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윌스: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9. 2. 10.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게리 윌스 지음, 권혁 옮김/돋을새김 |
게리 윌스: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번역에 대하여
여는 말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제1장 감추어진 시간들
제2장 사역을 시작하다
제3장 급진주의자, 예수
제4장 종교를 거부하다
제5장 하나님의 나라
제6장 지옥으로 내려가다
제7장 하나님의 죽음
제8장 하나님의 삶
맺는 말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여는 말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29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예수는 바로 믿음의 예수다. 그러한 믿음을 거부한다면 성서 속의 이야기들을 믿을 이유가 전혀 없다. 성서 속의 말씀을 전하고 부활했던 바로 그 예수다. 그가 이끈 신비로운 무리의 구성원들이 품고 있던. 그의 영속적인 활동에 대한 믿음이 성서에 대한 기독교적인 믿음의 기반이다. 그것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예수에 대해 왈가왈부 성가시게 할 필요도 없다.
34 복음서들을 예수가 진정으로 의미했던 것들의 공인된 진술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최근의 역사적 진실이라는 관점으로 복음서에 씌어져 있는 모든 것들을 문자 그대로 진실이라고 여기는 새로운 근본주의로부터 오래된 근본주의로 돌아가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복음서들은 말로 표현해낼 수 없는 것들을 그 과업에 적절한 언어, 유대 경전에서 물려받은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예를들어, 누가의 복음서는 그리스도의 강생의 의미를 신성한 탄생이라는 시적인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그와 그의 동료들은 바로 그것이 그리스도적 탄생이 의미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복음서들을 믿는다는 것은, 비록 여러 단계의 상징화 작업이 있었겠지만, 모든 내용을 본뜻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복음서들을 경건하게 읽는다는 것은 비록 그러한 모든 상징들에도 불구하고 예수가 진정 어떤 의미를 전하려 했던가를 지속적으로 묻는 것이다.
제1장 감추어진 시간들
88 예수가 외적인 순결을 조롱하고 있다는 사실은, 종교의식에서 깨끗한 손으로 여기는 오른손을 찍어 내버리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거세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거세한 남자를 부정하다고(신명기 23: 1)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이방인들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해 바울은, "‘차라리 자신들의 그 지체를 잘라버리는 것이 좋다"(갈라디아서 5: 12)라며 야멸차게 거세를 언급한다.
88 비울 시대의 교회는 섹스가 부정하다는 훗날의 잘못된 가르침으로부터 자유로웠다. 교회의 성직자들은 일반적으로 베드로처럼 결혼할 수 있었다. 바울이 결혼생활을 그만둔 것은 섹스가 부정한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종말이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기 자신의 말이며 주님의 말씀은 아니지만'(고린도전서 7: 1 2)이라고 한 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노예든 자유인이든 (부르심을 받은)(고린도전서 7:24) 그대로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수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칭 그의 제자들이 끊임없이 부정한 영역들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이다.
제2장 사역을 시작하다
109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나라를 지금과 같은 정치 질서 속에 포함시키고 싶어 한다. 만약 그들이 정치적 기독교 국가를 만들고 싶어 한다면, 자신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했던 예수를 따르지 않는 것이 된다. 그 반면에 만약 국가가 (굳이 기독교를 명시하지 않고) 단순히 어떤 종교이든 표명하기를 원한다면, 그런 의도에 부합하는 종교들은 있겠지만 예수의 나라는 그러한 종교들에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의 나라는 그런 질서 속에 있지 않다. 만약 사람들이 하나님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길 원한다면, 예수가 이미 빌라도에게 자신의 추종자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예수로부터 그 과업을 위임 받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제3장 급진주의자, 예수
114 그때에 임금이 그들에게 대답하기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 이 사람들 가운데서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하지 않은 것이 곧 내게 하지 않은 것이다'하고 말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한 형벌로 들어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갈 것이다.(마태 25 :31-46)
이 말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이 말은 바로 소년들을 성적으로 괴롭힌 사제는 예수를 괴롭힌 것이라는 뜻이다. 노파가 모아둔 돈을 등쳐먹은 TV 부흥사는 예수를 등쳐먹은 것이다. 종교를 이유로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죽이는 일은 예수를 죽이는 일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경멸하는 사람은 예수를 경멸하는 사람이다. 부랑자를 무시하는 것은 예수를 무시하는 것이다. 동성애지를 박해하는 것은 예수를 박해하는 것이다. 그가 경멸 받고 무시당하며 헐벗고 있는 바로 지금, 예수의 이러한 심판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제4장 종교를 거부하다
139 예수는 성전을 오두막이건 부유한 성당이건 간에 또 다른 건물들로 대체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오직 그 자신만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라고 믿는, 마음의 종교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온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예수가 오늘날 스스로 종교라 일컫는 것들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현재의 종교는 그가 비난했던 정결규례와 안식일 규례, 희생제 그리고 성전과 같은 것들을 영속시키면서도, 그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종교의 적대자였기 때문에, 종교가 예수를 죽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5장 하나님의 나라
148 베네딕토 교황의 배타적인 태도는 예수가 반대했던 바로 그 종교가 예수의 혈통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 교회를 점거해버리는 것과 같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이것은 예수가 살아 있을 때에도 나타났던 경향이었다. 눈먼 거 지가 예수를 외쳐 부를 때, 제자들은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꾸짖었지만, 예수는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라'하고 말씀하셨다."(마가 10: 49)
149 이러한 배척은 평신도(특히 여성들)들을 제단으로부터 배제하고, 비밀 콘클라베와 의사결정과 헌금을 관리하는 일에서 배제하여, 신성화한 제단과 신성화한 남자들 그리고 '손가락 신성화하기’로 포장된 신성 규약과 함께 '기독교' 사재직의 재정립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평신도들을 사제와 분리하는 중세시대의 커다란 장벽이었던 '십자가상 휘장'은 오랜 시간 동안 영성체대로 되살아나 있었다.
