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13) ─ 史通, 內篇 - 稱謂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5. 2. 10.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사통史通」을 듣고 정리한다.
2025.02.09 δ. 사통史通(13)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shitong-6
칭위稱謂
• 논찬論贊, 서사敍事와 관련, 즉 평가와 관련
• 공자孔子, "이름만은 다른 이에게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 (유기여명唯器與名 불가이가인不可以假人, 예기와 이름은 다른 이에게 빌려주어서는 안된다, 좌전左傳 성공成公 2년 전문편)
"반드시 이름을 밝게 바르게 할 것이다." (필야정명호必也正名乎, 논어論語, 자로子路篇)
"포폄지대체褒貶之大體"
• 사마천. 사기, 항우를 본기에 기록하고 왕이라 칭하였다. 이는 정통 왕조와 위조를 제대로 구별하지 않은 것이다. (진위막분眞僞莫分)
반고, 한서 / 범엽, 후한서. 유현劉玄을 본기에 편재하지 않았다.
• "한나라 왕조가 멸망하고 천하가 셋으로 나뉘었던 당시에 왕도王道로 따지자면 조조는 역적이고 유비가 정통이며, 그 나라의 국운으로 따지자면 위나라는 단명했고 오나라는 오래 존속했다. 다만 위나라의 위치가 중원지역이고 한나라로부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왕위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그 비중을 헤아려 위나라의 사적을 더 많이 기록한 것이다."
(당한씨운망當漢氏云亡 천하정치天下鼎峙 논왕도즉조역즉유순論王道則曹逆而劉順 어국조즉위촉이오장語國祚則魏促而吳長 단이지처함하但以地處函夏 인전정삭人傳正朔 도장혈단度長挈(絜)短 위실거다魏實居多)
• 촉의 유비, 오의 손권 어느 쪽이나 다 패업霸業을 이루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역사가가 역사서를 편찬할 때 황제의 시호를 무시하고 이름을 불러 위나라를 대했던 것과는 현격하게 차이가 났으니, 권선징악의 의미는 어디로 갔는지 의심스럽다.
(징악권선懲惡勸善 기의안귀其義安歸)
•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진晉 세대에 쓰인 것
위서魏書, 촉서蜀書, 오서吳書
위서魏書. 본기本紀에 해당하는 기紀가 있다. 생전에 황제가 되지 않았던 조조를 무제武帝라고 칭했다.
촉서蜀書. 생전에 황제를 칭했던 유비를 선주전先主傳으로, 오의 손권을 오주전吳主으로 취급
하나의 천하에 황제가 3명 있는 기묘한 사태, 위를 정통으로 인정하며 촉과 오를 신하로 취득
촉蜀을 한漢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호칭을 무시하는 것은, 후한後漢의 정통을 계승한 것이 위魏이며 진수는 당대의 왕조인 진晉이 위를 계승한 것이라는 입장
유지기의 《사통史通》에서 제14편 칭위稱謂를 읽는다. 칭위稱謂는 호칭을 이르는데, 호칭이라고 하는 것은 부르는 이름이다. 사통의 이중 구조를 오항녕 교수가 표로 만들어 놓은 바에 따르면 서술의 기준과 원칙이라고 하는 네 번째 범주의 들어가는 것이 지금 14편 칭위稱謂부터 22편 서사敍事까지이다. 이것은 공부해서 배울 수 있는, 그러니까 역사가의 세 가지 자질이 있는데 재주才가 있어야 한다, 재주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저 사람은 재주가 있어 라고 하면 그것에 대해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 재주가 좋다 나쁘다 정도이지 결국에는 학學을 통한 식識에까지 이르는 것이 노력의 영역이다. 노력만이 인간이 질책도 하고 포폄을 할 수 있는 영역이겠다. 서술의 기준과 원칙에 해당하는 것인데, 학學에 해당하는 게 그것이고, 식識에 해당하는 것이 23편부터이다. 그런데 14편 칭위稱謂는 꼭 서술의 기준과 원칙인가라는 생각도 드는데, 식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14편 앞에 보면 "유지기는 이름을 원칙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그 원칙이 뭔가를 생각해 봐야 되는데, 읽어보면 그 원칙에 대한 설명은 안 되어 있다.
