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호두껍질 속의 우주

호두껍질 속의 우주 - 10점
스티븐 호킹 지음, 김동광 옮김/까치


제1장 상대성이론의 약사(略史)

제2장 시간의 형태

제3장 호두껍질 속의 우주

제4장 미래 예측

제5장 과거 보호

제6장 우리의 미래 : 스타트렉인가, 아닌가?

제7장 새로운 브레인 세계


용어 설명

참고 문헌

도판 출처

역자 후기

색인






서문

나는 내가 쓴 대중과학서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가 그처럼 큰 성공을 거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책은 무려 4년 동안이나 「선데이 타임스 (Sunday Times)」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라 있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발간된 책들 중에서 가장 긴 기록이었고, 특히 읽기가 그다지 쉽지 않은 과학서라는 점에서 무척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이 내게 후속편을 쓸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시간의 역사 제2편」이나 「조금 긴 시간의 역사」와 같은 부류의 책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에 바빠서 책을 쓸 만한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시간의 역사」보다 더 읽기 쉬운 다른 종류의 책을 쓸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의 역사」는 내용이나 논리의 면에서 나중의 장들이 앞의 장의 뒤를 이어 계속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물론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독지들도 있었지만, 책의 앞부분을 읽다가 지쳐서 훨씬 더 흥미로운 내용들이 소개되는 뒷부분은 읽어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에 비해서 이 책은 나무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1장과 제2장은 큰 줄기에 해당하며, 여기에서 다른 가지들이 뻗어 나오는 형식이다.


가지들은 서로 충분히 독립적이며, 큰 줄기를 읽으면 가지에 해당하는 나머지 장들은 어떤 순서로 읽어도 무방하다. 이 장들은 「시간의 역사」가 발간된 이후 내가 연구했거나 생각했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그 부분은 오늘날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첨단 분야들에 대한 상을 제공할 것이다. 각각의 장에서도 나는 가급적 선형적인 구조를 피하려고 노력했다. 1996년에 발간된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삽화와 그림 설명은 본문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또다른 통로를 마련해줄 것이다. 그리고 상자글과 보조 해설을 통해서 본문에서 다룰 수 없는 특정 주제들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1988년에는 "만물의 이론"이 곧 완성될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 후 상황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우리는 그 목표에 좀더 가깝게 다가섰는가? 이 책에서 다루어 지겠지만, 그 후 우리는 많은 진전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그 길 위에 있고, 아직도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속담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 희망에 차서 길을 걷는 편이 더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발견에 대한 우리의 갈망이 모든 분야에 창조성이라는 기름을 부어 넣어준다. 우리가 이 길의 끝에 다다른다면, 인류 정신은 움츠러들고 종내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인류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설령 깊이는 아니더라도 끝없이 복잡성을 증대시킬 것이고, 항상 가능성의 지평선을 확장시키는 중심에 서 있을 것이다.


나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발견들과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실재의 상에 대해서 느끼는 흥분감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나는 점차 더해가는 임박감을 느끼면서 나 자신이 연구해온 여러 영역들을 중심으로 하여 이 책을 집필했다. 물론 그 연구의 상세한 내용은 전문적인 것이지만, 나는 복잡한 수학 공식 없이도 폭넓은 개념들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내 시도가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그림, 그림 설명, 그리고 상자 글에 도움을 준 토마스 허토그와 닐 쉬러에게 감시를 전하고 싶다. 내 원고를 (사실 나는 모든 글을 전자적인 방식으로 쓰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컴퓨터 파일을) 편집한 해리스와 키티 퍼거슨 그리고 삽화를 그린 필립 던과 북 래버러터리의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내가 과학연구를 계속하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한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이 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2001 년 5 월 2일, 케임브리지에서

스티븐 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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