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스미스: 인문세계지도 ━ 지금의 세계를 움직이는 핵심 트렌드 45


인문세계지도 - 10점
댄 스미스 지음, 이재만 옮김/유유


한국어판 서문 7

머리말 9

지도에 관하여 16

감사의 말 17


1 우리는 누구인가 18

2 부와 빈곤 36

3 전쟁과 평화 56

4 권리와 존중 74

5 인류의 건강 88

6 지구의 건강 104

7 인구동태 통계 120


출처 138

찾아보기 142

옮긴이의 말 145




머리말: 역동하는 세계를 한눈에 읽는다

오늘날은 기술적?과학적?경제적?정치적 변화가 여러 수준에서 여러 형태로 끊임없이 일어나는 시대다.


오늘날에는 과학적 발견에 힘입어 기술 혁신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가 의사 소통하는 방식, 이역만리 타국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과 속도, 사업하는 방식, 자연계와 인간 뇌의 작동에 관한 이해도,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수,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의 종류 등도 덩달아 변하고 있다.


세 가지 대변화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지구라는 큰 그림 속에서 거듭 되풀이 된다. 다섯 가지 주요 쟁점과 세계 ━ 각국의 지도자, 정부, 기업, 국제 단체, 개인, 모든 사람 ━ 가 그 쟁점들에 대처하는 방식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적절하게 대처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대략 10년 주기로 일어난 세 가지 대변화가 대처 과정의 조건과 분위기를 형성할 것이다. 1980년대에는 냉전이 고착화되어 오랫동안 세계 정치를 특징지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89년 들어 불과 반년 만에 냉전을 이루던 기본 요소들이 무너졌으며, 1991년에 6개월 동안 급박하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소비에트 연방이 소멸했다. 


그 후 1990년대에는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동맹국들에게 안보라는 은혜를 베풀면서 황금기를 구가하는 듯했다. 이런 기분 좋은 가정은 2001년에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그해 9월 11일에 무장 세력이 뉴욕과 펜타곤에 테러 공격을 감행했고, 그에 맞서 미국이 광범위하고 공격적이며 궁극적으로는 자멸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황금기는지나갔다.  9?11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발리와 마드리드, 런던 등지에서 테러 공격이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만연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저변에는 다른 종류의 안도감이 아직 남아 있었다. 경제 성장과 번영은 대체로 믿을 만해 보였다. 언제나처럼 승자와 패자가 있었지만, 부유한 나라들의 국민 대부분은 살기가 제법 괜찮았고, 가난한 나라들에서도 대체로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일어난 세 번째 대변화는 그런 안도감마저 뒤흔들었다. 지속 불가능한 금융거래 패턴이 2007년과 2008년에 충격적인 신용 경색을 부채질했고, 그 당시 초래된 경기 침체와 재정 파탄의 여파는 네다섯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20년을 되돌아 보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빠르게 생겨났다가 사라지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변덕이 아니라 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지구 공동체가 직면한 다섯 가지 난관, 즉 부와 빈곤, 전쟁과 평화, 권리와 존중 그리고 인류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말이다. 


부와 빈곤

부의 심각한 불평등은 현 세계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부의 불평등은 또 다른 불평등을 양산한다. 재산 따라 교육, 건강 관리, 좋은 음식, 깨끗한 물, 위생시 적절한 주거지 등에 대한 접근성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세계 인구 중에서 하루 1달러 미만 극빈층의 비율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그 속도는 더디다. 더욱이 인류의 3 분의 1 이상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경제 성장의 혜택은 골고루 돌아가지 않거나 아예 분배되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경제 발전 모델이 지속 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21세기에 들어서 세계의 지도자들은 개발 도상국들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기 위해 새롭고도 중요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모두들 자신감에 차서, 추가 기금을 투입하고 2015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로 못을 박았다. 그 후, 서구 국가들은 새천년 개발 목표를 공식적으로 이끌며 지원해오고 있다. 그 노력들이 지난 10여 년간 얼마간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는 원조국들이 2015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10여 년간 이루어진 가장 유의미한 경제 발전과 빈곤 완화는 새천년 개발 목표에 빚진 것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 무엇보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사태의 여파로 경제 일선에서는 또 다른 변화의 축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 규모가 유럽과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는 것은 한참 전부터 인식되었다. 중국이 세계 최정상의 경제 대국 ━ 3위는 인도, 2위는 미국이다 ━ 으로 부상하리라는 것도 오래 전부터 예측되었다. 이는 중국과 인도가 3대 부국에 들어가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두 나라의 1인 국내총생산은 훨씬 낮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제 규모와 정치적 영향력은 분명 비례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미국이 2008년 사태 이후 불안하게 절뚝거리면서 회복해 나가는 한편 유럽이 일련의 위기를 맞닥뜨려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지는 사이, 중국의 영향력은 한층 더 두드러졌다. 유럽의 침체는 중국의 부상과 현저한 대비를 이루었다.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유럽연합 전체의 경제 규모는 여전히 어마 어마하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정치적 영향력은 지금껏 각 회원국의 영향력을 모두 합한 것보다 약해 보였고, 그마저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유럽 연합의 정치 지도자들이 유럽의 문제에 수개월 이상 적용 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해결책을 내놓으리라는 기대감이 없기 때문이다.


