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르 오카샤: 과학철학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5


과학철학 - 10점
사미르 오카샤 지음, 김미선 옮김/교유서가


1. 과학이란 무엇인가

2. 과학적 추론

3. 과학에서 설명이란 무엇인가

4. 실재론과 반실재론

5. 과학의 변화와 과학혁명

6.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분야의 철학적 문제들

7. 과학과 과학의 비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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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학이란 무엇인가

23 과학철학이 하는 일의 일부는 과학자가 당연시 하는 가정들에 의문을 던지는 일이다. 그렇다고 과학자들은 결코 철학적 쟁점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암시를 풍기는 것은 잘못일 테다. 실은 역사적으로 많은 과학자가 과학철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데카르트, 뉴턴, 아인슈타인이 두드러지는 예이다. 저마다 과학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과학은 어떤 탐구 방법을 써야 할까, 과학 지식에는 한계가 있을까 같은 질문에 관심을 가졌다. 이러한 질문은 아직도 현대 과학철학의 중심부에 있다. 그래서 과학 철학자들의 흥미를 끄는 쟁점들은 위대한 과학자들의 주의를 끌어왔다. 이렇게 말했지만 오늘날 많은 과학자가 과학철학에 거의 무관심하고 거의 무지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24 20세기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철학자 카를 포퍼(Karl Popper)는 반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게 과학 이론의 근본적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론이 반증 가능하다는 말은 그 이론이 거짓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 이론이 경험적으로 시험할 수 있는 명확한 예측을 한다는 뜻이다. 이 예측이 잘못으로 드러나면 그 이론은 반증된 것, 다시말해 틀렸음이 입증된 것이다. 그러므로 반증 가능한 이론이란 그 이론이 거짓임 ━ 가능한 모든 방향의 경험과 양립할 수 없음 ━을 알게 될지도 모르는 이론이다. 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어떤 이론들은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으며, 따라서 과학이라 불릴 자격이 아예 없는 사이비 과학일 뿐이라는 게 포퍼의 생각이었다.


29 포퍼의 구별 기준이 먹히지 않은 결과로 중요한 질문이 두드러진다. 우리가 '과학'이라 부르는 모든 것들끼리만 공유하는 특징을 찾는 게 실제로 가능 할까? 포퍼는 답을 '그렇다'로 가정했다.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의 이론은 분명히 비과학적이므로 두 이론에는 없고 진짜 과학 이론에는 있는 어떤 특징이 틀림없이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에 대한 포퍼의 부정적 평가를 우리가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를 떠나서 과학에 본질적 성격이 있다는 그의 가정은 의심스럽다.


2. 과학적 추론

34 이 추론을 연역으로 만드는 것은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적절한 관계, 즉 전제들이 참이면 결론도 참이어야 한다는 관계의 존재이다. 전제들이 실제로 참 이냐 아니냐는 연역 추론이라는 추론의 지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른 문제이다.


34 전제들이 참인데도 결론은 거짓인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므로 이 추론은 연역 추론이 아니다. 이러한 추론은 귀납 추론으로 알려져 있다. 전형적인 귀납 추론에서는 조사한 대상에 관한 전제에서 조사한 적 없는 같은 종류의 대상에 관한 결론으로 넘어간다.


42 우리는 과학자들이 세계에 관해 들려주는 말에 대단한 신뢰를 부여한다. 하지만 과학은 귀납에 의지하는 데 흄의 논증은 귀납을 합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흄이 옳다면 과학이 세워지는 기초도 우리가 기대해 왔던 만큼 탄탄해 보이지 않는다. 이 당혹스러운 사태는 흄의 귀납 문제로 알려져 있다.


3. 과학에서 설명이란 무엇인가

65 과학적 설명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어떤 현상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은 정확히 무슨 뜻일까? 이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철학자들을 괴롭혀 온 질문이다. 우리는 1950년대에 미국의 철학자 칼 헴펠(Carl Hempel)이 과학적 설명에 대해 내놓은 유명한 해석을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다.


