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상 -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
Reading_20min_20150323 :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上)-11
안영(晏嬰)의 사직 중시와 화동론
–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의 세 조정을 거쳤다. 이 시기는 제 나라에서 큰 쟁투가 벌어졌던 때이다.
– “안영은 이와같은 동란의 와중에서 살았다. 그는 권력이 있었어도 전횡하지 않았으며, 부를 누리되 과하지 않았으며, 틈새를 잘 보아 자신의 입지를 세웠으며, 위험할 때도 죽음에 이르지 않았다.”
– 안영에 대한 공자의 평가: “사람과의 사귐에 훌륭했으니 끝까지 상대방을 공경하였다. 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자왈 안평중 선여인교 구이경지)”(論語, 公冶長)(논어, 공야장)
- 안영의 기본이념은 예이다. 예는 “천지와 더불어 생겨나 인류 역사를 초월하는 성스러운 물건으로 간주한다.”
- 안영의 행동방침: “맹목적으로 군주를 쫒아서는 안되며 사직이 군주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을 제기” 군주와 사직을 나누고 사직이 군주보다 높음을 주장하였다. 신하는 사직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존재이지 군주 개인의 노예가 아니다.
- 화동론(和同論): 군신관계의 원칙으로 ‘화’는 대립과 차이를 전제하고 이러한 것을 서로 보완하고 협조함을 의미한다.
- ‘동’은 차별없음으로 군신관계에서는 순종을 의미한다. 신하는 군주의 부족을 보충해주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아야 한다.
- 군신과 백성(경대부)의 관계를 맺는 핵심적인 요소는 ‘利’다.
- “안자의 이에 대한 견해는 이중성을 띠고 있다.” 사실상 이는 넘쳐서도 모자라서도 안되는 참으로 교묘한 것이라 할 것이다.
- “민생을 도탑게 하는 데 이를 이용한다. 夫民生厚而用利(부민생후이용리)”(春秋左傳, 襄公二十八年) (춘추좌전, 양공이십팔년)
- “혈기있는 동물은 모두 다투는 마음이 있다. 따라서 이익을 강화시켜서 안되며 의를 생각함을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 凡有血氣 皆有爭心 故利不可強 思義為愈”(범유혈기 개유쟁심 고리부가강 사의위유) (春秋左傳, 昭公十年)(춘추좌전, 소공십년)
- “幅利(폭리)”: “이익이 과하면 실패하게 된다. 내 감히 많음을 탐하지 않으니 이를 가리켜 폭이라 한다. 利過則為敗 吾不敢貪多 所謂幅也(이과칙위패 오부감탐다 소위폭야)”(春秋左傳, 襄公二十八年)(춘추좌전, 양공이십팔년)
子産(자산)의 입법구세 사상
– 鄭(정)나라의 상황: “나라는 작고 핍박을 받고 있으며, 씨족이 강대하여 농락이 심한” 상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는 소국의 전형적인 상황이다. 나라가 작으니 오히려 내부의 쟁투가 심한 것이다. 國小而偪 族大寵多 不可為也(국소이핍 족대총다 부가위야)(春秋左傳, 襄公三十年)((춘추좌전, 양공삼십년))
- 기본노선은 예로써 절제하는 것.
- “예는 하늘의 경이요, 땅의 의요, 백성의 행이다. 夫禮 天之經也 地之義也 民之行也(부예 천지경야 지지의야 민지행야)”(春秋左傳, 昭公二十五年)(춘추좌전, 소공이십오년)
- 정책
1) 큰 가문을 안정시키는 것
2) 대중(경대부)을 안정시키는 것
3) 언로를 개방하는 것
4) 구세를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 “서울과 시골을 구분짓가, 상하의 복식을 달리하며, 전답에 경계를 짓고, 물길을 트고, 마을을 다섯집 단위로 묶는다. 都鄙有章 上下有服 田有封洫 廬井有伍”(春秋左傳, 襄公三十年)
5) 외교문제에서는 “예를 기치로 변론을 강하고 행동은 신중하게, 비굴한 가운데 거만함이 없고, 거만한 가운데 비굴함이 드러나며, 앞뒤를 재어 오로지 이익을 도모하는 방침을 채택했다.”
