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옥스퍼드 세계사」을 듣고 정리한다.
2025.02.12 🎤 옥스퍼드 세계사 2-2
2강: 제1부 제1장. 한 적응적 종의 출현과 확산(1)
일시: 2025. 2. 12.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수원시평생학습관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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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 홍적세洪積世, Ice Age. cf.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
• 어니스트 겔너Ernest Gellner, 《쟁기, 칼, 책 The Plough, Sword, and Book》
"원시 인류는 두 번씩 살아왔다. 한 번은 자신의 살을 살았고, 다른 한 번은 오늘날 우리가 재구성한 그림 속에서 우리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다. 결정적이지 못한 증거 탓에 원시 인류는 영원히 그렇게 두 번의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 3단계 구성
수렵 채취(hunting gathering) ─ foraging forager 수렵, 채집, 약탈, 찌꺼기청소, 폭넓은 먹이획득 행동 / 농경(Agraria) / 산업사회(Industria)
• '인간혁명'. 문명에 필요한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을 조합한 사건 ─ 가장 오래된 혁명.
호모 사피엔스의 고유한 특징으로서의 사회성.
• 로빈 던바, 클라이브 갬블, 존 가울렛. 《사회성, 두뇌 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 Thinking Big: How the Evolution of Social Life Shaped the Human Mind》
• 인지 부하cognitive load: 학습이나 과제 해결과정의 working memory가 처리하는 정보의 양과 관련
• 《그루밍, 가십, 그리고 언어의 진화Grooming, Gossip and the Evolution of Language》. 뇌 용량이 큰 호미닌이 사회관계망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Grooming애 소비해야 한다. 집단이 커지만 그루밍 시간에 부담이 생기므로 의사소통 수단에 전환이 요구된다. vocal grooming에 의한 상호작용 촉진, 동시에 사회관계망의 가장 친밀한 이들을 위해 손끝 그루밍을 아껴두고 음성적으로 그루밍(의식, 춤, 음악 제작, 웃음과 울음)
1장을 보겠다. "빙하 시대에 출현한 인류, 한 적응적 종의 출현과 확산", 여기서 적응적 종이라고 했는데 적응이라고 하는 말은 조심해야 된다. 생물학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인간은 문화적으로 적응한다. 생물학적으로 뭘 하려고 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인간의 특징이다. 클라이브 갬블이라고 하는 사람이 쓴 챕터인데, 거기 보면 "어니스트 겔너"는 철학적 역사서 《쟁기, 칼,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라고 되어 있다. "원시인은 두 번씩 살아왔다. 한 번은 그 자신을 위해, 다른 한 번은 우리를 위해, 우리의 재구성 과정 안에서." 어니스트 겔너는 《민족과 민족주의》라는 책이 유명한데. 이 책은 《쟁기, 칼, 책》이라는 역사철학 책이다. 쟁기는 농사, 그러니까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농업이다. 쟁기라고 하는 건 경제적 활동이다. 인류의 역사는 일단 경제적 활동이 매일 밑바탕에 놓여 있다. 그다음에 칼은 전쟁다. 전쟁은 정치가 하는데, 정치가 혼자 할 수는 없고 조직이 있어야 한다. 칼은 정치적 조직 또는 인간 공동체를 말하는 것이고, 책은 이데올로기적인 사상과 신념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니까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적 활동 그다음에 정치적인 조직 그다음에 사상적인 어떤 활동, 이 세 가지가 역사를 구성하는 중요한 세 가지 요소라는 뜻에서 《쟁기, 칼, 책》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인간 역사의 구조라는 말이 어떤 책 제목에 들어가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실들로부터 뼈대를 추려내가지고 그것을 꿰고 있는 핵심만 잡아내려고 하는 것이 구조라는 것이다. 어니스트 겔너의 책을 여기서 인용한 이유는 일단 가오를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서 제가 쓴 박사학위 논문 서론에 첫 번째 참고문헌이 이사야 벌린의 《자유에 관한 네 논문Four Essays on Liberty》이다. 이것이 출발점이다. 어니스트 겔너를 인용한 것은 첫 번째 클라이브 갬블리라는 사람이 논의의 수준을 맞추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논의를 이 레벨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쟁기, 칼, 책》은 구체적으로 일어난 역사적인 얘기는 고생물학인데, 고생물학의 사태들을 인용하면서 단순히 그것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구조적인 얘기를 끄집어내겠다는 예고로서 이 얘기를 시작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용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 인용을 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된다.
