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78 소식蘇軾(東坡), 정통론正統論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912-078 소식蘇軾(東坡), 정통론正統論

“정은 올바름으로써 천하의 부정을 바르게 하는 것이요, 통은 하나가 아닌 것을 합하는 것이다. 正者 所以正天下之不正也 統者 所以合天下之不一也”







정통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대체로 전통적인 방식을 지키는 것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글자 그대로만 보면 바른 계통이라는 뜻이다. 사실 바르다는 것은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르다. 악의 무리들도 나름대로 정통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통은 비정통과의 구분하기 위해서도 쓰인다. 특정 집단에서 스스로를 정통이라 칭하고 그것에 부합되지 않는 무리들을 비정통으로 몰아서 제거하는데 이 용어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정통은 전통이나 올바름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편가르기를 위한 말이 될 뿐이다. 


중국에서는 이 정통이라는 말을 두고 정말 많이 많았다. 오늘은 중국의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소식, 소동파가 제시한 정통에 관한 논의를 소개하려고 한다. 소동파는 적벽부라는 산문이 유명한데 이 산문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시인이자 문장가로만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는 학자로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다. 소통파가 남긴 정통론이라는 글의 한 구절을 읽어보겠다. "정은 올바름으로써 천하의 부정을 바르게 하는 것이요, 통은 하나가 아닌 것을 합하는 것이다. 正者 所以正天下之不正也 統者 所以合天下之不一也" 소통파에 따르면 정은 도덕적 기준인 올바름이다. 그리고 통은 공간을 서로 합하는 것을 말한다. 정은 올바름이니 그런 올바름을 가지고 천하의 부정을 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정통이 되려면 일단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 앞서서 악의 무리들도 정통을 자임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사이비 정통일 뿐이다. 정통이라는 것은 반드시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적 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리고 정통은 분열을 일삼아서는 안된다. 도덕적 기준을 앞에 놓고 그것에 부합하는 것들을 합하는 것이 정통이 하는 일이다. 중국에서는 통치자의 정통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왔다. 도덕적인 올바름과 의견의 합치 그리고 공간의 통일, 이 모든 것이 충족될 때 통치자의 정통성이 확보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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