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몽유병자들》를 듣고 정리한다.
2022.09.13 몽유병자들(14) ━ 1914년 7월 6일 프랑스 외교관이 러시아에 들어갔을 때 받은 인상
《몽유병자들》 제1부를 읽고, 제2부를 건너뛰고, 제3부가 위기이다. 1부 사라예보로 가는 길들과 제3부가 연결되는 것이다. 페르디난트 프란츠 대공이 암살 당한 다음에 벌어진 사태들을, 각국의 외교적인 정황들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보고 있다. 오늘은 제9장을 읽는다. 9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프랑스인들, 제목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러시아와 프랑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동맹관계에 있었으니까 러시아와 프랑스는 어떻게 이 사태를 대응했는가. 여기서 외교적인 관계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를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프랑스인들에서 프랑스 외교관 루이 드 로비앙, 여기에 보면 "파리를 떠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프랑스 대사관 소속 주재관에 임명되었다."고 했는데 저자의 서술을 보면, "파리를 떠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데 가는 과정의 자잘한 사태들을 서술한다. 이것은 우리가 독서카드에 따로 적을 만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것을 추상적으로 추려서 보면 묘한, 이것을 왜 서술했을까, 이를테면 루이 드 로비앙이 "노르드 급행열차 대신 쾰른까지 가는 고속열차의 일반 침대차"에 타서 독일까지 갔다. 그 다음에 "동프로이센의 동쪽 접경에 있는 비르발렌(오늘날 리투아니아 소도시 키바르테이)", 러시아가 연결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거기서 "드 로비앙은 짜증스럽게도 안락한 독일 침대차에서 내려 열차를 갈아타야 했는데, 러시아와 유럽의 선로 궤간이 달랐기 떼문이다." 여기서부터는 러시아 철도구간이니까 바꿔타야 했다. 이런 것들이 이제 철도에 있어서 오늘날에도 문제가 된다고 한다. 일본의 철도들도 그렇다. 협궤열차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일정도 협궤 열차를 해놨기 때문에 예전에 수도권 어느 지역에 그것이 마지막까지 운행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국경 건너편에서 처음 만난 현지인들은 그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다." 그러면서 여기서 러시아에 대한 루이 드 로비앙 백작이 러시아에 들어갔을 때 어떤 인상을 받았고, 거기에 대한 기록들을 장황하리만큼 저자가 서술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서술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이 독일을 거쳐갈 때까지 별다른 불만사항이 없었는데, 러시아에 들어가면서부터 온갖 불만을 뿜어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와 러시아는 동맹이고, 제1차세계대전이 전개되고 프랑스와 독일은 적대관계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니까 뒤에 보면 그런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다시말해서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 말하자면 통약가능한 나라들이다. "드 로비앙과 동승객들은 "기다란 군도를 차 군인들"이 서 있는 바리케이드 쪽으로 갔다. 그곳에서 승객들의 여권을 확인했는데, 이 절차에 드 로비앙은 깜짝 놀랐다. "그 자유의 시대에 우리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어디서나 여권을 소지하지 않고 여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프랑스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때는 독일에 들어갈 때 여권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만 가지고 본다면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를 들어가니까 프랑스 사람이 러시아를 여행할 때는 여권을 가지고 다녀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재미있게도 러시아와 프랑스는 동맹이고, 전쟁이 벌어지면 이들이 독일, 오스트리아와 적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것을 저자는 부각시키기 위해서 이런 자잘한 것들을 계속 여러 페이지에 걸쳐서 설명한다. 그런 것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태가 얼마나 대조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그것으로 빨려들어오게 하는 서술이다. 이런 부분이 일종의 mentality가 아니라 atmosphere,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제9장 666 1914년 7월 6일 26세의 프랑스 외교관 루이 드 로비앙은 파리를 떠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프랑스 대사관 소속 주재관에 임명되었다.
제9장 666 드 로비앙은 짜증스럽게도 안락한 독일 침대차에서 내려 열차를 갈아타야 했는데, 러시아와 유럽의 선로 궤간이 달랐기 떼문이다.
제9장 667 국경 건너편에서 처음 만난 현지인들은 그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다
제9장 667 드 로비앙과 동승객들은 "기다란 군도를 차 군인들"이 서 있는 바리케이드 쪽으로 갔다. 그곳에서 승객들의 여권을 확인했는데, 이 절차에 드 로비앙은 깜짝 놀랐다. "그 자유의 시대에 우리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어디서나 여권을 소지하지 않고 여행했기" 때문이다.