"옛날부터 명칭을 정하는 방법은 한결같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가가 자신의 애정에 따라 명칭을 부여하거나, 합당한 원칙 없이 붓끝으로 마음대로 그 명칭을 빼앗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한다." 애정에 따라서 명칭을 부여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명칭을 써주고 미워하는 사람은 좋은 명칭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제왕이 천명을 받아 대를 이어 즉위했다면 세상을 뜬 후에도 공경의 칭호를 붙여야 한다는 것이 유지기의 생각이다." 여기서 이제 핵심은 이것이다. 역사가는 사실 애증이라든가 선악이라든가 이런 것이 아니라 "천명을 받아 차례로 대를 이어"라는 부분이 핵심 문제이다. 천명을 받느냐 천명을 받지 않았느냐 하는 문제가 여기에 붙어 있다. 진시황 때부터 이제 명을 받았다고 얘기를 할 수 있다. 그러니 그때부터 이어져 오는 명이 있다. 이것은 다음번에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진시황이 황제가 된 다음에 옥새를 새겼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옥새를 대대로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옥새를 탈취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천명을 받았다 라고 하는, 명을 옥새라고 하는 물건에다가 함축시켜놓은 것이다. 장제스가 타이완 섬으로 오면서 북경에 있는 박물원에서 그것을 가지고 와서 타이페이에 있는 고궁박물원에다가 보관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을 세웠기 때문에 옥새가 있으면 정통이고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정통이 아닌 그런 것을 떠나버린 지 오래되었다. 유지기는 애정에 따라서 명칭을 부여한다 라는 얘기도 하고 천명을 받았다 라는 얘기도 하는데, 이 둘에 대한 엄격한 구별을 그렇게 제대로 해놓은 것 같지는 않다. 왜 이렇게 호칭을 잘못했는가. 바로 정통역사에 대한 관점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것에 해당하는 부분만 먼저 세 문단 정도를 읽어보겠다.
칭위稱謂라고 하는 이 부분은 서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련된 것이어서 논찬論贊이나 서사敍事와 관련되어 있는, 즉 평가와 관련돼 있는 문제이다. 누구를 정통으로 삼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호칭은 되게 중요하다. 공자가 그랬다고 하는 게 좌구명左丘明의 좌전左傳 성공成公 2년 전문편에 나와있다고 한다. "이름만은 다른 이에게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름만이 아니라, 유기여명唯器與名, 예기와 이름은, 불가이가인不可以假人, 다른 이에게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 "반드시 이름을 밝게 바르게 할 것이다.", 필야정명호必也正名乎라고 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유지기도 포폄의 기본 원칙, 포폄지대체褒貶之大體라고 말하고 있다. 칭찬을 하고 비판을 하는 것의 기본이 이름이다. 그 바탕에 놓여 있는 것이라는 말이겠다.
예를 들어 사마천은 사기에서 항우를 본기本紀에 기록하고 왕이라 칭하였다. 이것은 항우를 높게 쳐준 것이다. 그런데 이 유지기는 진위막분眞僞莫分, 정통 왕조와 위조를 제대로 구별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다음에 반고의 한서나 범엽의 후한서는 유현劉玄을 본기에 편재하지 않았다. 이건 지난번에 편차編次를 다루면서 말한 바 있다.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부터 시작한 것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그러면 유현劉玄을 정통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다음에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하게 불거진 것은 진수陳壽의 삼국지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삼국지연의는 니관중이고, 진수의 삼국지 역사 책 말하는 것이다. "한나라 왕조가 멸망하고 천하가 셋으로 나뉘었던 당시에", 당한씨운망當漢氏云亡 천하정치天下鼎峙, "왕도로 따지자면 조조는 역적이고 유비가 정통이며", 논왕도즉조역즉유순論王道則曹逆而劉順, 여기서 왕도로 따진다고 했다. 논왕도論王道, 왕도를 논하자면, 조역曹逆, 조조는 역적이고, 유순劉順, 유비가 정통이며, 어국조즉위촉이오장語國祚則魏促而吳長, 말하자면 그 나라의 국조국조國祚, 임금 자리를 가지고 따져보자면, 위와 금방 망했고, 오나라는 오래 갔다. 그러면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왕조로 따지자면 조조가 역적이고 유비가 정통이라고 했다. 그런데 진수陳壽는 "위나라의 위치가 중원 지역이고 한 나라로부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왕위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인전정삭人傳正朔이라고 했다. 정통이라는 말에 다른 용어가 정삭正朔이다. 그러니까 이어받았기 때문에 "그 비중을 헤아려 위나라의 사적을 더 많이 기록한 것이다." 거기에 그 비중을 고려해야 된다. 도장혈단度長挈短, 길고 짧음을 헤아렸다. 여기에 설자로 읽을 수도 있고 계자로 읽을 수도 있는데, 挈는 설자로 읽을 수도 있고 계자로 읽을 수도 있는데, 혈絜자로 읽는다. 도장혈단度長挈短해서 人傳正朔, 정통을 이어받았다.
