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법률

 

플라톤의 법률 - 10점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역주/서광사

머리말 5
《법률》해제 11
우리말 번역본과 관련된 일러두기 39
원전 텍스트 읽기와 관련된 일러두기 43
《법률》목차 45
대화자들 53

●《법률》본문과 주석 57
제 1 권 ........................................................................................ 57
제 2 권 ........................................................................................ 147
제 3 권 ........................................................................................ 213
제 4 권 ........................................................................................ 295
제 5 권 ........................................................................................ 351
제 6 권 ........................................................................................ 399
제 7 권 ........................................................................................ 475
제 8 권 ........................................................................................ 565
제 9 권 ........................................................................................ 619
제 10권 ........................................................................................ 683
제 1 1권 ....................................................................................... 747
제 12권 ........................................................................................ 799

부록 867
《미노스》869
《에피노미스》897

참고문헌 943
고유 명사 색인 951
내용 색인 958

 


644a 지금의 논의는 이런 것들을 교육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이 적부터 [사람으로서의] 훌륭함(덕: aretē)과 관련된 교육, 곧 올바르게 (meta dikēs) 다스릴 줄(arkhein)도 그리고 다스림을 받을 줄(arkhesthai) 도 아는 완벽한 시민 (politēs teleos)으로 되는 것에 대한 욕구와 사랑을 갖는 자로 만드는 교육에 대한 것인 것 같으니까요. 이 논의는, 내가 보기에, 이 양육 (trophē)을 따로 떼어 내서는, 이것만을 교육(paideia) 이라 일컫고자 하되, 돈벌이나 체력과 관련된 어떤 분야 또는 그밖의 것으로서, 지성 (nous) 과 정의(올바름: dikēs)와는 상관없는, 어떤 재주를 목표로 하는 양육은 저속하고 자유민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며 전혀 교육이라 불릴 가치가 없는 것이라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명칭(onoma)을 갖고서 우리끼리 다투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하되, 방금 합의된 주장, 즉 적어도 옳게 교육받은 이들은 대체로 훌륭한 이들(agathoi) 로 된다는 주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하죠. 또한 교육은 가장 훌륭한 사람들에게 생기게 되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이기에, 교육은 어떤 경우에도 경시되어서도 아니 되고요. 혹여 교육이 잘못되어 갈 경우에도, 그건 바로 잡힐 수 있으니, 이는 모두가 일생을 통해, 할 수 있는 한 언제나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714a 우리 안에 불사성(不死性: athanasia)을 지닌 것이 있는 한, 공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도 이에 복종하며 가정들과 나라들을 경영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성(nous)의 배분(dianomē)을 법(nomos)으로 일컬으면서 말씀입니다. 그러나 만약에 쾌락과 탐욕을 험박며 이것들이 충족되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고, 끝없고 만족하지 못하는 고약한 질병으로 시달리는 혼을 가진 한 인간이나 어떤 과두체제 또는 민주체제가 나라나 어떤 개인을 다스린다면 그런 인간이 법률을 짓밟으면서 그리한다면 방금 우리가 말했듯, 아무런 구제책이 없습니다. 따라서, 클레이니아스 님, 우리는 이 설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만 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믿을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할 것인지 말입니다. 

716a 여러분! 신이야말로, 옛말도 그렇듯이, 존재하는 것들(ta onta) 모두의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을 쥐고 있어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환하면서 곧장 그 여정을 완결합니다. 한데, 그를 언제나 동반하는 것이 정의의 여신(Dikē)이니, 신성한 법(ho theios nomos)을 버리는 자들에 대해 보복하는 자로서입니다. 장차 행복하게 될 사람은 여신을 붙들고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따르지만, 자만심으로 해서 으쓱대는 자나, 재화 또는 명예로 해서, 심지어는, 젊음 및 어리석움과 함께, 몸의 외형미로 해서 의기양양한 자는 그 혼이 오만 (hybris)으로 이글거리고 있습니다. 자신은 통치자나 지도자로 다른 누구도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남들을 능히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해선데, 신을 잃고서 버림받은 것입니다. 

716b 그러면 무슨 행위가 신의 사랑을 받고 신을 따르는 것입니까? 한 가지가 있으며, 한 옛말로도 있는 것입니다. 알맞은 정도의 것(적도인 것: metrion) 일 경우에, 닮은 것에게 닮은 것이 사랑을 받을 것이로되, 알맞은 정도(적도)가 아닌 것들(ta ametra) 은 저들끼리도 또한 알맞은 정도인 것들(ta emmetra)에 대해서도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란 겁니다.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확실히 신이야말로 만물의 척도(metron) 일 것이며, 누군가가 말하듯, 어느 인 간이 그런 것보다는 아마도 훨씬 더 그럴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것한테 사랑을 받게 되는 것를 불미하게 획득고자 열망하거나, 또는 그걸 [그렇게] 획득하고도 꺼림칙해하지 않는 경우, 그 경우에 그는 선물들로 자신의 혼을 명예롭게 하고 있는 게 분명히 아닙니다. 