"이 이중 생활은 깊은 역사와 현재 사이에 가로놓인 명백한 간극을 헤아리려 애쓰는 고고학자들의 관심사다. 겔너의 세계사 구조는 다른 많은 세계사 구조와 마찬가지로 세 차례 혁명, 즉 농업혁명, 도시혁명, 산업혁명에 의거했다." 농업혁명, 도시 혁명, 산업혁명 이 세 가지는 인류사를 갖다가 역사철학적으로 세계사를 구조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세 가지 혁명이다. 농업 혁명이 일단 일어났고, 신석기 농업 혁명이다, 그다음에 《길가메쉬 서사시》에 보면 우르라는 도시에 대해서 나오는 것처럼 도시혁명, 도시가 있었기 때문에 질병도 생기는 것이고, 그다음에 1870년대 산업혁명이다. 그런데 "겔너 이후 고고학자들은 약 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향후 문명에 필요한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을 종합한 사건을 가리키는 네 번째 '인간 혁명'을 추가했다."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 이 세 가지를 가능한 것이 인간 혁명이다. 인간 혁명에 네모, 5만 년 전이니까 농업혁명 이전에 일어났 것이다. 그러면 챕터 1은 인간 혁명에 관한 얘기이겠다.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은 인류가 문명을 이룩하는 데 사용한 기능이고, 가장 오래된 혁명이고, 이것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은 문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호모 사피엔스 종과 같은 종들도 직립 보행을 한다. 그런데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게 이 인간 혁명에 속하는 것이고 이것은 문화적인 혁명이다. 5만 년 전이면 구석기 시대이다.
"인류는 예술, 장식, 매장, 꾸준히 이용하는 장소, 색다른 돌과 조개 껍데기 거래 등을 통해 인간 혁명을 여봐란 듯이 선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 혁명의 구체적인 사례들이라는 것이다. "모계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기원을 가리키는 넓은 이마와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을 가리켜 흔히 '현생 인류'라고 부르지만, 이는 인류의 깊은 역사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용어다." "인류는 여전히 호미닌이었는데, 호미닌이라는 말에 네모, 호미닌은 "우리와 우리의 모든 화석 조상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그러니까 우리 인간은 호미닌에 속한다. 두 발로 걸으면 호미닌이다. 그냥 그것만 알아두면 된다. 26페이지에 제1장에서 언급하는 장소들 그림이 있다. 거기에 보면 동아프리카 지구대라고 되어 있는 데를 한번 보자.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인류의 요람이라고 알려져 있는 곳이다. 거기에서 인류가 캅카스 지역으로도 가고 알타이 지역으로도 가고,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옛날에 공부하던 세계사 책에는 이렇게 안되어 있다. 이것부터 우리가 시작을 하는 것이다. 어쨌든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시작을 해가지고 나왔다.
"고고학자들은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의 꾸러미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해명하기 시작했다."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은 인간 혁명인데, 그게 이제 문화의 출발점이다. 28페이지를 보면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떠났기 때문에 인류가 되었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난 200만 년 동안 호모속의 여러 종이 현생 인류가 되지 않은 채 아프리카를 떠났다."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지금 현재 우리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는 호모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호모 속에 속하는 종들이 떠났다. 동아프리카 지구대를 떠났을 때 그중에 하나가 우리의 조상인 것이다. 우리의 조상은 그중에서도 문화적 진화를 선택한 종이 우리의 조상이 된 것이다. 단선적인 과정을 거쳐온 것은 아니다. 호모 중에서도 우리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 이것을 현생 인류라고 한다.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많은 호모종들이 떠났는데, 우리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문화적인 진화를 했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여기는 고생물학에 관련된 부분이다.
