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15) ─ 史通, 內篇 - 採撰

 

2025.02.15 δ. 사통史通(15)

유지기, ⟪사통⟫(劉知幾, 史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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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찬採撰 (사료수집의 적절성) ─ 서술의 기준과 원칙

• "내용이 많고 다양하기만 한 것을 훌륭하다 여기면서 저서를 만든다면 소인을 즐겁게 해줄 수는 있겠지만, 식견 있는 군자에게는 비웃음을 살 것이다." (무다위미務多爲美 취박위공聚博爲功 수취열설우소인雖取說設于小人 종견치우군자의終見嗤于君子矣) 

• "위수는 살아서는 그 후손이 끊겼고 죽어서는 시신이 토막 났으니, 이것은 아마도 이처럼 잘 보이지 않는 잘못이 초래한 인과응보인 듯싶다." (심기생절윤사尋其生絕胤嗣 사조부착死遭剖斲 개억음과지소치야蓋亦陰過之所致也) 

• "그러므로 역사를 저술하는 사람은, 길거리에서 듣고 말하는 사실이 사리에 어긋날 수 있으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고작자악도청도설지위리故作者惡道聽塗說之違理 가담항의지손실街談巷議之損實) 


오늘은 《사통史通》 내편에 열다섯 번째 편 채찬採撰을 읽어보겠다. 입춘이 지나서 따뜻해질 줄 알았더니 굉장히 추웠다. 이럴 때는 특별한 목적 없이 지향 없이 이런 것 하나 읽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지금 서술의 기준과 원칙, 지난번에 칭위稱謂를 했는데, 칭위稱謂는 기준과 원칙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포폄에 관한 것이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읽는 채찬採撰 ─ 사료수집의 적절성은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역사가는 물론 항간의 얘기를 가져다가 뭔가를 하니까 그런데,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뭔가를 인용하고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물론 다음 편이 재문載文인데 그런 것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문장 인용의 주의점이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보주補注, 굉장히 좋은 내용들 많다. 주석의 득실과 우열 이런 것은 정말 공부하는 사람들은 뭔가 쓸 때 해야 된다. 그다음에 인습因習, 인습의 오류와 병폐까지 하는데, 15편, 16편, 17편 다 중요하다. 

채찬採撰이라고 하는 것은 사료 수집의 적절성인데 앞에 있는 것부터 읽어보겠다. 카드는 한 장만 만들었는데, 이 안에 있는 다양한 얘기들을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공자는 나는 예전에 사관이 불확실하거나 자료가 없어서 어떤 부분을 빼놓고 기록한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역사 기록에 빠진 부분이 있기 마련이고 그런 일들이라는 게 오래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야말로 박식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 누락된 데를 보완할 수 있겠는가", 정말 그야말로 박식한 사람은 어디 있겠는가. 그저 늘 조심할 뿐이다. 아는 것만 쓰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강의할 때는 두서없이 말 해도 막상 이제 뭔가 책으로 쓴다고 할 때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그러다 보니 책은 엄숙해지기 마련이다. 말이야 흘러가는 것이지만, 물론 말도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책은 더욱이나 엄격하고 무섭다.  여기 보면 좋은 얘기들이 많아서 쭉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대개 진귀한 털가죽 옷은 수많은 여우의 겨드랑이 털로 만들었기에 따뜻한 것이고, 넓고 큰 집은 자재를 많이 모아야 구조를 이룰 수 있는 법이다." 그다음에 "좌구명左丘明이 춘추春秋의 경문에 이어 좌씨전左氏傳을 쓸 때 노나라 이외의 여러 나라 역사를 포괄했다." 그러니까 "좌우명이 노나라의 기록에만 의지하고 공자의 말만 따랐다면 어떻게 모든 것을 빠짐없이 보고 들어 이처럼 박식해질 수 있겠는가?", 빠짐없이 보고 들어, 탄견흡문彈見洽聞이라고 써놓았다. 그다음에 사마천의 사기도 국어, 전국책, 초안춘추 등 여러 자료들을 많이 모았다. 반고의 한서도 그러하다. 