728b 악행에 대한 이른바 가장 큰 벌(dikē)은 거의 아무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최대의 벌은 나쁜 사람들을 닮게 되는 것인데, 그리 닮게 됨으로써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말을 피하며 이들한테서 자신을 떼어 놓게 되는 한편으로, 다른 쪽 것들과의 어울림에 따라 그것들과의 밀착을 추구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과 계속해서 사뀜으로써, 이런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서로 행하고 말하게 되어 있는 것들을 행하기도, 하며 당하게도(겪게도) 되는 건 필연적입니다. 그러니까 이 당함(겪음: pathos)은 벌이 아니라, ─ 올바른 것(정의로운 것: to dikaion)과 처벌은 선의의 것이니까, ― 응징 (timōria), 곧 불의 (adikia)에 따른 수난(pathē)입니다. 이 수난(pathē)을 당하게 된 자도, 이를 당하지 않고 있는 자도 불쌍하죠. 

746b 친애하는 분들이시여! 이 논의들을 통해서 방금 말한 것이 어느 면에서 진실을 말한 것이라는 걸 제 자신이 간과한 것으로 생각지는 마십시오. 하지만 실은 앞으로 진행될 것들의 각 경우에 있어서 가장 올바 (dikaiotaton) 것은 이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착수되어야 할 그런 것의 본(paradeigma)을 제시하는 사람은 가장 아름답고(훌륭하고) 가장 진실한 것들에 전혀 모자람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 이것들 중에서 무엇인가가 실현되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바로 이건 피하고 실천하려고도 안 하되, 나머지 것들 중에서 무엇이든 이것에 가장 가까운 것이며 또한 성격상 실천하기에 적절한 것들 중에서 이것과 가장 동류인 것, 바로 이것이 실현되도록 꾀하는 것입니다. 그는 입법자로 하여금 그 의도대로 끝을 맺도록 허용합니다. 

803b 그런데 인간사人間事야 물론 크게 고심(spoudē)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지만, 그렇더라도 진지해지지(고심하지: spoudazein)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게 행운은 아닙니다 

803c 고심할 것(진지한 유의 대상: to spoudain)에 대해서는 진지해져야 하지만, 고심할 것(진지한 유의 대상)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아야 하고, 본성상 신은 아주 복되고 고심할 대상인 반면에, 인간은, 앞서 말했듯, 신의 일종의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사실은 이게 인간의 최상의 것이 되었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모든 남녀가 바로 이 삶의 방식에 좇아 가장 훌륭한 놀이를 하면서 그렇게 일생을 보내야만 하는데, 이는 오늘날 생각되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것입니다. 

803d 오늘날 사람들은 아마도 고심(진지함, 열의)들이 놀이들을 위해서 있어야만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전쟁과 관련된 것들은, 고심할 것들(진지한 유의 대상)들로서, 평화를 위해 잘 이끌어야만 할 것이라 생각들 하니까요. 그러나 전쟁 중에는 놀이(paidia)도 자연히 그랬지만, 교육(padeia) 또한 우리에게 결코 논의 가치가 없었으며, 없고 또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적어도 우리에게 있어서는 가장 고심할 것(진지한 유의 대상)이라고 우리가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따라서 저마다 가장 오래도록 최선의 인생을 평화롭게 보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은 길입니까? [저마다] 어떤 놀이들을 하며, 제물을 바치고 노래도 하며 춤도 추면서 삶을 살아야만 할 것이니, 그럼으로써 신들이 자신에 대해 심기가 편한 상태가 되어 있도록 할 수 있게 되는 한편으로, 적들을 막아 내고 싸워서 이길 수도 있게 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어떤 것들을 노래하고 춤추게 됨으로써 이 두 가지를 이루게 할지, 그 윤곽적인 것은 언급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따라가야 할 길들이 난 것처럼, 그 시인이 이런 말을 한 것도 잘한 것이라 생각하고요. 

