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상 -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
Reading_20min_20150302: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上)-8
禮, 法 刑, 政
禮: 이념적인 것, 전통과 습속으로부터 형성된 행위 규범
法: 이념적인 것의 국면적 현실화, 사람이 확정한 강제성을 갖춘 규범
刑: 부정적 금지, 강제수단
政: 정치 권력, 경제적 자원을 나누는 정치적 힘
예
1) 인간사회를 초월한 것
노나라 계문(季文), “예로써 하늘을 따르나니 하늘의 길이다. 禮以順天 天之道也”(春秋左傳, 文公十五年) (예이순천 천지도야) (춘추좌전, 문공십오년)
2) 자연스러운 질서이고 규율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에 순응해야만 한다.
자산(子産), “예란 하늘의 벼리이며 땅의 의이며 백성이 가는 바다. 천지의 벼리이기에 백성들이 이를 준칙으로 삼는다. 夫禮 天之經也 地之義也 民之行也 天地之經 而民實則之”(春秋左傳, 昭公二十五年) (부예 천지경야 지지의야 민지행야 천지지경 이민실칙지) (춘추좌전, 소공이십오년)
3) 예는 의에서 나온다.
晉 사복(師服), “예는 의로부터 나온다. 정치는 예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정치를 통해 백성들을 올바르게 인도한다. 義以出禮 禮以體政 政以正民”(春秋左傳, 桓公二年) (의이출예 예이체정 정이정민) (춘추좌전, 환공이년)
여기서 의의 내용은 이다.
“의란 이가 충족됨이다.”
“의를 폐하면 이가 서지 않는다. 廢義則 利不立”(國語, 晉語二) (폐의칙 이부립) (국어, 진어이)
의의 중심내용은 이이고 이로써 예가 사회관계에서 생겨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예는 사회상의 실질경제나 정치생활을 종합하고 추상해서 나온 원칙인 것이다.
왜 예를 세우려 하는가, 예를 세우려는 이들이 주로 지향하는 바[主旨]는 무엇인가.
1) 晉(진), 隨武子(수무자)(范武子(범무자), 士會), “군신, 상하, 부자, 형제, 내외, 대소를 구별하는 데 있다.”
2) 晉(진), 女叔齊(여숙제), “예로써 나라를 지키고 정책을 집행한다면 그 백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 禮所以守其國 行其政令 無失其民者也(예소이수기국 행기정령 무실기민자야)”(春秋左傳, 昭公五年)(춘추좌전, 소공오년)
3) 인륜관계의 지도적 정신, “효는 예의 시작이다. 孝 禮之始也”(春秋左傳, 文公二年)(춘추좌전, 문공오년)
“예가 있기에 충신인의를 관찰할 수 있다. 禮所以觀忠 信 仁 義也(예소이관충 신 인 의야)”(國語, 周語上)(국어 주어 상)
“예의바른 손님접대와 빈민을 보살핌이 예의 으뜸이다. 禮賓矜窮,禮之宗也(예빈긍궁,예지종야)”(國語, 晉語四)(국어 진어 사)
중국고대정치사상사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별 관계는 없다. 공부라는 것이 관계없는 것도 하는 것이다. 중국정치사상사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낯설다. 중국정치사상이라는 말을 따로 떼서 쓰지는 않고 동양사상을 말을 하는데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주나라 정치사상을 거쳐서 현재 춘추시대 정치사상을 하고 있는데 지난번까지는 개괄을 했다. 우선 신존중에서 인간존중으로 전환했다는 점, 이어서 군주전제정을 이야기했다. 춘추시대라고 하면 공자가 활동했던 시기이고, 전국시대는 맹자이다. 그러니까 춘추시대 정치사상으로는 단연 공자가 앞서있다. 그런데 공자의 생각이라는 것이 공자의 독창성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시대적인 분위기에서 생각해본다면 춘추시대 정치사상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살펴보는 것도 우선 유가의 정치사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또 유가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춘추시대 정치사상 전체를 보는 것도 좋다.
오늘은 예, 법, 형, 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공자의 개념이기는 한데 그렇다 해서 공자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상의 맥락 속에서 인, 예들이 어떻게 논의되었는지 안 다음에 공자로 들어가는 것이 유가 정치사상에 좋겠다.
