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 - 로버트 뱅크스 지음, 신현기 옮김/IVP |
한국어판 서문
몇 년 뒤 푸블리우스
우리 가족
하루 일과를 시작하다
업무를 개시하다
아침나절의 광장
목욕탕에서 만난 사람들
종과 주인이 함께하는 점심 식사
학교생활과 자녀 교육
저녁 식사에 초대받다
우상에 바친 고기
로마 화재 사건과 네로
비즈니스 이야기
후기
일상을 세우는 책들
일상어 목록
주
역자 후기
후 기
이쯤에서 내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다만 이 편지를 발송하기 전에 짧은 후기 하나를 덧붙이고 싶다. 이제 이 글
을 쓴 지도 한 주가 더 넘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훌륭한 서기인 탈루스의 도움으로 편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삼일 뒤에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집에서 갖는 우리 모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한마디만 덧붙이고자 한다.
처음에는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그들의 동네에서 일어 난 화재의 충격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아이들도 몇 끼어 있었다. 화재가 우리 대부분이 사는 지역까지는 미치지 못했지만, 몇몇 지역에는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재산을 건졌음은 물론 신체적 피해도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구성원 상당수가 이미 이런저런 고난을 겪었으므로, 우리는 이에 대해 감사했다. 그들의 고난이란 흔히 그들의 생활 조건이나 사회적 지위 때문에 겪는 고난이었다. 지난 주에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그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려고 했다. 이번에는 아굴라가 바울이 우리에게 보낸 편지
에서 한 말을 언급하며 위로하고자 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처럼, 우리는 고난을 하나님의 징계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고난은 예수님 자신의 삶과 사역에서 핵심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난을 우리의 성품을 견고히 다질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난을 더 훌륭하고 완전한 세계에 이르는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화재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에서 빌로로고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다고 느끼는 메시지를 나누었다. 하나님이 저녁 음식 가운데 일부를 따로 떼어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권고하신다는 것이었다. 평소 궁핍한 사람들을 돕는 데 자신의 시간을 많이 들이는, 이제는 그 자신이 과부가 된 드루보사가 우리에게 필요 없는 옷가지를 모아서 나눠 주자고 제안했다. 유대인 직조공 부부는 자기네 작은 점포에 내놓을 수 있는 옷이 아주 많다고 했다. 어린아이들 가운데 하나는 화재로 장난감을 잃은 친구들도 있을 테니 장난감도 포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브리스가는 우리를 다움과 같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예배의 일환으로 여기고, 우리 주변의 거리로 나가 우리의 '교회됨'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실천하자고 했다. 우리가 내린 결정은 정확히 이랬다. 우리의 반응에 어울리는 시편 가운데 하나를 골라 노래하면서 음식을 싸고, 교인들의 집에 들러 옷을 수집한 다음 주변 동네에서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끝으로, 이 이야기를 마친 후로 나는 잠을 설치지 않을 수 없었다. 계속 반복해서 꿈을 꾸었다. 거리를 행진하는 군화 소리와 쿵쾅거리며 문 두드리는 소리, "가이사의 이름으로 명하니 문 열어!"라는 고함이 들렸다. 지난밤에는 우리 노예 가운데 하나가 군인들이 문 앞에 와 있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저 악몽이었을 수도 있지만, 닥쳐올 일들에 대한 불길한 예감이 아닐까 싶어 걱정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 * *
나 탈루스가 친필로 이 편지를 씁니다. 푸블리우스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칩니다. 푸블리우스와 유니아는 다음 날 저녁 체포되었지만 다행히 원고는 이미 제게 전달되었습니다. 이 원고의 사본 한 통을 이 일과 그들의 운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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