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옥스퍼드 세계사 13장(2)

 

2022.04.05 옥스퍼드 세계사 13장(2)

《옥스퍼드 세계사》 13장을 지난 시간에 하면서 1815년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1815년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촘촘하게, 『20세기 읽기』를 위한 범주들을 마련하는 기회를 삼기 위해서 여러 번에 걸쳐서 읽어보겠다고 했다.  1815년 이후의 세계라고 하는 것을 『20세기 읽기』 라고 하는 큰 제목 아래에서 다룬다. 

1815년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토크빌이다. 토크빌은 말하자면 1815년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는 사상사에서는 가장 탁월한 저작을 남긴 사람이다. 최근에 북리스트에서 소개했던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를 보면 토크빌 얘기가 두 문단이 나온다. "미국의 감옥 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1831년 도착한 프랑스인 알렉시 드 토크빌은 두 권 분량의 연구서 《미국의 민주주의》(1833, 1840)를 남겼다. 그는 미국을 귀족 없이 다수의 지배로 통치되는, 새롭게 출현 중인 평등주의적 민주주의 질서의 원형으로 보았다. 그가 보기에 이 새로운 질서는 (그가 만들어낸 용어인) 개인주의individualism를 고무함과 동시에, 종교, 여론, 자발적 결사체의 영향으로 유지되었다. 이는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미국의 특징이다."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쓰면서 만들어 낸 용어가 individualism인데 individualism는 미국식 individualism라는 것인데 중요한 개념이다. 토크빌이 본 것이 아주 낯선 현상이다. 종교, 여론, 자발적 결사체의 영향, 이게 미국 민주정을 움직여가는 아주 중요한 힘이다. 종교, 여론, 자발적 결사체, 이게 세가지 요소가 미국 민주정이 고대 아테나이 전통이나 로마공화정의 전통과 맥이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지점이다. 유럽에서는 이런 것이 없었다. 유럽은 중세를 거치면서 민주정의 질서를 결코 가질 수 없었는데 미합중국은 벌써 종교, 여론, 자발적 결사체, 이 세가지를 통해서 움직여갔던 것이다. 이것을 하나로 묶으면 종교적인 조금 예외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묶는 힘이 연설하는 힘이다. 일단 자기 얘기부터 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게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이것을 한마디로 레토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레토릭의 나라이다. 말을 잘해야 한다. 한국도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 84 미국의 감옥 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1831년 도착한 프랑스인 알렉시 드 토크빌은 두 권 분량의 연구서 《미국의 민주주의》(1833, 1840)를 남겼다. 그는 미국을 귀족 없이 다수의 지배로 통치되는, 새롭게 출현 중인 평등주의적 민주주의 질서의 원형으로 보았다. 그가 보기에 이 새로운 질서는 (그가 만들어낸 용어인) 개인주의를 고무함과 동시에, 종교, 여론, 자발적 결사체의 영향으로 유지되었다. 이는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미국의 특징이다.

"남북 전쟁 이전 미국의 문화적 창장력과 정치적·사회적 불안의 밑바닥에는 노예제도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놓여 있었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국민적 이데올로기를 조롱하는 현실이었다. 토크빌은 노예제도를 둘러싼 분쟁이 "내전 가운데서도 가장 끔찍한 것"이 되리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바로 그것, 자유와 평등이라는 국민적 이데올로기를 조롱하는 현실이 노예제도였는데, 그런 노예제도를 무너뜨리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국민적 이데올로기를 중요한 것으로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사로 말하자면 가져온 그 레토릭은 바로 게티스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이다. 링컨의 그 연설이 중요한 것이다. 페리클레스의 연설에 비견가는 그런 중요한 연설이 되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노예제도, 그 상황 속에서 그것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어떤 말을 했을 때 어떤 상황에서 말을 했는가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 세계사》를 소개할 때 역자가 소위 벽돌책이라는 말을 썼다고 했는데, 이것을 트롤성 어휘로 규정했다. 어떤 맥락 속에 들어가면 트롤성 어휘가 되는 것이다. 누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는가, 누가 어떤 맥락에서 트롤이라고 지적하는가, 그 상황을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도 어떠한 상황에서 그 연설이 나왔는가를 굉장히 중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 84 남북 전쟁 이전 미국의 문화적 창장력과 정치적·사회적 불안의 밑바닥에는 노예제도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놓여 있었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국민적 이데올로기를 조롱하는 현실이었다. 토크빌은 노예제도를 둘러싼 분쟁이 "내전 가운데서도 가장 끔찍한 것"이 되리라고 예견했다.


