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펑: 중국고대사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22. 8. 16.
중국고대사 - 리펑 지음, 이청규 옮김/사회평론아카데미 |
추천의 글 5
머리말 6
제1장 서론: 고대 중국과 그 자연 및 문화경계
제2장 중국 복합사회의 발달
제3장 얼리터우와 얼리강: 초기 국가의 확대
제4장 안양과 그 주변: 상과 당대 청동기 문화
제5장 비밀스런 갑골문에 균열 내기: 상 후기의 문식성과 사회
제6장 명문화된 역사: 서주 국가와 청동 용기
제7장 패러다임의 창조: 주 왕조의 관료제와 사회 제도
제8장 패자와 무사: 춘추시대의 사회 변모(770-481 BC)
제9장 영토 국가들의 시대: 전국시대 국가의 정치와 제도(480-221 BC)
제10장 정치인 사상가: 최근 발견된 문헌을 통한 조명
제11장 진의 통일과 진 제국: 토용 전사는 누구였는가?
제12장 한 제국의 확장과 정치적 전환
제13장 국가와 사회: 한 제국의 관료제와 사회 질서
제14장 한 문화와 예술의 이념적 변화와 그 반향
그림 출처 360
옮긴이의 글 363
찾아보기 369
머리말
7 중국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나는 항상 중국 역사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비교론적 틀로 인류 보편적 경험의 일부로 연구하는 것이라고 믿어 왔다. 수천 년에 걸쳐 인간이 겪은 이른 시기의 경험 중에는 사회 문화적 과정의 결과로서 인간 역사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중요한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농경 생활 방식의 시작,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조직―수장사회의 형성, 도시 문화의 출현, 국가의 발생, 관료제와 행정기관의 출현 그리고 제국의 형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전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인되었으며, 인류학자와 역사학자들이 모두 이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수행한 바 있다. 이 책에서는 거대하고 복잡한조직으로 변모하는 고대 중국의 사회적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하면서 그 발전에 기여한 정치적, 문화적 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의 자료를 사회발전의 일반이론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 이론을 이용하여 고대 중국에서의 중요한 변화가 갖는 의미를 추출함으로써 그 문명의 궤적을 일관되게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한 책이 '아시아 역사의 새로운 접근방법(New Approaches to Asian History)'이라는 이름의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의 새 시리즈 취지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한다. 이 시리즈는 학계의 최근 성과를 묶어 유럽을 서쪽 경계, 태평양 연안을 동쪽 경계로 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각 시대별로 이루어진 획기적인 사건과 발전을 소개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중 하나인 이 책은 일반 독자와 연구자들이 고대 중국의 전체 흐름을 명료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특히 중국의 고대 역사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스스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비록 연구되는 많은 내용에 대해 논쟁이 계속되겠지만, 저자는 객관적 판단력을 가진 대다수 학지들이 동의할 수 있고, 보다 심층적인 지적 탐구의 토대가 될 만한 근본적인 역사과정이 고대 중국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책이 왕국과 제국의 흥망성쇠 과정을 단순히 충실하게 서술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며, 그 장구한 과정을 서술하는 작업은 실제로 신뢰할 만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탓에 가능하지도 않다 대신에 이 책은 고대 중국에 대한 전반적 소개와 관련 최신 증거 검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역사가 정말 어떠했는지 만큼이나 그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각 장의 논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각 시기의 문제와 특징을 부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상이한 해석을 모두 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이 중국 고대사의 큰 흐름을 살피면서 고대 중국에 대한 당대 학자들의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입문서 역할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1장 서론: 고대 중국과 그 자연 및 문화경계
19 '고대 중국 (Early China)'은 동아시아 인류사의 시작부터 서기 220년 동한 왕조의 멸망까지 장구한 시기를 이른다. 그 마지막 연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통상 중국 불기(佛紀)의 시점으로 간주되곤 한다. 중국 문명 토대의 상당 부분이 형성된 개시기로서 고대 중국은 중국사의 모든 시대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부와 사회관습, 예술 종교, 철학사상 등에 관한 일련의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항상 중국을 연구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인간이 속했던 문화를 가르치는 최선의 방법이 역사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고대 중국에 대한 지식이 종종 현대 중국의 사회생활양상과 그 저변에 깔린 가치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설명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연구분야의 하나로서 고대 중국 연구는 현대의 학문, 특히 오랜 과거를 계속 새롭게 이해시키는 고고학의 성과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이 분야는 정치와 학문 사이의 빈번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각 국가별 혹은 국제적 전통의 영향을 받으며 그 모습을 갖추어 가는 분야이기도 하다.
먼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 전에, 먼저 뒤에서 논의할 사회문화적 발전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고대 중국의 자연환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같은 목적에서 고대중국 연구가 현대 학문 분야로 부상하는 과정을 이 장에서 간략히 다루겠다. 이 분양의 학계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독자는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는 물론,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옮긴이의 글
364 이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서론에 이어 2장은 국가 이전의 신석기 시대, 3-5장은 하·상 왕조의 국가형성시대, 6-7장은 주 왕조의 봉국(지역 국가)시대, 8-10장은 춘추전국의 영토국가시대, 그리고 11-14장은 진·한의 제국시대를 각각 다루고 있다.
먼저 1장의 서론에서는 중국의 지리적 공간을 살피면서 황토고원과 중국 북부 평원을 무대로 하여 고대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고대 중국을 연구하는 데 문헌고증에 역점을 두는 의고사조 학파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고고학적 조사 성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관점을 이 장에서 강조하였다.
