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역사 고전 강의 — 56 / 제34강(3)

 

⟪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제34강(3)

❧ ⟪공산당 선언⟫의 드라마적 구조
부르주아계급의 등장(희극), 부르주아계급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계급의 등장(비극이면서 희극),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처참한 상황(비극),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최종적인 승리(희극)

❧ ⟪공산당 선언⟫의 시대 배경
1848년부터 1875년까지의 ‘대호황Great Boom’

 

2022.02.08 역사 고전 강의 — 56

⟪역사 고전 강의⟫, 제34강 3번째 시간이다. 지난 번에는 한 개인이 아니라 계급이 즉 인간집단이 역사의 행위자로 등장하였다. 즉 부르주아계급과 프롤레타리아계급이 역사의 행위자로 등장하였다는 부분까지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것을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등장한 계급이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왔는가, 즉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가지고 있는 역사에 관한 관점을 가장 집약해서 드러낸 문장이 ⟪공산당 선언⟫의 첫 문장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이다." 그리고 계급이 역사의 행위자로 등장해서 그들이 행위하는 공간이 어디인가, 모든 사회, 사회라고 하는 것은 국가보다도 넓은 범위이다. 사회라고 되어 있는 말, 이 문장은 그냥 인간집단, 조직화되어 있는 인간집단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어떤 방식으로 조직화하는가에 따라서 그 사회의 종류가 다르다. 다시 보완해서 설명하면 인간집단이 있다. 그런데 그 인간집단 안에서 혈연으로 이어져 있고, 그 혈연관계에 친밀함이 있건 없건 간에 어쨌든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면 가족이라고 한다. 또 이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모여서 자본을 대는 또는 자기가 자본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육체의 힘을 제공하면서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그것을 우리는 회사, 기업이라고 한다. 그것도 사회 속에 있는 하나의 인간집단이다. 가족을 조직하는 방식과 기업을 조직하는 방식은 다르다. '가족과 같은' 회사 분기기라는 말은 전혀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사회집단을 연결시켜놓은 것에 불과하다. 인간 집단 중에 하나가 그런 가족, 기업이 있고, 정치, 조직, 정당 역시 사회 속의 하나의 집단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이다." 이렇게 말했을 때 여기서 말하는 사회는 기업, 가족 또는 정치조직인 정당이 되었건 계급 투쟁의 역사, 계급 그 안에서도 항상 변함없이 작용하고 있는 행위 원리는 계급 투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역사를 보는 하나의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회 구성체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 두 개의 계급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부르주아계급과 프롤레타리아계급. 일단 드라마적인 형식을 띠고 있다고 했으니까 어떤 형식을 가지고 있는지 보겠다. 먼저 부르주아계급의 등장. "중세의 농노에서 처음으로 도시의 성 밖 시민이 생겨났고, 이러한 성 밖 시민에서 부르주아계급이 가진 최초의 요소들이 전개되었다." 중세의 농노에서 성 밖 시민, 그리고 이 시만에서 부르주아계급이 가진 최초의 요소들이 전개되었다. 처음에 말했을 때 역사적 전개 과정, 발생사적 고찰 이것이 두 사람의 고찰 방법의 특징이고 대체로 변증법적 방법이다 라고 얘기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고찰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 생겨난 것은 앞서 생겨난 것과 아주 다른 것 같지만 결국 앞서 있서 있던 것에서 생겨난 것이니까 특정한 연속성이 있다. 임계점에 이르면 그것이 변이가 된다고 얘기한다. 농노가 성 밖 시민으로 그리고 성 밖 시민이 부르주아 계급으로 전화되는 것, 전환되어서 변화하는 것, 전화 또는 전환 transformation, 폼이 바뀐다는 것이다. 폼은 겉모습만이 아니라 형상이라고 하는, 즉 에이도스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 어느 지점이 되면 즉 외부의 환경 요소가 바뀌면 여기서 두개의 요소가 작용한다. 농노라고 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농노인 것 같지만 농노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 그 농노를 둘러싼 사회의 여러가지 요소들이 둘러싸고 있는 환경, 둘러싼 형세가 바뀌게 되면 농노가 슬슬슬 변화하다가 임계점에 다다르면서 변화한다. 그렇게되면 부르주아계급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농노이면서도 성 밖 시민이면서도 또 성 밖 시민이면서도 부르주아계급이면서도 미묘하게 중첩되어 있는 순간들이 있다. 어중간한 이 여러가지의 반대되어 보이는 것, 서로 이질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중첩된 상태, 그 상태를 마르크스와 엥겔스라든가 이런 변증법론자들은 그것을 '모순'이라고 부른다. 논리학적으로 모순인 것과 실제 세계에서 모순이라고 부르는 것은 많이 다르다. 논리학적으로 모순인 것은 절대로 중간의 것이 있을 수 없는 것을 모순이라고 한다. 성 밖 시민, 농노, 부르주아 이 세가지의 요소들이 서로가 중첩되어 있는 상황들에서 어떤 것이 그 사람의 향후 성격을 결정하는가, 이것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보는 것, 그런 것이 바로 변증법적 논변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제34강 387 중세의 농노에서 처음으로 도시의 성 밖 시민이 생겨났고, 이러한 성 밖 시민에서 부르주아계급이 가진 최초의 요소들이 전개되었다. _《공산당 선언》, 1장

