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역사 고전 강의 — 38 / 제22강(5)

 

⟪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제22강(5)

❧ 프랜시스 베이컨, ⟪신기관⟫
실험의 방법 강조, 자연철학에 대한 신학적 정당화, 자연철학을 통해 지상 낙원을 이룩할 수 있다는 신념(⟪새로운 아틀란티스⟫)
❧ 유력자들의 후원
요하네스 케플러를 후원한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돌프 2세, 갈릴레오를 후원한 코시모 메디치, 윌리엄 하비가 자신의 저서를 헌정한 국왕 찰스 1세
❧ 원리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의 구별 및 과학과 사회적 제도의 연관
Joel Mokyr, The Gifts of Athena: Historical Origins of the Knowledge Economy
⟪성장의 문화⟫

 

 

2021.11.30 역사 고전 강의 — 38

⟪역사 고전 강의⟫ 제22강 다섯 번째이다. 278페이지부터 읽는다. 22강의 뒷부분은 과학혁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앞부분에서는 어떻게 해서 근대세계를 이루게 된 여러가지 요소 또는 원리적인 전환들,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낸 것 중에서도 어떻게 자연과학이 스며들어 갔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중요하다. 사실 서양 중세 봉건제도 이런 것들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근대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만들어 낸 하나의 원천과 같기 때문이다. 

278페이지 과학혁명에 있어서 원리적 전환을 이룬 것 중 하나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신기관》이다. 이런 책들은 고전이기 때문에 여러 번 읽었다. 오늘날 현대에 쓰인 책들도 한 번 읽어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1620년에 출간된 책이기 때문에 열심히 읽었다. 이 책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베이컨은 무엇보다도 실험을 중시합니다." 오늘날에는 실험을 중시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은 실험이라고 하는 것에 눈을 돌리게 하는 것 자체가 1600년대에 나온 얘기면 지금부터 400년에 그런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굉장한 성과이다.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17세기 과학혁명의 시대부터 시작되어 온 과학이라고 하는 것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과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자연에 대한 더 나은 해석은 오직 사례에 의해, 적절하고 타당한 실험에 의해 얻을 수 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이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또는 예방하기 위해 또는 질병에 노출되었다고 할지라도 덜 괴롭기 위해서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데, 1600년대의 베이컨 보다도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굉장히 발전된 과학기술이 나오고 있는데도 베이컨의 말이 여전히 우리가 읽을 수 있다. 279페이지에 아주 유명한 말이 있다. "자연의 비밀도 제 스스로 진행되도록 방임했을 때보다는 인간이 기술로 조작을 가했을 때 그 정체가 훨씬 더 잘 드러난다." 이 구절은 베이컨의 신기관에서 널이 인용되는 것이다. 자연이라는 것을 연구할 때는 인간의 기술로 조작을 가했을 때, 이 부분이 중요한 부분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실험이다. 실험을 했을 때 정체가 훨씬 더 잘 드러난다. "그러므로 좀 더 나은 자연지(자연철학의 진정한 기초와 근거인)가 만들어지기만 하면 자연철학의 진일보를 기대할 수 있으니, 바로 이것이 우리가 희망을 말하는 또 하나의 근거이다" 자연지는 자연에 대한 지식이다. 여기서 자연철학이라는 말을 베이컨이 쓴 것은 이때까지만 해도 자연과학이라는 말과 자연철학이라는 말이 요즘식으로 말하면 호환되어서 쓰였다. 아직 과학이라고 하는 것이 확실한 학문적 근거를 갖기 못하던 때라서 자연철학이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 예를 들어 뉴턴의 프린키피아로 알려진 책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로 되어있다.  뉴턴 그러면 물리학, 근대 물리학의 정초를 놓은 사람인데, 이는 수학적 원리라고 하는 것, 수학이라는 것으로 자연철학을 연구하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자연과학이 하나 하나씩 발전해 왔다. 예를 들면 적어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있을 때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엄청나게 높다. 그러나 백신을 맞은 사람은 노출이 되었다고 해도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낮고, 전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중환자로 이행해갈 가능성도 굉장히 낮고 완치될 가능성도 높다. 그것이 바로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어쨌든 "'실험'은 베이컨이 말하는 과학의 새로운 방법론입니다. 자연은 자신의 비밀을 스스로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실험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자연을 조작해야 그 비밀을 밝혀 낼 수 있습니다." 279페이지 아랫 부분을 보면 《신기관》의 부제는 "자연의 해석과 인간의 자연 지배에 관한 잠언"이다. 다시 말해서 자연을 "해석"하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베이컨이 쓴 《신기관》이라는 책은 어떻게 보면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가 인간의 위력에 자연의 지배가 달려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베이컨은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성서가 말하는 것과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자연과학을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자연지배의 위력을 충분히 행사하는 방법이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당화, 자연과학에 대한 신학적 정당화, 280페이지에 "자연 지배에 관한 신학적 정당화"라고 적어 두면 좋겠다. 이러한 정당화야말로 근대의 자연과학자들이 아주 거침없이 자연과학의 탐구에 몰두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철학적 옹호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정당화들이 있을 때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적인 영역에서의 뒷받침과 후원을 등에 업고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제22강 278 베이컨은 무엇보다도 실험을 중시합니다.