29페이지를 보면 "다른 호미닌 집단들은 일부와 교배했지만 일부는 그럴 수 없었다. 우리의 지구적 지위는 크리스마스 할인 행사처럼 다양성을 대폭 줄인 생물학적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이었다."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진화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선택해 왔다는 얘기이다. 그다음에 "1장에서는 이 서사의 배경과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겪은 진화적 발달을 검토한다. 핵심 요인은 기후 변화의 패턴과 이 패턴이 지역의 환경과 자원에 끼칠 영향", 이것은 생태이다. 그다음 "지역의 생활 공간은 기후, 지구 궤도의 리듬, 판의 이동 등 서로 맞물리는 동인들에 마치 톱니처럼 끼워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것들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기후 순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후 순환은 위도와 경도, 고도에 따라 변화하는 태양 에너지의 생산성과 결합하고", 태양 에너지의 생산성에 밑줄,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은 태양 에너지이다. 그래서 전 지구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신앙의 형태가 태양신을 숭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재다능하고 영리한 호미닌에게 갖가지 생태적 기회를 제공한다." 그다음에 넘겨보면 그림이 하나 있다. "맨 앞에서 창을 휘두르는 남성 조상들을 재구성한 관습적인 이미지는 실상을 호도한다. 실제로는 인류와 호미닌의 여성들이 가장 좋은 먹을거리를 찾는 일을 주로 책임졌다."
인류가 생산 활동하는 데 수렵 채집(foraging) 단계가 있고 농경(Agraria) 단계가 있고 산업사회(Industria)가 있다. 이 단계로 인간은 생산 활동을 해왔다. foraging, Agraria, Industria, 이 세 가지가 인류가 그동안 먹고 살아온 방식이다. 지금도 이 세 가지를 한다. 한 단계가 끝나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그다음 단계가 누적되어 있다. 굉장히 오랫동안 역사책에서 사람들에게, 30페이지의 그림이 만들어진 여러 가지 이데올로기적인 배경이 있는 것이다. 남성 중심적인 세계관을 강화시키려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다. 30페이지를 보면 "정확히 무엇이 우리를 지구적 종으로 만들었느냐", 인간 혁명의 내용이 인지 기능, 창작 기능, 사교 기능이다. 뒤로 갈수록 앞에 것들이 요구된다. 인지 기능, 창작 기능이 있어야 사교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라고 하는 존재는, 호모 사피에스 종은 사교성을 가지고 있다. 이게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그리고 그 사교성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방이 나하고 다르다는 것을, 즉 상대방의 고유성uniqueness을 인정할 때 성립하는 것이다.
39페이지를 보면 인간의 뇌 크기가 있다. "영장류처럼 털을 다듬는다면 낮 시간의 몇 퍼센트를 써야 하는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에 비하면 플라이스토세 호모 사피엔스는 제일 많이 쓴다. 밑에 표를 보면 원숭이는 동그라미, 유인원은 네모인데 인간은 유인원들보다도 훨씬 더 털다듬기에 많은 시간을 쓴다. 무슨 말인가. 인간은 사교성이 없으면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가 없게끔 되어 있다. 모든 게 다 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인간이 뭔가 알고 창작하는 것은 다 사교적인 활동, 사회성을 위해서이다.
다시 30페이지로 와서 무엇이 우리를 지구적 종으로 만들었는가, 사교성이다. 인간 알아보기. "어떤 개체가 인간임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네 가지가 있다. 유전자, 해부학, 인공물, 그리고 지리이다." 해부학이 오랫도록 증거로 쓰였다. 현생 인류를 규정하는 데 사용할 해부학적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2. 머리뼈는 부피가 크지만 네안데르탈인보다는 크지 않으며", 그다음에 6번 보면 "유년기부터 턱 뼈에서 이융기가 나타난다." 넘겨보면 호모 사피엔스의 머리뼈가 왼쪽이고 오른쪽이 네안데르탈인인데, 결정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이융기이다. 그다음에 "생물학적 종이란 실제로 상호 교배하고 있거나 상호 교배가 가능한 자연 개체군의 집단들로서, 다른 자연 개체군의 집단들과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다." 지난번에 사회 지리학에서 우리가 배운 것처럼,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하나의 종이다. 흑인하고 백인하고 종이 다른 게 아니더. 그러니까 인종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 그다음에 "미토콘드리아 DNA를 통해 여성 조상을 추적하고 Y염색체를 통해 남성 조상을 추적"했는데, 이제 유전자 기법이다. 브라이언 사이키스의 《이브의 일곱 딸들》을 보면,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적해보니 인류의 조상은 7명의 여성으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왜 그 책이 쓰여졌는지 내막은 알겠지만 어쨌든 과학적으로 틀린 얘기는 아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여성을 통해서만 유전이 된다. 유대인들도 아버지가 유대인이냐 엄마가 유대인이냐 할 때 엄마가 유대인이냐 하는 것만을 따진다.
