에 있어서 나라를 경영하는 방식을 보고서도 머무른 다면, 우리는 이미 이 사람이, 우리가 시키는 것들은 이행하기로 우리와 사실상 합의한 것이라고 보아 또한 복종하지 않는 자는 삼중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보고 그건 자기를 태어나게 한 우리에게 불복 한 때문이요, 자기를 양육한 우리에게 불복한 때문이며, 그리고 우리에게 복종하기로 합의하고서도 복종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우리가 무언가 잘못할 경우에 우리를 납득 시키지도 않기 때문이지. 우리는 우리가 시키는 것들을 이행하라고 사납게 지시하는 게 아니라, 제시하기를, 우리를 납득시키거나 아니면 그대로 이행하거나, 그 둘 중에서 어느 한쪽을 택하는 것을 허용하는데도, 이 둘 중의 그 어느 쪽도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지.


52c 그러니까 이번 재판의 경우만 해도 그대가 원했던 들, 그대로서는 국외추방의 형량 제의를 할 수 있었거니와, 지금 그대가 나라의 뜻을 거스르며 꾀하려는 바로 그 일을, 그때는 나라가 기꺼워하는 가운데 할 수 있었느니. 하지만 그대는 그때, 설령 그대가 죽을 수밖에 없게 될 지라도, 결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뽐내었으니, 그대가 말했 듯 국외 추방보다는 죽음을 택했지. 그러나 이제 그대는 그 말들을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거니와, 법률인 우리를 존중하지도 않아, 우리를 파멸 시키려 드니 말이니라. 시민 생활을 함에 있어서 그 대가 따르기로 우리와 맺은 계약(syntheke) 사항들과 합의 사항들을 어기고서 도망하려 함으로써, 그대는 가장 미천한 노예나 함직한 바로 그런 짓거리들을 하고 있느니라. 그러니 먼저 바로 이 것에 대해 대답하라, 그대가 우리를 따라 시민 생활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실제 행동으로써 그러기로 한 것이지 말로만 그러기로 한 것은 아니라고 우리가 주장 한다면,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것 인지 아니면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니라." 크리톤, 우리는 이에 대해 뭐라 말할 것인가? 동의 할 밖에?


54d 또한 이런 말들의 바로 그 소리가 내 안에서 윙윙거리고 있어서 다른 것들은 들을 수가 없게 만들고 있네. 하지만 알아두게. 적어도 지금 내가 갖게 된 판단들, 이것들 에 대해 어긋나는 말을 자네가 한다면, 자네가 말하는 것은 헛일일세. 하지만, 그래도 자네가 뭔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말하게나.





<파이돈>

I. 대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57a~61c)

   1. 소크라테스와의 담화 내용을 소개 하기에 앞선 첫머리 대화 (57- 59e)

   2. 감옥으로 소크라테스를 찾아간 친구와 제자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눔 (59c~61c)


ll. 죽음과 관련된 논의 (61c~69e)

   1. 자살에 대해 논의함 (61c~62e)

   2. 철학자(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와 죽음 (63a~69e)

      1) 죽음이 몸에서 혼이 벗어나는 것인 한, 그리고 철학자가 몸에서 자유로워 지고자 하는 한, 그는 죽음을 추구해 온 것임을 환기시킴 (64a~e)

      2) 혼 자체만으로 얻게 되는 지혜와 참된 훌륭함(덕): 혼의 순수화: 사후의 문제와 관련된 낙관적 희망 (65a~69e)


III. 혼의 불멸성에 대한 논의 (69e ~ 107b)

   1. 케베스가 혼의 불멸성이 증명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함 (69e ~ 70c)

   2. 혼의 불멸성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첫번째 논변 (70c~77d)

      1) 대립되는 것들은 대립되는 것들에서 생긴다는 원리 또는 윤희 설에 입각 한 논변 (70c~72e)

      2) 상기설 에 입각한 논변: 배움은 상기함이며, 그 앎의 대상들은 '아름다움 자체' 나  '좋음 자체'와 같은 형상 들이다 (72e~77a)

      3)시미아스와 케베스는 이를 반쪽의 논증이라 하며 나머지 논증까지 요구함: 태어나기 전의 혼이 있었다고 해서 사후에도 그것이 있다는 게 논증되는 것은 아니라며 (77b~78a)

   3. 혼의 불멸성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두 번째 논변: 닮음, 유사성에 의한 논증 (78b~84b): 있는 것들의 두 종류 중에서 형상을 닮은 혼은 죽지않는 것임을 말함. 