4. 실재론과 반실재론

95 의과학적 실재론의 기본 발상은 간단하다. 실재론자는 과학의 목표가 세계를 참되게 묘사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목표가 흔히 달성된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실재론자들에 따르면, 좋은 과학 이론은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을 참되게 묘사하는 이론이다. 이는 상당히 무해한 신조처럼 들릴 것이다. 과학의 목표가 세계를 거짓되게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분명 아무도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반실재론자의 생각은 그게 아니다. 반실재론자는 과학의 목표가 경험적으로 적절한, 곧 실험과 관찰의 결과를 올바르게 예측하는 이론들을 찾는 것이라고 여긴다.


97 운동론의 의도는 숨겨진 사실을 참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관찰 결과를 예측하는 편리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왜 반실재론이 때로는 도구주의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과학 이론을 실재의 바탕에 깔린 본성을 묘사하려는 시도라고 여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관찰되는 현상을 예측하도록 돕기 위한 도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5. 과학의 변화와 과학혁명

146 본성상 논쟁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쿤의 발상들은 과학철학을 탈바꿈시켰다. 한편으로는 쿤이 전통적으로 당연시되어온 많은 가정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철학자들이 그 가정들을 대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전통적 과학 철학이 간단히 무시해온 다양한 쟁점들로 주의를 끌었기 때문이다.


146 쿤의 작업이 불러 온 또 한 가지 중요한 영향은 전통적 과학철학이 무시해온 과학의 사회적 맥락에 주의를 끌었다는 점이다. 쿤에게 과학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이다. 다시 말해 공유하는 패러다임에 대한 충성심으로 결속된 과학자 공동체라는 존재가 정상 과학이 실행되기 위한 선행 조건이다.


148 쿤이 과학의 사회적 맥락을 강조한 점, 그리고 과학 이론은 객관적 사실과 일치한다는 발상을 거부한 점을 고려하면, 왜 그가 과학은 '사회적 구조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어떤 역설이 있다. 과학은 사회적 구조물이라는 발상의 옹호자들은 흔히 현대 사회에서 과학에 부여되는 권위에 반감을 드러내면서, 전형적으로 반과학적 태도를 지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쿤 자신은 대단히 친과학적이었다. 논리경험주의자들처럼 그도 현대 과학을 엄청나게 인상적이 지적 성취로 여겼다. 그가 패러다임 전환, 정상과학과 혁명과학, 공약 불가능성, 이론 적재성에 대한 신 신조를 피력한 의도는 과학 사업을 약화하거나 비판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그것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7. 과학과 과학의 비판자들

214 신체장애는 객관적 범주가 맞다는데 모두가 동의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철학자들은 신체장애이건 정신장애이건 장애나 질환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규범적이어서 가치가 실려 있다고 논변한다. 누군가가 신체 장애를 겪고 있다면, 이는 그 사람의 몸 또는 몸의 일부가 고장이 났다는 뜻이다. 여기서 '마땅한'이 규범적 차원을 가리킨다는 논변이다. 신체가 어떻게 작동해야 '마땅한'지 누가 결정하는가? 어쨌거나 모든 인간의 생리는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214 예컨대 시력이 덜 중요한 사회에서라면 그 선은 다른 어딘가에 그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견해에 따르면 정신장애와 신체장애는 둘 다 가치가 담긴 범주이다.


217 결론을 내리자면 과학사업이 사방에서 비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는 좋은 일이기도 하다. 과학자가 하는 말과 행동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건강하지도 않은 동시에 독단적인 처사일 터이기 때문이다. 과학을 겨냥한 비판들에 관해 철학적으로 숙고한다고 해서 최종 답변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들을 분리해 그에 관해 균형 잡힌 이성적 논의가 이뤄지도록 북돋는 데는 철학적 숙고가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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