804b 바로 똑같은 생각을 우리가 키운 아이들도 하고서, 이미 말한 것으로 충분히 말하기도 했지만, 제물 바치는 의식들 및 합창가무들과 관련된 것들은 수호신과 신 또한 자기들에게 시사해 주게 될 것이라 믿어야만 합니다. 어느 신들에게 그리고 언제 그 각각을 각각의 신들을 위해 놀이로 하며 또한 이들이 심기가 편한 상태이게 함으로써, 그들이 천성대로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인지를 말입니다. 대개는 꼭두각시들이면서도, 조금씩은 진실에 관여하면서요. 

메길로스: 선생이시여, 선생께서는 우리 인류를 아주 얕잡아 말씀하십니다. 

아테네인: 메길로스 님, 놀라지 마시고,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신에 비추어 보고서 느낀 터라, 방금 말씀드린 걸 말한 것이니까요. 그렇더라도, 선생께서 좋다면, 우리 인류는 변변찮은 게 아니라, 뭔가 고심(진지함)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 하죠. 

960b 바로 이것들이 이처럼 이런 것들과 관련된 법규이게 합니다. 그리고서 이에 따르는 자는 벌을 받지 않게 하지만, 그 한 호법관의 지시에 불복하는 자는 모든 호법관들에 의해 이들 모두가 공통되게 그러기로 결정한 벌을 받게 합니다. 망자들과 관련해서 있게 되는 그밖의 하고많은 매장들과 매장이 거부되는 행위들, 곧 어버이 살해범들과 신전 약탈범들 그리고 이런 따위의 모든 범죄자들과 관련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되어 법률로 확립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법률 제정[작업]은 거의 끝맺게 된 셈이겠습니다. 

967d 죽게 마련인 인간들 중에서 그 누구도, 이제 말하게 되는 이 두 가지를 파악하게 되지 못하고서는, 결코 확고하게 신을 공경하게(theosebēs) 될 수가 없습니다. 즉, 혼은 출생에 관여하는 모든 것들 가운데서도 가장 연상인 것이며, 불사하는 것이고, 모든 몸들 또는 물체들을 지배한다는 겁니다. 또한 바로 이것들에 더하여, 방금 여러 차례나 말한 것으로서, 지성이 천체들에 있는 것들을 주도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는 또한 이것들에 앞서는 필수적인 학문들(anankaia mathēmata)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이것들과 [철학을 비롯한] 학예(mousa)에 있어서 공유하게 되는 것들을 함께 검토한 다음, 관습의 관행들 및 법규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이용할 것이요, 또한 의미 규정(정의: logos)을 갖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것들의 의미 규정을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평민적인 훌륭함(덕)(dēmosia aretē)들에 더해서 이것들을 갖추어 가질 수 없는 사람은 아마도 나라 전체의 통치자가 되기에는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이나, 다른 통치자들(archontes)의 조력자(hypēretēs)는 될 것입니다. 

968d 첫째로는, 나이와 배움의 능력, 기질적인 성품 그리고 습관에 의해서 수호의 성격에 적합한 사람들의 명부를 작성해야 할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다음으로는, 무엇들을 배워야만 하는지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고, 이를 찾아낸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자로 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이것들에 더해서, 그 기간들을, 곧 그 기간에 이것들 각각을 습득해야만 한다는 걸 명문화해서 말해 둔다는 것은 공연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배우는 당사자들에게는 무엇을 알맞은 때(적기)에 배우는 것인지가 불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각자의 혼 안에 그 학과목의 지식이 생기게 되기 전에는 말입니다. 물론 이것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이처럼 '말해서는 안 될 것들'(aporrhēta)로 말한다는 것은 옳게 말하는 게 아니겠으나, '미리 말하지는 말아야 할 것들'(aprorrhēta)로 말하는 것은 옳겠는데, 이는 미리 말한다고 해서(prorrhēthenta) 논의되고 있는 것들 중의 아무것도 밝히어 주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969b 우리의 이 비범한 (신적인) 회의체 (ho theios syllogos) 가 정말로 성립된다면, 친구들이시여, 이것에 나라를 넘겨 주어야만 할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오늘날의 입법자들 중의 그 누구의 경우에도 실제로 아무런 시비도 일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조금 전에 논의를 통해서 머리와 지성의 협력 관계의 어떤 상(像)을 혼성함으로써 다루었던 꿈이 실제로 거의 현실로서 실현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이 사람들이 엄격하게 선발되어, 적절하게 교육받고, 교육을 받은 다음에는 이 나라의 성채(akropolis)에 거주케 하여, 수호자들로서 완벽을 기하게 한다면 말입니다. 우리는 나라 보전의 훌륭함과 관련해서 이 정도가 된 사람들을 일찍이 우리 생애에서 보지를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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