   4. 두 번째 논변에 대한 시미아스와 케베스의 의문제기 (84d~88b)

      1) 시미아스의 의문 제기: 조율된 조화 현상에 빗댄 혼 (85b~86d) 

      2) 케베스의 의문 제기: 여러 차례 거듭나더라도, 마지막 몸보다는 오래가지 못할 지 모르는 혼 (86e~88b)

   5. 막간 (88c~91c) 

   6. 시미아스의 의문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대답 (91c~95a) 

   7.케베스의 의문 (95b~96a)

      1) 그 요지의 재정리: 혼은 전적으로 죽지 않으며 파괴 될 수 없는 것임을 증명해 달라는 요구 (95b~c) 

      2) 케베스의 요구는 결국 사물들의 생성과 소멸 전반에 관련된 원인구명을 요구하는 것이 됨 (95e~96a) 

   8. 캐베스의 요구가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자연 탐구와 관련된 자신의 편력과 자신이 택한 차선의 방법에 대해서 말하게 함 (95e~102a) 

   9. 혼의 불멸성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논변: 형상 이론에 입각해 논변을 함 (102a~107b)


 IV. 신화: 전승 또는 참된 지구에 대한 이야기 (107c~115a) 


V. 소크라테스의 최후 장면과 그의 죽음 (115a~118a)


해제

 이 대화편은 일흔의 소크라테스가 한 달 동안의 감옥살이 끝에 마침내 독약을 마시기로 되어있는 마지막 날을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려 주는 사람은 파이돈이며, 그는 아테네에서 고향 엘리스로 돌아가던 중에 코린토스에서 가까운 플리우스에 들렀다가 그곳 사람으로서 그 날의 일에 대해 몹시 궁금해하는 에케크라테스한테 그 날 감옥에서 있었던 일들과 담론 내용을 들려 준다. 이런 사건들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 대화편은, 머리말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듯 분명히 앞의 세 대화편에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흔히 하는 플라톤의 대화편 들에 대한 시기 구분(초기·중기·후기)에 따르면, 앞의 셋은 초기에 속하는 것들이지만 이 대화편만은 여기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철학적인 내용에 따라 분명히 중기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초기 대화편들이란 그가 28세였던 399년에 소크라테스가 처형된 후 열두 해쯤 지난 40세 무렵에 이탈리아 및 시켈리아(시칠리아) 여행을 하게 되기까지의 시기의 것 들이다. 이 여행에서 돌아와 42·3세쯤 (385년경)에 이후의 그의 학문활동의 중심이 되는 아카데미아(Akademeia) 학원을 수립하게 되는 무렵부터 60세 무렵까지의 시기에 저술된 저술된 대화편들이 이른바 중기 대화편들로 분류된다. 그러니까 이 대화편은 이 시기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파피루스로 만들어진 두루마리 형태로 세상에 나와 읽히기 시작한 정확한 시기를 알지 못한다. 다만 그 내용상 초기와 중기를 연결하는 성격을 갖는 대화편인 《메논》편 보다는 뒤에, 《국가》편보다는 앞서 저술된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해도 될 일 이다. 역시 중기의 것 인 《연회(향연)》편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이라는 정도도 말할 수 있는 일이다. 어쨌든 399년에 소크라테스가 죽은 지 15년 안팎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사람들은 이 대화편에 접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 날 소크라테스를 감옥으로 찾아간 소싯적부터의 친구 크리 톤을 비롯하여 많은 제자와 함께 그가 가진 담론 내용들도 학문적으로 흥미롭고 중요하지만 인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한 성현, 일생을 지혜에 대한 사랑(철학)으로 일관하며 남들도 그렇게 하게끔 극성스럽도록 권유하다가 어처구니없게도 처형까지 당하는 한 철인의 최후의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도 이 대화편의 작품적 가치를 드높게 하는 것이다.



63c "시미아스 그리고 케베스! 내가 만약에 첫째로 지혜로우며 훌륭한 다른 신들 곁으로 그 다음으로는 이미 죽었으되 이 세상 사람들보다도 더 훌륭한 인간들 곁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 죽음에 대해 성을 내지 않음으로써 나는 잘못하고 있는 것일 게야. 하지만 이제 잘들 알아두게나. 내가 훌륭한 사람들 곁으로 가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는 걸 말 일세. 비록 이를 아주 자신있게 주장 하고자 하는 건 아니긴 하지만 그렇지만 아주 훌륭한 주인들인 신들 곁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은 혹시 이런 것들 가운데서 자신 있게 주장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야말로 자신 있게 주장 할 수 있는 것임을 잘들 알아 두게 나. 이런 까닭으로 나는 그만큼 성을 내지도 않고, 오히려 죽는 사람들에게는 무엇 인가가 있을 것이라는, 그것도 오랜 동안 전해 오듯, 선량한 사람들에서는 나쁜 사람들의 경우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나는 낙관적인 희망을 갖고 있네."


64a "철학(지혜에 대한 사랑)에 옳게 종사하여 온 사람들은 모두가 다름 아닌 죽는 것과 죽음을 스스로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실은 모르고 있는 것 같으이. 그러니, 만일 이것이 진실이라면, 온 생애를 통하여 다름 아닌 그것을 열망 해 오다가, 오래도록 스스로 열망도하며 추구하여 오기도 하던 것이 막상 자기에게 닥쳐 왔을 때는 성을 낸다는 것은 확실히 이상한 짓일 것이네."