"부르주아계급은 역사에서 매우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여기까지가 부르주아계급의 등장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 부르주아계급의 혁명적인 행위를 통해서 자본주의 세계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면 이제 부르주아계급의 찬가가 되겠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문단이 찬가를 집약한다. 코러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공산당 선언》을 읽으면 처음에 좀 당황스럽다. 부르주아계급 찬가부터 시작하는데 이것이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그 자리에 자유로운 경쟁이 스스로에 잘 맞는 사회적 정치적 제도와 함께, 부르주아계급의 경제적 정치적 지배와 함께 들어섰다." 여기까지가 부르주아계급의 찬가이고 "부르주아계급은 중세의 신분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정치적 지배를 최종적으로 확립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지배를 확립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혁명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단계를 거쳐가는데 처음에는 사회혁명 단계가 일어난다. 사회 구성체 속에서 이러저러한 생산방식이 변화하다가 그것이 제도화되고 하나의 정치적인 제도로 확립이 되면 정치혁명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전혀 다른 종류의 체제가 성립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우리 눈 앞에서 비슷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부르주아계급이 등장했던 과정과 유사하게 프롤레타리아계급이 등장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부르주아계급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갈 무기를 버렸을 뿐만 아니라 이 무기들을 지니게 될 사람들도 낳아 놓았다━현대의 노동자, 프롤레타리아." 그러니까 부르주아계급은 자신들이 등장하는 과정이 굉장한 찬가를 지어서 해둘 만큼 놀라운 과정이었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몰락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런 지점들. 부르주아계급의 눈부신 등장이 있고 그리고 '동시에' 형편없는 또는 비참한 몰락의 과정이라는 것, 동시에라는 말을 썼는데 이게 서로 반대되는 과정이 동시에 일어난 것이다. 이런 것들, 서로 성격이 다른 것들이 중첩되어 있는 상황, 변증법적 모순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제34강 387 부르주아계급은 역사에서 매우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_《공산당 선언》, 1장

제34강 387 부르주아계급(이라는 행위자)의 혁명적인 행위를 통해서 자본주의 세계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부터는 부르주아계급에 대한 찬가, 즉 희극comedy입니다. 

제34강 387 그 자리에 자유로운 경쟁이 스스로에 잘 맞는 사회적 정치적 제도와 함께, 부르주아계급의 경제적 정치적 지배와 함께 들어섰다.  _《공산당 선언》, 1장

제34강 387 거기까지가 부르주아계급의 찬가이고 "부르주아계급은 중세의 신분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정치적 지배를 최종적으로 확립했다는 것입니다.

