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회지리학 6-2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4
- 2024. 10. 17.
📚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사회지리학」을 듣고 정리한다.
2024.10.16 🎤 사회지리학 6-2
6강 이주와 디아스포라
• 일시: 2024. 10. 16.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914
이주에 다시 얘기한다. 여기 나와 있는 이주에 관한 얘기는 조금 모자란데, 《엑소더스》을 여러분들이 읽지 않을 것을 전제로 이 책의 내용을 잠깐 소개한다. 왜 태어난 나라를 떠나는가가 제1부에 있다. 앨버트 허시먼이 쓴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특정한 집단을 떠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들을 다루었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집단에서 충성을 다할 이유가 없다고 할 때 손해가 명백한 경우, 비용-편익 분석에서 항상 떠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인데, 비용-편익 분석(cost-benefit analysis)을 꼭 해야 한다. 어떤 특정 집단에서 충성심loyalty을 유지하는 조건을 굉장히 많이 연구를 하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가성비라는 것을 따진다. 항상 비용-편익 분석이라고 하는 것은 그 집단에 대한 충성심을 체크할 때 먼저 따져물어야 된다. 그러니까 태어난 나라를 떠날 때는 정말 극단적으로 비용-편익 분석을 하게 된다. 내가 이 망할 놈의 나라를 떠나야지 할 때는 다 돈이 안 되니까 떠나야지가 일단 기본적인 것이다. 사상적으로 정치적으로 망명을 한다 할지라도 기본적으로는 비용-편익 분석을 한다. 그러니까 왜 태어난 나라를 떠나는가 라고 할 때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내가 여기서 살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라고 생각, 개인적인 번영personal prosperity을 이루는 생각, 다시 말해서 특정한 직업 집단의 생애 기회life chances라고, 특정한 직업 집단에 그 직업 집단에 소속되어 있음으로써 자기가 평생 동안 얻게 될 비용-편익을 분석을 해서 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것이 선호되는 직업이 있어 의사가 마지막으로 있었다. 지금은 로스쿨 나온 사람들이 워낙 많아져서 변호사가 되는 것은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변호사와는 다르게 의사들은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비용-편익 분석이 상당히 좋게 나오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기존에 통용되던 생애 기회가 안 통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생애 기회라고 하는 것은 보통 한 20년 정도 직업생활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개념으로, 막스 베버가 만든 것인데, 1910년대 사람이다. 막스 베버 시대만 해도 오래 살면 60살이었으니 생애 기회라는 말을 썼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특정한 직업을 40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생애 기회가 없다. 사회는 그 사이에 변한다. 그러니까 사실 요즘에는 생애 기회라는 개념을 가지고 설명하기는 좀 어렵게 되어 있다.
그러면 이제 개인의 번영prosperity은 무엇을 통해서, 그러니까 그 나라가 일단 먹고 살 만한 정도를 넘어서서 지속적으로 나에게 뭔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나라여야 된다. 이제는 어떤 특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해서 나라가 망하든 말든 나는 이 직업을 갖고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라는 생각하는 것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personal prosperity는 사실 public prosperity에 달려 있다. 지금 《엑소더스》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주라는 게 굉장히 손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열받아서 떠나고 하는 노력을, 차라리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를 여러 사람이 골고루 even하게 잘 살 수 있는 공동체로 만드는 데 힘을 쏟는 것이 훨씬 더 싸게 먹힌다는 것이다. 이게 폴 콜리어의 결론이다.
번영을 이루는 네 가지 요소가 있는데, 일단 제도가 있고 그다음에 그 사람들이 통용되는 이야기인 담론이 있다. 그다음에 규범이 있고 조직이 있다. 이것을 묶어서 사회 모형social model이라고 한다. 네 가지 측면에서 봐야 된다는 얘기이다. 첫 번째는 제도가 있다. 제도라는 건 되게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개인의 재산권을 행사하는 데 어떤 동기를 부여해 주고, 불공정한 경쟁을 막고, 상속세 이런 거도 제도이다, 그런 제도가 even하게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제도들에는, 가령 삼권분립이 되어 있다든가 입법권이 보장되어 있다든가 하는 것들, 민주정이 중요하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저렇게 성장하다가 안 되는 것은 민주적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올라설 수가 없다. 민주 국가가 아니면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없는데, 특정한 시기까지는 그게 가능한데 계속되면 이룰 수가 없다. 가령 미얀마는 군인의 자식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군인의 자식과 결혼한다. 군인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있고 공장이 있고 편의점이 있다. 그들이 무력을 가지고 군인과 관련 없는 사람들을 착취해서 스파르타처럼 산다. 스파르타 시민들이 헤일로타이를 부리듯이 살기 때문에 미얀마는 민주주의 국가 되기가 굉장히 어렵다.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이 없고 제도가 안 되어 있으니 발전할 수 없다.