유대(그리고 그 외의)법 하에서 생리를 한다는 이유로 부정하게 취급되던 상태로 되돌려진 여성들은 교회의 성소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로 인해 제대포마저도 성소 밖에서 그것을 세탁할 수녀들에게 건네졌던 것이다. 이런 집단들에게는 성전을 정화했던 예수의 노력은 헛된 것이었던 셈이다.
제6장 지옥으로 내려가다
175 유다는 왜 예수를 팔아 넘겼던 것일까? 요한복음서는 그가 '도둑'이었기 때문에, 은화 서른 냥을 얻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설명한다. 그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품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그 설명이 너무 단순하다는 것에 의심을 품는다. 모리악은 "탐욕에 대한 빈약한 추정은 그를 규정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모리악은 제자들이 질투 어린 경쟁의식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유다가 예수의 호감을 얻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어떤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는 ‘사랑은 불공정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공정함을 원했던 것이다.
엔도는 유다가 품었던 불만은 오히려 정치적인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수가 (제자들 대부분이 호감을 갖고 있었던) 세속적인 왕국을 지향하지 않는 것에 실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176 유다는 십자가형에 처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닌 본디오 빌라도에게 예수가 양도될 수도 있음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예수가 로마에 대해 보다 더 공격적이고 반역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만들기 위해 예수에게 충격을 주려고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다른 쪽 뺨을 내미는 것만으로는 조국을 해방시킬 수 없다는 것을 예수에게 확신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유다도 엄청난 공포 속에서 예수가 재판과 고난을 당하는 과정을 함께 겪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제7장 하나님의 죽음
210 당시의 기독교인들은 부활을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 여인들이 부활을 알렸을 때조차도 그들은 믿지 않았다. (누가 24: 11) 예수가 유죄 판결을 받고 처형될 때, 그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숨어 있었다. 육신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향유를 바르기 위해 무덤을 찾아갔던 여인들과 달리 그들은 무덤조차 찾아가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소심했다. 하지만 이들 겁쟁이 무리들이 갑작스럽게 유력한 복음전파자 집단으로 변신하여, 자신들의 믿음을 널리 퍼뜨리고, 예수가 살아 있다는 주장을 확고하게 제시했다.
예수의 죽음 이후의 일들도 감당할 수도 없었던 사람들이 곧 결연하게 서로를 부둥켜 안고 스스로 순교를 희망하면서, 마침내 예수의 말씀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다."(요한 15:20) 그처럼 견고한 믿음은 그 기반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 믿음은 비어 있던 무덤과 여러 번에 걸친 출현 그리고 그들 자신의 확신과 동료들의 증언이라는 세 가지의 연관된 확고한 증거들 위에 확립되어 있었다.
맺는 말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228 우리들 중 누가 확고하게 그 포도나무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럴 수 없다. 그는 우리에게 충분히 말해주었다. 그는 이 땅의 하늘나라는 잡초들과 함께 자라는 밀과 같아서, 밀을 하나님의 곳간에 거두어 들이는 추수 때가 되어야 분리될 것이라고 했다.(마태 13 :24-30) 혹은 체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왕겨와 섞여 있는 밀알이 최종 분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마태 13: 30) 혹은 '모든 종류의 물고기'로 가득한 커다란 그물과 같아서 잡은 것들을 끌어올리고 난 후에야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골라낼 수 있다고 했다.(마태 13:47- 48) 이것은 최후의 나라가 잔치가 될 것이라는 또 다른 상징이다.
그 의미는 명확하다. 이 땅에서의 모든 사회 집단들이 지금으로서는 뚜렷하게 구별할 수 없는 하늘나라의 요소들이지만, 그들 중 어떤 집단도 어떤 나라, 어떤 교회, 어떤 임의의 조직이든 하늘나라와 같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믿음에 근거한 정치'라거나 혹은 하늘나라를 위해 거짓 종교를 대체한 완벽한 교회라는 주장들은 우상숭배의 한 형태이다.
228 세상 모든 남녀들에게 부과된 것처럼. 예수를 따르는 자들에게도 모든 개별적인 인간들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그것은 정지의 목표이다. 즉, '황제에게 속한 일'인 것이다 하지만 하늘나라는 더욱 더 깊고도 넓은 것을 요구한 측 정의뿐만이 아니라 사랑을 요구하는 것이다.
'책 밑줄긋기 > 책 2012-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움베르토 에코: 푸코의 진자 (리커버 에디션) (0) | 2019.02.25 |
---|---|
고익진: 한글 아함경 (0) | 2019.02.18 |
미르치아 엘리아데: 영원회귀의 신화 (0) | 2019.02.15 |
이인호: 하루 한자 공부 ━ 내 삶에 지혜와 통찰을 주는 교양한자 365 (0) | 2019.02.11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0) | 2019.02.07 |
이종철: 중국 불경의 탄생 ━ 인도 불경의 번역과 두 문화의 만남 (0) | 2019.01.27 |
존 도미니크 크로산: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참 그리스도인이 되는가 ━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하나님의 폭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0) | 2019.01.20 |
양자오: 장자를 읽다 ━ 쓸모없음의 쓸모를 생각하는 법 (0) | 2019.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