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역사 고전 강의 — 31 / 제21강(2)
- 강의노트/라티오의 책들 2021-24
- 2021. 11. 8.
라티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 '라티오의 책들'을 듣고 정리한다. 라티오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에 관한 강유원 선생님의 해설녹음이다.
팟캐스트 주소: https://ratiopress.podbean.com/
⟪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제21강(2)
❧ 30년전쟁, 근대 국민 국가
“종파 분쟁으로 시작된 30년전쟁은 정치적 쟁투를 숨기고 있었고, 근대적 영토 국가 성립의 씨앗을 뿌린다. 사람들은 기독교 공화국의 신도가 아닌 근대 국가의 ‘국민’이 되어 간다. 이는 국민군이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2021.11.06 역사 고전 강의 — 31
⟪역사 고전 강의⟫ 제21강을 읽는다. 제21강부터 37강까지가 3부에 해당한다. "근대 국민국가 체제와 세기말". 근대 국민국가 체제는 대체로 17세기말을 말한다. 우리로 치면 1592년 임진왜란이 끝나고,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거쳐서 1800년에 정도 사망, 대체로 그 시기까지가 한국사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근대 국민국가 체제와 세기말"의 발문들을 보면 30년 전쟁, 근대 국가의 '국민', 22강으로 가면 과학과 기술, 사회적 권위의 자리, 23강은 계몽주의자들, '이성의 시대', 낙관적 진보주의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 시기를 보면 진보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사실 바로 그 이전 시대, 그러니까 중세라는 시대, 지난 번에 《옥스퍼드 세계사》 7장을 설명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321페이지를 보면 "기원후 175년에 유라시아 서부는 세계 최대 조직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선두 자리를 1000년 넘게 지켜온 터였지만, 그후로 1350년까지 동아시아가 선두로 올라서는 동안 지중해와 중동의 최대국가들은 작아졌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벌어진 부와 권력의 이동이었지만, 현재는 그 원인에 대한 합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서 서양에서는 근대 국가와 중세 시기에 해당할 때는 동아시아가 조금 앞서 있었다고 말한다. 서양에서 중세라고 불리는 시기는 중세가 쇠퇴하고, 그 시기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뭔가 큰 발전이 있었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러면 이제 이때부터 동아시아는 쇠퇴하고, 서양에서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21강부터 읽게 되는 시기는 서양에서 동아시아보다는 앞서간다는 시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전형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르네상스 시대의 지식인들이다. 그래서 "15세기부터 20세기 중엽 사이에 교육받은 유럽인 대다수는 유라시아 서부의 발전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쉽게 이해했을 것이다. 그 시절 역사가들은 그리스·로마 시대를 영광스러운 고대로, 뒤이은 중세를 우울한(그리고 우울하게 만드는) 시대로, 중세 후기를 서양 문명이 마침내 부활한 시대로 묘사하곤 했다." 15세기부터 20세기 중엽이면 근대다. ⟪역사 고전 강의⟫ 제3부가 "근대 국민국가 체제와 세기말"인데 세기말이라는 것이 19세기 말이다. 《공산당 선언》이 1848년이고, 제4부가 "제1,2차 세계대전과 전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1900년대이니까 20세기이다. 그러면 역사책에서 서양사 책을 가리킬 때 세기말 그러면 19세기 말을 가리키니까 "15세기부터 20세기 중엽 사이에 교육받은 유럽인 대다수"은 근대에 속하는 유럽인을 말한다. 그러면 근대라는 시기에 대해서, '우리가 동아시아보다는 잘나가'하는 생각을 하게되는 시기가 근대이다.