2장에서는 쑤빙치의 구계유형론을 비롯한 '다수 지역' 이론과 장광즈가 주장하는 '상호작용 영역' 이론이 중국 신석기문화의 전개과정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틀이라고 소개하면서 북중국의 중심적 위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양사오 문화의 중기에는 장자이 취락에서 보듯이 분절적 종족 시스템의 부족사회, 룽산 문화의 후기에는 타오쓰 읍락에서 보듯이 수장사회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3장에서 중국 초기 국가의 등장은 얼리터우의 궁정 유적과 무덤을 통해서 확인되며, 구리자원을 조달하고 청동기를 제작하는 시스템이 국가 체제를 반영한다고 해석하였다. 또한 전설상의 황제와 그의 후계자 대우에 대한 전승으로 전하는 하왕조에 얼리터우 물질문화를 대응시켜 설명한다. 아울러 상 왕조의 초기도시로서 정저우와 옌스 성곽을 소개하고 있다.
4장에서는 갑골을 통해서 알려진 안양의 은허의 궁정지와 함께 시베 이강 왕릉군, 그리고 부호 왕비 무덤의 조사성과를 토대로 상 후기에 대해서 설명한다. 왕릉구역에서 조사된 대형 무덤 중에는 상 중기의 반경, 소신, 소을 왕들의 무덤이 존재하지 않는데, 최근에 발굴된 대규모 환베이상성이 세 왕이 재위로 있었던 상 중기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5장은 갑골문에 반영된 상나라의 지배층이 수행한 점복과정, 왕실의 계보와 정부조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점복을 담당한 정인들이 있어 이들이 상 왕조가 초기 관료국가임을 입증하는 종교적 관료라고 한다. 아울러 왕의 이름에 확인된 천간 명의 분석을 통해 왕실계보가 두 개의 족외혼 그룹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장광즈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6장에서는 청동 예기의 양식 및 명문이 상과 구별되는 사실과 연계하여 상 왕조에서 주 왕조로 전환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웨이하 지류에서 성장한 선왕시대를 거친 주 무왕이 상과의 전쟁을 서기전 1045년 이틀 간에 걸쳐 수행한 과정, 그리고 지방 봉국의 왕이 주왕과 혈연 관계를 갖고 있음이 청동기 명문을 통해서 확인된다고 전한다. 특히 이 장에서는 후자와 관련해서 주의 봉건체제가 중세유럽의 그것과 구별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7장에서는 주 왕조에서 지배층 조직이 종족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다섯 세대에 걸친 조상제사가 수행된 사실을 설명하였다, 아울러 상제, 천명 등의 종교이념을 토대로 하고, 경사료의 최고 통치기구와 실무 관료들이 갖추어진 관료국가로 발전하였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문자기록이 발달하여 『역경』, 『서경』, 『시경』 등의 고전문헌이 편찬되는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8장에서는 춘추시대에 대외적으로 '세력의 균형과 그 확장비용 상승’에 의해 패권국가가 차례로 부상하다가 쇠락하는 과정, 대내적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경지역에 현을 설치하여 국가통치자가 그 지배자를 임명하는 방식이 도입되는 사실을 설명하였다. 아울러 종전의 귀족제도가 붕괴되면서 신분이 세습되지 않은 ‘사(士)’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9장에서는 전국시대에 국가 간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다방면의 개혁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설명된다. 국가 간의 경계가 분명한 영토 국가로 변모하게 되는데, 병법에 능한 엘리트가 군사 지휘권을 갖게 되 고, 장평전쟁의 예에서 보듯이 대규모 병력이 동원됨을 설명하였다. 또한 이전과 달리 병사인력과 조세부과 대상인 소농에 국가가 직접 상대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10장은 유럽의 고대 그리스 철학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국가체제를 뒷받침하는 춘추전국시대의 여러사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전 주 왕조를 모범삼아 제사의례와 사회질서를 강조한 공자의 유교, 이를 계승하나 백성을 존중하는 민주적 사고를 강조하는 맹자, 인위적인 제도의 모순을 강조하는 노자와 장자의 도교, 국가의 규범을 제시한 상앙, 한비의 법가 등이 소개된다.
11장은 진의 제국이 형성되기 이전과 이후 지배층의 무덤, 특히 진시황제릉과 병마용갱을 소개하고, 제국을 뒷받침하는 여러 제도를 설명한다. 오가작통을 비롯하여 상앙의 개혁과 관련된 법률 내용이 쉐이후디 무덤 출토 죽간에서 확인되는 사실을 소개하였다. 또한 문자, 도로, 화폐, 계량 등의 여러 시스템을 통일하고, 관리임명 제도를 갖추어 다음 장기간 지속되는 제국의 토대를 확립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2장은 한의 제국을 소개하는 장으로서 대내적으로 지방울 통치함에 왕국과 군현체제를 병용하고, 대외적으로는 한제국을 위협하는 흉노와 전쟁과 외교를 수행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황실 권력을 외척이 장악하게 되면서 왕망이 신 왕조를 세워 귀족 세력을 축출하고 여러 제도를 개혁하고자 시도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13장은 한제국의 발달한 관료와 법체계의 구체적 실상을 최근에 발굴된 문헌자료를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장쑤성 인완 문서를 통해서 관료의 급여체계, 후베이성 장자산 출토 법령죽간을 통해서 범죄관련 법체계가 확인된다. 아울러 하층 농민들이 호족에게 투탁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한제국 체제의 붕괴요인이 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
마지막 14 장은 앞서 법가와 유교의 요소를 흡수한 한제국의 황로사상을 소개하고 진시황제에 의해서 붕괴된 유교체제가 동중서에 의해서 부흥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한대 이전의 고문에 관심을 갖게 되는 상황과 사마천과 반고가 저술한 본격적인 역사서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끝으로 한대 무덤의 화상석을 통해서 역사적 사실이 가문 후손에게 전승되는 사례를 소개히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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