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역사 고전 강의 — 27 / 제19강(3)

 

⟪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제19강(3)

❧ 문명의 기본 요소들의 등장 순서
“정치적 영웅”인 헤라클레스에 의한 경지耕地, “시간(기록)의 시작”, “시적 지혜의 원리”(언어문헌학), “점지팡이”(역사의 시작), “물과 불”(액막이), “횃불”(혼인), “D.M., Dis Manibus”(매장)

❧ “파쇼fascio”
정치적·사회적 조직의 등장

 

 

2021.10.23 역사 고전 강의 — 27

비코의 ⟪새로운 학문⟫을 다루는 19강의 세번째 시간이다. ⟪새로운 학문⟫은 19강, 20강에서 다룬다. 19강은 세번째인데 다음에 한 번 더 ⟪새로운 학문⟫에서 중요한 원리로서 제시되고 있는, 그리고 역사철학에서 비코의 의의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역사단계론인데, 역사단계론은 19강 뒷부분에서 설명하고 있다. 지난 번에 비코가 ⟪새로운 학문⟫에서 자신이 정립하고자 하는 것이 문명신학이라고 말했다. 신성한 섭리에 대한 합리적 문명적 신학. 서양 사람들이 비코처럼 독실한 가톨릭 신자들은 신학이라는 말을 근본적인 학문이라는 의미로 쓴다. 비코의 ⟪새로운 학문⟫을 보면 새로운 학문을 이라는 말을 썼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코가 창의적인 혁신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사람이 전통적인 학문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신학이라는 말을 무심코 쓰고 있다는 점들이겠다. 무엇인지든지 완전히 자신이 살아온 생활세계는 물론이고 학문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얼마나 그것에 매몰되어 있는가 또는 그것을 얼마나 자각적으로 벗어나려고 노력했는가에서 그 사람의 학문적인 의의를 찾아내는 것이 좋겠다. 

오늘은 비코가 문명신학을 하려고 했다, 그러면 문명신학은 무엇을 다뤄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234페이지부터 243페이지까지 대체로 9페이지 걸쳐서 이야기했다. 이 부분은 문명의 요소들이다. 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해서 비코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비코의 ⟪새로운 학문⟫ 제3절부터 30절까지 이 부분에서 비코를 읽을 때 비코가 문명의 요소들로 거론한 것인가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그것이 어떤 순서로 나오는가. 비코는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이것 나와야 다음 것이 나온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순서로 나오는가, 어떤 요소들이 어떤 순서로 나오는가가 중요하다. 우리가 《옥스퍼드 세계사》도 읽고 있다. 《옥스퍼드 세계사》를 보면 항상 물리적인 토대를 얘기한다. 지리적인 기반이라든가 기후, 물질적인 삶의 국면들, 즉 기술을 중요하게 얘기하고 지성적 사상적 발견, 그런 것들이 결합해서 인간이 살아가는 집단은 어떻게 조직하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렇게보면 비코도 자기가 하고자 하는 새로운 학문의 근본 원리가 무엇인가, 즉 문명신학이라고 하는 것은 어떠한 원리에서 성립하는가를 이야기한 다음에 문명신학이기 때문에 문명이라는 것은 어떤 요소들로 성립하고 그것이 어떤 순서로 등장하는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 순서라고 하는 것을 들여다보면 비코가 순서를 어떻게 말하는가. 물질적인 토대부터 이야기해 나간다. 그것이 참 비코가 기가막힌 부분이다. 어떤 순서로 말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학문이 맨 먼저 헤라클레스를 나아가서 헤라클레스의 공적에 대해 고찰한다고 그랬다. 헤라클레스는 그냥 싸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기서 비코가 말하는 헤라클레스는 " 지상에 있던 태고의 대삼림을 가리키는 것이며, 헤라클레스는 이를 불태워 경지耕地로 바꾼 장본인임을 뜻한다. 즉 헤라클레스는 전투적 영웅이라기보다 그 훨씬 전에 출현했을 정치적 영웅의 상징 인격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한편으로 이는 시간(기록)의 시작을 의미한다." 헤라클레스가 태고의 산림을 불태워서 경작지로 바꾸었다. 이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지리적 토대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 "자연의 정복이 곧 문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거기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자연이라고 하는 것이 있을 때 그 자연 안에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만 이야기한다고 하면 그것은 문명이 아니다. 그리고 거기에서는 역사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을 자연사라고 말하는데, 물론 인간의 삶은 자연과 함께 가기 때문에 자연의 역사도 인간의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저기에 있는 자연을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경작하고 개간하고, 정복해서 인간의 삶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태도가 서구문명에서는 역사의 시작이라고 간주된다. 그래서 시라카와 시즈카의 《문자강화》를 읽어보면 갑골문에 대해서 연구하면서 이야기하는데, 동아시아에서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을 묘사한다고 말한다. 