전쟁과 평화

이 세상이 평화로운 장소는 아닐지라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평화로운 적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여전히 군사비로 거액이 지출되고 무력 분쟁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이전 시대와 비교해 전쟁은 확연히 줄어 들었으며 덜 치명적이다. 냉전 종식 이후 20년 동안 평화협정이 연이어 체결되었으며, 단순히 강화를 맺기 위해서가 아니라 분쟁으로 고통받는 나라에 장기적인 평화의 토대를 놓기 위해 묵묵하고도 꾸준한 노력이 뒤따랐다. 전쟁과 평화라는 문제를 놓고 할 일을 끝냈다고 선언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많은 나라의 경우, 실상은 평화를 달성한 것이 아니라 분쟁을 억누른 쪽에 더 가깝다. 실제로, 전쟁으로 갈가리 찢긴 나라들에서 평화 협상의 중재인을 자처하는 서구의 정부들은 상당수 나라가 내전과는 양상이 전혀 다른 폭력적 갈등 상황에 놓여 있는데도 일이 잘 마무리 되었다고 성급하게 선언하는 잘못을 거듭 저지르곤 한다. 이러한 갈등은 범죄와 정치의 위험한 뒷거래에서 비롯되며, 그러한 교류를 강화한다.


몇몇 나라에서는 불법 마약 거래나 막대한 이윤을 내는 불법 사업을 중심으로 폭력적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무력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의존하는 주요 국제기구들은 이런 부류의 갈등 해결에 놀랄만큼 무기력하다. 국제연합은 고위급 대표를 파견해 특정 국가의 극악 무도한 독재자와 교섭을 진행할 수 있는 반면, 그곳의 정부와 마약왕 사이에는 조금도 끼어들 수 없다. 내전이 더 많이 발발할 위험도 여전하다. 내전 발발 위험 지역은 환경적?인구학적?경제적 압력을 받고 있다. 국제연합은 폭력적 갈등을 조정하는 규범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꽤나 능숙해졌지만, 평화 활동을 지원해 오던 국가 중 일부가 경제 위기로 심대한 타격을 받은 탓에 앞으로는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여러 나라와 은행이 구제 금융을 거듭 요청하는 상황에서, 자국이 장기적인 평화 구축 계획을 지원하기에는 경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평화 구축 계획은 실패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위험이 세계 곳곳에 잠재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무력 분쟁을 끝내기 위해 특히 노력해온 국제 연합과 국가들이 당초의 목표에 집중하고 적절한 자원을 꾸준히 확보한다면, 평화 구축 계획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권리와 존중

이 책은 제 9 판이다. 제8판은 2008년에 출간되었다. 2008년에는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에서 사는 사람 세계 인구의 43퍼센트 였는데, 이번 신판을 내기 직전 인 2012년에는 48퍼센트로 늘었다. 


평범한 국민들과 그들이 공유하는 이해 관계의 관점에서 볼 때, 민주정은 그 모든 결점을 감안하더라도, 가장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최고의 정치 체제다. 민주주의는 국가가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한 국민이 국가에게 권력을 이양한다는 합의에 근거를 둔다. 민주정은 사회적?경제적 엘리트가 권력에 대한 제약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체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근시안에서 비롯될 부정적인 결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켜 준다. 그것도 구성원 간의 합의를 토대로 말이다. 또한 평균적으로 보아 민주정은 가장 성공적인 경제와 결부된 체제다. 


그러나 평화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는 수호해야 할 흐름이자 혜택이다.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 그것을 성취하기까지는 폭력적 갈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아주 큰, 극히 위험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굳게 뿌리내리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투쟁했던 시절이 잊히고 나면, 민주주의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게 될 사람들이 오히려 그것의 소중함을 간과하곤 한다. 근래에 민주적 이행기에 접어든 나라에는 호시탐탐 권력을 노릴 뿐 아니라 가능하기만 하다면 민주적 의지에 반해서라도 권력을 움켜쥐려는 민주주의의 가짜 친구들이 도사리고 있다.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한 나라에는 자신들 구미에 맞게 규칙을 조작 할 수 있을 때에만 만족하고, 민주주의가 자신을 위협하는 날에는 언제라도 소리 높여 그것을 비난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경제적?사회적 엘리트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사회의 일부 계층에만 허용되는 권리를 운운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언제라도 국가적?국제적인 법적 의무에 대한 면제를 주장함으로 거짓되고 얄팍하게 지지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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