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4-1 ─ 제1부 제2장. 농업 이전의 예술과 사고(1)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옥스퍼드 세계사」을 듣고 정리한다.

 

2025.02.26 🎤 옥스퍼드 세계사 4-1

4강: 제1부 제2장. 농업 이전의 예술과 사고(1)
일시: 2025. 2. 26.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수원시평생학습관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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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속 마음: 농업 이전의 예술과 사고
• 한랭기후. 광범위한 이주와 확산. 물질문화 성취 / 부피단위당 열량이 많은 사냥감
• 수렵채칩인의 음식. 동물성 지방
• 지능, 정신적 장비. 
   시냅스 발화작용. 단백질 작용 / 예측능력 증진, 고등인지 가능

   종교의 증거들, 토테미즘, 태곳적 관행 / 관습적 부호, 표의문자로 해석되는 것들

• 몇가지 유물들
  쇼베 동굴의 그림들, 야생마, 들소, 털코뿔소, 사자 / 흩뿌려진 점들, 손바닥 무늬

  황토색 평판, 조개껍데기 보석, 안료혼합물 껍데기 그릇 / 기하학적 무늬를 새긴 타조알 껍데기

• 추측 
  ⊙ 새로운 종류의 힘  ─ 추상적 사유능력 / 삶을 재현하는 예술(모방), 사냥꾼의 기억술, 마술적 · 의례적 쓰임새 
  ⊙ 영혼의 세계. 주재자로서 shaman (사자 인간, 새머리 인간)
  ⊙ 마술, 종교, 과학의 구분
  ⊙ 사회계급, 잔치와 권력, 정치적 지도자

• 종합
상징적 의사소통, 삶과 죽음의 구별, 물질적 우주 이상의 존재
내세로의 접근 가능성, 영혼 · 마나Mana, 유일신 등의 관념
기후변화가 초래한 위협을 추상적 관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 빙하시대 이후의 관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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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옥스퍼드 세계사》는 제2장 빙하 속 마음: 농경 이전의 예술과 사고 부분을 읽는다. 일단 여기에 예술과 사고라고 하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첫 시간에는 예술에 관한 얘기를 하고, 둘째 시간에는 거기에 있는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를 기본적으로 설명을 하고, 다음 시간에는 여기에 보면 기본적으로 신화에 관한 얘기가 있다. 신화와 과학, 철학, 종교, 이 네 가지의 영역이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겹치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할 것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첫 시간에는 예술에 관한 얘기를 하겠다. 아주 기본이 되는 범주들을 말할 것이니까 이것은 외워야 한다. 예술은 art라고 하는데, 라틴어 ars에서 나온 말이다. ars는 희랍어 technē라고 하는 단어에서 나왔는데, technē는 영어로 technic, 그러니까 이 단어들은 다 기본적으로 기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예술은 기술에서 시작한다 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천재가 하는 것이 예술이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예술이 아니다, 천재가 하지 않는 것은 그냥 기술에 불과하다 라는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예술가라는 개념은 15세기 이후로 생겨났고, 그전에는 예술가와 기술자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그렇게 되어 왔다. 그러니까 예술사에 대해서 또는 미술사에 대해서 내가 뭘 알고 싶다고 한다면 그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별종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일단 예술의 기원 자체가 기술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 기술에다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예술이 되는데, 인간이 거기에다 의미를 부여해서 뭔가 특이해 보이는 것으로 만들고, 어떤 특정한 계층의 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 것은 아무리 멀리 가서 잡아도 15세기 이전이 아닌데, 15세기는 르네상스 시대, 즉 quattrocento 이전을 말한다. 그러니까 항상 기술이라는 것을 생각을 해야 한다.  

