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상 -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
Reading_20min_20150511 :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上)-18
中庸·大學의 修齊治平(수제치평) 사상
중용과 대학의 저자, 저술연대는 확정할 수 없다. “책의 성립연대를 맹자 이전으로 잡는 주장에 따르고자 한다… 어쩌면 子思·曾子의 작품일지도 모른다.”
송대 성리학자들은 이 두 책을 특별히 중시했다. 정호(程顥, 明道), 정이(程頤, 伊川)는 대학을 중시했고, 朱熹(주희)도 중용을 중시하여 논어, 맹자와 함께 四書로 만들었다.
두 책의 기본 논지
– 공자는 성현이 도덕으로 나라를 다스릴 것을 주장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道德治國이다. 대학 중용은 이것을 급진화하였다. 정치에서 개인의 도덕과 품격을 더욱 강조한 것이다.
“제 몸이 잘 닦여진 뒤라야 집안의 질서가 잡히고, 집안의 질서가 잡힌 후라야 나라가 다스려지며, 나라가 다스려진 뒤라야 천하가 태평하다. 身修而後家齊 家齊而後國治 國治而後天下平(신수이후가제 가제이후국치 국치이후천하평)”(大學, 2)
수신의 도
“내면을 향한[內向(내향)] 공부를 기본으로 한다.” 내향은 본성을 따르고[順性] 마음을 참되게[誠心] 함이다.
“천명을 본성이라 하고, 그 성을 이끄는 것을 도라 하고, 그 도에 따르는 것을 가르침이라 한다.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教(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中庸, 1)
어떻게 해야 성을 이끌 수 있는가, 즉 率性(솔성)의 방법론은 무엇인가. 그것은 지극히 참됨[至誠(지성)]이다. 이 참됨은 성인만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양과 학습 등의 후천적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이를 ‘참되게 하는 것[誠之者(성지자)]’이라 한다. “참되게 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 誠之者 人之道也(성지자 인지도야)”(中庸, 22)
내면에서 객관으로 나아감.
“참되지 않으면 사물이 없다. 不誠無物(불성무물)”(中庸, 26): 물은 참됨의 파생물이다. 참되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 성취할 수 없다.
수제치평
– 기, 가, 국, 천하는 일종의 서열관계이고, 이것을 孝를 매개로 하여 “내재적 통일성”을 갖는다.
– 수신은 출발점이자 중심고리이다.
– “치국의 근본은 사람에 있으며, 제도와 법률 같은 정치실체가 아니라고 여겼다… 人治를 주장하고 법제에 반대한다.”
– “몸을 잘 닦은 사람만이 덕과 재화의 관계를 잘 처리할 수 있다.”
“도덕적 인물이 지적 성취와 결부되지 않으면 길들여진 백성을 만들어 낼 뿐, 절대로 역사를 전진시키는 적극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길들여진 백성이야말로 군주전제를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군중적 기초이다.”
오늘은 윤리중심의 정치사상의 셋째 항목인 中庸·大學에 나타난 修齊治平(수제치평)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수제치평이라는 것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줄여서 하는 말이다. 자신의 몸을 닦고 집안을 평안하게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한다는 것. 지난 번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이 내용들은 사실 성리학에서 강조되는 부분이다. 정호와 정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상.
그러면 중용과 대학의 일반적인 얘기를 해보면 예기에 들어있던 텍스트이다. 예기는 유가학자들의 논문을 모아서 편집한 책이다. 중용과 대학은 저자, 저술연대는 확정할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책의 성립연대를 맹자 이전으로 잡는 주장에 따르고자 한다. 어쩌면 子思·曾子의 작품일지도 모른다." 중용과 대학이 하나의 유가 텍스트로 받아들여졌고, 그것이 분명하게 하나의 현실적인 영향력을 가진 그런 사상들을 만들어 내었기 때문에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중용과 대학의 기본적인 논지는 공자의 도덕치국 사상을 좀더 급진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공자의 정치사상의 핵심은 정치를 도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道德治國이다. 대학 중용은 이것을 급진화하였다. 어떻게 급진화했는가. 정치에서 개인의 도덕과 품격을 더욱 강조한 것이다. 다시말해서 수제치평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것을 극단적으로 말해보면 수신만 되면 만사 오케이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특히 정호, 정이는 대학을 중시했고, 朱熹(주희)도 중용을 중시했는데 예기 안에 있던 중용과 대학을 빼내어서 사서 중 하나로 만들었다.
그래서 중용 20장에 나오는 말인 "제 몸이 잘 닦여진 뒤라야 집안의 질서가 잡히고, 집안의 질서가 잡힌 후라야 나라가 다스려지며, 나라가 다스려진 뒤라야 천하가 태평하다."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것. 중요한 것은 출발점으로서의 수신이라고 하는 것, 이것을 염두에 두고 개인의 도덕을 극단으로 밀고나면 성리학 이데올로기에 의해 다스리는 국가가 된다.
그리고 내향에 이르면 완성이 되는 것인데, 내면에서 객관으로 나아간다. "참되지 않으면 사물이 없다."라는 아주 극단적인 내향주의가 나온다. 일종의 신비주의적인 형태를 보이는 것. 이런 내향주의에 근거한 정치이념이 바로 수제치평인데 이 수제치평을 꿰는 하나의 이념이 효이다. 이게 기, 가, 국, 천하는 일종의 서열관계이고, 이것을 孝를 매개로 하여 "내재적 통일성"을 갖게 된다. 수신은 출발점이자 중심고리이고, 그에 따라 당연히 "치국의 근본은 사람에 있으며, 제도와 법률 같은 정치실체가 아니라고 여겼다. 그래서 인치를 주장하고 법제에 반대한다. 그리고 심지어 몸을 잘 닦은 사람만이 덕과 재화의 관계를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것은 과연 무엇인가. 공자의 인치사상을 발전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집정자들이 모범을 보이라고 한 것은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군주전제정이라는 상황에서는 군주에게 행위의 표준을 요구한 것이고, 그것이 군주의 제약이 될 수도 있고 비판의 근거도 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가게 되면 국가라고 하는 것이 도덕적 개인이 아무리 많이 모여있어도 국가가 도덕국가가 될 수는 없다. 국가라는 것은 도덕적 국가가 될 수 없다. 국가라는 것은 개인의 총합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현실적인 영향과 결부되지 않은 상태로 도덕적 인물과 강조하게 되면 길들여진 백성을 만들어 낼 뿐, 절대로 역사를 전진시키는 적극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사실 길들여진 백성이야말로 군주전제를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군중적 기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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