당대의 프랑스 외교관이 러시아에 갔을 때 받았던 인상, 그 인상이 어떠했는가를, 이번에 《몽유병자들》를 하면서 전에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것을 카드를 한 장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1914년 7월 6일 프랑스 외교관이 동맹이었던 러시아에 들어갔을 때 받은 인상,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그들이 얼마나 러시아에 대해서 아래로 보고 있는가를 아주 잘 보여준다. 예를 들면 "그는 호텔 프랑스에 예약을 했다. 방은 컸지만 가구가 너무 못생긴 데다 분위기가 편하지 않고 "우리가 유럽에서 익히 알던 것과 달라" 그는 예약을 취소하고 "유명한 넵스킨 대로"에 있는 호텔드유럽으로 갔다. 그러나 호텔드유럽은 특별히 유럽적이지 않았고 강변대로의 상점들은 실망스러웠다. 이 파리 귀족은 개중에 제일 나은 상점이 플아스 지방의 읍을 상기시킨다고 썼다." 지금 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도 러시아에서는 나름 유럽인데 이 사람이 써놓은 것에 따르면 우리가 유럽에서 익히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지금 하나의 상징적인 표현이고 그런 것들을 지금 크리스토퍼 클라크는 보여주고 있다. 이런 식으로 따져가면서 읽는 것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 다음에 "단숨에 쭉 마신 "그들의 보드카"는 "우리의 코냑, 우리의 아르마냑, 우리의 마르, 우리의 키르슈를 천천히 즐기도록 배운 문명인의 미각에 어울리지 않았다." 이 표현은 정말 적절하게, 그들과 우리라고 하는, 그게 얼마나 러시아 사람들에 대해서 프랑스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을 그대로 작동한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처지를 파악한 드 로비앙은 새 일터로 향했다."
제9장 667 그는 호텔 프랑스에 예약을 했다. 방은 컸지만 가구가 너무 못생긴 데다 분위기가 편하지 않고 "우리가 유럽에서 익히 알던 것과 달라" 그는 예약을 취소하고 "유명한 넵스킨 대로"에 있는 호텔드유럽으로 갔다. 그러나 호텔드유럽은 특별히 유럽적이지 않았고 강변대로의 상점들은 실망스러웠다. 이 파리 귀족은 개중에 제일 나은 상점이 플아스 지방의 읍을 상기시킨다고 썼다.
제9장 668 단숨에 쭉 마신 "그들의 보드카"는 "우리의 코냑, 우리의 아르마냑, 우리의 마르, 우리의 키르슈를 천천히 즐기도록 배운 문명인의 미각에 어울리지 않았다.
제9장 668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처지를 파악한 드 로비앙은 새 일터로 향했다.
제9장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대통령 푸앵카레가 와서 "푸앵카레, 러시아행 배에 오르다" 섹션이 있다. 그리고 러시아에 와서 푸앵카레가 바로 발칸에서 전개되는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즉 프랑스-러시아 동맹이라고 하는 군사 행동 대비 태세를 확고하는 문제를 차르와 함께 회담을 하는 것을 쭉 얘기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사족을 붙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쪽에서는 강력한 "프랑스-러시아 동맹의 불요불굴 연대에 직면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십중팔구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심히 봐야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프랑스호의 갑판에서 열린 출발 전 만찬에서 언론에 발표할 성명의 표현을 놓고 비비아니와 팔레올로그가 상징적인 언쟁을 벌였다." 이 성명의 초안은 "두 정부는 유럽 세력균형의 유지에 대한 견해와 의도가 특히 발칸반도와 관련하여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은 정말 노골적이다. 세르비아에 대해서 자기네가 뒤를 봐준다는 것이다. "발칸반도와 관련하여"는 세르비아 문제에 대해서라는 것이고, "유럽 세력균형"이라는 것은 프랑스와 러시아 동맹을 그대로 지킨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지나치게 강력하다고 되어서 성명이 바뀌게 된다. "막 끝난 공화국 대통령의 러시아 황제 폐하 방문을 계기로 우방이자 맹방인 두 정부는 유럽에서, 특히 발칸에서 열강이 직면한 평화 및 세력균형과 관련된 여러 문제", 특히 발칸이라고 하는 말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앞서서는 "유럽 세력균형의 유지에 대한 견해"라고 했다. 여기서는 "열강이 직면한 평화 및 세력균형과 관련된 여러 문제"로 표현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하면서 굉장히 외교적인 표현으로는 강력하다. 그런데 문제는 691페이지에 있는 것처럼 "우리의 적들 역시 '강경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양편 모두 '엄포 놓기'만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상상했다. 어떤 행위자도 갈 데까지 가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지금 결국 사태를 궁극적으로 폭발시킨, 엄포 놓기를 하다보면, 계속 강도를 올려가다 보면 저쪽에서도 언젠가는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제9장 681 요점은 프랑스-러시아 동맹의 연대였으며 이는 단순히 외교적 지원이 아니라 군사 행동 대비태세를 의미했다.
제9장 689 프랑스호의 갑판에서 열린 출발 전 만찬에서 언론에 발표할 성명의 표현을 놓고 비비아니와 팔레올로그가 상징적인 언쟁을 벌였다.
제9장 689 두 정부는 유럽 세력균형의 유지에 대한 견해와 의도가 특히 발칸반도와 관련하여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9장 690 막 끝난 공화국 대통령의 러시아 황제 폐하 방문을 계기로 우방이자 맹방인 두 정부는 유럽에서, 특히 발칸에서 열강이 직면한 평화 및 세력균형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대해서 서로의 견해가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제9장 691 프랑스-러시아 동맹의 불요불굴 연대에 직면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십중팔구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제9장 691 우리의 적들 역시 '강경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양편 모두 '엄포 놓기'만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상상했다. 어떤 행위자도 갈 데까지 가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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