총괄: “행동은 생각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行無越思(행무월사)”(春秋左傳, 襄公二十五年)(춘추좌전, 양공이십오년) “그는 정나라의 현상을 유지하였을 뿐 정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지는 못하였다.”
책읽기 20분, 중국정치사상사, 강유원
이번 주에는 제나라 환공 시대의 재상이었던 관중에 이어서 그 이후에 등장한 안영과 자산에 대해서 보겠다. 자산은 제나라 사람이고 정나라 사람이다. 이 사람들은 하나의 사상이 있다기보다는 일정한 정책이 있다. 물론 이 정책의 배경에는 원칙은 있다. 그것이 큰 줄기를 가진 사상이어서 이어져서 하나의 일관성있는 정책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그런데 읽어볼 만한 부분들이 있다. 안영은 제나라 정치가로서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의 세 조정을 거쳤다. 세 명의 조정을 거쳤다는 것은 그만큼 혼란한 시대에 살았다는 증거가 되겠다. 나쁘게 말하면 술수가 대단한 사람이고, 좋게 말하면 처세를 잘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안영은 전국 시대에서도 혼란한 시대, 제나라가 패자에 오르기도 했지만 혼란하긴 마찬가지이다. 안영의 시대를 지나면서 전국시대로 들어서게 된다. 이때부터는 제후가 아니라 경대부들이 제후를 죽이고 자기네들이 나라의 패권을 좌지우지하던 시대이다. 이 시기는 제 나라에서 큰 쟁투가 벌어졌던 때이다. 안영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은 전국시대에 잘 어울리는 처세술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안영과 자산을 살펴보면 과연 인간이 혼란한 시대의 정치가로는 어떻게 사는가, 살아야만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경우라고 하겠다. 저자도 "안영은 이와같은 동란의 와중에서 살았다. 그는 권력이 있었어도 전횡하지 않았으며, 부를 누리되 과하지 않았으며, 틈새를 잘 보아 자신의 입지를 세웠으며, 위험할 때도 죽음에 이르지 않았다."고 표현을 한다.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만을 골라서 말한다. 참으로 전국시대에 잘 어울리는 처세의 모범을 보여주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 공야장에서 안영을 가리켜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과의 사귐에 훌륭했으니 끝까지 상대방을 공경하였다. 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자왈 안평중 선여인교 구이경지)" 남에게 특별히 미움을 받지 않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리고 그러한 사귐에서 훌륭함에 이르러면 상대방을 공경한다.
그렇다면 안영의 기본이념은 무엇인가. 바로 예이다. 예는 "천지와 더불어 생겨나 인류 역사를 초월하는 성스러운 물건으로 간주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의문이 드는데 안영이든 관중이든 다 예라는 말을 쓰는데 왜 사람들마다 다른가. 똑같은 단어를 다르게 얘기하는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 예라는 이름을 붙여서 하늘과 땅, 우주의 기본질서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고 행동방침을 잘 봐야 한다. 안영의 행동방침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군주보다는 사직이 중요하다는 것. "목적으로 군주를 쫓아서는 안되며 사직이 군주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이다. 여기서 안영은 군주와 사직(국가)을 나누고 사직(국가)이 군주보다 높음을 주장하였다. 신하는 사직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존재이지 군주 개인의 노예가 아니다 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군신관계의 원칙은 화동론(和同論)인데 '화'는 대립과 차이를 전제하고 이러한 것을 서로 보완하고 협조하는 것이 안영이 생각한 군신관계의 기본이다. 그것이 '화'라고 한다면 '동'은 군신관계에서 순종을 의미한다. 즉, 신하는 군주의 부족을 보충해주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아야 한다. 여기까지가 아주 기본적인 원칙이라면 군신과 백성(경대부)의 관계를 맺는 것. 춘추전국시대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정치사상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꼭 주의해야할 것은 백성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 이 단어가 누구를 가리키는가를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가장 넓은 의미에서 말하는 백성, 국민 개념이 형성된 것은 해방 이후이다. 그러면 군신과 백성(경대부)의 관계의 핵심적인 요소는 利이다.