64c "그들은 참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떤 점에서 죽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어떤 점에서 죽음에 대해 자격이 있고 또 그것이 어떤 종류의 죽음인지는 모르고 있기 때문이네. 그들은 내버려두고 우리끼리 말해 보세나. 우리는 죽음(thanatos)이란 것이 있는(무엇인가인) 것으로 믿고 있는가?" 그분께서 물으셨습니다. "물론입니다" 시미아스가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혼이 몸에서 벗어남(apallage)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는 게지? 그리고 이것이 죽음(tethnanai)이라고, 즉 몸(soma)은 몸대로 혼에서 떨어져 나와 그것 자체로만 있게 되고, 혼(psuche)은 혼대로 몸에서 떨어져 나와 그것 자체로만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게지? 죽음이란 이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겠지?" "아닙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여보게, 생각해 보게나. 과연 자네 생각이 내 생각과 같은지 말일세.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고찰하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 더 알게 될 것이라고 내가 생각하기 대문이네. 자네가 보기에는 이른바 즐거움(쾌락)들이라고 하는 것들, 이를테면 먹을 것들이나 마실 것들과 같은 것들과 관련된 즐거움들에 대해 갈망하는 것이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일 것 같은가?"


64e "그러니까 대체로 자네에겐 그런 사람의 관심은 몸에 대한 것이 아니고 가능한 한 몸에서 멀리 떨어지 되, 혼으로 향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가?" 그분께서 물으셨습니다. "제게는 그렇게 생각 됩니다." "그렇다면 맨 먼저 이런 것들을 통해서 볼 진대, 지혜를 사랑하는 이(철학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혼으로 하여금 몸과의 결합 상태(koinōnia)에서 최대한 벗어나게 하는 사람임이 분명하겠지?" "그런 것 같습니다." "또한 시미아스여! 아마도 많은 사람에게는 이런 것들에 대한 아무 즐거움도 없고 이것들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도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거니와 몸을 통한 즐거움(쾌락)들에 대해 전혀 마음 쓰지 않는 사람은 죽음에 상당히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질 걸세."


65c "하지만 적어도 혼이 가장 훌륭하게 추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이것들 중의 어떤 것도 즉 청각도 시각도 또는 어떤 고통이나 즐거움도 혼의 주의를 돌려 놓으며 괴롭히는 일이 없고 혼이 몸과 결별하여 최대한으로 그 자체로만 있게 되며, 혼이 가능한 한 몸과 관계 하지도 접촉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존재 하는 것(진실: to on)에 이르고 자 하는 그때 일 걸세."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경우에도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철학자)의 혼은 몸을 최대한 무시하고서, 이에서 달아나 그 자체로만 있게 되는 걸 추구 하지 않겠는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면 시미아스, 이런 것들은 어떤가? 우리는 올바른 무엇인가(ti dikaion)가 그 자체로(auto) 있다고 말하는가, 아니면 전혀 없다고 말하는가?" "물론 단연코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무언인가(kalon ti)와 좋은 무엇인가가 또한?" "어찌 없다고 하겠습니까?"


66d "재물의 소유 때문에 모든 전쟁이 일어나지만 우리가 재물을 소유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몸으로 인해서이니, 우리는 몸의 보살핌을 위해 그 종 노릇을 하고 있는 게야. 몸으로 인한 이 모든 것 때문에 우리는 철학(지혜 에 대한 사랑)과 관련해서 여가 부족의 상태로 지내게 되지.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약한 것은 어쩌다가 우리에게 몸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여가라도 생겨서 무언가를 고찰해 보려 들기라도 하면, 이번에는 몸이 우리의 탐구 과정 도처에서 끼어 들어서는 소란과 혼란을 일으키며 얼빠지게 만들어, 몸으로 인해서 참된 것(talēthes)을 볼 수 없게 되고 말지. 하지만 실은 우리에게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이 밝혀졌어. 우리가 언제고 뭔가를 순수하게 알려고 한다면, 우리는 몸에서 해방되어야만 하며 사물들을 그 자체로 혼 자체에 의해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지. 그리고 우리가 열망 하는 바의 것이며 또 사람하는 사람들인 바 의 것 인 지혜(phronesis)는, 이 논의가 보여주듯, 우리가 죽게 되었을 그때에야, 우리의 것이 되지. 살아있는 동안은 아닌 것 같아. 만일에 몸과 함께는 아무것도 순수하게 알 수가 없다면, 다음 둘 중의 하나일 것이기 때문이지. 전혀 앎(to eidenai)을 얻을 수 없거나 아니면 죽어서나 가능하거나. 그때에야 혼은 몸과 떨어져 그 자체로만 있게 되지. 그 이전에는 결코 그렇게 되지 못하니까. 또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이런 식으로나 앎에 가장 가까이 있게 될 것 같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몸과는 전혀 같이 지내지도 함께 하지도 말며, 몸의 본성으로 영향을 받는 일도 없게 하되, 신이 몸소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때까지는, 우리가 자신을 몸에서 순수한 상태로 유지할 때에나 말이지. 그리고 우리가 이처럼 몸의 어리석음에서 해방되어 순수해짐으로써, 그런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있게도 될 것 같거니와, 우리 자신을 통해서 일체의 순수한 것도 알게 될 것이니, 이것이 어쩌면 참된 것일 게야. 순수하지 못한 이에게 순수한 것이 포착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을일일 테니까."