"연속성보다는 변화의 정도와 속도가 더 두드러졌다." 바로 앞에서 연속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고, 여기서는 변화의 정도와 속도가 더 두드러졌다고 얘기한다. 그게 이제 제국들의 변형 부분으로 가면 더 잘 알 수 있다. 제국주의라고 하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단적으로 말하면 19세기만 해도 제국주의라는 단어는 이러이러한 의미로 쓰였는데 21세에 들어오면 다르게 쓰인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합중국이 영제국의 식민지였다가 그 다음에 미합중국이 제1차세계대전, 제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과거의 영제국보다도 더 강력한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사실 제2차세계대전 때에는 미합중국의 제국에 저항해서 아주 격렬하게 맞붙어서 싸운 나라가 일본이다. 당장 1940년대 아시아 태평양 전쟁은 미 제국주와 영 제국주의와 맞서서 싸운 일본 제국이다. 그런데 598페이지를 보면 "2008년경 일본은 미국 동맹 체제의 확고한 일원"이 되었다. 얼마나 짧은 기간 안에 일본의 미 제국의 휘하로 들어갔는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섹션의 제목이 제국들의 변형이라고 되어있는데, 제국주의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많이 달라지고 있는가를 이 섹션은 다루고 있다. "데스 스타. 조지 로커스 감독의 1983년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서.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국주의는 디스토피아에 가깝긴 해도 구제할 가능성이 있는 미래에 되살아난 위협으로 새롭게 상상되었다." 

제13장 592 연속성보다는 변화의 정도와 속도가 더 두드러졌다.

제13장 595 데스 스타. 조지 로커스 감독의 1983년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서.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국주의는 디스토피아에 가깝긴 해도 구제할 가능성이 있는 미래에 되살아난 위협으로 새롭게 상상되었다.

제13장 598 반면에 2008년경 일본은 미국 동맹 체제의 확고한 일원이었으며, 중국과 인도는 자본주의를 맞이하기 위해 이전의 (서로 다른)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어느 정도 조정한 채 미국과의 교역을 앞다투어 늘리고 있었다.


두번째 항목인 제국들의 변형을 보겠다. 1815년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 협조 체제였는데 유럽 협조 체제의 균형이 붕괴되면서 생겨난 것이 제국주의이다. 유럽 협조 체제라고 번역하는 말이 Concert of Europe이다. 세력균형. 그것이 파탄나면서 깨지면서 등장한 것이 제국이다. 그런데 등장한 제국도 21세기에 들어서면 변형되었다. "세계 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는 19세기인데, 일반적으로 아주 먼 곳에서 끼치는 영향을 (적어도 지속적으로) 경험하지 않았던 사회들이 19세기에 외부의 압력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아주 중요한 문장이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전까지는 흔히 하는 말로 세계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던 곳들이 정말로 전지구적인 척도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그것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더욱이 증기력이 사용되고 해운과 철도가 적용됨에 따라 교류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이런 것이 잘 나와있는 것이 《역사 고전 강의》에서도 설명했듯이 마르크스가 구체적인 듯하지만 추상적으로 또는 추상적인 단어들을 사용해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추상과 구체를 오고가면서 《공산당 선언》에 적어두고 있다. 이것을 마르크스는 부르주아의 업적이라고 말한다. "통합의 맥락과 결과는 여컨대 중국, 일본, 뉴기니, 뉴질랜드 등 지역에 따라 크게 달랐다." 예를 들어서 말한 것이 중국, 일본, 뉴기니, 뉴질랜드이다. "중국은 군데군데 띄엄띄엄 근대화되었고, 일본은 체계적이고도 포괄적이고," 일본만큼 19세기 이후의 제국주의 국가들 또는 서구의 규범이 전세계적으로 뻗어 나갔을 때 모범적으로 흡수한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일본이 대표되는 사례이다. 일본의 근현대사를 보면 탈아입구,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제 구미세계, 서구 유럽과 미국의 세계로 들어가서 그들과 한판 붙고, 끝, 아시아 태평양 전쟁의 패전 이후 지금까지 유럽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는데 뭔가 늘 어중간 하게 떠있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또는 국가 아젠다를 세팅해야 사람들이 그것을 미래로부터 가져올 수 없으니까 과거의 빛난 조상들을 떠올리면서 세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메이지유신을 했던 사람들 밖에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메이지유신을 했던 사람들은 서구 유럽과 미국을 본받자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과 미국을 본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니까 어중간하다. "뉴질랜드는 정착민과 토착민에 따라 상반된 방식으로 근대화되었으며, 뉴기니의 대부분은 전혀 근대화되지 않았다" 근대화라고 하는 것이 일단 여기서는 산업화, 기술의 적용이라고 한다면 그것에 기여한 행위자들은 바로 19세기 서구 유럽에서 등장했던 국가들이다. 그 국가들이 그 과정을 통해서 근대화라고 하는 것과 제국주의라고 것, 동전의 양면처럼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제13장 594 세계 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는 19세기인데, 일반적으로 아주 먼 곳에서 끼치는 영향을 (적어도 지속적으로) 경험하지 않았던 사회들이 19세기에 외부의 압력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증기력이 사용되고 해운과 철도가 적용됨에 따라 교류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통합의 맥락과 결과는 예컨대 중국, 일본, 뉴기니, 뉴질랜드 등 지역에 따라 크게 달랐다. 중국은 군데군데 띄엄띄엄 근대화되었고, 일본은 체계적이고도 포괄적이고, 뉴질랜드는 정착민과 토착민에 따라 상반된 방식으로 근대화되었으며, 뉴기니의 대부분은 전혀 근대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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