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향연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6. 1. 18.
향연 - 플라톤 지음, 강철웅 옮김/이제이북스 |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을 펴내며
작품 안내
작품 분절
틀 이야기
1. 아폴로도로스의 도입 이야기 (172a1-174a2)
본 이야기
2. 아리스토데모스의 향연 이야기 서두 (174a3-175e10)
3. 향연 방식과 이야기 주제 결정 (176a1-178a5)
4. 파이드로스의 연설 (178a6-180b8)
5. 파우사니아스의 연설 (180c1-185c3)
6. 아리스토파네스의 딸꾹질 (185c4-e5)
7. 에뤽시마코스의 연설 (185e6-188e4)
8. 웃음에 관한 공방 (189a1-189c1)
9.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 (189c2-193e2)
10. 소크라테스의 걱정 (193e3-194e3)
11. 아가톤의 연설 (194e4-197e8)
12. 소크라테스의 계속되는 걱정 (198a1-199c2)
13.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199c3-212c3)
14. 알키비아데스의 도착 (212c4-215a3)
15. 알키비아데스의 연설 (215a4-222b7)
16. 소크라테스의 답사와 자리에 대한 승강이 (222c1-223a9)
17. 향연의 파장(罷場) (223b1-223d12)
본문과 주석
부록
옮긴이의 글
참고 문헌
찾아보기
관련 공부 글 보기
[공부 I/라디오 인문학 | 2013年] - 라디오 인문학 | 2013 | 03 플라톤의 향연
172a 아폴로도로스: 나는 자네들이 묻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꽤 되어 있다고 생각하네. 실은 바로 며칠 전에도 마침 팔레론에 있는 집에서 시내로 올라가는 중이었는데, 지인 중 하나가 뒤쪽에서 알아보고는 멀찍이서 나를 부르더군. 놀리는 투로 부르면서 말했네. "어이 팔레론 추신, 이 사람 아폴로도로스, 기다려 주지 않겠나?" 그래서 난 멈춰 서서 기다렸지.
178d 파이드로스: 그리고 가장 오래된 자로서 그는 우리에게 최대로 좋은 것들의 원인이네. 어린 사람에게는, 그것도 아주 어렸을 적부터, 자기를 사랑해주는 쓸 만한 사람을 갖는 것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쓸 만한 소년 애인을 갖는 것보다 더 크게 좋은 어떤 것이 있을지 나로서는 말할 수 없거든. 왜냐하면 아름답게 살려는 사람들을 전 선애 동안 이끌어 가야하는 이것을 혈연이나 공직이나 부나 다른 아무것도 에로스만큼 그렇게 훌륭하게 만들어 넣어 줄 수 없기 때문이네. 그런데 방금 말한 이것이 무엇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냐? 추한 것들에 대해서는 수치심을,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는 열망을 갖는 것을 말하네. 이런 것들 없이는 국가든 개인이든 크고 아름다운 일들을 이루어 낼 수 없거든.
180d 파우사니아스: 그러니 에로스도 하나는 한쪽 여신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범속의 에로스라 부르고, 다른 하나는 천상의 에로스라 부르는 것이 옳을 수 밖에 없네. 물론 우리가 신들 모두를 찬양해야 하지만, 그 둘 각각이 어떤 것들을 맡아 갖고 있는지 말하려 시도해야 하네.
무릇 행위란 다음과 같기 때문이네. 행위 자체가 그 자체만으로는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네. 가령 지금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그게 술 마시는 일이든 노래하는 일이든 대화하는 일이든 간에 이것들 가운데 아무것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은 없네. 다만 행위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행해지느냐에 따라 그러그러한 것이라고 드러나게 되는 거지. 아름답고 올바르게 행해지면 아름다운 것이 되고 올바르지 않게 행해지면 추한 것이 된다는 말이네.