제22강 278 자연에 대한 더 나은 해석은 오직 사례에 의해, 적절하고 타당한 실험에 의해 얻을 수 있다. 감각은 실험을 판단할 수 있을 뿐이고, 오직 실험만이 자연과 사물 그 자체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_ 《신기관》 1:50

제22강 279 자연의 비밀도 제 스스로 진행되도록 방임했을 때보다는 인간이 기술로 조작을 가했을 때 그 정체가 훨씬 더 잘 드러난다. 그러므로 좀 더 나은 자연지(자연철학의 진정한 기초와 근거인)가 만들어지기만 하면 자연철학의 진일보를 기대할 수 있으니, 바로 이것이 우리가 희망을 말하는 또 하나의 근거이다. _ 《신기관》 1:98

제22강 279 '실험'은 베이컨이 말하는 과학의 새로운 방법론입니다. 자연은 자신의 비밀을 스스로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실험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자연을 조작해야 그 비밀을 밝혀 낼 수 있습니다.

제22강 279 《신기관》의 부제는 "자연의 해석과 인간의 자연 지배에 관한 잠언"입니다. 이는 자연을 "해석"하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성서는 하느님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요, 자연철학은 하느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연과학자들은 기독교도가 아니고 오히려 기독교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하느님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당화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 베이컨이 쓴 《새로운 아틀린티스》이다. 이 책은 기독교도 없는 세계로 가서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있고 그 기독교에 근거한 신앙심을 가지고 자연철학, 즉 하느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자연철학,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면 자연과학이겠다, 그런 자연과학을 발전시켜서 지상천국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펼쳐보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런 자연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들이 퍼져 나가면서 바야흐로 대중과학의 시대가 펼쳐지게 된다. "과학자의 사적 영역에 있던 실험기구가 공적 영역으로 나오면서 레스 푸블리카, 즉 공공의 사물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되면서부터 17세기부터 과학이 정치화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치화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정파적으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정 정파에 따라서 과학의 성과가 왜곡되고 또는 어떤 특정 정파가 정권을 잡으면 과학이 갑자기 발전해버리고, 갑자기 쇠퇴하고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첫 시간에 발문을 읽으면서 "유력자들의 후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서 발전했다고 했는데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요하네스 케플러이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루폴트 2세의 궁정 수학자" 벌써 궁정 수학자라는 말이 딱 눈에 들어온다. "그가 쓴 《새로운 천문학Astronomia Nova》(1609)의 표지에는 황제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갈릴레오도 자신의 책에서 후원자인 '코시모 메디치Cosimo de' Medici'의 이름을 따서 그가 발견한 별 이름을 '코스믹 스타스Cosmic Stars'로 붙였는데, '코스믹cosmic'이라는 단어가 '우주'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출판 과정에서 급하게 '메디치의 별들'이라는 뜻의 '메디션 스타스Medicean Stars'로 변경했습니다. 또한 혈액순환론으로 유명한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1578~1657)는 자신의 저서 《동물의 심장과 혈액의 운동에 관한 해부학적 연구One the Motion of the Heart and Blood in Animals》를 자신이 진료를 맡았던 국왕 찰스 1세에게 헌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과학과 관련된 지식들이 순수하게 자연과학적인 원리에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과학이 정파성을 확연하게 띠였다고 지나치게 과잉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겠다. 

제22강 280 그들은 하느님을 배척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당화한 것입니다. 베이컨이 쓴 또다른 저작인 《새로운 아틀린티스》(1627)는 지상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22강 281 이제 과학은 순수 이론적 활동이 아니라 대중적 활동이 되었습니다. 과학자의 사적 영역에 있던 실험기구가 공적 영역으로 나오면서 레스 푸블리카, 즉 공공의 사물이 된 것입니다.

제22강 281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1571~1630)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루폴트 2세의 궁정 수학자로 일했는데, 그가 쓴 《새로운 천문학Astronomia Nova》(1609)의 표지에는 황제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갈릴레오도 자신의 책에서 후원자인 '코시모 메디치Cosimo de' Medici'의 이름을 따서 그가 발견한 별 이름을 '코스믹 스타스Cosmic Stars'로 붙였는데, '코스믹cosmic'이라는 단어가 '우주'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출판 과정에서 급하게 '메디치의 별들'이라는 뜻의 '메디션 스타스Medicean Stars'로 변경했습니다. 또한 혈액순환론으로 유명한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1578~1657)는 자신의 저서 《동물의 심장과 혈액의 운동에 관한 해부학적 연구One the Motion of the Heart and Blood in Animals》를 자신이 진료를 맡았던 국왕 찰스 1세에게 헌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한가지 17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아주 뚜렷하게 여겨진 것이 "원리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으로 나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장 잘 다룬 책이, 여기서는 카를로 치폴라의 《대포, 범선, 제국》을 다루었는데, 이것을 가장 잘 다룬 책은 아직 우리나에게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조엘 모키르의 《The Gifts of Athena》이다. 조엘 모키르가 쓴 책 중 번역되어 나온 《성장의 문화》라는 책이 있다. 굉장히 좋은 책이다.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문화 이런 것들이 어떻게 해서 사회 제도와 관계를 맺는지 잘 알려주는 책이다. "원리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의 구별이 생겨났다는 것, 이것 또한 중요하다. 

제22강 282 과학기술에 관련된 지식은 원리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오늘 설명한 것에서 중요한 것, 자연과학이라는 것에서 베이컨이 실험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도 꼭 기억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연과학에 대한 학문적인 또는 신학적인 정당화가 있었다는 것이 하나이고, 두번째로 후원이라는 것이 반드시 뒷받침되었다. 그리고 사회적인 유력자들의 후원을 받았다. 세번째로 이 시기부터 사실상 원리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이라는 구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 제도와 관련을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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