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몽유병자들》를 듣고 정리한다.
2022.09.06 몽유병자들(13) ━ 국제적 분쟁의 위협에 닥면했을 때 주요행위자들이 고려한 지점들
지난번에 《몽유병자들》 제8장을 절반정도 읽었다. 오늘은 호요스 백작, 베를린에 파견되다와 오스트리아가 최후통첩을 보내기까지, 그리고 8장 마지막 부분의 3 페이지를 차지하는 가르티비크의 이상한 죽음, 베오그라드 주재 러시아 공사가 가르티비크인데 가르티비크의 이상한 죽음, 이렇게 세부분이다. 오늘 읽을 부분에서는 오스트리아가 베오그라드쪽에, 세르비아 쪽에 최후통첩을 보내기까지의 경과가 나와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세금, 움직임이 둔한 나라이다. 움직임이 둔하지만 동시에 섣불리 세르비아를 침공해 들어가기도 곤란한 처지였다. 왜냐하면 세르비아가 대슬라브주의를 내세우고 있고, 슬라브쪽들에 대한, 러시아도 그것을 핑계로 영토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는데, 발칸 반도의 나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미묘해 보인다. 그때나 지금이나 러시아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발칸 반도의 나라들이 그 국가행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그런 영향을 받고 있다.
8장의 나머지 부분을 읽을 때 자잘하게 사건이 전개되는 것, 이것은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어떤 강대국 사이에서, 세르비아도 강대국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이런 나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그들 나라 안에서 또 어떤 행위자들이 움직이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이 챕터를 읽는 주요한 요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특정한 분쟁 상황이 닥쳤을 때 또는 국제간의 관계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떤 식으로 행해야 하는가 그런 것들을 살펴보는 것이 요점이다.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암살을 당했다. 그랬을 때 지금 이제 오스트리아는 전통의 맹방인 독일로 갔다. 그러면 이제 독일에서는 어떤 식으로 그런 것들 대체했는가를 보면, "독일 지도부는 오스트리아의 세르비아 공격을 계기로", 그러면 이렇게 전쟁이 끝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오스트리아의 세르비아 공격을 계기로 러시아가 개입하고,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지원하고, 프랑스-러시아 동맹이 가동되고, 결국 대륙 전쟁이 발발할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을까?" 이 연쇄고리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지금 대만 해협에 양안관계, 즉 중국 대륙과 타이완이라는 섬의 관계가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 가령 중국이 대만을 침공을 했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분명히 미국이 개입할 것이고, 자위대도 해외에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도 거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개입했을 때 인도양에 와있는 영국의 항공모함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중국과 전통적으로 적인 나라가 인도이다. 인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중국과 사이가 안좋은 나라가 베트남이다. 그러면 베트남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것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떨렁 중국 대륙과 대만과 둘 사이에 전쟁이 나서 국지전으로 끝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중국 당국도 머릿속이 복잡할 것이다. 분명히 전쟁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 섣불리 했다가 절단나는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군사력이 만만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전선이 두 개가 펼쳐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테니까 계속해서 긴장관계만 유지한 채 자기네들이 경고만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해서든지 푸틴은 겨울이 될 때까지 끌고 갈 것이다. 지금 대만과 중국 사이의 긴장관계가 결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관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다시말해서 주요행위자와 그 주요행위자에 딸려 있는 행위자들, 이런 행위자들, 그리고 그 각각의 나라 안에서 이런 입장과 저런 입장 사이에 이런 논의들이 있겠다. 그런 것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제1차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에 여기는 어떠했을까, 주요행위자를 꼽아봐야 한다. 즉 국제간 분쟁위기가 닥쳤을 때 분쟁위기의 주요행위자를 생각해봐야 하고, 그들이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이 640페이지에 나와있다. 여기서 주요 행위자들은 누구이고 연쇄적으로 딸려들어오는 행위자는 누구인가. 독일, 그리고 오스트리아, 이 둘은 전통적인 맹방이고, 그리고 프랑스와 러시아의 동맹이 있고, 이것으로부터 대륙전쟁이 발발할 위험이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나온 판단은, 독일은 국지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카이저가 분쟁을 국지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독일의 판단이 이것이다.
제8장 640 독일 지도부는 오스트리아의 세르비아 공격을 계기로 러시아가 개입하고,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지원하고, 프랑스-러시아 동맹이 가동되고, 결국 대륙 전쟁이 발발할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을까?
