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상 -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
Reading_20min_20150420 :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上)-15
유가 정치 성향
유와 유가
유가의 사상적 특징
지난 주까지 전국시대 제자백가를 이야기했다. 대체로 이 책의 상권의 절반쯤 된다. 그러면 이번주부터는 유가정치사상을 하겠다. 유리가 유가의 정치사상을 말하면 대개 공자와 맹자만을 얘기하는데, 여기서는 순자와 함께 대학, 중용, 주역까지 얘기를 한다. 범위가 넒다. 그러고 나면 법가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상권이 끝난다. 도가와 여타의 것들이 하권에 들어있다.
유라라고 하면 사실 유가에 대해서는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 지부터가 논쟁점이다. 다시 말해서 일종의 표준저작이라는 것이 있지 않고 워낙 다양한 견해들이 많다. 우리가 경멸적인 의미로 유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여러가지 것들부터 시작해서 유가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도전적인 일이다.
그런데 특히나 유가는 정치사상을 중심으로 애초에 형이상학을 마련했다든가 이런 것이 아니라 정치사상을 중심으로 해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중국정치사상을 말할 때 유가에 대해서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할 수 있다. 전혀 다른 견해들이 많고, 그에 따라 학자들 간에 첨예한 대립점들도 있고, 심지어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도 있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 책이다.
일단은 기본을 갖추고 있는 책 한 권을 정해서 읽고 정리를 한 다음에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책을 읽으면서 자기가 먼저 읽은 책과 같은 점과 다른 점이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어떤 것이 주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우선은 이 유택화 교수의 책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도 좋다.
먼저 유가 정치 성향 부분이 나오는데 사마담이 육가를 논하면서 「논육가요지」라는 책에서 규정해 둔 것이 있다. "군신·부자간의 예를 나열하고, 부부·장유 간을 구별지은 것은 어떤 학파와도 바꿀 수 없었다." 이것이 유가가 내놓은 중요한 업적 중에 하나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유택화 교수는 이것을 부연해서 "통치자를 위해 계책을 모의하고, 자기 분수에 맞추어 살라고 인민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유가 정치사상의 기초이다. 유가는 어떻게 통치 질서를 공고히 할 것인가를 총체적으로 토론하는 데 치중하며, 당시 실행 가능한 정책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그래서 선진시대 유가는 현실적 정치 활동 밖에서 논다고 배척당하곤 했다." 다시 말해서 이념적인 논의가 강하다. 묵가는 그래서 몹시 못마땅해한다. 나쁜 측면에서 말하자면 말만 앞세우고 이상적인 얘기만하는 것, 그런 것을 우리는 '선비질'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정치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이념적인 측면이 있기 마련이고, 이상적인 것에 대한 추구가 있다. 그것이 없으면 현실의 사태에서 그저 권력만을 쫓아가는 그런 방식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실행가능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과연 어떠한 이념과 목적과 통치의 근본질서를 세울 것인가에 대한 궁리없이 가면 안된다는 것이 유가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유라는 것은 어디에 기원하는가. 공자가 유가학파를 창립했는데 왜 공가라고 하지 않고 유가라고 했는가. 이미 있었다는 것이다. 정통적인 견해는 이미 유가가 있었다는 견해이다. 儒자가 수염을 기다리는 사람이 비를 기다리는 형국이다, 그래서 기우제를 무당을 가리킨다는 얘기도 있다. 일단 유택화 교수의 논의를 표준도서로 삼아 따라가보자.
전통적 견해는 공자 이전에 유가가 이미 존재했었다는 것인데 그래서 논어 옹야편을 보면 공자가 자하에게 "너는 군자유가 되어라, 소인유가 되지 말아라."라고 말한다. 유라는 말을 공자가 창조해서 쓴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유라는 말을 쓰고, 분류기준까지 마련해서 쓴다는 것이다. 그러면 원래 유는 무엇인가.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예절, 음악, 활쏘기, 승마, 글쓰기, 셈을 가르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제사가 있을 때 주례자를 도와 의식을 집행하는 역할을 했다. 자한편을 보면 ""나아가면 공경을 섬기고, 들어오면 부형을 섬긴다. 장례일을 힘써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술때문에 그르쳐서는 안된다. 나에게 더 무슨 할 일이 있겠는가"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집약해 보면 "춘추시대 중엽 이전 유는 대체로 관리집단의 구성원이었는데 나중에 차츰 사회로 흩어져 교육과 상례를 주업으로 삼았다. 공자는 이 유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공자는 유를 업으로 삼았지만 단순히 답습만 한 사람은 아니었다."
공자는 창조적인 개조를 했던 사람이다. 그게 어떤 내용이 있는가. 대체로 보아서 세가지 정도가 된다. 일종의 사립학교를 시도했다. "학생들의 각기 다른 상황에 근거하여 재능에 따라 교육을 펼쳤다"는 것이 공자의 교육방침이었다. 두번째가 중요한 부분인데,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六經(詩 書 禮 樂 易 春秋)을 편찬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공자가 논어에서 가르친 내용이 대체로 일치한다. 가르치는 내용을 만들기 위해서 서주 이래 내려오는 문헌들을 정리하고 선별하고 편찬해서 그것을 교재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체계적인 이론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예기를 보면 육경에 대한 공자의 평론이 있는데 "사람됨에 온유하고 돈후하라는 것이 시의 가르침이다. 소통하여 멀리 알라는 것이 서의 가르침이다. 폭넓고 어진 삶을 살라는 것이 악의 가르침이다. 정밀하고 미묘한 것을 잘 재어보고 헤아리라는 것이 역의 가르침이다. 공손·검약하고 엄숙·경건하라는 것이 예의 가르침이다. 사건을 잘 비유하여 말을 하라는 것이 춘추의 가르침이다." 육경에 대한 핵심적인 가르침을 한 문장으로 만들어놓았다. 이 문장을 모으면 육경에 대한 규정이 되면서 동시에 공자의 가르침에 대한 내용이 된다. 공자는 고전문헌을 편찬하고 가르쳤는데, 그 내용이 공자만의 독창적인 체계적인 이론이 되었다.
공자의 새로운 작업을 집약을 해보면 "전통문화를 자신의 생존 기반으로 삼았으며, 교사를 자신들의 직업으로 삼았다. 여기에 공자의 심오한 철학이 더하여져 한 번 탄생하자 바로 강한 생명력과 끈기를 갖게 되었다."
유가의 사상적 특징을 보면 "요·순의 말을 본따 글을 쓰고, 문·무의 제도를 모방하며, 선왕의 도를 자신의 깃발로 삼는다."는 것이 일단 한가지이다. 육예를 모범으로 삼는다. 이것은 주 이래의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것이다. 仁 義 禮 智 忠 孝 信 愛 和 中 등은 유가의 공통된 기본 개념이고 범주이다. 물론 앞에서도 인의예는 다른 학파에서도 사용했다. 그리고 공자를 宗師(종사)로 받들어서 나아가는 집단이다.
오늘은 유가 정치사상에 대한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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