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무데: 포퓰리즘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36


포퓰리즘 - 10점
카스 무데 외 지음, 이재만 옮김/교유서가


1.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

2. 세계 각지의 포퓰리즘

3. 포퓰리즘과 동원

4. 포퓰리스트 지도자

5.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6. 원인과 대응


감사의 말/ 참고문헌/ 독서안내/ 역자 후기/ 도판 목록




1.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

15 학자들은 포퓰리즘을 규정하는 속성들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떤 형태의 포퓰리즘이든 일종의 민중에 대한 호소와 엘리트에 대한 비난을 포함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그러므로 포퓰리즘이 언제나 기득권충에 대한 비판과 보통사람들에 대한 과찬을 포함한다고 말해도 지나치게 논쟁적인 주장은 아닐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포퓰리즘을 이렇게 정의한다. 포풀리즘이란 사회가 궁극적으로 서로 적대하는 동질적인 두 진영으로, 즉 순수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로 나뉜다고 여기고 정치란 민중의 일반의지의 표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심이 얇은 이데올로기다.


16 포퓰리즘을 '중심이 얇은 이데올로기'로 규정하는 방식은 흔히 말하는 이 개념의 가변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데올로기는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관한 아울러 사회의 조직과 목표에 관한 일군의 규범적 이념이다. 간단히 말해 이데올로기는 세계가 어떠하고 또 어떠해야 한다는 견해다. '중심이 두껍'거나 '완전한' 이데올로기들(예컨대 파시즘, 자유주의, 사회주의)과 달리, 포퓰리즘처럼 중심이 얇은 이데올로기들은 다른 이데올로기들에 들러붙는 것처럼(그리고 때로는 흡수되는 것처럼) 보이기 마련인 한정된 형태들로 나타난다. 사실 포퓰리즘은 거의 언제나 다른 이데올로기의 요소들에, 더 폭넓은 공중에게 호소하는 정치 프로젝트를 촉진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들에 들러붙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이유로 포퓰리즘은 단독으로는 현대 사회가 낳는 정치적 문제들에 복잡한 해답도, 포괄적인 해답도 내놓지 못한다.


21 '민중'은 매우 유연하게 쓰일 수 있는 구성물이지만, 대부분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주권자로서의 민중, 보통사람들로서의 민중, 국민으로서의 민중 세 경우에 '민중'과 '엘리트'를 나누는 주요 구분선은 각각 정치권력, 사회경제적 지위, 국적이라는 2 차특징과 연관된다. 사실상 포퓰리즘의 모든 발현 형태가 이 2차 특징들과의 결합을 포함하는 까닭에, 민중의 세 가지 의미 중 하나만 부각되는 경우는 드물다.


2. 세계 각지의 포퓰리즘

69 대략 150년 동안 포퓰리즘은 제정 러시아의 소규모 엘리트주의 집단과 미국의 폭넓지만 조직되지 않은 집단에서 점차 전 세계를 망라하는 다채로운 정치 현상으로 확산되었다. 포퓰리즘의 전 세계적 부상은 민주주의의 부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모두 19세기 말만 해도 비교적 드문 현상이었지만 지금은 만연한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자가 꼭 연관된다는 말은 아니다. 포퓰리즘은 권위주의 체제 안에 존재할 수 있으며, 유의미한 포퓰리스트가 없는 민주주의 국가도 많다. 그러나 세계에서 민주적 이상의 헤게모니가 강해지는 추세, 아울러 선거민주주의의 가능성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은 민중의 일반의지를 찬양하는 이데올로기인 포퓰리즘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70 '민중'과 '엘리트'에 대한 특수한 해석을 만들어내는 것은 포퓰리즘과 숙주 이데올로기의 결합이다. 이런 해석은 으레 국가적 맥락과 관련이 있지만, 특정한 지역적 현상은 오늘날 유럽의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이나 라틴아메리카의 극좌 포퓰리스트들처럼 서로 상당히 비슷한 포퓰리스트들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


3. 포퓰리즘과 동원

75 강한 정치조직에 얽매이지 않는 사인적 선거 수단을 마련함으로써 포퓰리스트 지도자는 스스로를 청렴한 행위자로 묘사할 수 있고, 중재자 없이 '민중'과 직접 연결되므로 '보통사람들'의 목소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79 요컨대 사회운동이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도화되지 않은 집단행동에 관여하는 사람들을 공통의 정체성과 적을 매개로 결속시키는 비공식 네트워크다. 사회운동이 더 일반적인 선거 행위보다 제도화되지 않은 집단 행동을 선호하는 것은 대개 의사결정 과정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운동은 대개 공식 조직을 갖추고 있고 의사결정 과정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정당 및 이익집단과는 다르다.