제8장 641 특히 카이저가 분쟁을 국지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제목을 이렇게 달 수 있다. 국제적 분쟁의 위협에 당면했을 떄 주요행위자들이 고려한 지점들. 첫째가 사건의 연쇄에 따라서 개입될 나라들, 그리고 각 나라들이 어떠 행동을 취할 것인가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독일의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개입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분쟁이 국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후일에 보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이다. 643페이지를 보면 "핵심 의사결정자들의 계산의 밑바탕에는 확고하고 (오늘날 과거를 돌이켜보면 알 수 있듯이) 잘못된 가정, 즉 러시아가 개입할 공산이 적다는 가정이 많았다." 이게 주요한 점이다. 러시아가 개입의 가능성이 적다는 가정. 그 가정 위에서 예방전쟁 논리도 나왔던 것이고, 어짜피 전쟁을 하면 지금 하는 것이 나았다는 얘기도 나왔을 것이고, 분쟁을 국지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도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러시아가 개입을 삼가고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의 분쟁을 수습하도록 내버려둔 다음 나중에 아마도 하나 이상의 다른 강대국들과 공조하여 외교적으로 대응하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중국에서 만약에 타이완을 국지전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미국이 개입할 공산이 적다는 가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 다음에 독일로서는 왜 이런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64페이지에 나온 것처럼 "체제의 불투명성"이다. 독일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이것을 하겠다, 국지전을 수행하는 오스트리아를 돕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위협을 시험하고 있었다라고 클라크는 얘기한다. 이점에서는 이것이 중요한 지점이고, 국제분쟁의 위기가 닥쳤을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행위자가 어떤 나라인가, 그리고 그 나라에 대해서는 잘못된 가정 아래서 판단을 내릴 경우에 어떤 위험이 닥쳐오는가를 생각해 봤어야 하는 것이다.
제8장 643 첫번째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개입을 삼가고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의 분쟁을 수습하도록 내버려둔 다음 나중에 아마도 하나 이상의 다른 강대국들과 공조하여 외교적으로 대응하리라는 것이다.
제8장 643 핵심 의사결정자들의 계산의 밑바탕에는 확고하고 (오늘날 과거를 돌이켜보면 알 수 있듯이) 잘못된 가정, 즉 러시아가 개입할 공산이 적다는 가정이 많았다.
제8장 645 독일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위협을 시험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다음 "오스트리아가 최후통첩을 보내기까지" 섹션을 보면, 이것은 오스트리아 안에서 주요한 행위자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결국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 최후통첩을 하게 된다. 지금은 그렇게 하려면 오스트리아 안에서도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오스트리아 안에서는 어쨌든 여러 각료들이 회의를 하면서 "군사적 수단으로든 평화적 수단으로든" 세르비아의 싸움을 신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세르비아에 최후통첩을 보내고 그 다음에 군사적 개입을 통한 근본적 해결책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7월 28일에 침공을 시작했지만 그때까지 여러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야만 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그런 결정을 내려놓고도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왜냐하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의사결정이 더뎠던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그런 최후통첩을 보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놓고도 냉정한 종합적인 검토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돌이켜보면 오스트리아가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전쟁을 할 거였으면 빨리 했어야 했고, 안할 거면 그냥 전쟁을 안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지금 이 나라가 전쟁을 할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적과 싸우기 전에 또는 자신이 뭔가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꼭 해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661페이지에 나와 있다. "빈이 직면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려 애쓰기 보다는 대개 상호 비방 탓에 날카로워진 의견을 강변하는 데 몰두하곤 했다." 즉 내정한 태도로 내부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했다. "오스트리아는 의사결정 이론가들이 말하는 '중대 결정opting decision', 즉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변혁적 결과를 가져오고, 결정자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는 이런 '중대 결정opting decision'을 내릴 때 "기질과 직관"에 따른 비약을 했다는 것이다. 그게 이제 오스트리아의 중대결정에 개입되어 있던 것이다.
제8장 654 첫째, "군사적 수단으로든 평화적 수단으로든" 세르비아와의 싸움을 신속히 해결할 필요성에 모두가 동의했다. 둘째, 각료들은 먼저 베오그라드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내고 그런 다음에야 세르비아를 상대로 군대를 동원하자는 티서 백작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제8장 654 세르비아가 거절할 수밖에 없는 최후통첩을 가혹하게 작성하여 "군사적 개입을 통한 근본적 해결책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제8장 661 토론자들은 빈이 직면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려 애쓰기 보다는 대개 상호 비방 탓에 날카로워진 의견을 강변하는 데 몰두하곤 했다.
제8장 662 오스트리아는 의사결정 이론가들이 말하는 '중대 결정opting decision', 즉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변혁적 결과를 가져오고, 결정자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제8장 662 그럼에도 오스트리아의 대응은 근본적으로 기질과 직관에 따른 비약,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현재 어떤 상태이고 강대국으로 존속하려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공통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나라한 결정 행위"였다.
오스트리아로서는 최후통첩을 안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그것을 안하는 게 참 어려운데, 그 어려운 것을 했어야만 인류의 불행을 막을 수 있었겠다. 그리고 다른 책들을 읽어보면 모든 독일 사람들이 전쟁에 개입한 것은 아니었다. 반전시위도 일어나고 그랬다. 나중에는 전쟁에 모두 다 애국심에 똘똘 뭉쳐서 전쟁에 개입한 것처럼 나치가 선전을 했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에 독일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반전 시위가 일어난 것을 보면 독일사람이라고 해서 전쟁터에 나가는 것을 흔쾌히 바라지는 않았겠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오스트리아의 중대결정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냉정한 평가에 근거를 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아주 많다. 그런 와중에 베오그라드 주재 러시아 공사가 급사를 했는데, 이게 오스트리아가 보낸 암살자 때문에 죽었다고 하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또 하나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 되고 말았다.
그 다음 9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프랑스인들이라고 되어 있는데, 프랑스와 러시아의 동맹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계속 국제관계의, 어떤 사태가 벌어진 다음에 방아쇠가 당겨지기 전까지의 국제 관계들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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