제19강 235 학문이 맨 먼저 헤라클레스(헤라클레스란 민족의 시조이며, 고대 이민족은 모두 그에 대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를, 나아가서 헤라클레스의 공적에 대해 고찰함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헤라클레스는 사자를 쳐 죽이고 네메아 숲을 불태운 공적으로 사자 껍질로 치장, 성좌에 모셔졌기 때문이다(여기서 말하는 사자는 지상에 있던 태고의 대삼림을 가리키는 것이며, 헤라클레스는 이를 불태워 경지耕地로 바꾼 장본인임을 뜻한다. 즉 헤라클레스는 전투적 영웅이라기보다 그 훨씬 전에 출현했을 정치적 영웅의 상징 인격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한편으로 이는 시간(기록)의 시작을 의미한다. (새로운 학문, [3])

제19강 235 비코가 보기에는 자연의 정복이 곧 문명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시간(기록의 시작", 즉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문명이라고 하는 것의 시작은 경작지를 만드는 것이다. 문명의 요소는 경작지가 있는 곳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렇게 경작지를 만들면서 역사가 시작된다. 경작지와 시간에 대한 의식이 생겨난다. 그리고 5절을 보면 호메로스 이야기가 나오는데, 236페이지를 보면 "그림을 보면 빛의 폭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빛은 호메로스를 향하고 있습니다. 형이상학을 상징하는 여성을 통해 섭리의 빛이 반사되어 호메로스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호메로스는 시적 지혜의 원리를 가리킨다. 그러면 처음에 경작지, 시작이 시작되고 그리고 나서는 시적인 지혜의 원리, 신의 섭리가 형이상학을 향하고 인간 문명을 아우루는 시적인 지혜. 세번째 요소가 시라는 것이다. 이 시적인 지혜라는 것은 구전으로 전해지기고 하고 쓰여지기도 하지만 바로 언어이다. 언어라는 것을 비코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세번째 요소가 언어다, 언어문헌학이 그러니까 문명을 밝혀내는 주요한 학문이 되겠다. ⟪새로운 학문⟫이라고 하는 비코의 구상 안에는 언어문헌학도 포함될 것이다. 

제19강 236 그림을 보면 빛의 폭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빛은 호메로스를 향하고 있습니다. 형이상학을 상징하는 여성을 통해 섭리의 빛이 반사되어 호메로스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제19강 237 호메로스의 시적 언어를 이해하려면 언어문헌학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비코는 언어문헌학이 문명을 밝혀내는 중요한 학문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 다음을 보면 "제단 위쪽 오른편에 보이는 것은 점지팡이"라고 했는데 점이라고 하는 것을 가지고 미신이다 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巫'와 '史'는 모두 점치는 그릇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중국 고대에서는 그러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역사학자인 사마천의 직업은 천문 기록자였습니다." 그러면 비코가 점지팡이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기독교 세계가 아닌 이교도 세계에서는 역사가 그렇게 시작되었다는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역사라고 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 개념이 생겨난 것이고, 인간은 미래라는 것을 생각한다. 미래 때문에 우리가 괴롭다. 당장 오늘만 생각하면 괴로울 것도 없었을 것이다. 역사라고 하는 것이 두번째로 등장했는데 기독교 세계에서도 그렇고, 이교도 세계에서도 역사가 등장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역사와 철학과 신화 이런 것들이 같은 원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문명의 요소를 이야기하고 그렇게 되며 인간 집단이 생겨난다. 그런 원천 위에서 인간 집단은 혼인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비코는 혼인, "이들 인간 문명의 최초의 것은 혼인이다. 이는 제단 위의 항아리 옆에서 불타고 있는 횃불로 상징된다." 혼인이라는 말에 가족을 생각하면 되겠다. 인간이 문명을 이룬다고 그러면 집단을 통해서 이루는데, 그 집단의 출발점은 혼인이다. 그리고 비코는 인간 문명의 두번째가 매장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 이것을 다 묶어서 제단이라고 하는 것이 인간문명이고 그 위에 점지팡이, 액막이를 가리키는 물과 불, 혼인을 상징하는 횃불, 그리고 매장 이것이 인간 문명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물론 그 이전에 경장지가 있었다. 바로 그 경장지가 만들어지면서 역사가 시작되었고, 문명이 출발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비코가 어떠한 순서로 이 연쇄를 제시하고 있는가, 그리고 비코가 문명 신학이라고 하는 것을 하려고 하는데 어떠한 방법으로 탐구하고 있는가, 그런 것들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19강 235 제단 위쪽 오른편에 보이는 것은 점지팡이, 예언자가 예언을 하거나 길흉을 점칠 때 사용하는 막대기이다. (새로운 학문, [9])

