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오: 논어를 읽다 ━ 공자와 그의 말을 공부하는 법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6. 8. 13.
논어를 읽다 -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유유 |
서문: 동양고전 읽는 법
제1장 『논어』의 연원
제2장 스승으로서의 공자
제3장 공자는 진리의 확성기가 아니었다
제4장 본래의 공자로 돌아가기
제5장 스승에게는 정답이 없었다
결론 지금 공자를 읽는 의미
역자 후기: 자공의 눈에 비친 공자
31 『논어』 의 두 가지 발음
현대 중국어에서는 보통 '論語'(논어)의 첫 번째 글자인 '論'을 2성으로 읽습니다. 이렇게 읽는 것은 동한 말, 유희의 『석명』 「석전예」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과 나눈 말을 기록한 책이다. '論'은 '倫'(륜)이니 조리가 있다는 것이고, '語'는 '敍'(서)이니 자기가 하려는 말을 서술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여, 『논어』를 '조리있게 자기가 하려는 말을 서술한 것'이라고 해석했지요. 그런데 전통적으로 4 성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한서』 「예문지」에서는 말하길,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과 당시 사람들에게 답한 말 그리고 제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자에게 들은 말이다. 당시 제자들이 각기 기록해 놓았다가 공자가 죽은 뒤, 함께 모아 의논해 편찬하였기에 『논어」라고 불렀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는 『논어」의 論의 연원을 공자가 죽은 뒤에 제자들이 기록을 모아 논의를 거쳐 한 권의 책으로 만든 데에서 찾았습니다. 이 두 가지 견해를 비교하면 4성으로 읽는 것이 2성으로 읽는 것보다 좀더 합리적인 듯 합니다. 2성으로 읽으면, 『논어」는 조리가 있으며 조리를 분명히 드러내는 책이 됩니다. 그런데 4성으로 읽으면, 『논어」는 그 이름만으로 제자들이 서로 필기한 내용을 대조하고 토론과 논쟁을 거쳐 묶어 낸 책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바꿔 말해 이 책은 한 사람의 손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므로 하나의 완전한 구조가 있을 수 없고 책의 내용에도 불가피하게 서로 충돌하고 모순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36 『논어」에는 날조의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논어」가 일찍 책이 되어 세상에 넓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누가 미처 손을 대기 전에 이미 그 주요 내용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책은 대략 기원전 5세기에 편집된 원형 그대로 입니다. 2천년 넘게 조작과 변형의 위험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한 겁니다.
41 사제 관계의 기점
역사적으로 『논어』의 선구적 의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새롭고 혁명적인 의의가 있지만 보통 무시되곤 하는 데 그것은 바로 『논어」가 그 전에는 없었던 인간 관계, 즉 사제 관계를 구현했다는 사실입니다. 『논어』가 공자의 제자들이 기록한 책이라는 것은 이미 앞에서 여러 번 거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란 무엇일까요? 이것은 공자가 처음 만들어 낸 새로운 캐릭터입니다. 공자 이전에는 스승과 제자라는 상대적인 관계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공자를 '지성선사'至聖先師 또는 '선사'先師 라고 높여 부른 것은 본래 그를 '첫 번째 스승', '가장 오래 전에 나타난 스승'으로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명확한 역사적 근거가 있습니다. 결코 그를 과대 평가하고 형식적으로 숭배해서 쓴 말이 아닙니다. 공자 이전에는 교육은 있었으되 전문적인 교사는 없었습니다. 춘추시대에 이르기까지 줄곧 귀족 교육만 있었고 귀족 교육은 귀족들의 계보 안에서 진행되었습니다.
49 먼저 예악에 나아가게 하다
우리는 『논어』를 읽으면서 공자의 가장 특별한 점이 그가 스승이었다는 사실에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는 최초의 스승이자 그 시대의 유일무이한 스승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평생 그의 가장 중요 했던 신분도 스승 이며, 이에 따라 그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공적도 모두 이 스승이라는 신분과 이어지고, 그의 제자들과 관련 됩니다.
'책 밑줄긋기 > 책 2012-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0) | 2016.08.21 |
---|---|
데카르트: 방법서설 ━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0) | 2016.08.19 |
칼 슈미트: 땅과 바다 (0) | 2016.08.16 |
마키아벨리: 군주론 (0) | 2016.08.13 |
카를로 M. 치폴라: 대포, 범선, 제국 ━ 1400~1700년, 유럽은 어떻게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0) | 2016.08.13 |
케네스 C. 데이비스: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 지리 이야기 (0) | 2016.06.28 |
조르주 뒤비: 서기 1000년과 서기 2000년 그 두려움의 흔적들 (0) | 2016.05.22 |
폴 로프: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 ━ 세계사의 맥락에서 중국을 공부하는 법 (0) | 2016.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