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국가·정체(政體)

 

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 10점
플라톤 지음, 박종현 옮김/서광사

 


개정 증보판을 내면서
초판의 머리말
플라톤의 생애와 철학
《국가》(政體) 해제
일러두기
대화자들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제5권
제6권
제7권
제8권
제9권
제10권

텍스트 읽기와 관련된 주석 및 각주 보완
참고문헌
고유 명사 색인
내용 색인
관련 사진
책 끝에 붙여

 


 327a 어저께 나는 아리스톤의 아들 글라우콘과 함께 피레우스로 내려 갔었네. 그 여신께 축원도 할 겸,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축제 행사이기도 해서, 그걸 어떤 식으로 거행하는지도 볼 생각에서였네. 내가 생각하기엔 실로 본바닥 사람들의 행렬도 훌륭한 것 같았지만, 트라게인들이 지어 보인 행렬도 그것에 못지 않게 근사해 보였네. 우리는 축원과 구경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오고 있었네. 한데, 집으로 서둘러서 돌아오고 있는 우리를 케팔로스의 아들 폴레마르코스가 멀리서 보고서는, 시동을 우리한테로 뛰게 해서 저를 기다려 주도록 시켰더군. 그래서 그 아이는 내 뒤에 와서 옷을 붙잡더니만, "두 분께서는 기다려 주십사 하는 폴레마르코스님의 분부입니다"라고 말하더군. 나는 나대로 뒤돌아보고서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네. "그분께서는 뒤따라오고 계십니다. 기다려나 주세요"라고 아이가 말하더군. "그렇다면 기다려주기로 하시죠"라고 글라우콘이 말했네. 

그러고서 조금 뒤에 폴레마르코스도 왔지만, 또한 글라우콘과 형제간인 아데이만토스와 니키아스의 아들 니케라토스" 그리고 또 그 밖에 몇 사람도 왔는데, 모두들 축제의 행렬을 떠나 오는 길인 것 같았네. 이윽고 폴레마르코스가 말했네. "소크라테스 선생님! 제가 보기에는 두 분께서는 아마 시내로 들어가시느라고 서두르던 참인 것 같습니다." 

"실인즉 잘못 알아맞히지는 않았소." 내가 말했네. 
"그렇다면 저희가 몇 사람인 줄은 알아보시겠습니까?" 그가 물었네.
"왜 못 알아보겠소?"
“그러니까 두 분께서는 이 사람들을 이겨내시거나, 아니면 이곳에 머무르시거나 하셔야 되겠습니다." 그가 말했네.
"그러면 아직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우리를 보내 주어야만 되게끔 우리가 설득하게 될 경우가 남아 있지 않소?" 내가 물었네.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실 수가 있을까요?" 그가 반문했네.
"그럴 수는 없을 겁니다." 글라우콘이 말했네.
"실제로 저희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사람들일 테니까. 그렇게 마음을 정하세요."

592a "한데, 명예들과 관련해서도 역시 같은 것을 응시하면서, 자신을 더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이라 믿는 것들에는 자진해서 관여하여 맛보되, 현재의 [혼의] 상태(습성: hexis)를 와해시킬 것들은 사적으로건 공적으로건 피하게 될 걸세."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이 이것이라면, 그는 정치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가 말했네.  
"맹세코 [이제껏 언급한] 자신의 이 나라에서는 그러려 할 걸세. 그것도 몹시. 그렇지만, [현실의] 제 조국에서는 아마도 그러려 하지 않을 걸세. 신이 내리는 행운이 있지 않는 한은 말일세." 내가 말했네. 
"알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제껏 우리가 수립하면서 언급해 온 나라, 즉 이론상(논의상)으로나 성립하는 나라에서 그러려 할 것이란 말씀이군요. 그 나라는 지상의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니까요." 그가 말했네. 
"그렇지만 그것은 아마도 그걸 보고 싶어하는 자를 위해서, 그리고 그것을 보고서 자신을 거기에 정착시키고 싶어하는 자를 위해서 하늘에 본(paradeigma)으로서 바쳐져 있다네. 그러나 그게 어디에 있건 또는 어디에 있게 되건 다를 게 아무것도 없으이. 그는 이 나라만의 정치를 하지. 다른 어떤 나라의 정치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네." 내가 말했네. 
"그럴 것 같군요." 그가 말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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