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3-1

 

2024.11.20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3-1

3강: 4장 공공역사와 미디어

• 일시: 2024. 11. 20.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915


오늘은 116페이지 역사 매개에서 구술사와 시대적 증인을 보겠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역사책을 읽을 때 유념해서 봐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인식론적인 안목, 비판적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는 그런 것에 관한 것이다. "구술사는 인간의 경험을 역사 연구에 중심에 두는 방법론이다." 여기서 핵심은 인간의 경험이다. 인간의 경험을 연구의 중심에 둔다고 하면, 그 사람의 경험을 우리가 듣는다고 할 때에는 인간의 경험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꼭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개인의 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학문적 분석이 필요한데, 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항상 왜곡되기 마련이고 기억이라는 것도 왜곡되기 마련이니까 그렇다. 그래서 117페이지를 보면 지난번에 얘기한 것처럼 "역사가의 관심은 확실한 사실이라는 의미에서 이야기의 진실이 아니라 화자 스스로가 진실이라고 믿는 진실성에 있다." 범죄 프로파일러의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혐의를 받고 있는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항상 왜곡되어 있기 마련이니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얘기를 한다. 118페이지 보면 “구성적 체제로서의 기억은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다양한 기능에 의해 현실을 걸러내고 해석한다." 인간이 어떤 기억을 갖고 있다 라고 하는 것은 이미 해석된 것이고 또 영향 받고 중첩된 것이다.  그러니까 구술사를 바탕으로 해서 역사를 쓴다고 할 때는 구술하는 사람이 자기가 이미 어떤 사건을 해석해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꼭 생각을 해야 된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다.  친밀성, 친밀한 관계를 다룬 것을 이야기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감정을 다루고 있을 경우에 그렇다. 인지심리학 같은 책들을 보면 인간의 기억이라는 건 굉장히 왜곡되어 있다. 구술사를 할 때 누군가의 구술을 듣고 그것을 역사적인 걸로 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번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정조의 비밀 편지》를 보면 사료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정조와 심환지를 둘러싼 몇 가지 사건들의 수수께끼도 풀렸다고 한다. 그러니까 항상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사학에서 구술사 인터뷰가 갖는 특수성 가운데 하나는 역사가들 스스로가 사료 생산에 참여하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역사가가 누구를 인터뷰할 것인가가 사료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구술사에 대한 비판은 인터뷰 대상자의 주관적 기억과 인터뷰 진행자의 영향에 집중된다." 인터뷰 대상자, 즉 증언하는 사람의 기억이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다음에 그 사람에게 인터뷰 진행자가 영향을 준다. 주관적 기억을 걸러내고 왜곡된 기억을 바로잡고 그다음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 즉 물어보는 사람의 영향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가 구술사에서의 핵심이다. 

우리가 구술사라고 하는 이 부분을 이렇게 봐야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오늘날 아주 많은 미디어에서 어떤 사람들이 나와서 증언하는 것을 본다. 그것이 구술사만이 아니라도 그 증언들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걸러들어야 하는가 하는 것들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것과 조금 관계된 얘기인데 역사책을 읽어보면 명예훼손죄와 같은 것들, 살아있을 때는 명예가 있을지 모르지만 죽어서 역사적 인물이 되면 명예라는 건 없어진다. 사람이 죽어서 역사에 기록이 되면 그때부터 그는 명예가 없는 것이다. 그냥 평가의 대상이 된다. 퍼블릭한 영역에 자기 이름이 나오면 사회적인 가치와 평가의 대상이 되니까 그때부터 명예는 없어지는 것이다. 역사의 법정이라는 말이 있다.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라는 것은 진짜 무서운 말이다. 구술사 인터뷰를 하는 사람은 자기 얘기를 할 것인데 자기 인생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하겠는가. 좋게 얘기할 것이다. 인간이라고 하는 존재는 좋은 평판을 받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구술사 인터뷰할 때는 이런 것을 생각을 해야 된다. 구술사 인터뷰의 구체적인 방식을 보면, "구술사 인터뷰의 준비, 실행, 활용에 대한 지침", 구술사로 되어 있는 책을 읽을 때 생생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굉장히 높은 가치를 주는데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여러 사람들의 교차 검증이 되어야 한다.  

그다음에 두 번째로 우리가 이것을 공부를 해두면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이 분명히 이런 점들이 있을 거라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대상 시대에 대해 최대한 광범위한 역사적 배경 지식을 익혀야 한다." 예전에 '샘이 깊은 물'이라는 잡지가 있었다. 거기에 보면 구술사가 많이 나와 있는데, 예전에 읽을 때는 굉장히 생생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썩 사료적 가치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한 발 물러나서 우리가 대상 시대에 대해서 최대한 광범위한 역사적 배경 지식을 알고, 인터뷰를 안 하더라도 그런 것들이 반드시 필요하겠구나 하는 점이 있다. 그다음에 "질문 목록을 작성"해야 하고, "이야기를 듣고 정돈할 수 있도록 사전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누구하고 인터뷰한다고 할 때는 이런 것을 항상 생각을 해봐야 된다.  "인터뷰 자체는 3단계 또는 4단계로 나뉜다. 첫 단계로 인터뷰 대상자의 개인사에 대해 최대한 열린 독려 질문Reiz – und Impulsfrage을 던짐으로서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한다." Reiz는 영어로 rise이고, Impuls는 자극, 충동, 자극 그다음에 frage는 영어로는 question이다. 그래서 "독려 질문"이라고 하는데, 그 사람에게 말문을 여는 것을 말한다. 빤한 대답이 나오지 않도록 첫 질문을 잘 준비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다음에 "잘 진행되면 인터뷰 대상자는 솔직하고 자세한 이야기로 나아가지만, 잘 안 되면 이야기가 막히면서 진행자가 추가 질문을 거듭하며 대화를 밀고 나가야 한다." 어떤 특정한 사람에 대해서 인터뷰한다고 할 때는 그 사람에 대해서 조사를 많이 해야 되는데 그게 사실 쉽지 않다. 