기술이 탁월하면 예술인 것이다. 오늘날 특별히 어떤 것을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하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게 그리면 된다. 예술이냐 기술이냐의 논쟁이라는 것은 오늘날 AI가 발전하면서 무의미해져 버렸다. 아서 단토라고 하는 뉴욕 대학의 예술 철학을 전공하는 교수는 이제 예술은 예술가가 어떤 작품을 예술이라고 말하면 예술이고 기술이라고 하면 기술이라고 말했는데, 이제 더 이상 예술가들에게 경배를 바칠 필요도 없고 찬양을 바칠 필요도 없고 얼마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 기술과 예술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는데 조금 극단적으로 말했지만 사실이다. 그렇다면 예술은 어떤 것인가. 발터 벤야민은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에서 아우라가 있어야 된다 라고 얘기한다. 어떤 것의 딱 한 번 나타나는 것, 즉 일회적 현존이 예술이다.  그러니까 예술은 아우라가 있어야 된다. AI가 만들어내는 것은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술이 아니다.  기술적 복제가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예술 작품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오늘날의 얘기이다. 오늘날 참다운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일회적인 아우라가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다음에 미술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하고 싶다고 할 때 사이먼 샤마의 《파워 오브 아트》를 권한다. 아트라고 하는 세계는 어떤 세계를 말하는가. 제가 쓴 책 중에 《책과 세계》라는 책이 있는데,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절대 다수는 책을 읽지 않는다"라고 시작한다. 그 문장은 이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절대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그러니까 책을 읽는 자는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절대 다수와는 관계없는 사람인 것이다. 책 읽는 사람으로 들어오는 것은 극소수의 커뮤니티로 들어오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미술사는 15세기에 시작된 영역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만들어진 영역으로 들어가서 급수를 따지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파워 오브 아트》의 부제가 "예술의 힘을 증언하는 아티스트 8인의 휴먼다큐 드라마"인데, 처음에 나온 사람이 카라바조이다. 그러니까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부터 읽으면 안 된다. 곰브리치부터 읽으면 마치 예술이라고 하는 게 먼 옛날 원시시대 동굴 벽화부터 시작을 해서 차곡차곡 인류의 어떤 노력이 누적이 되어서 카라바조라든가 데이비드 호크니, 로스코 이런 사람까지 온 걸로 착각하기가 쉽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는 서양 미술사가 아니라 예술 이야기The Story of Art이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사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데 제일 잘못된 출발점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부터 공부하는 것이다. 미술은 누적된 성과가 축적되어서 오늘날 만들어진 그 영역이 아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대표적으로 건축이 있고 회화가 있고 그다음에 조각이 있다. 회화부터 시작된 게 아니라 기술이라는 것은 건축부터 시작되었다. 그다음에 조각이 있고 회화가 있다. 그다음에 예술의 끝판왕이 음악이다. 음악은 무형의 것이니까 형태가 없으니까 그렇다. 음악 미학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악기를 할 줄 알아야 할 수 있다. 미술이나 건축은 자기가 집을 짓지 못하고 그림을 그리지 못해도 공부를 할 수 있는데 음악 미학은 자기가 악기를 다룰 줄을 모르면 할 수가 없다. 화성악이라든가 대위법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알아야 듣고 감상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식별할 줄 알아야 된다. 경복궁의 건축물과 자금성의 건축물 중 어느 것이 진화적으로 더 나아갔는가 하는 것은 없다. 각 지역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다. 진화의 산물이 아니다. 미술은 역사가 없다. 그 시대에 그것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곰브리치 서양 미술'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얘기이고, 그냥 이야기, The Story of Art인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역사라고 얘기해버리면 과거의 것을 딛고서 이렇게 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일회적으로 있는 것이다. 

《파워 오브 아트》는 카라바조, 베르니니, 렘브란트, 다비드, 터너, 반 고흐, 피카소, 로스코가 나왔는데, 《몸으로 하는 공부》의 표지가 로스코 그림이다. 지금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은 카라바조 │ 교황이 사랑한 타락천사, 베르니니 │ 대리석에 온기를 불어넣은 조각가, 렘브란트 │ ‘망가진 것’이 가진 비극적인 힘, 다비드 │ 혁명보다 잔인한 아름다움, 터너 │ 폭풍을 일으키는 그림, 반 고흐 │ 뜨끈하고 땀에 젖은, 화가의 다정한 악수, 피카소 │ 예술보다 큰, 정치보다 힘센, 로스코 │ 말 없이 그저 절절한 색채와 감정의 드라마로 되어 있다. 이 책은 어떻게 시작하는가 하면 예술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잡는다. 각각의 화자들이 자신이 살아가고 있던 시대에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자기가 무엇을 드러내고자 했는가를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 보인다. 예술의 역사 속에서 어떤 훌륭함이다,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 뭘 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파워 오브 아트》를 읽으면 예술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가는 천재성의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주변에 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것만을 드러내 보인다 라고 하는 점에서 예술가라는 것을 드러내 보여주는 8명을 얘기를 한다. 