예, 법, 형, 정은 정치라고 하는 것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우선 政은 아주 좁은 의미로는 정치 권력만을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넓은 의미에서 정치이다. 예는 이념적인 것이고 특정한 시대와 국면에 따라 현실화하면 법이 될 것이다. 물론 중국 고대에서는 예와 법을 그렇게 구별하지는 않았다. 예와 같은 이념적인 것, 또는 전통과 습속으로부터 형성된 행위 규범이 예라면, 거기에 특정한 시대와 국면에 따라 예를 현실화하고 약간의 강제성을 갖추면 법이 되는 것이고, 이를 어겼을 경우 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을 집행하는 것이 정이다. 이 네 가지는 넓은 의미에서 정치를 구성하는 실천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에서 예를 들어서 말하면 최고의 배움의 대상으로서 좋음의 이데아가 《국가》에 나오는데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무엇을 알아야만 하는가.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와 별차이가 없다. 그런데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올바름을 근거로 해서 좋음에 대한 앎을 근거로 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과 효용을 근거로 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의 차이가 있다. 좋음에 대한 앎이 이론적인 측면이라면 이 올바름에 대한 앎을 가지고 어떻게 구체적으로 현실적인 세계에서 실천해나갈것인가 하는 것이 실천적인 측면이다. 여기서 말하는 예, 법, 형, 정은 실천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예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예라는 것은 저자의 책을 보면 5장이 유가윤리 중심의 정치사상인데 여기에 예라는 것이 나온다. 예라는 것이 공자에 따르면 극기복례 또는 내면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예라는 것은 규범성을 가지는 것이다. 예라는 것은 전통과 습속으로부터 형성된 행위 규범이다. 예로 돌아가는 행위가 인이다. 인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인간의 활동이다. 인의 규준이 되는 것이 예이다. 예로 돌아가는 것이니 원래 있었던 것이고, 그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인의 기준이 예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공자의 독자적인 발명이 아니라 춘추시대에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이다.
처음에 보면 예에 대해서는 논의가 다양한데 노나라 계문(季文)은 "예로써 하늘을 따르나니 하늘의 길이다. 禮以順天 天之道也"(春秋左傳, 文公十五年) (예이순천 천지도야) (춘추좌전, 문공십오년). 하늘의 도라고 하면 인간사회를 초월한 것. 예라는 것에 초월적인 형이상학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것을 주장하게 되면 맹목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 된다. 이것은 지난 번에 춘추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전환을 얘기하면서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서는 강한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보다 조금 약하게 된 생각이 자산(子産)이 말한 것으로 "예란 하늘의 벼리이며 땅의 의이며 백성이 가는 바다. 천지의 벼리이기에 백성들이 이를 준칙으로 삼는다. 夫禮 天之經也 地之義也 民之行也 天地之經 而民實則之"(春秋左傳, 昭公二十五年) (부예 천지경야 지지의야 민지행야 천지지경 이민실칙지) (춘추좌전, 소공이십오년) 즉 자연법과 같은 것으로 예는 자연스러운 질서이고 규율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에 순응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예는 의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진나라 사복이 했던 말이다. 晉 사복(師服)은 "예는 의로부터 나온다. 정치는 예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정치를 통해 백성들을 올바르게 인도한다. 義以出禮 禮以體政 政以正民"(春秋左傳, 桓公二年) (의이출예 예이체정 정이정민) (춘추좌전, 환공이년). 여기서 예는 의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앞서 말한 하늘의 길이다, 자연스러운 질서다 라고 말할 때는 뭔가 숨겨놓은 것이 있는데 여기서 사복의 말은 의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의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그런데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히 인간사회로부터 나온다고 하는 것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니까 의라고 하는 것의 내용은 바로 예의 기원이 되는 것. 의가 가지고 있는 내적인 함의가 무엇인가.
여기서 의의 내용은 "의란 이가 충족됨이다.", "의를 폐하면 이가 서지 않는다. 廢義則 利不立"(國語, 晉語二) (폐의칙 이부립) (국어, 진어이) 여기서 의의 중심내용은 이이고 이로써 예가 사회관계에서 생겨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말해서 예는 사회상의 실질경제나 정치생활을 종합하고 추상해서 나온 원칙인 것이다.
그러면 사회에서 예가 나왔다고 할 때 왜 사람들이 예를 세우려 하는가, 예를 세우려는 이들이 주로 지향하는 바[主旨]는 무엇인가. 진나라 隨武子(수무자)는 (范武子(범무자), 士會), "군신, 상하, 부자, 형제, 내외, 대소를 구별하는 데 있다." 질서를 새로 만드는 데 있다는 것. 그리고 진나라 女叔齊(여숙제)는 "예로써 나라를 지키고 정책을 집행한다면 그 백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 禮所以守其國 行其政令 無失其民者也(예소이수기국 행기정령 무실기민자야)"(春秋左傳, 昭公五年)(춘추좌전, 소공오년)고 말한다.
그러면 또다른 예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효는 예의 시작이다," 또는 "예가 있기에 충신인의를 관찰할 수 있다." "예의바른 손님접대와 빈민을 보살핌이 예의 으뜸이다. " 이런 말들을 보면 예를 강조한다고 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춘추시대 예의 실행범위에서 발생한 변화와 예의 형식이 바뀌었음을 표명한다. 여기서 예라고 하는 전통적인 용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내용이 단순한 형식적 의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에서 형성된 정치사상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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