저술가들이 많아져서 쓸 만한 내용이 있어서 견문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는데, 이제 문제는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제멋대로 이런 이단의 내용을 기록하고 새로운 사실을 거짓으로 보태는 것이다. "제멋대로 이단의 내용을 기록하고 새로운 사실을 거짓으로 보태는 것", 황당무계한 얘기들이다. "우임금이 계모석이라는 돌에서 태어났다든지, 이윤이 나무 뽕나무 마을에서 태어났다든지,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뗏목을 타고 은하수로 올라가 견우와 직녀를 만났다든지, 항아가 약을 훔쳐 달나라로 도망쳤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다음에 보면 후한서後漢書를 쓴 "범엽范曄이 후한後漢 시대에 대한 이전의 역사를 덜고 더하여 후한서를 편찬하면서 스스로 곧고 양심적인 역사가에게도 부끄럽지 않다고 자신했지만, 그 내용 가운데 왕교가 나무신을 타고 온 이야기는 응소의 풍속통에 나오고, 좌자가 양 울음소리를 냈다는 이야기는 갈홍의 포박자에 전해진다." 응소의 풍속통이나 갈홍의 포박자는 역사가들이 인용할 만한 책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각종 악기의 모양, 신기하고 괴이한 이야기, 습관에 관한 자료가 많아서 가치가 높다"고는 하는데 그다지 역사학자들이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을 은연 중에 얘기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앞에서 나온 위수는 북쪽의 편에 서서 남조인 동진을 더욱 더럽히고 멸시했으며, 심약이 함부로 무함한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거기에 또 자신의 무함을 추구했다." 그래서 동진의 사마예가 우금의 자식이라든가 이런 얘기, 또는 "송나라의 효문제 유준이 자기 어머니인 태후 노씨와 정을 통했다고까지 말하면서 심약을 따랐으니, 걸 임금의 학정을 돕고 남의 재앙을 기뻐하는 짓이라고 할 만하다", 걸 임금의 학정을 돕고 남의 재앙을 기뻐하는 일 따위는 군자는 하지 않는 법인데 그랬으니까 아주 안 좋은 말 하는 것이다.  

동아시아 세계에서 누군가를 비방하고 능지처참할 놈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보다 더한 게 유가적 세계관에서는 "위수가 살아서는 그 후손이 끊겼고 죽어서는 시신이 토막 났으니, 이것은 아마도 이처럼 잘 보이지 않는 잘못이 초래한 인과응보인 듯싶다." 그러니까 기생절윤사其生絕胤嗣, 후손이 끊어졌다는 말이다. 윤胤, 후손이 끊기고 그다음에 사조부착死遭剖斲, 죽어서는 조遭라고 하는 게 만날 조자인데, 무엇을 만났다 라는 것은 encounter, 당했다라는 뜻도 된다. 부剖는 쪼갤 부, 그다음에 깎을 착斲이다. 그러니까 죽어서는 이런 일을 당했다는 것이다. 쪼개지고 베어졌다는 것이니까 시신이 토막 났다는 얘기이겠다.  그러니 이 모두가 또한, 음과陰過라는 게 잘 보이지 않는 잘못이다. 

원칙은 "내용이 많고 다양하기만 한 것을 훌륭하다 여기면서 저서를 만든다면 소인을 즐겁게 해줄 수는 있겠지만, 식견 있는 군자에게는 비웃음을 살 것이다"라는 말이 된다. 무다위미務多爲美, 임무를 주어진 일이 많고 아름답게 한다는 말이, 취박위공聚博爲功, 널리 취해서 저서를 이룬다면 말, 수취열설우소인雖取說設于小人, 說은 여기서 기쁠 열로 읽는다, 소인에게 베풀어 기쁨을 얻을 수 있겠지만, 종견치우군자의終見嗤于君子矣, 식견이 있는 군자에게는 마침내 비웃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다음에 이제 자잘한 얘기들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역사를 저술하는 사람은, 길거리에서 듣고 말하는 사실이 사리에 어긋날 수 있으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고작자故作者, 길거리에서 듣고 말하는 사실이, 악도청도설지위리惡道聽塗說之違理, 사리에 어긋날 수도 있으며, 가담항의街談巷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손실損實, 사실을 덜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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