69c "참된 것은 사실상 이런 것들 모두의 정화된(순수화된) 형태의 것(katharsistis)이 아닐까, 절제도 올바름도 용기도 그리고 지혜조차도 일종의 정화(순수화: katharmos tis)가 아닐까 싶으이. 그리고 우리에게 입교 의식(入敎儀式: teletai)을 확립해 준 이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실은 그들이 오래도록 이런 말을 수수께끼처럼 해 왔던 것 같으이. 입교하지도 못하고(amvētos) 입교의식을 치르지도 못한(atelestos) 채로 저승(지하 세계, 하데스)에 이르는 이는 수렁에 놓이게 되지만 정화되고 입교 의식을 치르고서 거기에 이르는 이는 신들과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말일 세. 실은 입교 의식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말하듯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자들은 많으나 진정한 신도들은 적기' 때문일세. 한데, 내 판단으로는 이들이 다른 사람들 아닌 제대로 지혜를 사랑했던(철학을 했던) 사람들 일세. 바로 이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나 또한 되고자 내 생을 통해서, 적어도 가능한 한은, 아니 하고 남겨둔 것 없이 모든 방식으로 심혈을 기울였네."


70e "모든 동물과 식물과 관련해서도, 그리고 요컨대 출생(생성, 생김: genesis)을 갖는 모든 것과 관련해서, 그러니까 모든 것이 이런 식으로 생기는 것인지 보세나. 즉, 대립되는 것들(ta enantia)은 대립되는 것들 이외의 다른 어떤 것에서도 생기지 않는 것인지 말일세. 그런 어떤 것이 있는 모든 것에는 말일세. 이를테면,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에 그리고 올바른 것은 올바르지 못한 것에 대립되겠고, 그 밖에 수없이 많은 다른 것도 이러하겠다. 따라서 이를 생각해 보기로 하세. 그리고 대립되는 어떤 것이 있는 모든 것의 경우에는, 이것이 이것에 대립되는 것 이외의 다른 어떤 것에서도 생기지 않는 것이 필연적인지 말일세, 이를테면, 어떤 것이 더 커질 때, 그것은 이전에는 한결 작은 것이었던 것에서 나중에 한결 큰 것으로 된 게 필연 적이겠지?"


71e "하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가 대립되는 생김(생성, 됨)으로 평형을 이루게 하지 않아, 이 점에서 자연(physis)이 절름발이이게 할 것인가? 아니면 죽어가고 있음에 대립되는 어떤 생김(생성, 됨)을 제시해 마땅한가?" 그분께서 물으셨습니다. "전적으로 그래야 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가 대답 했습니다. "그건 무엇 인가?" "소생하고 있음입니다." "그러니까, 소생하고 있음이 정녕 있다면, 이것, 즉 소생하고 있은 죽은 자들에서 산 자들로의 생성이 아니 겠는가?"  그분께서 물으셨습니다.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해서도 산 자들에서 죽은 자들이 생기는 것 못지 않게 죽은 자들에서 산 자들이 생긴다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합의를 보게 되었는데, 이게 이러 하다면, 죽은 자들의 혼들은 어딘가에 있는 게 필연적이어서, 이에서 다시 태어난다는데 대한 충분한 증거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구먼."


73c "그렇다면 우리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앎(지식: episteme)이 생길 때는 이는 상기함이라는 이 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는 건가? 어떤 방식을 두고 말하는 거냐고? 그건 이런 방식일세. 만약에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보거나 듣거나 또는 다른 어떤 감각적 지각(aisthēsis)을 갖게 되어, 그가 비단 그것을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앎 의 대상이 아닌 다른 앎의 대상인 다른 것을 또한 생각하게 된다면, 그가 그것에 대한 생각(ennoia)을 갖게 된 그 대상을 그는 상기하게 된 것이라고 우리가 말하는 것은 옳지 않겠는가?"


74d "그렇다면, 누군가가 뭔가를 보고서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할 경우에, 즉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것이 다른 어떤 것과 같은 그런 것으로 되려고 하지만, 그것과 같은 그런 것으로 되기에는 부족하기도 하고 또한 될 수도 없거니와 훨씬 하찮은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경우에, 그런 생각을 하게된 사람은 이것이 닮기는 했으되(proscoikenai ) 훨씬 모자란다고 그가 대비하여 말하고 있는 그 대상을 먼저 알고 있었을 것임이 어쩌면 필연적일 거라는데 대해 우리는 동의 하고 있는가?" "그야 필연적 입니다." "그러면 어떤가? 그와 같은 일은 우리 또한 같은 것들(ta isa)과 같음 자체 (auto to ison)와 관련해서도 겪었을(경험 했을) 게야, 아니면 그러지 못했을까?" "그건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처음에 같은 것들을 보고서, 이것들 모두가(ro ison)과 같은 그런 것으로 되려고 하지만 훨씬 모자란다는 생각을 하게 된 때의 그 시간보다는 이전에 우리가 같음을 먼저 알고 있는(proeidenai) 게 필연적 일세."