그런 다음에 예술이라는 것은 역사가 없구나, 그냥 어떤 사람이 자기의 그런 것을 드러내 보여서 나타내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읽어야 하는 것이 야콥 부르크하르트의 《치체로네: 회화편》이다. 치체로네는 로마 공화정의 정치가 키케로Cicero를 말하는데, 키케로처럼 말을 잘하는 박물관 안내자라는 뜻이다. 지금 회화편이 번역되어 있는데 이 책은 원래 조각가들부터 시작하며, 완역이 되어 있지는 않다. 이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고대 회화가 어떻고, 초기 기독교 회화와 비잔틴 회화, 로마네스크 회화, 고딕 회화, 15세기 회화, 구 네덜란드 회화와 구 독일 회화, 스테인드글라스, 16세기 회화, 매너리즘, 근대 회화, 그러니까 비슷한 시기의 비슷한 화풍들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것 역시 초기 기독교 회화와 비잔틴 회화가 발전해서 로마네스크 회화가 되었다 라는 생각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 미술에는 역사가 없다. 그냥 하나하나가 있을 뿐이다. 철학의 역사라고 하는 것도, 우리가 철학사라는 걸 배우는데, 철학사라고 하는 것은 누적적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다. 누적적으로 발전하면 오늘날에는 플라톤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치체로네: 회화편》를 읽으면서 앞서 말한 《파워 오브 아트》에서 나온 것처럼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단 한 번의 일회적 현존을 의미하는 아우라의 표현이다. 그런데 그 아우라를 표현하는 것들도 대충 비슷한 시기에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하는 게 있구나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야콥 부르크하르트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15세기 이탈리아에 대해서 아주 탁월한 연구를 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좋다.  

그다음에 존 로덴의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미술》이 있다. 《치체로네: 회화편》를 보면 초기 기독교 회화와 비잔틴 회화라고 하는 것이 고대 회화 다음으로 나온다.  사실 서양의 미술 이론은 기독교 교리를 알지 못하면 알 수가 없다. 레오나드 다빈치 그림도 그렇고 미켈란젤로도 그렇다. 서양 고대에 그려진 그림 말고는, 일단 중세 이후에 성당 벽화, 건축 이런 거들은 기독교 교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 또는 기독교와 미술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하면, 보고 감상을 할 수 있는데 그림을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보통 부르크하르트의 《치체로네: 회화편》을 읽을 때 가장 읽기 어려운 부분이 초기 기독교 회화 비잔틴 회화인데,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미술》이라고 하는 책을 읽으면 좋다. 

이렇게 읽으면 서양에서 그림이라고 하는 것은 그림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어떤 초월적인 종교적 의미, 좋은 의미에서의 교리dogma가 비잔틴 미술 안으로 들어간다. 서양 비잔틴 미술은 동로마 제국이니까 그리스 정교회인데,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다. 그 시대에 동로마 제국 지역의 사람들은 서로마 제국 지역 사람들보다 훨씬 잘 살았고 풍요로웠는데, 그림 자체가 굉장히 부티나 보인다. 서양 미술의 역사에서 하나의 도그마와 예술이 아주 최대로 풀 스케일로 충족되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도그마를 엄청난 재화와 노고를 쏟아 넣어서 미술 안으로 우겨 넣은 것이다.  이 사람들은 예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찬양을 한다고 생각했던 것인데, 이게 비잔틴 예술이다.  