안영은 이는 넘쳐서도 모자라서도 안되는 참으로 교묘한 것이다 라고 했는데 "민생을 도탑게 하는 데 이를 이용한다."고 했다. "혈기있는 동물은 모두 다투는 마음이 있다. 따라서 이익을 강화시켜서 안되며 의를 생각함을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도 말한다. 이렇게 말하 것은 서로 충돌나는 것 같지만 적당한 선에서 이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안영이 가지고 있는 기본 원칙이었고, 바로 이것 때문에 경대부들을 잘 이끌어서 제나라에서 정치를 잘하는 비법을 갖게 된 것. 그래서 이 둘을 묶으면 "이익이 과하면 실패하게 된다. 내 감히 많음을 탐하지 않으니 이를 가리켜 폭이라 한다." 폭리. 이익을 엄청 취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적절한 선에서 조정해야 한다는 것. 혼란한 시대를 살아갈 때는 내 한 몸 편하게 하려고 이익을 너무 추구하면 안된다는 것을 안영으로부터 알 수가 있다.
그 다음에 자산이라고 하는 사람은 정나라의 재상이었다. 정나라는 초나라와 진나라 사이에 끼어서 항상 쟁탈의 대상이 되었고, 생존을 위해 양다리를 거치고 앞뒤를 재는 정책을 취하였다. 자산을 보면 자산의 개인의 행동이나 처신도 유의해서 볼 점이 있지만 재미있는 것은 초와 진 사이에 끼어있었기 때문에 소국의 정치의 최대치를 자산에게서 볼 수 있다. 춘추에서 전국으로 넘어가는 시대는 기본적으로 양육강식의 시대이다. 어찌보면 춘추시대를 살았던 공자는 생각은 위대했고 오늘날에는 최고로 여겨지지만 공자의 생각은 현실에 적용되지 못했다. 그리고 공자가 살았던 노나라는 패자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다. 그러니 그때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공자는 현실적인 정치에서는 실패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후대에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몰랐을테니 역사에 기대기도 하고, 후대가 나를 평가할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실패하였으므로 노나라와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정나라의 자산 같은 이를 보면서 대단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정치사상을 읽어보다 보면 후대사람들이 탁월하다고 평가하는 정치사상가들이 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현실정치에서 펼쳐보였는가. 그렇지 못했다. 그런 상황들을 감안한다면 자산 같은 사람들, 소국의 사람들은 과연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鄭(정)나라의 상황은 나라는 작고 핍박을 받고 있으며, 씨족이 강대하여 농락이 심한" 상태이다. 나라가 작으니 오히려 내부의 쟁투가 심한데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공자에게서 무엇을 배워서 현실정치에서 정책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자산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가를 보는 것이 배울 점이 많다. 자산의 기본노선은 예로써 절제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예가 자산 자신이 생각하는 우주 만물의 질서를 따르는 명칭이다. 총체적인 원리이고, 인간활동의 규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 보인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자산의 정책은 큰 가문을 안정시키는 것을 취했다. 권세가들이 날뛰지 못하게 그 사람들의 이익을 적절한 선에서 보장을 해줬다. 그러고 나서 대중(경대부)을 안정시켰다. 그런 다음 언로를 개방하였다. 소통을 가능하도록 하여 숨을 쉬도록 하는 것. 이것이 기본적인 것이라면 이제 경제정책으로 나간다. "서울과 시골을 구분짓기, 상하의 복식을 달리하며, 전답에 경계를 짓고, 물길을 트고, 마을을 다섯집 단위로 묶는다." 결국 재산 싸움이 함부로 일어나지 않도록 쟁탈을 면하게 해준다. 이것이 핵심이다. 즉 구세를 위하여 강력한 정책을 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 국가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예를 기치로 변론을 강하고 행동은 신중하게, 비굴한 가운데 거만함이 없고, 거만한 가운데 비굴함이 드러나며, 앞뒤를 재어 오로지 이익을 도모하는 방침을 채택했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소국의 처신. 나라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산은 "그는 정나라의 현상을 유지하였을 뿐 정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지는 못하였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행동은 생각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총괄해서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자산의 생각은 그가 처해있던 상황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즉, 제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다르게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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