75d "그리고 우리가 그 앎들을 일단 갖게 되고서는 그때마다 잊는 일이 없다면, 우리는 언제나 알고 있는 상태로 태어나 일생을 통해 늘 알고 있을 게 또한 필연적일세. 알고 있다(eidenai )는 것은 어떤 것에 대한 앎(지식: episteme)을 갖게 되고서는 이를 잃지 않고 지니고 있는 것일 테니까. 시미아스, 혹여 우리가 이걸, 즉 앎(지식)의 잃어버림을 

망각(lēthē)이라 말하지 않기라도 하는가?"


75e "그러나 어쨌든 내가 생각하기로는, 만약에,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에 갖게 되었다가 태어나면서 잃어버렸지만, 나중에 이것들과 관련해서 감각적 지각들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언젠가 이전에 우리가 갖고 있던 그 앎(지식)들을 도로 갖게 된다면, 우리가 배우는 것(manthanein)이라 일컫는 것은 자신의 것인 앎(지식)(oikeia epistēmē)을 되찾아 갖게 되는 것(analambanein)이 아니겠는가 싶은데? 이걸 우리가 상기하게 되는 것이라 말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옳게 말하는 거겠지?" "그야 물론입니다." "누군가가 보거나 듣거나 또는 다른 어떤 감각적 지각(aisthēsis)을 갖게 됨으로써 무엇인가를 지각하게 되면, 이로 해서 그가 잊고 있던 다른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 점이 실은 밝혀졌기 때문이네. 이것이 관련되는 그것과 는 닮은(유사한)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또는 닮은(유사한) 것일 수도 있네. 그러므로 내가 말하듯, 다음 둘 중의 어느 하나일세. 우리 모두가 이것들을 어쨌든 알고 있는 상태로 태어나 일생을 통해 알고 있거나, 또는 우리가 배우는 걸로 말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상기를 하게 될 뿐 다른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배움(mathesis)은 상기함(anamnesis)이거나 말 일세."


82a "그렇다면 이들 중에서도 가장 행복한 자들은 그리고 가장 좋은 곳으로 가는 자들은 평민적이고 시민적인 훌륭함(hē dēmotikē kai politikē aretē) 을 닦은 이들이 아니겠는가? 바로 이것을 사람들이 절제(건전한 마음 상태: sophrosynē) 및 올바름(정의: dikaiosynē)이라 일컫는 데, 이는 철학이나 지성(nous)을 거치지 않은 채 습관(ethos)과 단련(수련:meletē)을 통해서 생기는 것이네만" 그분께서 물으셨습니다. "어떻기에 이들이 가장 행복한가요?" "이들은 그와 같은 시민적이고 유순한 부류로 되돌아갈 것 같기 때문일세. 어쩌면 꿀벌들이나 말벌들 또는 개미들의 종족으로, 아니 그 뿐만 아니라 같은 인간의 종족으로 다시 돌아가 이들에게서 절도 있는 사람들 (andres metrioi)이 또한 생기게 될 것 같기 때문일세" "그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혜를 사랑하지도 않고 완전히 깨끗하지도 못한 상태로 떠나는 자가 신들의 종족한테로 간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을 것이니, [이는] 앎을 사랑하는 자에게만 가당한 일일 것이네."


84e "저런, 시미아스! 내가 현재의 내 운명을 불운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 시키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 같으이. 자네들한테조차도 그걸 납득 시킬 수 없는 터에 말 일세. 하지만 자네들은 내가 지난날의 생애에서 보다도 지금 다소 더 심기가 불편한 상태에 있지 않나 하고 걱정하고 있네. 또한 자네들한테는 내가 예언의능력(mantikē)에 있어서 백조들보다도 더 보잘것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구먼. 백조(kyknos)들은 자기들이 죽어야만 함을 감지하게 되면, 이전에도 노래를 했지만 이때야말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노래를 하는데, 자기들이 그 종들인 신 곁으로 떠나갈 예정이라는 것을 기뻐해서라네. 하지만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자신들의 두려움으로 해서 백조들에 대해 거짓으로 말하는데, 그들은 말하기를 이 것들이 죽음을 비탄하며 슬픔으로 인해서 이들의 마지막 노래를 하는 것이라 하네. 또한 그들은 그 어떤 새도 배고프거나 추워할 때에 또는 다른 어떤 고통으로 괴로워 할 때에 노래하지는 않는다는데에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네. 괴로움으로 해서 비탄하는 노래를 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바로 그 나이팅게일조차도 제비도 후투티도 그러지 않는다는데 대해서 말일세."


