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상 -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
Reading_20min_20150209: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上)-5
“서주의 국가체제는 분봉제와 종법제를 기초로 한 주권의 다층분산형 가부장적 전제체제이다.”
- 천자는 제후에게 땅을 나누어준다[分封(분봉)]. 제후는 경(卿)과 대부(大夫)에게 다시 땅을 나누어준다. 제후, 경, 대부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독립적 정치주권과 경제권을 보유한다.
- 권력은 무력을 통해 획득한 것이지만, 관념적으로는 신비한 힘이 작용하였다고 정당화하며 — 왕권신수(王權神授) — 이로써 정치적 권력과 종교적 권위가 결합하게 된다.
- 넓은 의미의 종교적 권위를 철저하게 배제하면 정치적 권력은 절차적 합리성을 통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이는 막스 베버가 말한 ‘탈주술화’과정이며, 넓게 보아 근대화 과정이다.
지난 주에 이어서 서주의 정치사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기본적으로 현대 중국에 이르기까지 정치사상이 딱 하나이다. 속된 말로 퉁쳐서 말하면 하나다. 전제 천황의 일인 독재체제이다. 최근에 중국 공산당에서는 집단지도체제의 면모를 모인다. 모리 가즈코 교수가 쓴 《중국 현대정치》를 보면 기본적으로 중국은 현재 중국공산당이 이전 정치체제의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단절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자 독재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이다. 일당독재이기 때문에 독재의 면모는 유지하고 있지만 그 당 안에서 집단지도체제가 나타난 것만 해도 굉장한 체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주에는 주공이 보여주는 조상숭배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들을 이야기 했고, 오늘은 천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주나라 성왕 시대에 천자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상 천자 개념은 그때부터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서주의 국가체제는 분봉제와 종법제를 기초로 한 주권의 다층분산형 가부장적 전제체제이다." 분봉제는 땅을 나눠주는 방식이고, 종법제는 혈연을 규율하는 제도이다. 땅과 혈연이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제도, 이것이 봉건제도이다. 서양중세의 봉건제도는 혈연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 효라는 개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효라기 보다는 철저히 계약을 통해서 이어져 간다. 반드시 주나라의 봉건제와 서양의 봉건제와 유사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주나라 봉건제 이후에는 효를 강조하기 하기는 분봉제와 종법제를 기초로한 주권의 다층 분산형 체제를 이루지는 못한다. 물론 서주는 가부장적 전제체제인데, 이것이 분봉제와 종법제를 기초한 주권의 다층 분산형 가부장적 전제체이다 라는 것이 기본 규정이고, 주나라 이후의 국가들은 전제체제이긴 한데 분봉제와 종법제를 기초로한 주권의 다층 분산형은 아니다. 주권의 다층분산형은 주나라에서 끝났다.
천자는 제후에게 땅을 나누어준다[分封(분봉)]. 그리고 제후는 경(卿)과 대부(大夫)에게 다시 땅을 나누어준다. 그래서 대부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독립적 정치주권과 경제권을 보유한다. 자기의 땅이 가진 영역만큼 경제권을 가지는 것이다.
주나라 왕은 무력을 통해서 권력을 획득했다. 그런데 이것을 정당화할 때는 관념적으로는 신비한 힘이 작용하였다고 말한다. 이게 바로 서양 절대왕정시기에 나타났던 '왕권신수설'이다. 이로써 정치적 권력과 종교적 권위가 결합하게 된다. 하나의 복합적인 왕권정당화 이데올로기가 등장하게 된다. 여기서 정치적 권력은 말 그대로 현실권력이고, 종교적 권위는 아주 넓게 이해를 해야 한다. 비합리적인 영역에서 끌어오는 것들을 다 종교적 권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넓은 의미에서의 종교적 권위를 철저하게 배제하면 정치적 권력은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중세 유럽의 왕들은 왕이 되면 교황이 결제를 했다. 하나님으로부터 권력을 승인 받은 것으로 되어서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서양 중세에서는 권력을 가진 왕들이 교황과 싸움을 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났다. 그러면 더 이상 종교적 권위가 불필요하다고 하면 근대 정치사회가 된다. 근대의 정치적 권력은 종교적 귄위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막스 베버가 말한 '탈주술화' 과정이며, 근대 정신의 정신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 어떻게 정치적 권력을 정당화 할 수 있겠는가. 절차의 투명성이 요구된다. 절차적 합리주의. 원칙적으로는 근대사회의 정치권력은 '저 사람이 선하고 약하냐를 따져묻는' 것이 아니다. 이는 도덕의 도덕의 영역이다. 절차를 어겼는가 어기지 않았는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절차의 투명성과 합리성. 선과 악을 따져묻지 않는다.
고대적 정치사상과 근대 이후의 정치사상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정치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중국이 되었건 유럽이 되었건 오늘날이 되었건 정치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정당화 논리'이다. 자주 좁게 말하면 정치권력이 정치적 권력을 어떻게 정당화 할 것인가에 대한 논리이다.
서주시대에는 종교적 권위를 결합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천명사상이다. 무력으로 쟁탈한 권력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권력이 하늘의 명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천자라는 명칭이 나온다. 그런데 하늘의 명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가지고는 잘 되지 않으니, 서주는 다층분산형 가부장적 전제체제라고 말했는데, 하늘로부터 명을 받은 천자이고,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다라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적으로도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는 그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아니라 서주시대부터는 이미 정치적 권력을 지탱하는, 정당화하는 것은 아닌데, 정단화는 위로부터 내로는 종교적 권위를 가지고 하는 것이고, 효는 지탱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이를테면 근대적인 것.
형식적 평등성을 몸에 붙이고, 형식적 평등성으로부터 절차적 합리성과 절차의 투명성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고, 그것으로부터 현대 민주주의 기본이 전개되어 나간다. 그러니까 투명한 절차의 형식을 지켜라. 원칙적으로 내용은 관여하지 않는다. 이게 말하자면 근대사회이다. 이 위에서 근대사회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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