183a 파우사니아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돈을 받기를 바라면서, 혹은 관직이나 다른 영향력있는 자리를 얻기를 바라면서, 사랑하는 자들이 소년 애인들에게 하는 바로 그런 일들을 하려 한다고 해 보세. 그럴 때 친구들 만이 아니라 적들까지도 그가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을 것이네. 적들은 아첨하면서 자유인답지 못하게 구는 것을 비난할 것이고, 친구들은 그를 훈계하면서 그의 그런 일들에 대해 수치스러워할 거네.
189a 에뤽시마코스: 난 놀라워하고 있다네. 몸의 질서가 재채기 같은 그런 소음과 간지럼 태우기를 욕망한다는 것에 말일세.
198a 아가톤이 말을 마치자 그 젊은이가 자신에게도 또 그 신에게도 어울리게 말을 했다는 생각에서 참석자들 모두가 환호했다고 아리스토데모스는 말했네. 그러자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에뤽시마코스 쪽을 쳐다보며 말씀하셨다고 하네. "아쿠메노스의 아들이여, 아까 전부터 내가 두려워했던 게 기우라고 자넨 생각하나? 아가톤이 놀라울 정도로 말을 잘할 것이고 나는 막막해 하리라고 방금 전에 내가 말한 것이 예언자다운 말 아니었나?"
198e 하지만 실은 어떤 것을 아름답게 찬양한다는 것이 이게 아니었던 것 같네. 오히려 그 대상에게 가능한 한 가장 위대하고 가능한 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봉헌하는 일이었던 것 같네. 그것들이 실제로 그렇든 안 그렇든 상관없이 말이네. 그것들이 거짓이라해도 사실 문제될 건 전혀 없던 거지
199a 어쨌거나 자네들의 찬양은 아름답고 인상적이네.
201b 그러자 아가톤이 말했다고 하네. "재가 앞서 말했던 것들 가운데 아무것도 전 알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202d '하지만 당신은 에로스야말로 좋고 아름다운 것들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결여하고 있는 바로 이것들을 욕망한다고 동의한 바 있지요.'
204d 나는 아직 이 질문에 즉각 대답하지는 못하겠노라고 말했네.
'하지만 누군가가 질문을 바꾸어 아름다운 것 대신 좋은 것이라고는 말을 사용하여 묻는다고 해 봅시다. 그런 식으로 내가 묻겠습니다. 자 소크라테스, 좋은 것들을 사랑하는 자는 무엇을 사랑하는 겁니까?' 그녀가 말했네.
'자기 것이 되기를 사랑하는 거죠.' 내가 말했네.
'그런데 좋은 것들이 자기 것이 될 때 그에게 무엇이 있게 됩니까?
'이건 더 쉽게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그는 행복하게 될 겁니다.' 내가 말했네.
' 그래요, 행복한 자들은 좋은 것들을 소유함에 의해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더는 물을 필요가 없지요.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는 자가 무엇을 위해서 그러기를 바라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 대답이 질문에 종지부를 찍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가 말했네.
206a '그렇다면 아주 간단하게 사람들은 좋은 것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요?' 그녀가 말했네.
'예.' 내가 말했네.
'그럼 이건 어떤가요? 그에 더해, 좋은 것이 자신들에게 있기를 그들이 사랑한다는 것도 덧붙여야 하지 않나요?' 그녀가 말했네.
'덧붙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냥 「있기를」이라고만이 아니라 「늘 있기를」이라고도 해야 하나요?' 그녀가 말했네.
'그것도 덧붙여야 합니다.' 내가 말했네.
'그렇다면 뭉뚱그려 말하면 사랑은 좋은 것이 자신에게 늘 있음에 대한 것이네.' 그녀가 말했네.
