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120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1109-120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상대방이 더 무거운 죄를 지었다고 여기게 하는 방법들: 첫째는 “맹세, 약속, 서약, 결혼의 신성함 같은 정의의 원칙을 하나도 아닌 여럿을 무시하고 어겼다고 진술하는 것.” 둘째는 “범인이 위증죄 등으로 처벌받는 곳에서 범죄가 저질러질 경우 범죄가 더 무거워진다.” 셋째는 “범인이 은인에게 범죄를 저지른 경우.” 넷째는 “불문율을 범할 때도 범죄가 더 무겁다.”







철학은 추상적인 원리들을 다루는 학문이지만 추상적인 것에서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철학에서 제시하는 추상적인 원리는 법학이나 정치학과 같은 사회과학 분과들과 긴밀한 관계들을 맺음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규범으로 구체화된다. 이를테면 '모든 인간은 평등해야만 한다'는 추상적인 원리이다. 이것을 곧이곧대로 실현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그렇지만 이 원리는 법학자들이나 법전문가들이 법률조항이나 규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항상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게 된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직 철학이 법학이나 정치학 등으로 나뉘어 지기 전에 연구를 하였던 사람이므로 그가 쓴 책들은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그를 철학자만이 아니라 정치학자, 자연과학자, 법학자, 수사학자 등으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을 잘하는 방법을 집약해둔 책인 <수사학>에는 올바름에 관한 추상적인 원리들도 들어있지만 연설을 할 때 청중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방법도 들어있다. 심지어 법정에서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는 방법도 있다. 


이 책 <수사학>에는 상대적으로 중대한 범죄들이라는 항목이 있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이 더 무거운 죄를 지었다고 여기게 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의 첫째는 '맹세, 약속, 서약, 결혼의 신성함 같은 정의의 원칙을 하나도 아닌 여럿을 무시하고 어겼다고 진술하는 것"이다. 둘째는 "범인이 위증죄 등으로 처벌받는 곳에서 범죄가 저질러질 경우 범죄가 더 무거워진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셋째는 "범인이 은인에게 범죄를 저지른 경우"이다. 범인은 범죄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착한 것을 착한 것으로 갚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중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넷째는 "불문율을 범할 때도 범죄가 더 무겁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러한 기법은 법학에서 제시하는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철학자들은 현실에 쓸모있는 것들을 궁리하기도 했다는 것의 증거로 삼기에는 이 정도만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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