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알안: 동방 가톨릭교회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5. 1. 6.
동방 가톨릭교회 - 한나 알안 지음, 한동일 옮김/성바오로출판사 |
머리말
동방 가톨릭교회에 대하여
1. 동방교회의 사명
1-개요
2-동방정교회와 동방 가톨릭교회
3-예법(전례), 예법 교회, 자치 교회
4-자치 교회의 개별적 독자성
5-동방교회의 구조와 통치방식인 시노드
6-특징과 특이성
2. 동방 교회의 사명
1- 스스로 자신의 유산에 대한 자기보존과 보호
2-보편교회의 일치와 친교의 증거
3-일치 차원에서 증거
4-비신자들의 대화 차원의 증거
3. 결론 : 현대 세계의 도전과 해결책
동방가톨릭교회에 대하여
13 한국 사회에서 동방교회라고 하면 대부분 동방정교회를 떠올린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교회 안에는 라틴 예법의 로마 가톨릭교회와 다양한 동방 예법으로 구성된 동방 가톨릭교회가 존재한다. 이 두 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이자 보편교회의 수위권과 주교단의 으뜸이며, 그리스도의 대리이자 세상 보편교회의 목자인 교황과 온전히 일치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왜 동방교회라고 하면 '정교회'를 떠올리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세계사 교육과 교회사 교육 때문인 것 같다. 역사적으로 1054년 동방과 서방교회가 서로를 단죄하고 파문하면서, 동서양의 교회가 나누어졌다. 이 과정에서 동방교회는 자신을 '똑바른ortos 생각doksa'이라는 의미에서 정교회Chiesa ortodossa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정통ortodossa이라는 말은 초기 일곱 차례의 세계 공의회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유보된 명칭이다.
16세기 중엽에 총대주교좌 소속의 일부 동방정교회가 동방 가톨릭교회 편입을 결의하면서 로마 가톨릭교회와 온전히 일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라틴교회와 친교를 이룬 교회는 로마교회와 일치하지 않는 비슷한 정교회와 구분하기 위해 가톨릭이라는 용어를 첨가해 동방 가톨릭교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동방 가톨릭교회라고 부른 이유는 먼저 고대 총대주교 모교회 네 곳이 지역적으로 로마를 중심으로 동쪽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동방이라고 불렀다. 후기 로마 시대 행정구역도를 보면 훨씬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후기 로마 시대 행정구역 지도에 나타나는 동서를 구분하는 굵은 점선은 비잔틴으로 대표되는 그리스문화와 이탈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라틴문화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정치적으로는 동로마와 서로마, 언어적으로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지역과 라틴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구분되었다. 그러나 비잔틴으로 대표되는 그리스문화와 이탈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라틴문화는 그리스어와 라틴어라는 언어적 차이만큼이나 문화적·종교적으로 차이가컸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문화적·종교적 경쟁과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굵은 점선을 기준으로 왼쪽을 서방교회, 라틴교회라고 불렀고, 오른쪽을 동방교회라고 부르게 되었다. 반면 가톨릭이라는 부가형용사는 동방교회지만, 베드로의 후계자와 온전한 일치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편교회의 수위권과 주교단의 으뜸이요 그리스도의 대리이며, 보편교회의 목자로서 교황을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다.
고대 총대주교 모교회가 있었던 이 지역은 예법에 따라 크게 다섯 전례로 알려졌는데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아르메니아, 칼데아와 콘스탄티노플 또는 비잔틴 전통에서 유래했다. 이 예법에 속하는 교회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라틴교회는 이들 예법의 교회에 대해 그리스도교의 모체로서 "동방교회들의 제도,전례 예법, 교회 전통, 그리스도교 생활 규범 등을 가톨릭교회는 존중한다. 존경스러운 그 오랜 교회에서는 사도들로부터 교부들을 통하여 내려온 전통이 빛나고 있다. 그 전통은 하느님께서 계시하신가를 수 없는 보편교회의 유산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이 전통의 살아 있는 증인들인 동방교회에 관심을 가진 이 거룩한 세계 공의회는 그 교회들이 번영하여 새로운 사도적 활력으로 맡겨진 임무를 완수하기를 바란다."
예법의 서방교회는 동방교회에서 전례와 영성과 교회법, 교회 전통과 수도생활을 수용하고 발전시켰기에 동방교회를 모교회로 존중하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전통과 기원, 로마 가톨릭교회와 온전한 일치로 라틴교회는 고유한 전통과 전례, 규율과 교계제도로 구별되는 동방교회를 묘사하기 위해 자치 교회Chiesa suiiuris라는 용어를 고안했다. 자치 교회란 명칭이 동방교회에 적용된 것은 다른 교회에 구조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면서 고유의 규율과 전례, 신학과 문화적 유산으로 자신의 교계제도 권위에 따라 운영되는 교회를 교회법적으로 의미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자치 정도가 어느 수준까지 이르는 것일까? 자치 교회의 총대교구 교회와 관구 대교구에서 주교 선출은 자치 교회 지역 내에서는 주교대의원회의가 직접 선출하고, 이들 지역 밖의 주교를 선출하는 것은 주교대의원회의가 3명의 후보를 제출하면 그 가운데서 주교를 임명하는 것은 사도좌 소관이다. 그래서 이들 교회를 자치 교회라고 부른다. 우리와 같은 라틴교회에서는 주교 서임권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1054년 대 교회분리 시대에도 동방교회 가운데 유일하게 로마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고 정교회에 가입하지 않아 로마 교황청에서 특별 예우를 받고 있는 마로니타 교회의 경우, 총대주교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는 레바논은 주교대의원회의가 주교들을 서임한다. 마로니타 교회라 하더라도 미국 등 외국에 있는 교회는 라틴교회와 마찬가지로 주교대의원회의가 3명의 후보를 제출하면 그 가운데 동방교회를 위한 심의회에서 적임지를 선출하고, 교황은 이를 최종적으로 추인한다.
이렇게 선출된 주교 후보자는 레바논에 있는 총대주교좌 성당에서 주교 서품식을 갖고, 본국으로 돌아가 첫 미사를 봉헌한다.
한편 자치 교회라는 개념이 형성되기 전에 공포된 1983년 교회법전 제111, 112, 535조의 예법 교회Chiesa rituale는 자치 교회Chiesa sui iuris라는 명칭으로 대체되어야 하고, 현재 그러한 작업이 교회법 해석평의회에서 준비 중이다.
오늘날 교회의 모체인 동방교회가 처한 현실은 이슬람의 확장과 오랜 박해로 중동 지역에서 소수종교 차원으로 몰락했으며,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교세조차도 이민으로 더욱 황폐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로마 가톨릭교회는 교회의 유산인 동방 가톨릭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더 큰 관심과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교황청은 전 세계적 현상인 이주와 이민으로 발생하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커다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 때문에 라틴 예법의 교회로 이주한 동방교회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는 지역교구장 주교의 중요한 사목 가운데 하나임을 천명하면서, 동방교회 신자들이 라틴교회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사목대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한다. 아울러 자기 교구 내에서 다른 예법의 신자들을 사목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주교는 동방교회 선자들의 상태와 필요에 대해 사도좌에 5년마다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사도좌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대법관이자 마로니타 교회 사법 총괄 주교인 한나 알안Hanna Alwan 훈육주교가 새 주교 교육에서 주교들을 상대로 강연한 내용이다. 동방교회에 대한 인식이 아시아 교회, 특히 한국 교회에 더 잘 알려지기를 바라는 알안 주교의 바람에 따라 우리말로 옮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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