207d-208b 가사적인 본성은 할 수 있는 한 늘 있기를 즉 불사이기를 추구하거든요. 그런데 그건 이 방법으로만 즉 생겨남으로써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오래된 것 대신 다른 새로운 것을 늘 남기니까요. 사실 이건 각 동물 하나하나가 살아 있다고, 그리고 같은 것이라고 불리는 동안에도 그렇죠. 예컨대 사람은 어리디 어린 소년 시절부터 늙은이가 될 때까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해지지요. 하지만 이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불리긴 하나, 그가 어느 때고 자신 속에 같은 것들을 갖는 적은 없고 오히려 늘 새로운 사람으로 생겨나고, 또 머리카락, 살, 뼈, 피 등 몸 전체에 있어서 어떤 것들은 잃는 것도 있습니다. 또 몸에서만이 아니라 영혼에 있어서도 즉 성격, 성품, 의견, 욕망, 쾌락, 고통, 두려움 등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이것들 각각이 어느 때고 각자에게 같은 것으로 있지 않고, 오히려 어떤 것들은 생겨나고 어떤 것들은 소멸합니다. 이것들보다 훨씬 더 독특한 일은 앎의 경우도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생겨나고 어떤 것들은 소멸하며, 그래서 우리가 앎에 있어서도 어느 때고 같은 자들이 되는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앎 하나하나도 같은 일을 겪는다는 점입니다. 연습한다고 우리가 부르는 것도 앎이 우리에게서 떠나가기 때문에 있는 것이니까요. 망각은 앎이 빠져나가는 것인데, 연습은 떠나가는 기억 대신에 새로운 기억을 다시 만들어 넣어 줌으로써, 같은 앎으로 보일 정도로 앎을 보존하니까요. 사실 가사적인 것이 다 이런 방식으로 보존되지요. 즉 신적인 것처럼 모든 면에서 늘 같은 것으로 있음으로써가 아니라 늙어 가고 떠나가는 것이 그것 자체의 원래 모습과 닮은 또 다른 새로운 것을 남겨 놓음으로써 보존됩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다 본성적으로 자신의 새싹을 귀중히 여긴다는 것에 의아해 하지 마시길. 이런 열성과 사랑이 가사적인 것 모두에게 붙어 다니는 건 바로 불사를 위해서니까요.
209a 자, 그런데 이 에로스 관련 이들에는 아마 당신도 입문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소크라테스. 하지만 올바로 따라가는 경우 이것들의 최종 목표이기도 한 최고 비의(秘儀)는 당신이 입문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내가 말해 주겠습니다.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니 당신도 할 수 잇는 한 따라오려 노력해 주세요.
210b 이 일을 향해 올바르게 가려는 자는 젊을 때 아름다운 몸들을 향해 가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끄는 자가 올바로 이끌 경우 그는 하나의 몸을 사랑하고 그것 안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낳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그는 어느 한 몸에 속한 아름다움이 다른 몸에 속한 아름다움과 형제지간임을 깨달아야 하며, 종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할 때, 모든 몸들에 속한 아름다움이 하나요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주 어리석은 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210b 모든 몸들에 속한 아름다움이 하나요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주 어리석은 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걸 파악하고 나면 모든 아름다운 몸들을 사랑하는 자가 되어 하나의 몸에 대한 이 열정을 무시하고 사소하다 여김으로써 느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210c 그럼으로써 몸에 관련된 아름다움이 사소한 어떤 것이라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210d 아름다움의 큰 바다로 향하게 되고 그것을 관조함으로써, 아낌없이 지혜를 사랑하는 가운데 많은 아름답고 웅장한 이야기들과 사유를 산출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결국 거기서 힘을 얻고 자라나서 어떤 단일한 앎을, 즉 다음과 같은 아름다움에 대한 것으로서의 앎을 직관하게 됩니다.
210e 그러니 이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노력해보세요. 아름다운 것들을 차례차례 올바로 바라보면서 에로스 관련 일들에 대해 여기까지 인도된 자라면 이제 에로스 관련 일들의 끝점에 도달하여 갑자기 본성상 아름다운 어떤 놀라운 것을 직관하게 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앞서의 모든 노고들의 최종 목표이기도 했던 게 바로 이겁니다.