⟪역사 고전 강의⟫ 제3부는 서양 근대세계를 다룬다. 이 시기에 대해서는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서양이 조금 앞서 나갔다. 그래서 "15세기부터 20세기 중엽 사이에 교육받은 유럽인"들은 역사가들이 역사를 이해하는 틀을 "그리스·로마 시대를 영광스러운 고대로, 뒤 이은 중세를 우울한(그리고 우울하게 만드는) 시대로, 중세 후기를 서양 문명이 마침내 부활한 시대로 묘사하곤 했다." 이게 바로 쇠망모델이다. 중세가 쇠망의 한 시대이다. 그런데 "1970년대부터 수정주의자들은 이런 '쇠망' 모델이 중세에 기독교관과 아슬람권에서 이루어 낸 문화적 성취를 가린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수정주의자들은 어떤 사람인가. 쇠망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 움베르트 에코가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를 봐도 그렇고 《중세》를 봐도 그렇다. 수정주의자들은 쇠망 모델을 수정한 사람들인데 아무리 수정을 해도 "온갖 수정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경제 발전에 관한 그래프는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부터 A.H.M 존스에 이르는 학자들이 오늘날의 통념만큼 잘못 판단했던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서 쇠망 모델을 주장한 대표적인 사람이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그들의 쇠망모델이 1970년대부터 수정주의자들이 아무리 수정을 했다해도 쇠망 모델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경제발전의 그래프를 보면 500~1000년 사이가 내려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에드워드 기번이 말한 대로 로마 제국의 종말은 "언제까지나 기억될, 그리고 지구상의 민족들이 여전히 느끼고 있는 …… 끔찍한 변혁"이었다." 변혁은 가치판단이 없는 말이다. 개혁은 고쳐서 바꾼다는 것이니까 좋게 고친다는 의미가 조금이라도 들어있지만 변혁은 변화화 혁명이 일어난 체인치의 뜻이다.
《옥스퍼드 세계사》 제7장 311 15세기부터 20세기 중엽 사이에 교육받은 유럽인 대다수는 유라시아 서부의 발전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쉽게 이해했을 것이다. 그 시절 역사가들은 그리스·로마 시대를 영광스러운 고대로, 뒤이은 중세를 우울한(그리고 우울하게 만드는) 시대로, 중세 후기를 서양 문명이 마침내 부활한 시대로 묘사하곤 했다. 1970년대부터 수정주의자들은 이런 '쇠망' 모델이 중세에 기독교관과 아슬람권에서 이루어낸 문화적 성취를 가린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온갖 수정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경제 발전에 관한 그래프는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부터 A.H.M 존스에 이르는 학자들이 오늘날의 통념만큼 잘못 판단했던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1776년에 에드워드 기번이 말한 대로 로마 제국의 종말은 "언제까지나 기억될, 그리고 지구상의 민족들이 여전히 느끼고 있는 …… 끔찍한 변혁"이었다.
《옥스퍼드 세계사》 제7장 321 기원후 175년에 유라시아 서부는 세계 최대 조직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선두 자리를 1000년 넘게 지켜온 터였지만, 그후로 1350년까지 동아시아가 선두로 올라서는 동안 지중해와 중동의 최대국가들은 작아졌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벌어진 부와 권력의 이동이었지만, 현재는 그 원인에 대한 합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 근대국민국가가 등장하는 ⟪역사 고전 강의⟫ 재3부 제21강, 망조가 아무리 들었다고 해도 새로운 시대가 등장하려면 끔찍한 굉장한 진통이 있다. 예전 시대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쉽게 물러나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어떤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 균열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묶어서 생각해야 하는데, 종교개혁이 바로 중세의 끝이면서 시작이다. 그러면 르네상스 시대를 넓게 보면 전기 르네상스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르네상스이고, 후기가 종교개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 종교개혁이라는 것에서 중세가 완전히 깨뜨려지는 것들이 나온다. 당연히 종파간의 분쟁이 시작되는 것, 그런 것이 30년 전쟁이다. 1618년에 30년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근대의 뜯겨나감이 어느정도 절정에 이르렀던 것이 1789년 프랑스혁명이다. 1618년에서 1789년 거의 200년 가까이 걸리는 것이다. 그때는 물론 사회물질적인 토대라든가, 커뮤니케이션, 교통망 이런 것들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쪽에서의 변화가 다른 쪽으로 파급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근대 국민국가 체제와 세기말"의 목차를 보면 37강, 36강, 35강이 《공산당 선언》의 설명이다. 《공산당 선언》이 근대세계를 가장 잘 집약한 선언서이다. 역사철학의 저작으로는 《공산당 선언》만한 것도 드물다. 마르크스의 텍스트 중에서 본인이 번역한 것이 《공산당 선언》과 《경제학-철학수고》인데 《경제학-철학수고》는 이 사람이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나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공산당 선언》이야말로 잘 집약된 철학책이 아닌가 한다.