제34강 387 우리 눈 앞에서 비슷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_《공산당 선언》, 1장

제34강 387 그러나 부르주아계급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갈 무기를 버렸을 뿐만 아니라 이 무기들을 지니게 될 사람들도 낳아 놓았다━현대의 노동자, 프롤레타리아. _《공산당 선언》, 1장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따르면 부르주아계급은 새로운 시대의 주인으로서 등장하여 눈부신 업적을 이룩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그러한 노력 자체가 자신들의 파멸을 불러오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부르주아계급에 대한 이야기는 희극으로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납니다. 한마디로 희비극tragicomdy입니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이야기는 그것과 반대입니다. 그 이야기는 비극으로 시작해서 희극으로 끝납니다."  부르주아계급의 등장이 희극이고 그 다음에 부르주아계급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계급의 등장은 비극이면서 희극이고,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처참한 상황은 비극이지만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최종적인 승리라고 하는 희극, 이렇게 희극에서 시작해서 희극으로 끝나는데 그 희극의 주인공이 중단에 바뀐다. 이것이 《공산당 선언》의 드라마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까지 하면 드라마적 구조의 설명은 다 하는 셈이다.

제34강 387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따르면 부르주아계급은 새로운 시대의 주인으로서 등장하여 눈부신 업적을 이룩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그러한 노력 자체가 자신들의 파멸을 불러오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부르주아계급에 대한 이야기는 희극으로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납니다. 한마디로 희비극tragicomedy입니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이야기는 그것과 반대입니다. 그 이야기는 비극으로 시작해서 희극으로 끝납니다.


이제 역사적인 사실들을 참조하면서 이 책에 나오는 구조들을 살펴볼 때가 되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은 아주 당연하게도 1848년 혁명이라고 하는 시대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고도로 추상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정도로 추상화된 내용들을 여기에 담고 있다. 따라서 이 텍스트에 쓰인 한 줄의 문장은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가, 역사적으로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에서 어떤 사건을 가리키는가, 이것을 주석을 달아가면서 추적해볼 필요가 있다. "1848년 2월 24일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곧이어 3월 2일에는 남서부 독일, 3월 6일에는 바이에른, 3월 11일에는 베를린, 3월 12일에는 빈, 3월 18일에는 밀라노에서 연쇄적으로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공산당 선언》은 이러한 혁명의 영향을 받은 20대 후반의 열혈 청년들이 쓴 것입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역에서는 불같이 일어난 혁명이 사그러들었는데 이때만 해도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그러들 줄 몰랐다. 이유가 간단하다. "1848년부터 1874년가지는 유례없는 호황기였기 때문입니다. 역사가들은 이 시기를 ‘대호황Great Boom’이라고 부릅니다." 호황기에는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선 1848년부터 1874년가지는 유례없는 호황기였다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을 썼던 시기가 굉장히 빈곤한 시기였느냐, 그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노동자계급이, 노동자계급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각성했느냐. 노동자계급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숨 쉴 수도 없을 만큼 굉장히 핍박받고 괴로운 상황에 있으면 반항을 해보려고 하는, 즉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하는, 심하게 밟히면 꿈틀하지 못하는데 적당히 밟히고 있으니까 꿈틀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에는 노동자계급도 이렇게 살면 안되는 것 같은데 라고 하는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생겨나던 때이다. 즉 호황기라고 하는 것이 부르주아계급과 프롤레타리아계급 모두에게 어떤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여하튼 이때가 1848년의 시대적 배경의 그 증거로 박람회를 들 수 있는데 1851년에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박람회가 열렸고, 1855년, 1862년, 1867년 그래서 1875년에 필라델피아 박람회, 미합중국 건국 100주년을 기념한 박람회가 1875년에 열렸다. 이때가 바로 19세기 후반이다. 전세계, 자본주의 사회의 중심국가와 주변국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세계 무역량이 굉장한 정도로 증가했다. 대호황 시대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이 등장했던 시대적 배경, 그리고 드라마의 구조를 이야기했다. 

제34강 389 1848년 2월 24일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곧이어 3월 2일에는 남서부 독일, 3월 6일에는 바이에른, 3월 11일에는 베를린, 3월 12일에는 빈, 3월 18일에는 밀라노에서 연쇄적으로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공산당 선언》은 이러한 혁명의 영향을 받은 20대 후반의 열혈 청년들이 쓴 것입니다.

제34강 389 이유는 간단합니다. 1848년부터 1874년가지는 유례없는 호황기였기 때문입니다. 역사가들은 이 시기를 ‘대호황Great Boom’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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