33페이지로 오면 우리 인간은 "유전자 중 약 4퍼센트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온 것"이라는 게 밝혀졌다. "선도적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는 이렇게 말했다." 화석에서 유전자를 분리해서 이것을 알아냈다. 스웨덴의 고인류학자인데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라는》 책이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으면 된다. 그다음에 "셋째 갈래는 고고학적 증거다." 첫 번째가 해부학이고 두 번째가 유전자 그다음에 세 번째가 고고학이다.
리처드 클라인이 만든 도표가 1의 2에 있다. "5~4만 년 전에 시작된 완전한 현대성 행동의 10가지 특징", 이 10가지만 있으면 호모 사피엔스라는 말이다. "1. 인공물 유형의 다양성과 표준화 정도 대폭 증가. 2. 시간상 인공물 변화의 속도와 공간상 인공물 다양성의 정도 급속히 증가", 인공물을 많이 만든다 그다음에 화덕 자리가 있다. 그다음에 고기잡이를 한다 하는 것들, 그다음에 오른쪽을 보면 그림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썼으면 다 현대성 행동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것은 고고학적인 증거이고 넘겨보면 표의 1의 3 "게놈: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 있고, "미토콘드리아 계통들은 아프리카의 조상 이브로부터 오늘날의 모든 여성 미토콘드리아 계통들이 유래했음을 가리킨다." 아까 말씀한 것처럼 대체로 7명의 여성으로 미토콘드리아 DNA가 추정된다고 본다. 여기는 고생물학에 관한 부분이니까 깊은 관심을 가진 분이 아니면 그렇게 열심히 읽지 않아도 된다.
이제 38페이지를 보자. 여기부터가 중요하다. "분류는 이쯤 하고"라고 되어있는데, 이런 말이 되게 중요하다. "턱과 팔다리의 비율 이외에 호모 사피엔스의 뚜렷한 특징이 있었는가? 답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핵심 요소인 큰 두뇌는 네안데르탈인들에게서도 발견되었다." 네안데르탈인들이 뇌의 크기는 우리보다 더 크다. "뇌 크기가 중요한 이유는 개체들이 속한 사회적 공동체의 크기를 추론하는 데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네안데르탈인들과 호모 사피엔스는 뇌가 컸고 어느 정도 사회 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까지였다. 그러니까 뇌가 우리 인간만큼은 커야 사회 집단을 만들 수 있다. 언어를 만들 수 있다. "침팬지의 뇌 크기는 367cc이고, 한 개체는 으례 다른 개체 57마리와 관계를 맺는다. 마카크 원숭이의 두뇌 크기는 63cc이고, 관계 맺는 다른 개체의 수는 40마리다." 그러면 침팬지는 70마리의 조직을 못 만든다. 그러려면 뇌가 커져야 한다. 뇌의 크기가 중요하다.
사회적 관계를 기억하고 유지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있다. 즉 인지 부하cognitive load라고 알려진 제약이 있다. 인지 부하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뇌의 크기에서 온다. 인지 부하라고 하는 것은 꼭 고인류학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학습 심리학에서도 많이 나온다. 뭔가를 학습을 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인지적 요구량, 즉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이라고 하는데, working memory를 잘 구동시키는 능력이 있으면 인지 부하를 잘 견딘다고 말한다. 인지 부하를 처리하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하드웨어가, 머리통의 용량이 받쳐줘야 된다. 그런데 그것이 받쳐졌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working memory이라고를 잘 작동시키지는 못한다. 인간은 적응하는 종이다. 진화라고 하는 것은 이미 끝났다고는 할 수 있는데 이제 환경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계속 어렸을 때부터 훈련이 되어야 된다. 자기 스스로 working memory이라고를 작동시켜야 하는 영역에서 안 해본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단순화된 이분법적 논리를 따라가게 되어 있다.