이때부터 미술사라고 하는 것은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이론이라고 하는 것은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이론이 아니라 그 미술 작품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이론들을 알아야 된다는 것이다. 즉 비잔틴 예술을 해석을 하려면 그리스도교를 알아야 된다. 낭만주의 미술을 이해하려면 낭만주의를 알아야 되는 것이고,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을 알아야 되려면 고전주의를 알아야 된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에는 그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서유럽 지역에서도 뭔가 있을 것인데, 서유럽은 고딕 건축이 중세 유럽의 최고이다.  비잔틴 제국이 화려한 벽화를 남겼다면 서유럽에서는 고딕 건축이다. 그것에 관한 책이 바로 에르빈 파노프스키의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이다.  이 책을 번역한 김율 교수는 미학과를 나오고 가톨릭 신자이고, 중세 철학을 전공했는데 박사 논문이 토마스 아퀴나스 연구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스콜라 철학의 완성자이다.  고딕이라는 것은 기괴한이라는 뜻으로, 완성이 없는 끊임없이 덧붙이는 양식이다. 고딕이라는 말은 사실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어쨌든 서양 중세의 학의 완성은 스콜라 철학이고 그 스콜라 철학을 갖다가 예술 작품에다가 반영을 해야 그 작품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미술》과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을 공부를 해야 미술학, 미술의 그림 이론으로 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하면 미술학이 되는데 학이라는 말은 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이 의미는 도그마로부터 나오는데, 중세 스콜라 철학이 부여해 주는 의미, 그리스 정교회에서 부여해 주는 의미, 그 의미를 깨려면, 즉 교회가 미술에다가 부여해 주는 의미를 깨려면, 교회 정도되는 의미 체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교회 정도 되는 의미 체계가 15세기에는 없었다. 다빈치도 그림을 그리는데 최후의 만찬을 그리는 것이다. 소재가 그것 밖에 없다. 미켈란젤로도 피에타를 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양에서 최소한 천년 정도 의미를 부여해 오던 사상 체계가 그것을 깰 수 있는 의미 체계가 있어야 되는데, 바로 고대 그리스 철학이 부활이 되기 시작한다. 그것이 근대 회화 체계인데 아직까지는 정교하게 연구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바로크 시대나 이런 때 들어오면 기술만 늘어난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안료가 발전하고 새로운 안료들이 개발되니까 그림 자체의 기술이 늘어난다. 의미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낭만주의 이후이다. 의미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학은 예술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의미 체계가 어떤 것인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름다움 자체는 어떤 것인가를 연구해야 하려면, 제일 중요한 텍스트는 플라톤의 《국가》이지만, 그 이전에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라고 하는 것에 대한 입문서가 에르빈 파노프스키가 쓴 《도상해석학 연구》라는 책이다. 르네상스 미술에서의 인문주의적 주제들, 그러니까 기독교적 주제들이 아니라 인문주의적 주제들인 것이다. 이것을 읽으면 미학이라고 하는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여기서 주로 다루는 게 피렌체와 북부 이탈리아의 신플라톤주의 운동 이런 것인데, 기독교가 아닌 것들을 파노프스키가 계속 다룬다. 

다시 정리하자면 일단 그림을 볼 줄 알아야 된다. 예술 작품이라든가 건축 작품이라든가, 거 음악은 여기서 따질 수가 없고, 그런 것들은 역사적으로 축적되어서 그 이전의 성과를 딛고 후대 사람들이 이렇게 이어나가는 그런 것이 아니다. 유일하고 일회적인 예술가들이 뭔가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적 현존이다. 그것을 알아내기 위에는 《파워 오브 아트》가 좋다. 그다음에는 《치체로네: 회화편》를 읽으면 된다. 그다음에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과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미술》을 읽지 않으면 서양 미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불가능하다. 가령 비너스의 탄생이 있는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에 가면 이 작품을 왜 이 순서로 전시를 해놓았을까 하는 것들도 알아야 된다는 말이다.  그다음에 예술학을 본격적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도상해석학 연구》이다. 모든 예술 작품을 아이콘이라고 해석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골치 아파 그럴 때는 바로 《The Story of Art》 문고판을 사서 그림을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