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41 마이클 셔머, 도덕의 궤적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723-041 마이클 셔머, 도덕의 궤적

과학과 이성은 어떻게 인류를 진리, 정의, 자유로 이끌었는가


과학이 밝혀낸 사실에 바탕을 둘 때에만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다. 물론 과학은 언제 어디서나 사실은 아니다. 달리 말해서 틀릴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더 정확한 사실이 나타나면 고쳐나갈 수 있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의 진보이다.






얼마 전 한 정치인이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개시한 적이 있다. 마이클 셔머의 《도덕의 궤적》이라는 책이다. 부제를 보면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과학과 이성은 어떻게 인류를 진리, 정의, 자유로 이끌었는가" 과학, 그 과학을 수행하는 이성, 그리고 그것이 밝혀낸 사실, 이런 것에 바탕을 둘 때에만 우리는 진리와 정의와 자유로 나아가는 뚜렷한 길을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다. 과학이 밝혀낸 사실에 바탕을 둘 때에만 우리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는 한데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실'이라는 말을 '진리'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어떤 '사실'이 주어져도 자신이 지금까지 옳다고 여겨온 것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은 '진리'가 아님 셈이고 '진리'가 되려면 '사실'보다 더 큰 뭔가 더 필요해 보인다.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던 것에 잘 들어맞는 정보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에 어긋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편향을 말한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고 있던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학계에 보고된 바도 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그 책이 몹시 마음에 들고 기분이 좋아지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을 그 책이 말하고 있다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 읽고 있는데 기분이 나빠지는 책을 읽어야 지식이 늘어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우리 편 편향이라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들을 때면 약점을 잘 찾아내고 비판을 하지만 자기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내 편이라고 간주했던 사람에게는 아주 관대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중잣대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된다. 학자들은 이러한 편향들이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습득된 것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의 뇌는 생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니 과학과 이성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이 진화의 과정에서 갖게 된 습성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인간은 사실만이 진리라는 것을 철석같이 믿으면서 살지는 않는다는 것만 기억해두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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