211c 마치 사다리를 이용하는 사람처럼 그는 하나에서부터 둘로, 둘에서부터 모든 아름다운 몸들로, 그리고 아름다운 몸들에서부터 아름다운 행실로, 그리고 행실들에서부터 아름다운 배움들로, 그리고 그 배움들에서부터 마침내 저 배움으로, 즉 다름 아닌 저 아름다운 것 자체에 대한 배움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마침내 그는 아름다운 바로 그것 자체를 알게 됩니다.
212b 나는 모든 사람이 에로스를 존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 자신도 에로스의 일들을 높이 평가하고 남다르게 연습하며 남들에게도 그러라고 권유한다네. 그래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내내 내 힘이 닿는 한 에로스의 능력과 용기를 찬미하려네.
212c 그런데 갑자기 바깥문을 두드리는 큰 소리가 났는데 주흥에 겨워 노니는 자들이 그러는가 싶은 소리였고, 이어 피리 부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하네.
213b 여기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와 계시네! 또 숨어서 절 기다리고 계시는 군요. 선생님이 계시리라고는 도통 생각도 못한 곳에 갑자기 나타나곤 하시던 평소의 습관대로 말입니다.
214d 선생님이 계시는 한은 다른 어느 한사람도 제가 찬양하지 못할테니까요.
216b 나는 이분이 명하는 일들을 꼭 해야 하는 거냐고 이분에게 반론할 수 없지만 이분을 떠나면 많은 사람들이 주는 명예에 굴복하게 된다는 걸 잘 알고 있거든.
221e 누군가가 소크라테스 선생님의 이야기들을 듣겠다고 할 때 처음에는 그 이야기들이 아주 우습다고 느껴질 수 있거든. 그 이야기들은 그런 단어와 구절들을 바깥에 두르고 있지. 그러니까 일종의 방자한 사튀로스의 가죽을 말이네. 그분은 짐 나르는 나귀에 대해 이야기한다든지, 또 어떤 대장장이랄지, 갖바치, 무두장이 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매번 같은 것들을 가지고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그분을 겪어 보지 않았거나 생각이 없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이야기들을 비웃을 수 있거든. 하지만 이번에는 누군가가 그것들을 열어젖히고 그것들 안에 들어가 보게 되면 우선 이야기들 가운데 그것들만이 지성을 갖고 있다는 것, 그 다음으로는 아주 신적이라는 것, 자기 안에 덕의 상들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고, 아름답고도 훌륭한 자가 되는 자라면 숙고하는 것이 어울릴 아주 많은 것에, 아니 모든 것에 상관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네.
222d 친애하는 아가톤, 그의 뜻대로 되는 일이 전혀 없도록 하세. 어느 누구도 나와 자네 사이를 갈라놓지 못하도록 조처를 취하게.
223b 아가톤이 소크라테스 선생님 곁에 가 앉기 위해서 일어서고 있었다네. 그런데 갑자기 주흥에 겨워 노니는 자들이 무척이나 많이 문가에 왔는데, 누군가가 막 나가고 있는 바람에 그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게 되자 그들이 막바로 자기들 곁으로 들어와서 앉으려 했다고 하네. 사방이 온통 북세통이 되었고 이젠 더 이상 그 어떤 질서도 없이 모두가 엄청 많은 술을 강제로 마실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하네.
223d 소크라테스 선생님은 저들을 잠들게 한 후에 일어나 떠나갔고 뤼케이온으로 가서 씻은 후에 다른 때처럼 하루의 나머지 시간을 보내다가 그렇게 날을 보내고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가서 쉬었다고 했네.
'책 밑줄긋기 > 책 2012-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경희: 플라톤 — 서양철학의 기원과 토대 (0) | 2016.04.12 |
---|---|
피터 N. 스턴스: 세계사 공부의 기초 —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0) | 2016.03.07 |
플라톤: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0) | 2016.02.28 |
플라톤: 국가·정체(政體) (0) | 2016.02.10 |
플라톤: 고르기아스 (0) | 2016.01.11 |
플라톤: 파이드로스 (0) | 2016.01.05 |
플라톤: 크리티아스 (0) | 2016.01.03 |
플라톤: 프로타고라스 (0) | 2015.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