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 10점
스티븐 호킹 지음, 배지은 옮김/까치


서문 / 에디 레드메인

서론 / 킵 S. 손


왜 우리는 거대한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1. 신은 존재하는가?

2.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3. 우주에는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4.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5. 블랙홀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6. 시간여행은 가능한가?

7.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8. 우리는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어야 하는가?

9. 인공지능은 우리를 능가할 것인가?

10.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


후기 / 루시 호킹

감사의 글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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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은 존재하는가?

62 나는 우주가 과학의 법칙에 따라서 무(無)에서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과학의 근간이 되는 기본 가정은 과학적 결정론이다. 일단 우주의 초기 상태가 주어지면, 이후의 그 진화는 과학의 법칙이 결정한다. 이 법칙은 신이 결정한 것일 수도, 그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신은 법칙에 간섭하거나 법칙을 갤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법칙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신에게 남는 것은 우주의 초기 상태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뿐인데, 이 초기 상태마저도 지배하는 법칙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신은 애초에 아무런 자유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74 내게 신앙이 있느냐고? 우리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믿을 자유가 있다. 그리고 내가 볼 때 가장 단순한 설명은 신은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고 누구도 우리의 운명을 지시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서 나는 천국도, 사후세계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오한 깨달음을 얻었다.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단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믿을 만한 증거도 없거니와, 우리가 과학을 통해서 알게 된 모든 것과 정면으로 맞선다. 나는 인간이 죽으면 먼지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 안에, 우리의 영향력 안에,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유전자 안에는 지각이 있다. 우리는 이 지각을 가지고 우주의 위대한 설계를 감상할 수 있는 한 번 뿐인 삶을 살고 있으며, 나는 이를 대단히 감사히 여긴다.


2.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84 우주 팽창에 대한 발견은 20세기의 위대한 지적 혁명 중 하나이다. 이 사실은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우주의 기원에 대한 논의들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만일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면, 과거에는 서로 더 가까웠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팽창 속도로부터 거슬러 계산해보면, 대략 100억 -150억 년 전에는 은하들이 서로 매우 밀접하게 붙어 있었다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따라서 그때에는 모든 것이 공간 안의 한 점에 모여 있었으며, 그때부터 우주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101 10년 후인 2003년, 더블유맵 위성이 첫 번째로 내놓은 결과를 통해서 우주론은 정밀과학이 되었다. WMAP 위성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온도 지도를 만든 것이다. 이 지도는 우주의 현재 나이의 100분의 1 정도 되는 순간이 기록된 일종의 우주의 스냅 사진 같은 것이다. 우리가 보는 불규칙성들은 인플레이션에 의해서 예측된 것이며, 우주의 일부 지역이 다른 곳보다 밀도가 아주 약간 높았음을 의미한다. 이 약간 더 높은 밀도의 중력으로 인해서 그 부분의 팽창 속도가 느려졌고, 결국 수축해서 은하와 별이 생성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마이크로파 배경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보자. 이 지도는 우주 안의 모든 구조에 대한 청사진이다. 우리는 초기 우주의 양자요동의 산물이다. 신은 진짜로 주사위 놀이를 하는 것이다.


104 지금까지 나는 우주의 기원, 미래, 그리고 우주의 본질에 관해서 설명해보려고 노력했다. 과거의 우주는 작고 빽빽해서 서두에서 말했던 호두 껍질과 비슷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 호두는 실제 시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암호화한다. 그러니까 햄릿은 옳았다. 우리는 호두 껍질 안에 묶여 있으면서도 무한한 우주의 왕이라고 자처할 수 있다.


3. 우주에는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128 나는 네 번째 가능성을 좋아한다. 저 바깥에 다른 형태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간과했다는 것이다. 2015 년에 나는 브레이크스루 리슨 이니셔티브스 프로젝트의 출범에 관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파 관측을 통해서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프로젝트이며, 이를 위해서 최첨단 장비와 넉넉한 후원금 그리고 수천 시간의 전파망원경 사용시간을 할당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구 너머 문명의 증거를 찾는 목적으로는 가장 거대한 규모의 과학적 탐사 프로그램이다. 브레이크스루 메시지는 발달된 문명이 읽을 수 있는 메시지를 개발하는 국제적인 경쟁 대회이다. 그러나 외계의 메시지를 받더라도 답장을 하기 전에 우리가 조금 더 발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재의 우리 수준을 감안할 때 우리보다 더 진화한 문명을 만나는 것은 미국 원주민이 콜럼버스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一 그리고 원주민들 자신들도 그들이 콜럼버스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을 것 같지는 않다.


4.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143 요약하자면, 리플라스가 제안한 고전적 견해에서는 어느 시점의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알면 입자의 미래의 행동이 완벽하게 결정되었다. 이 견해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둘 다 정확히 알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세상에 나오면서 수정되어야 했다. 그러나 위치와 속도의 조합의 형태로는 여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블랙홀을 고려하면 어쩌면 이 제한된 예측 가능성마저도 사라질 수도 있다.