구술사 인터뷰는 역사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뭔가를 공부할 때도 이것도 되게 중요한 것이다. 셀던 스턴이라는 사람이 쓴 《존 F. 케네디의 13일》이라는 책이 있다. 여기에 보면 녹취를 푸는 작업이 들어가 있는데, 《책 읽기의 끝과 시작》에도 서평을 쓴 게 있다. 이 책 자체는 절판이 됐는데, 이런 것들을 보면 녹취를 풀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들, 그런 작업을 구체적으로 하는 방식을 다룬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쿠바 미사일 위기 같은 것을 다룬 책이다. "인터뷰 대상자가 빠뜨린 정보를 얻는"다든가 하는 것들, "오디오 녹음본과 비디오 녹화본"과 같은 것들을 가지고 역사 사료를 만드는 법이 나온다. 녹음 파일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이 아주 생생한 정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일단 녹음 파일이 나오기 전에 예전에는 녹취가 나왔었는데, 텍스트로만 나와 있는 것과 그것에 음성을 입혔을 때는 다르다. 여러 가지 톤앤매너를 음성을 들으면서도 짐작할 수도 있고, 더군다나 어떤 식으로 톤앤매너을 할 때 가식으로 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녹취가 있다, 그 음성 파일이 있다 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꼭 authenticity, 진실성, 진위성에 접근해 가는 건 아니다. 구술사 텍스트들을 읽어보는 것이 역사 공부를 하거나 텍스트를 읽는 것을 할 때 훈련하면 굉장히 좋다. 어떤 텍스트의 결을 읽어내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남이 하는 얘기를 유심히 듣고 유심히 읽고 분석을 하는 훈련을 했을 때 이제 자기가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가 그 과정에서 습득이 된다. 역사 공부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남겨놓은 어떤 유형의 사물 자료, 지난번에 말한 유적, 텍스트 자료, 이런 것들을 갖다가 세밀하게 읽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세밀하게 읽는 훈련을 함으로써 어떤 사태를 유연하게 다면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몇 개의 조각을 통해서 전체를 구성해 보는 것이다. 수학 공부는 추상적 사유를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인간사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가 없다. 역사 공부는 말 그대로 파토스가 있는 것이다. 

역사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어서 과거의 사건을 재정리하는 게 아니다. 존 아널드의 《역사》를 보면 역사는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사료를 가지고 빈 자리를 채워 넣는 것이다. 우리가 맥락을 읽는다고 얘기하는데, 그 맥락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많은 것이 들어가 있다. 맥락이라는 것은 표정, 감정, 그때만 벌어진 이례적인 상황, 그런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 그런 것들을 읽을 줄 아는 것이, 그러니까 고도의 추상적인 어떤 덕목도 필요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맥락이라고 하는 것에 묶여서 얘기할 수 있는 아주 많은 것들이 동시에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그것을 연마하는 것이 역사 공부이다.  

122페이지를 보면 "시대 증인은 넓은 의미에서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을 보고하는 사람"이다. 124페이지에 보면 시대 증인을 독일에서 많이 다루었는데,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았다 라는 얘기를 한다. 125페이지를 보면 "귀도 크노프가 주창한 '우리의 역사. 독일의 기억' 협회가 참여한 민간기관', 귀도 크노프라는 사람이 쓴 책들이 많고, 번역된 게 꽤 있는데, 읽어보면 생생하긴 한데 뭔가 편들어주는 부분들이 좀 있다. 그래서 관심 있으면 사서 볼 건 아니고 도서관에 도서 신청을 해서 읽으면 된다. 시대 증인이라고 해서 그들의 말에 모든 진실이 담겨 있는 건 아니다 라고 하는 것, 인터뷰하는 사람이 그 맥락이나 감정을 잘 못 읽으면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기가 어렵다. 그리고 텔레비전 인터뷰라든가 이런 것은 조명이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연출하니까 위험한 문제가 있다. 127페이지를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 증인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억 문화에서 시대 증인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주관적 관점, 개인적 이야기, 지식에 물들지 않은 언어, 풍부한 감정에 있다." 그렇다고 그것만 그대로 옮긴다고 해서 역사가 되는 건 아니다. 객관적인 사실이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항상 주의해야 된다. 그것은 1차 사료일 뿐이고 역사가가 재가공해야 된다. "제시된 역사를 인증하고, 개인화하고, 정서화하는 것이 그들의 특별한 역할"인데, 역사가는 이렇게 개인화되어 있고 정서화되어 있는 것들을 객관적인 언어로 전달해야 되는데 갭이 굉장히 크다. 채워 넣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실 소설가들이 어떤 특정한 사건들에 대해서 써놓은 것을 읽으면 굉장히 생생하기는 하는데 조심해서 읽어야 된다.   1차적인 문헌들은 시대 증인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사회과학적인 검토를 거친 후에 텍스트들을 보는 것이 훨씬 더 객관적인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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