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부학연구회: 내가 사랑한 교부들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21. 6. 14.
내가 사랑한 교부들 - 한국교부학연구회 지음/분도출판사 |
교부, 그들은 누구인가?
I. 외경문헌
II. 사도 교부
III. 호교 교부
IV. 순교 문헌
V. 이단발생과 이단 반박 문헌
VI. 알렉산드리아 교부
VII. 북아프리카 교부
VIII. 제국교회의 탄생
IX. 카파도키아 교부
X. 전성기의 교부
XI. 수도
교부, 그들은 누구인가?
'교부'敎父라는 용어는 일종의 존칭어로서 '교회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아버지'라는 낱말은 신자들이 교회에서 자신들을 가르치고 영적으로 키워 준 주교들을 사랑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부르던 용어다. 예부터, 특히 동방 지역에서는 스승을 가리켜 존경하는 마음으로 '아버지'(師父)라고 즐겨 불렀다. 제자와 스승은 마치 아들과 아버지처럼, 그래서 스승을 부모처럼 여기고 존경하면서 아버지로 불렀던 것이다. 구약성서에서도 예언자는 제자를 아들처럼 여겼고, 잠언과 전도서에도 지혜를 가르치는 스승을 아버지로 여겼다. 『디다케』Didache에서도 스승은 제자를 일컬어 아들이라 한다. 랍비도 제자들로부터 아버지라고 불렸다. 이러한 전통을 남용하여 교만한 마음으로 아버지 또는 스승으로 불리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예수께서 엄하게 훈계하신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길에 나서면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아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마태 23,7-10).
사도 바오로 또한 친히 복음을 전하여 그리스도인이 된 이들에게 자신이 그들을 낳은 아버지라고 말한다(1 코린 4,15 참조). 이레네우스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말씀으로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가르쳐 준 분의 아들로 불리며, 그분을 아버지로 부른다." 예루살렘의 알렉산더 주교는 오리게네스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자신의 스승이었던 판태누스와 클레멘스를 아버지라 부르면서 그들에게 찬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교부’라는 용어는 보통 고대교회의 중요한 인물, 곧 하느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며 교회의 기초를 놓은 분과, 교회 안팎에서 오는 위험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 신자들이 신앙을 키워 가도록 그들을 이끌어 준 주교와 스승을 일컫는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부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전한다. "교부들은 사도들 다음으로, 교회를 심고 물과 양분을 주어 키운 이들로서, 그들의 자상하고 지칠 줄 모르는 봉사 덕분에 교회는 성장할 수 있었다."
교회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교도권은 사도들에 이어 그 후계자들인 주교들에게 전해졌다. 주교들은 교도권을 행사하면서 계시 진리의 원천인 성서와 성전을 확정하고 주요 교리들을 신조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단을 막고자 '교회회의'를 열어 공동으로 대처했다. 바로 이 시기에 저명한 저술가들에게 '교부'라는 촌칭이 붙여졌다.
본디 주교들에게 붙여진 '교부'라는 명칭은 사제들에게도 적용되어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사제며 학자인 히에로니무스를 교부라고 불렀다. 넓은 의미로는, 공의회를 준비하고 회의를 주관한 주교들을 일컬어 '공의회 교부’라고도 한다(특히 니케아 공의회 교부). 그러나 엄밀한 의미로는, 몇 가지 기준에 맞아야만 교부로 불릴 수 있다. 곧, 정통 신앙을 따르고 성덕으로 빛나는 삶을 살았으며, 교회에서 교부라고 인정해야 하고 시대적으로 고대교회에 속한 이를 진정한 의미에서 교부라고 부른다.
교부 시대는 초창기(100~300) 전성기 (300~450), 쇠퇴기(450~700)로 구분된다. 초창기는 니케아 공의회 이전 시대로, 사도 교부 · 호교 교부 · 신학 전통의 창시자들이 이 시기에 속한다. 전성기는 4대 공의회 ━ 니케아, 콘스탄티노풀, 에페소, 칼케돈 ━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여러 이단들로부터 교회의 신앙을 보호하기 위해 신학이 발전되었던 시기를 말한다. 교부학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교부들이 대부분 이 시대에 속한다. 동방교회에서는,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 사항을 대표적으로 지지했던 아타나시우스, 카파도키아의 3대 교부인 대 바실리우스와 나지안주스의 그래고리우스 그리고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루스, 역사신학자 에우세비우스, 유명한 설교자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예비자 교육의 대가 예루살렘의 치릴루스 등 수많은 교부들이 이 시대에 속한다. 서방 교회에서는 힐라리우스, 암브로시우스, 아우구스티누스, 히에로니무스, 레오 1세 교황 등을 꼽을 수 있다. 쇠퇴기는 칼케돈 공의회 이후 시대로, 독창적인 작품들이 나오는 대신 옛 교부들의 저서들을 정리하여 펴낸 시기였다. 그레고리우스 1세 대교황이 이 시기를 빛낸 위대한 교부다. 이 밖에 교부들이 사용한 언어에 따라 그리스 교부, 라틴 교부, 동반 교부 ━ 시리아, 콥트, 아르메니아어 등 ━로 대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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