88d 파이돈: 그렇지만 에케크라테스, 소크라테스님께 대해 여러 번 놀라긴 했지만 그때 그분 곁에 있었을 때보다 더 감탄한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 그야 그분께서 무엇이건 하실 말씀이 있다는거야 어쩌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어쨌든 제가 그 분에 대해서 무엇보다도 제일 놀란 것은 첫째로 는 이것이었고, 즉 그분께서 그 젊은이들의 논변을 얼마나 기쁘게 호의적으로 그리고 존중하는 자세로 받아들이셨던가 하는 것이 었으며, 다음으로는 그들의 논변들로 해서 우리가 갖게 되었을 느낌을 그 분께서 얼마나 날카롭게 감지하시었던가 하는 것이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우리를 얼마나 훌륭하게 치유해 주셨으며, 마치 패주하는자들을 불러 모아서 논의에 동참해서 함께 고찰하도록 독려하셨다는 것 입니다.


90d "그러니까, 파이돈! 만약에 어떤 참되고 확실한 논변(주장)이 그리고 깨닫게 될 수 있는 논변(주장)이 정작 있다면, 그런데도 누군가가 이와 같은 어떤 논변(주장)들, 즉 같은 것들이면서도 때로는 참된 것들로 여겨지지만 때로는 그렇게 여겨지지 않는 논변들에 접하게 된 탓으로 해서,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서투름 을 탓하지는 않고, 마침내는 괴로움 때문에 탓(aitia)을 선뜻 자신에게서 논변들에 떠넘기고서는 이제는 논변들을 몹시 싫어하며 욕하면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면, 그러나 존재하는 것들 (ta onta)의 진리(alētheia)와 이것들에 대한 앎(지식: epistēmē)은 잃게 된다면, 이 사태는 딱한 일일 것이야." 그분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단연코 딱한 일이고 말고요." 제가 말했습니다. "그러니, 먼저 이를 조심하도록 하세. 그리고 논변(주장)들에는 확고한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마음(혼) 속으로 들게 하지 말 것이로되, 그보다는 아직은 우리 자신이 확고하지 못한지라, 확고해지도록 과감해야만 하며 힘써야만 한다는 생각이 훨씬 더 들게 하세. 그러니까 자네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후의 온 생애를 위해서, 그러나 내게 있어서는 바로 이 죽음 때문에 말일세. 지금으로서는 나 스스로도 이 문제와 관련해서 지혜를 사랑하는 자세로 임하지 않고 마치 아주 교양 없는 사람들(hoi apaideutoi)처럼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서네."


96a "그러면 내가 말할테니 듣게나. 케베스, 실은 내가 젊었을 때였는데, 나는 사람들이 자연에 관한 탐구(peri physeos historia)로 일컫는 바로 그 지혜(sophia)를 놀라울 만큼이나 열망 했네. 왜냐하면 모든 것의 원인들(aitiai)을 안다는 것이, 즉 무엇으로 해서 각각의 것이 생기며 무엇으로 해서 소멸하고 무엇으로 해서 있는지를 안다는 것이 내게는 대단한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지. 또한 처음엔 내가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느라 갈팡질팡하기를 여러 번이나 했네. 열과 냉기가 일종의 부패 과정을 겪게 되면, 어떤 이들이 말했듯, 바로 그때 생물들이 조직화되는가? 그리고 우리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피인가, 공기인가. 아니면 불인가? 또는 이것들 중의 그 어느 것도 아니고 뇌가 듣거나 보거나 냄새를 맡는 감각적 지각들을 제공하여 다시 이 것들에서 기억(mnēme)과 판단(의견: doxa)이 생기는 반면에, 기억과 판단(의견)이 확고함을 얻음으로써, 이런 식으로 앎(인식: epstēme)이 성립하는 것인가? 그리고선 이번에는 이것들의 소멸들에 대해서 그리고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사태들에 대해서 고찰해 보노라니, 마침내는 이런 고찰에는 내 자신이 전혀 소질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르렀네. 이에 대한 증거를 내가 충분히 자네에게 말해 줌세. 적어도 내게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여겨졌듯 이전에는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그때의 이 고찰로 해서 아주 눈이 멀어 버린 지경이 되어 버려서는 이전에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 조차도, 이를테면 다른 많은 것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무엇으로 해서 사람이 자라는 지에 대해서 조차도 모르게 되어버렸기 때문일세. 그게 먹고 마심으로 해서 라는 것, 이건 누구에게나 명백한 걸로 전에는 내가 생각했으니까. 왜냐하면 음식을 통해서 살에 살이 보태어지고 뼈에 뼈가 보태어지며, 또한 이와 똑같은 이치에 따라 그 밖의 다른 각각의 부분들에 그것들 고유의 것들이 보태어지게 되면 그때에야 작은 덩치인 것이 나중에 큰 것으로 되는데, 이런 식으로 작은 사람도 큰 사람으로 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때는 내가 이렇게 생각했지. 자네에겐 내가 제대로 생각을 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가?"