제19강 238 '巫'와 '史'는 모두 점치는 그릇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둘 다 예언자였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역사학자인 사마천의 직업은 천문 기록자였습니다.

제19강 238 이들 인간 문명의 최초의 것은 혼인이다. 이는 제단 위의 항아리 옆에서 불타고 있는 횃불로 상징된다.  (새로운 학문, [11])

나머지 부분은, 240페이지, 241페이지는, 보충설명이다. 쟁기와 키, 농경민과 해양민 이런 것들은 보충설명인데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242페이지, 파쇼, 또는 파스케스라고 부르는데, 정치권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문명의 요소에서 기본적인 요소 위에서 가족이 성립할테고 거기서 좀 더 나아가게 되면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정치적인 조직, 그런 집단이 생긴다. 그런 정치적 조직을 가리킬 때 파스케스를 비코가 제시한다. 그런 과정에서 가능케한 검과 재물 주머니, 저울과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얘기한다. 헤르메스가 관장하는 것이 "여행자, 목동, 웅변, 도량형, 상업, 도둑, 도서관"이다. 사실은 헤르메스가 관장하는 것들이 사회적인 생활을 하는 가운데 나오는 것이다. 웅변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것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거래를 하는 상업에서는 도량형이 꼭 필요하고, 지식을 쌓아서 기록하는 도서관. 헤르메스 신이 날개달린 신발을 신고 있는 신이다. 헤르메스 신이 정말 중요한 신이다. 인간과 신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하고, 그게 바로 날개 달린 신발의 의미이다. 왜 헤르메스가 여기에 등장하는가. 바로 헤르메스가 있기 때문에, 인간이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떤 집단을 이루고 살기 때문에 헤르메스 신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인간 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문명 활동에서 등장하는 요소들을 비코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 다음 "이렇게 하여 이 '새로운 학문', 즉 형이상학은 신의 섭리에 빛에 비추어 제 민족에게 공통되는 본성을 통찰함으로써 이교 여러 민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신사神事 및 인사(문명)의 기원을 발견, 씨족들의 자연법 체계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연법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는 것이 ⟪새로운 학문⟫의 아주 구체적인 목표이다. 즉 ⟪새로운 학문⟫ 안에는 역사도 있고 문헌학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통해서 문명이라고 하는 것을 통찰해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여러 민족들이 어떤 식으로 법을 만들었는가를 알 수 있는데, 그것을 비코는 자연법이다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새로운 학문⟫은 무엇을 탐구하려고 하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자연법을 탐구한다고 대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자연법을 문명을 연구하면서 신의 일과 인간의 일을 동시에 탐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학문⟫의 아주 구체적인 목표라고 하겠다.

제19강 243 이렇게 하여 이 '새로운 학문', 즉 형이상학은 신의 섭리에 빛에 비추어 제 민족에게 공통되는 본성을 통찰함으로써 이교 여러 민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신사神事 및 인사(문명)의 기원을 발견, 씨족들의 자연법 체계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새로운 학문,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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