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53 <대학>大學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808-053 <대학>大學

“수신제가치국평천하 修身齊家治國平天下”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유가의 경전인 <대학>에 나오는 구절이다. 새삼스럽게 뜻을 밝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문장이다. 修身, 내 몸을 닦는 것이다. 齊家, 집안을 다스리는 것이다. 治國은 나라를 平天下는 세상 전부를 다스리는 것이다. 내 몸에서 시작해서 세상 전부로 나아가는 과정을 이 구절은 담고 있다. 내 몸 하나 잘 다스리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문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수신제가는 가족윤리이고, 치국평천하는 국가와 세계윤리에 해당한다. 얼핏 보기에는 이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만 분명 각각의 영역은 다른 방식과 규범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그런 까닭에 수신제가에서 치국평천하로 이어지려면 질적인 전환에 따른 이 규범의 차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왜 <대학>에서는 수신제가라는 가족윤리가 치국평천하라는 국가와 세계윤리와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이야기되고 있을까. 어떤 나라가 왕이나 귀족들의 사적인 물건, 즉 사유물로 간주되던 시대에는 그런 차이에 대해서 궁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가족윤리나 규범이 별다른 변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나라의 통치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국가라는 정치적 기구가 계약 등에 의해서 구축되고 가족과는 다른 집단들, 즉 통칭해서 사회가 생겨나면서 우리는 그 사회에 합당한 논변들이 필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이라고 하는 유가의 경전은 중국 고대사회에서 태어난 텍스트이다. 


멋진 말이 있지만 가끔은 그 말이 생겨나던 시대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와 얼마다 다른지 어떻게 다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왕정국가에서 살다가 민주공화국에서 살게 된 지가 백 년이 되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따져보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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