그다음에 촉나라, 오나라 그리고 위나라를 비교해 보면 촉나라의 유비나 오나라의 손권 어느 쪽이나 다 패업霸業을 이루었던 사람들이다. 패업을 이루었다는 것은 황제를 칭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역사가가 역사서를 편찬할 때 그 황제의 시호를 무시하고, 이제 삼국지를 쓴 진수陳壽이다, 이름을 불렀다는 것인데, 유비라고 부르고 손권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위나라를 대했던 것과는 현격하게 차이가 났으니, 권선징악의 의미는 어디로 갔는지 의심스럽다." 징악권선懲惡勸善 기의안귀其義安歸, 악을 징치하고 선을 권한다고 하는 그 뜻은 어찌 어디로 갔는가 말인가. 지금 여기서 권선징악이라고 하는 것을 이렇게 말하기는 좀 그렇다. 여기에 걸려 있는 문제는 왕도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누가 정통인가의 문제이다. 이게 중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가 보통 역사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실증적 자료를 중시하는 역사가라고 하면 세 사람 모두 황제를 칭했으니까 황제가 3명이 있는 기묘한 사태라 하더라도 다 황제라고 적어주면 된다. 그런데 진수陳壽는 위나라를 정통으로 인정을 해서 촉나라와 오나라를 신하로 취급을 했던 것이다. 진수陳壽의 삼국지三國志는 위서魏書, 촉서蜀書, 오서吳書로 되어 있는데, 위서魏書에는 본기本紀에 해당하는 기紀가 있고, 그리고 생전에 황제가 되지 않았던 조조를 무제武帝라고 칭했다. 이것은 포폄을 하는 것인데, 포폄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누구를 정통으로 보는가의 문제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통해서 알고 있다시피 유비는 생전에 자기가 한漢나라의 후손이라고 하면서 한나라의 황제를 칭했다. 그리고 공식적인 국호도 촉 지방에 있다고 해서 촉나라가 아니라 한이라고 했다. 그런데 진수陳壽는 유비는 선주전先主傳으로 하고 오의 손권을 오주전吳主傳으로, 전傳으로 이렇게 취급을 했다. 그러니 보통의 역사가라 하면 촉을 한으로 써주고 있는 그대로 써주면 되는데, 촉을 한으로 인정하지 않고 또 호칭을 무시한 것은 후한後漢이라고 하는 나라의 정통을 계승한 것이 위魏이고, 위魏라는 것을 교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역사라고 보기보다는, 정통사관이라고 하는 것을 계속 얘기하고자 하는, 그래서 중국사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의미에서의 역사라고 말하기는 곤란한 지점들이 바로 이런 것이다. 비난을 받는 지점이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가 아니라 자기네들이 생각하기에 정통을 계속 밝혀 보이는 것이 역사다. 중국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그 작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유지기의 말도 100%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 포폄이라고 하는 것을 이 지점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되어버린다. 정통이라고 하는 것은 중요한데, 고대의 역사가들이니까 그렇다고 하겠다.
그런데 왜 진수陳壽가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면 일단 정통사관이라고 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그다음에 진수陳壽가 살고 있던 당대 왕조가 진晉이다. 진나라는 자기네가 조조의 위나라를 계승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당연히 위나라를 정통으로 삼고 싶은 것이고 위나라가 후한을 이어받았다 라고 쓰고 싶은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바를 이렇게 역사에다 투사해 놓은 것이다. ought to는 아니다. 역사의 당위가 어디 있는가. 이렇게 해야 마땅하다 하는 것은 역사에 있을 수가 있고, 철학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계시를 받아서 한다 라는 것은 신학인 것이고, 사실 철학은 어떤 것이 마땅한 지를 가늠해 보는 판단해 보는 학문에 불과한 것이고, 무엇이 마땅하고 옳은 것이냐는 그 시대의 regime을 봐야 되겠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마땅하고 옳은 것은 주권자들의 뜻이다. 주권자들의 뜻은 여론조사를 통해서 하는 것이다.
오늘은 진나라의 진수에 와서 생겨났던 심각한 문제를 보았다. 이어서 진나라가 혼란에 빠져서 수도를 남쪽으로 옮기니까 5호가 화북 지역을 차지하고, 그게 5호 16국 시대가 들어가는데, 여기는 말할 수 없이 누구를 정통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주 심각하게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다음에 또 읽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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