97c "그렇지만 언젠가 나는 누군가가 그가 말하는 바로는 아낙사고라스가 지은 것이라는 책의 구절을 읽는 것을 들었는데, 그건 모든 것에 '질서를 부여 하는 것' (ho diakosmon)이며 그것들의 원인으로 되는 것은 결국 정신(지성: nous)이라 주장 하는 것이었네. 바로 이 원인에 대해 나는 반가워했으며 정신(지성)이 모든 것의 원인으로 되는 것이라는 건 어느 면에서는 잘 된 일로 내게는 여겨졌네. 그리고 나는 만일 이게 이렇다면, 질서를 지어주는 정신(지성)은 모든 것에 질서를 지어 주고(kosmein) 각각의 것이 최선의 상태에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게 해준다고 생각했네. 따라서 만일 누군가가 각각의 것과 관련해서 그것이 어떤 식으로 생성되거나 소멸되며 또는 존재하는지 그 원인을 찾아 내고자 한다면, 그는 각각의 것과 관련해서 이를, 즉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있는 것이, 또는 다른 어떤 일을 겪거나(paskhein) 작용을 하는 것(poieim)이 그것에 가장 좋은지(beltiston)를 알아내야만 된다고 말일세. 그러므로, 이 추론(logos)에 따를 진대, 사람으로서는 자기 자신과 관련해서도 그리고 다른 것들과 관련해서도 다른 어떤 것도 아닌 가장 훌륭한 것(to ariston)과 가장 좋은 것(to beltiston)을 고찰해 마땅하이. 그야 같은 사람이 한결 못한 것(to kheiron)도 알아야만 하는 건 필연적 이지. 왜냐하면 이것들에 대한 앎(epistēmē)은 같은 것이기 때문이네. 바로 이런 것들에 생각이 미치게 되니까. 나는 존재하는 것들(있는 것들: ta onta)에 관련된 원인을 가르쳐 줄 내 마음에 드는 스승, 즉 아낙사고라스를 찾아냈다고 생각하고서 몹시 기뻤다네. 그리고 나는 그가 우선 지구(hē gē)가 평평한지 아니면 둥근지를 내게 말해줄 것이라 생각했으며, 그걸 말해 줄 때에는 더 나은 쪽을 말해주고서는 지구가 그와 같은 것인 것이 왜 더 나은지를 또한 말해주어서, 그 원인(aitia)과 필연성(anankē)을 덧붙여서 설명해 줄 것으로 생각했네. 그리고 혹시 지구가 한가운데에 있다고 그가 말한다면, 그는 지구가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더 낫다는 데 대해서도 덧붙여 설명해 줄 것으로 생각했네. 


99b "그렇지만 내가 행하는 것들을 이것들 때문에 행하며, 또한 그것들을 지성에 의해서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의 선택(tou beltistou hairesis)에 의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건, 이건 몹시 그리고 아주 경솔한 주장일게야. 왜냐하면 그건 진짜 원인(to aition)과 그것 없이는 원인이 결코 원인일 수 없는 것이 별개의 것임을 구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네."


99c "그러나 나는 이 원인을 얻지 못하고 말았기에, 내 자신이 그걸 찾게 되지도 남한테서 배우게 되지도 못했기에, 내가 그 원인의 탐구를 위한 차선의 방법을 어떻게 수행했는지를, 케베스, 자네는 내가 보여주는 걸 자네는 바라는가?"


99d "그러자 그 다음에는, 내가 존재 하는 것들(있는 것들: ta onta)을 고찰하는 데 지친(실패한)터라 마치 일식 상태의 해를 바라보거나 관찰하는 사람들이 겪는 것과 같은 바로 그런 사태를 내가 겪지않도록 조심해야만 된다는 생각이 내게 들었네. 왜냐하면 그들 가운데 혹시 몇몇이라도 물 속이나 또는 그와 같은 어떤 것속에 비친 해의 영상(eikon)을 관찰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쩌면 눈을 버리게 될 테니까. 나 또한 그와 같은 유의 것을 생각하게 되었으니, 육안으로 사물들(pragmata)을 바라보고 각각의 감각(aisthesis)들에 의해서 그것들을 파악하려고 시도하다가 나의 혼(psyche)이 눈 멀어 버리지 않을까 두려웠네. 그래서 내게는 로고스들(logoi)에 의지하여 이것들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있는 것들: ta onta)의 진리(진실: aletheia)를 고찰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네. 아니 그렇다기 보다도, 어쩌면 내가 하고 있는 이 비유는 어느 면에서는 부적절한 것일 게야. 왜냐하면 존재하는 것들(있는 것들)을 로고스들 속에서 고찰하는 사람이, 그것 들을 사례(事例)들 속에서(en ergois) 고찰하는 사람보다도 더 영상들 속에서 고찰하는 것이라고 내가 인정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일세. 그야 어쨌든 나는 이런식으로 시작했네. 나는 그때마다 가장 건실한 것으로 내가 판단하는 것을 원칙(logos)으로 가정하고서(삼고서: hypothemenos), 이와 합치하는 것으로 내게 생각되는 것들은 그것들이 원인에 관련된 것이든 또는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에 관련된 것이든 간에, 나는 참된 것들인 걸로 간주하되, 그렇지 않은 것들은 참된 것들이 아닌 걸로 간주하네. 하지만 나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명확히 자네에게 말해 주고 싶으이. 자네가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서네."