98 포퓰리즘 정당들은 급진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상 주류 정당의 반발뿐 아니라 시민사회 조직과 미디어의 반발에도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런 반발이 강할수록 포퓰리즘 정당은 제대로 기능하면서 유능한 인력을 끌어 모으는 조직으로 발전하기가 더 어렵다. 그 결과로 포퓰리즘 정당은 대개 선거 돌파에는 성공하되 선거 지속성을 확립하는 데에는 실패한다. 일부 포퓰리즘 정당은 전국 선거에서 대패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데, 특정한지역 혹은 지방의 거점을 바탕으로 전국 정당으로 부활하는 목표를 재차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4. 포퓰리스트 지도자

116 기업가 포퓰리스트들은 사업 감각을 발휘해 정치 아웃사이더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그들은 부패한 정치인들 덕분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부패에도 불구하고 재산을 모은 정직하고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자신을 내세운다!


126 민중의 목소리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은 포퓰리스트 지도자의 숙주 이데올로기와도 관련이 있다. 예컨대 기업가 이미지는 사회주의적 포퓰리즘보다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과 훨씬 쉽게 결합되며, 소수 종족 출신은 극우 포퓰리즘 운동보다 종족 포퓰리즘 운동에서 한결 쉽게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여성 지도자는 좌파 포퓰리즘당보다 우파 포퓰리즘당에서 더 전통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다


5.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132 민주주의에 대한 (수식어가 붙지 않는) 가장 적절한 정의는 국민주권과 다수결의 결합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이 정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와 비자유민주주의 모두 가능하다. 실제로 민주주의라는 용어의 어원 자체가 민중의 자치라는 관념, 즉 민중이 통치하는 정치체제를 가리킨다. 대부분의 '최소' 정의들이 민주주의를 무엇보다 경쟁 선거를 통해 통치자를 선출하는 방법으로 여긴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를 규정하는 속성에 해당한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중은 통치자를 폭력적 분쟁을 통해 교체하지 않고 오히려 다수결로 선출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132 그렇지만 대부분의 일상 용법에서 민주주의는 실제로 민주주의 자체보다는 자유민주주의를 가리킨다. (수식어가 붙지 않는)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주된 차이점은 후자가 국민 주권과 다수결을 존중할 뿐 아니라, 표현의자유와 소수자 보호 같은 기본권을 보호하는 데 특화된 독립 기관들까지 수립하는 정치체제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기본권 보호에 관한 한 만능 해결책은 없으며, 그 결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들은 서로 크게 다른 제도 설계안들을 채택해왔다.


133 포퓰리즘은 본질적으로 민주적이면서도 현대 세계에서 지배적 모델인 자유 민주주의와 충돌한다. 포퓰리즘은 그 무엇도 '(순수한) 민중의 의지'를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다원주의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며, 따라서 소수자의 권리는 물론이고 그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보장책에도 반대한다.


152 포퓰리즘이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포퓰리즘은 자유민주주의와 상충된다. 포퓰리즘은 극단적인 디수결주의를 옹호하고 비자유민주주의의 한 형태를 지지하는 일군의 이념이다. 포퓰리즘은 국민주권과 다수결은 단호히 옹호하지만, 소수자 권리와 다원주의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포퓰리즘과 자유민주주의의 관계마저도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각지의 포퓰리즘 세력은 한편으로 주변화된 집단에게 발언권과 권력을 주고자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반대 세력들의 존재 자체와 싸우고 정치적 경쟁의 규칙을 위반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6. 원인과 대응

188 포퓰리즘 세력의 지지충과 더 나아가 엘리트층의 일부까지 설득하려는 자유민주주의자들은 '민중'에 영합하는 단순한 해결책과 평범한 시민들의 도덕적·지적 능력을 무시하는 엘리트주의적 담론을 모두 피해야 한다. 그런 해결책과 담론은 포퓰리즘 세력을 강화할 뿐이다. 포퓰리즘이 대개 옳은 질문을 하고 틀린 답을 내놓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포퓰리즘 공급을 없애는 일뿐 아니라 포퓰리즘 수요를 줄이는 일까지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포퓰리즘 수요를 줄여야만 자유민주주의가 실제로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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