21강의 발문을 읽겠다. "종파 분쟁으로 시작된 30년전쟁은 정치적 쟁투를 숨기고 있었고, 근대적 영토 국가 성립의 씨앗을 뿌린다. 사람들은 기독교 공화국의 신도가 아닌 근대 국가의 ‘국민’이 되어 간다. 이는 국민군이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30년전쟁은 종파 분쟁으로 시작되었다. 시작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서 종파 분쟁의 아주 희미한 씨앗이 나오는가. 종교개혁이다. 종교개혁이라고 하는 것과 종교개혁에 편승한 유럽의 소지방의 영주들, 신성로마제국이라고 하는 아주 느슨한 지붕아래 있던 영주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뭔가 난동을 부리고 싶은데 핑계가 없는데, 그러다보니 종파 분쟁이 등장했고, 루터는 또 그런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편승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편승한 점이 있다. 그것이 30년 전쟁의 시작인데, 그 안에는 정치적 쟁투가 숨어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정치적 쟁투는 근대적 영토 국가 성립의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시 말해서 루터에서 시작된 종교개혁은 신성로마제국이라고 하는 느슨한 지붕 아래 놓여있던 사람들에게 자기 내 영토, 내 땅에 대한 욕망을 불지르면서 동시에 확장시킨 정치적 쟁투를 촉발시켰는데 그러다보니 그 사람들은 더 나아가서 근대적 영토국가의 씨앗이 된다. 그러니까 무엇이 원인이었다가 그것의 결과가 또 다시 씨앗이 되는, 끊임없는 원인과 결과의 연쇄, 이런 것들이 30년 전쟁이라는 주제를 보면 선행하는 원인이 뒤따르는 결과로 끊임없이 맞물려가는, 그런 연쇄과정을 볼 수 있다. 시대가 급박하게 변하다보니 그 급박함이라는 것이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두드러져 나타나는데, 그게 지금 후대의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들에게 굉장히 좋은 교과서적인 시대이다. 그래서 17세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 시대에 엄청난 발전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17세기라고 하는 100년을 보면 역사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 집약적으로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사건의 연쇄들이 굉장히 명료하게 맞물리고 있기 때문에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데 (공부하기) 좋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제21강 259 종파 분쟁으로 시작된 30년전쟁은 정치적 쟁투를 숨기고 있었고, 근대적 영토 국가 성립의 씨앗을 뿌린다. 사람들은 기독교 공화국의 신도가 아닌 근대 국가의 ‘국민’이 되어 간다. 이는 국민군이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기독교 공화국의 신도가 아닌 근대 국가의 ‘국민’이 되어 간다. 이는 국민군이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독교 공화국은 respublica christiana, 기독교 공화국의 신도이고, 근대 국민이다. 오늘날에 코스모폴리탄이라고 하는 이념에 가깝게 가 있는 인간집단은 가톨릭 교회 신부들이다. 근대 국민 국가의 국민이 되는 것은 국민군에서 시작한다. 굉장히 큰 함축을 가지고 있다. 30년전쟁, 그리고 기독교 공화국의 신도가 아닌 근대 국가의 국민이라고 하는 것, 국민군이 된다고 하는 것, 이 세가지 항목을 살펴보는 것이 21강 공부의 요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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