107b "하지만 여보게들! 어쨌든 이 점은 유념하고 있는 게 옳으이. 즉 혼이 과연 죽지 않는 것이라면, 그 보살핌이야말로 비단 우리가 살고 있다(to zen)고 하는 이 기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때를 위해서 요구되네. 그리고 만약에 누군가가 이를 소홀히 한다면 그 위험은 이제 곧 무서운 것일 것으로 생각되네. 만일 죽음이 실은 모든 것에서의 벗어남(apallage)이라면, 나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천행(天幸)일 것이니, 이들은 죽음으로써 몸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혼과 함께 자신들의 나쁨(나쁜 상태, 사악: kakia)에서도 벗어나게 되는 것이지. 그러나 실은 혼이 죽지 않는 것인 것 같으므로, 혼이 나쁜 것들에서 벗어나는 길이나 구원책으로는, 혼이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훌륭해지고 지혜롭게 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없으이. 왜냐하면 혼이 저승(하데스)으로 가면서 지니고 가는 것으로는 교육(교양: paideia)과 생활방식(trophe)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인데, 이것들이야 말로 그곳으로의 여정의 바로 시작 단계에서부터 망자를 가장 크게 이롭도록 해주거나 해롭게 하는 것들이라고도 하네.


114c 그렇지만 남달리 경건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판단되는 그런 자들일 경우에, 이들이 지상의 이 지역들에서 자유롭게되어, 마치 감옥들에서 풀려나듯 한 자들이니, 이들은 위쪽의 순수한 거처에 이르러, 그곳 땅 위에서 기거하게 된다네. 그러나 바로 이들 중에서도 지혜에 대한 사랑(철학: philosophia)에 의해 충분히 정화된 자들은 향후에 전적으로 몸들이 없이 살게되며, 저들의 것들보다도 한결 더 아름다운 거처들에 이르게 되는데, 이것들에 대해서는 설명하기도 쉽지가 않거니와 지금으로서는 시간도 충분치가 않으이. 하지만 시미아스! 우리가 이야기한 바로 이것들을 위해서, 우리는 인생에서 훌륭함(덕: arete)과 지혜(phronesis)에 관여하도록 진력해야만 하네. 그 상은 훌륭하고 또한 큰 것이기 때문일세."


115b 그분께서 바로 이 말씀을 하시니까 크리톤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좋으이. 소크라테스! 하지만 이 사람들이나 나한테 자네의 아이들과 관련해서 또는 다른 무슨 일과 관련해서 지시할 것은 뭔가? 우리가 자네를 기쁘게 하기 위해, 최대로 자네한테 해 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말 일세." "늘 내가 말하는 바로 그것들 일세, 크리톤! 더 이상 새로울 건 아무 것도 없으이. 자네들이 자네들 자신을 돌본다면, 자네들이 뭘 하든, 자네들은 나를 위해서도 내 가족을 위해서도 그리고 또한 자네들 자신을 위해서도 기쁠 일을 하게 될 걸세. 비록 자네들이 당장 다짐을 하지 않더라도 말일세. 하지만, 만약에 자네들이 자신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래서 마치 발자국을 따라 가듯, 방금 말한 대로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따라 살고자 하지 않는다면, 비록 자네들이 당장에 여러 번 그리고 단단히 다짐한다 할지라도, 아무 것도 잘 해낼 수가 없을 걸세."


118a 그리하여 어느 사이에 아랫배 주변 부분 가까이가 차져 있었 습니다. 한데 그분께서 얼굴에 덮었던 것을 걷고서 - 그분께서는 이미 덮여 있었으니까요 - 말씀 하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분께서 하신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크리톤!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께 닭 한 마리를 빚지고 있네. 갚게나. 소홀히 말고." 그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야 그럴 걸세. 한데, 혹시 그 밖에 다른 할 말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크리톤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크리톤께서 그렇게 물으셨으나, 그분께서는 더는 아무 대답도 아니 하셨고, 조금 지나서 몸을 떨었 습니다. 이윽고 그 사람이 그분을 덮었던 것을 걷으니, 그분께서는 두 눈을 움직이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크리톤께서 보시고서, 입을 다물게 해 드리고 또 두 눈을 감겨 드렸습니다.

에케크라테스! 이것이 우리 동지의 최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당대에 알게 된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훌륭하였으며, 그 밖에도 가장 지혜로웠으며 가장 올발랐다(정의로웠다)고 우리가 말해야할 그런 분의 최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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