"인류의 진화에서 뇌 크기의 확대를 추동한 요인이 우리의 사회적 삶이라는 가정을 낳았다"고 되어 있는데, 사회적 삶 때문에 뇌가 커졌고 뇌가 커졌으니까 사회적 삶이 가능하고 이렇게 해서 공진화coevolution가 일어난다. 문화적인 사태와 인간의 생물학적인 사태가 함께 움직여 가는 것이 coevolution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뇌의 크기를 가진 한 영장류 공동체의 예상 구성 수는 150이다." 이 150이라고 하는 숫자를 로빈 던바의 이름Robin Dunbar을 따서 '덤바의 수'라고 부른다. 공동체의 수가 150명이다. 옛날에는 가설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요즘에 페이스북 등을 가져다가 알고리즘 분석을 해 보니 밝혀졌다. 로빈 던바, 클라이브 갬블, 존 가울렛 세 사람이 쓴 책이 《사회성, 두뇌 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 Thinking Big: How the Evolution of Social Life Shaped the Human Mind》이라는 책이다. 덤바의 수가 나와 있는 책이 이것이다. 인간은 아주 친밀한 집단에 속해 있는, 즉 소울 메이트가 5명이 있다. 그다음에 자기와 어울려서 사는 집단이 15명 있다. 상식적으로 볼 때 5명의 친밀 집단이 있고 그다음에 옛날에는 채집 수렵 경제이니까 수렵집단이 15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맨 밑에 긴밀한 관계 그다음에 절친한 친구 그다음에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야영 집단, 친한 친구이 50명, 그다음에 공동체가 대체로 150명으로 구성된다는 것이, 이것이 던바에서의 150명이다. 그다음에 거대 무리가 500명이고 부족이 1500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인간관계가 평생토록 150명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으로 우리의 삶의 대부분을 50명 안쪽에서 보낸다. 40페이지를 보면 "사람들의 역사, 의도, 그리고 상호 작용할 때 반응하는 방식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는 능력에 대한 가설이다." "그 이후 출현한 소셜 미디어는 던바의 예측을 확인해 주었다. 실사용자 14억 4000만 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계산한 한 사람의 평균 페이스북 친구는 130명이다."
던바의 책 중 하나 더 알아둬야 할 것은 《그루밍, 가십, 그리고 언어의 진화Grooming, Gossip and the Evolution of Language》가 있다. 그루밍 그다음에 수다 그리고 언어의 진화,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해서 생겨났느냐에 대해서 말이 굉장히 많은데 대체로 고인류학자들이 이런 것들을 밝혀내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뇌 용량이 큰 호미닌들은 사회관계망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쨌든 그루밍을 해야 된다. 그래야 상호 관계가 유지되고 사회적 관계가 유지된다. 50명을 grooming을 하는데 150명으로 넘어가면 vocal grooming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만지는 grooming이 있고, vocal grooming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이로부터 언어가 생겼을 것이라고 이 사람들이 얘기를 하는 것이다. 이제 하나의 공동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에서는 함께 노래를 부름으로써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 집단에서만 통용되는 구호를 외치고 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그러는 것들, 이런 것들이 사실은 친밀한 집단을 만들어내는, 정체성을 유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는 유럽과는 다르게 굉장히 좋은 여건에 있는 나라이다. 인간은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다양성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강조가 되면 철저하게 쪼개져 버린다. 일정한 정도로 서로 그루밍이 일어나고 공통성이 결합이 되어서 일체성도 강조되어야만 말하자면 증오가 안 생긴다. 지나치게 다양성이 강조되면 증오 범죄가 일어나기가 쉽다. 한국은 일체성이 굉장히 강한 나라이다. 파시즘은 유럽의 독특한 현상이다. 유럽 사람들은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다른 사람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인정을 안 하는 그런 고집이 있다.
40페이지를 보면 "던바의 수는 사람들의 생활 환경이나 물질문화, 기술과 관계없이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 남아 있다." "우리가 유의미한 방식으로 자주 교류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곧 일정했다." "인지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여전히 플라이스토세의 직계 조상과 무척 비슷한 조상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인간이라고 하는 종은, 클라이브 갬블이 말하는 것이 이것인데,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사회성이다. 사회성을 잘 생각을 해야 된다.
다음 주에 빙하 시대와 인류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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