5. 블랙홀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167 블랙홀에서 무엇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우리 주위에 블랙홀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이것은 원리의 문제이다. 만일 블랙홀에서 결정론이, 우주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다면 다른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 진공의 요동으로서 가상 블랙홀이 나타나서 그 블랙홀이 입자들을 흡수했다가 엉뚱한 것을 방출하고 다시 진공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더 최악인 것은, 만일 결정론이 무너진다면 과거의 역사도 확신할 수 없게 되리라는 것이다. 역사책의 내용과 우리의 기억 모두가 그저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것은 우리의 과거이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정체성을 잃게 된다.


6. 시간여행은 가능한가?

194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허용될 만큼 시공간이 충분히 휘어지면 가상입자들은 거의 실재 입자가 되어 닫힌 궤도를 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가상입자의 밀도와 에너지는 대단히 커진다. 이것은 이 역사의 확률이 매우 낮음을 뜻한다. 따라서 연대기 보호 작용이 작동하면서 역사학자들을 위해서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시공간의 휨 문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M이론으로 알려진 끈 이론의 통합 버전은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의 통합에 대해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희망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시공간은 우리가 경험하는 4차원이 아니라 11 차원을 가진다고 한다.


7.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216 인간의 DNA는 지난 1만 년 동안 상대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1,000년 안에 DNA를 완전히 새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 대상의 유전공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경제적 이유로 동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공학이 허용될 텐데, 누군가는 분명히 그것을 인간에게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우리가 전체주의 세계의 질서 안에서 살지 않는 한,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개량된 인간을 설계할 것이다.


217 그러나 컴퓨터는 대체적으로 속도와 복잡도가 18 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따른다. 이런 지수함수적 발전은 분명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으며, 실제로 컴퓨터의 발전 속도는 이미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와 비슷한 복잡도를 가지게 될 때까지는 개발 속도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진정한 지능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컴퓨터는 절대 지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대단히 복잡한 화학적 분자가 인간 내부에서 인간을 지적인 존재로 만들도록 작동할 수 있다면, 그와 똑같이 복잡한 전자 회로도 컴퓨터 안에서 컴퓨터를 지적인 개체로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적인 존재가 된 컴퓨터는 훨씬 더 복잡하고 높은 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8. 우리는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어야 하는가?

238 결국 나는 다시 아인슈타인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알파 센타우리 계에서 행성을 발견한다면, 빛의 속도의 5분의 1만큼의 속도로 움직이는 카메라가 찍은 사진은 특수상대성이론의 효과 때문에 살짝 일그러져 있을 수 있다. 이런 효과를 보여줄 만큼 빠르게 날아가는 우주선은 아마 인류 최초의 사건이 될 것이다. 서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이 미션 전체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론이다. 이 이론이 없었다면 레이저도 없었을 것이고, 로켓 유도, 빛의 속도의 5분의 1 속도에서의 이미지 촬영과 25조 마일 이상의 거리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계산을 수행할 능력도 없었을 것이다.


239 인류는 약 200만 년 동안 독립된 종으로서 존재해왔다. 문명은 대략 1 만 년 전에 시작되었고 그 발전 속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만일 인류가 앞으로 100만 년 동안 더 생존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이전에 그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곳에 대한 대담한 탐험에 달려 있을 것이다. 나는 최선을 소망한다. 그래야 한다. 우리에게는 다른 조건이 없다.


9. 인공지능은 우리를 능가할 것인가?

258 우리와 다음 세대에게는 과학을 기초 단계부터 온전히 연구할 기회와 결의를 다짐으로써 우리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온 인류를 위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AI의 미래에 대한 이론적 토론을 넘어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 철저히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수용할 수 있는 것이나 예측 가능한 것의 경계를 밀어붙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더 큰 생각을 품을 능력도 있다. 우리는 멋진 신세계의 문턱 위에 서 있다. 그 곳에서의 삶은 흥미진진할 것이고, 어쩌면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개척자들이다.


276 우리는 과학적 노력과 기술적 혁신을 통해서 더 넓은 우주를 바라보아야 하고, 그와 동시에 지구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궁극적으로는 다른 행성에 인류의 거주지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낙관한다. 우리는 지구를 초월하여 우주 안에서 존재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이것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며, 나의 바람대로 우주에서 번성할 생명체들에게 펼쳐질 새로운 수십억 년의 시작이 될 것이다.


10.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

277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 이 다음의 위대한과학적 발견은 어디에서 찾아올지, 또는 누가 발견할 것인지는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스릴 넘치고 과학적 발견의 경이에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한다면, 새로운 아인슈타인을 발견하여 감화시킬 확률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가진 젊은이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므로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자. 눈으로 보는 것을 이해하려 하고 우주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도록 노력하자.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두어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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