일단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제도가 있다. 그다음에 담론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회적 의식이다. 그다음에 이제 규범이라고 하는 것은 불문율, 관행과 같은 것이다. 남들과 협력을 해서 잘 이루어보자 하는 일종의 문화 같은 것이다. 그다음에 사실은 이 세 가지가 다 묶여서 유형화된 형태로 드러나는 게 조직이다. 그러면 일단 민주정이 있고 사회적으로 공동체 의식 같은 거 있고, 그다음에 이런 경제적 관행들이 묶여져서 제도를 만들고, 이것이 잘 돌아가면 번영하는 것이다. 이 안에 개인이 들어가 있을 때 그 개인이 번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사회가 민주화될 것 같지는 않다면 떠나는 것이다. 국가가 번영하려면 일단 민주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모형을 잘 갖고 있어야 된다. 형식적 제도일지라도 민주정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야 된다. 폴 콜리어는 이것이 잘 안 되어 있을 때 태어난 나라를 떠난다고 말한다. 그다음에 cost-benefit analysis을 해서 떠났는데, 여기 있을 때보다도 훨씬 더 못 산다고 하면 한국은 지금 웬만하면 안 떠나도 되게끔 되어 있는데, 노력을 하면 나라를 번영하게 만들 수 있을 만한 어떤 여건이 갖춰져 있다. 그러니 요새는 이민 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별로 없다. 그리고 유럽 이민이나 이런 데 가봐도 차별을 받고 미국에 가도 그렇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하는 것이 그 기회가 사라진 지가 오래되었다.
그다음에 이주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면 여기 남아 있는 사람들은 국수주의chauvinism에 매몰될 위험이 있다고 폴 콜리어는 얘기한다. 가령 브리튼 섬에 가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스코틀랜드 국기를 걸고 있는 경우가 많지 잉글랜드 국기를 걸고 있는 경우는 없다. 그만큼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스코틀랜드 중심주의가 있다. 그것을 강조하는 나라들이 얼마나 위험한가 이런 것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특히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제한하는 것, 그다음에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것, 이주민들에 대해서 탄압을 가하는 것 이런 것들이 사실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것까지 고려하지 안 해도 되지만 폴 콜리어의 이 책은 그런 경우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져 있다.
301페이지 펴보자. 혼성성hybridity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각주를 보면 "서로 섞여 있는 또는 섞여서 이루어진 성질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어원은 집돼지와 야생 멧돼지 사이에서 태어난 돼지를 의미하는 라틴어 'hydrida'지만, 18~19세기 식민주의적 인종학의 전성기에 인종 간 혼인을 경멸,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포스트식민 비판이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개념인 문화적 융합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굉장히 복잡한 얘기들이 많다.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특히나 이런 부분들이 있다. "국내에서는 '혼종성', 심지어 '잡종성'이라고까지 번역"되는데, 혼성성이라고 번역을 하는 게 가장 좋다. "인종적·문화적 맥락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문화에 어떤 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조심해서 사용해야 된다. 인종은 하나뿐이니까 인종 차별이라는 말은 사실 없는 것이다. "모든 문화는 그 자체로 이미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생각을 아주 깊이 해야 한다. 한국 문화의 독창성이라는 것도 다 섞여 있는 것이다. "또한, 인종적으로 모든 사람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는 단일한 종에 속해 있다. 이 점은 인간을 구분하는 종류를 일컫는 '인종' 개념이 근본적으로 오류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물론 세상에서는 인종, 흑인종, 백인종 이런 말을 쓰기는 하는데 저건 틀린 말이라는 건 알고 있어야 한다. "둘째, 이 개념의 주창자인 호미 바바를 비롯한 포스트 식민주의 이론가들이 'hybridity' 개념을 사용하는 목적은 종 개념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데 있기 때문에, 이를 '종의 섞임'으로 해석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그래서 성질들이 서로 합해졌다 라고 해서 hybridity를 갖다가 혼성성이라고 번역하는 게 가장 적당하다.
그다음에 넘겨보면 304페이지에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형성"이 있는데, 퓨전 음식이라고 요새 불리는 '혼성적' 음식 얘기가 있다. "영국계 파키스탄인, 자마이카계 영국인, 이탈리아계 미국인과 같이 국적이나 민족성을 하이픈으로 표현하는 방식도 국민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동질감이 혼성적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이게 오늘날에는 굉장히 흔하게 사람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이제 이주와 디아스포라 라는 주제를 가지고 공부할 때 가져야 되는 것은 인류 보편의 어떤 멘탈리티가 무엇인가를 잘 알아야 되겠다 라고 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특유성도 필요하지만, 한국인의 특유성보다는 여기 보면 혼성성이라는 게 더 중요하다. 영국계 파키스탄인, 자메이카 영국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이런 표현들은 앞으로 한 20~30년 지나면 한국에서도 널리 사용될 거라고 본다. 가령 인도네시아계 한국인, 인도네시아 출신인데 한국인 경찰인 사람도 있다. 지금은 foreign affairs, 그러니까 외국인을 상대하는 업무를 하지만 점점 안 하는 것이 있다. 그런 것들이 이제 한국 사회도 계속될 것이다. 아시아에서 열망 접근을 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더 보편적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멘탈리티가 좀 더 보편적으로 되어야 한다. 혼성성에 대해서 훨씬 더 관용을 베풀어야 되고, 그런 마음을 가져야 되고, 좀 낯설고 이상한 것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거 하지 않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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