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클래스 e | 강유원의 책읽기와 글쓰기 07강

 

❝ 다양한 정보기술 매체가 통용됨에 따라 책은 더이상 쓸모있고 의미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매체의 차이에 따른 전달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책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즐거움과 유용함을 제공해오고 있다. 강유원의 실전지식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에서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어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다양한 기술, 읽기와 쓰기에 수반되는 도구들까지도 살펴보려고 한다. ❞


강의 내용
01강 네 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
02강 책고르기와 구입하기
03강 책읽기의 시작 
04강 서문, 서론 읽기
05강 통독하기, 부분 집중 읽기
06강 글쓰기의 시작
07강 서평의 기본형식 
08강 단권 정리
09강 주제서평
10강 매체들과 자료정리

 

 

07강 서평의 기본형식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할 때 사실 초보자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하면 할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자, 조심해야 하는게 뭐냐. 나는 이 책을 어떻게 읽었다. 왜 읽었다 이런거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은요, 자신이 쓴 글을 다른 사람한테 보여줬을 때 그 독자가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아요.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좀 저급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자기가 써놓고 자기 개인만이 들여다보는 독서일기장 그런데는 이 책을 샀는데 이 책을 살 때 내 기분이 어땠다라든가 느낌이 좋았다라든가 이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샀다라든가 이런 사적인 감정을 쓰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글을 쓸 때 이를테면 인터넷 블로그에 독서 일기 쓰는 분들이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죠. 저도 그렇게 그런 것을 쓰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항상 말씀을 드리는데 그런 것을 쓰지 않는 것이 글쓰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해요. 글쓰기의 출발점은 뭘 안하는데 있어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할 때는 일단 글쓰기의 출발점은 서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책 읽고 서평쓰기가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평이라고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형식이 있습니다. 제가 권하는 형식은 다섯 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진 서평쓰기를 권합니다. 그게 바로 다섯 단락 글쓰기인데요. 서평만이 아니라 보고서 이런 것들도 다섯 단락으로 쓰면 좋습니다. 말그대로 다섯 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러면 이 형식은 굉장히 엄격한 형식을 갖춰서 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엄격한 형식을 갖춰서 글을 쓰느냐.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거에요. 운동을 할 때 항상 처음에 운동을 배우는 사람들은 기초적인 형식과 자세를 제대로 갖춰야 된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예를 들면 반드시 등을 꼿꼿하게 펴라 이렇게 얘기합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에 있어서도 반드시 기본적인 형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식을 갖추지 않으면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은 사람은 모르겠는데 적은 사람은 적은 사람은 적은대로 많은 사람은 많은 사람대로 글이 중구난방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방만해진다 그런 얘기입니다. 

따라서 다섯 단락의 형식을 갖추실 것을 제가 말씀드립니다. 1번 단락하고 5번 단락하고 분량이 같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시작과 끝을 같은 분량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게 제가 말한 요지의 첫번째 내용입니다. 1번 단락하고 5번 단락하고 분량이 같아야 하는데 또 같아야 되는게 있습니다. 즉 1번 단락은 문장을 3개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락도 3개의 문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1번의 1, 1번의 2, 그러니까 1-1, 1-2, 1-3 이렇게 되겠죠. 그 다음에 5-1, 5-2, 5-3 이렇게 해서 3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1번 단락과 5번 단락이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글을 읽고 또는 어떤 책을 읽고 제가 여러 차례 계속 이 책, 이 책을 꼭 읽어야 하기 때문에 재가 이 책을 자주 말씀드리는 건 아니에요. 가지고 다니기 얇아서 그리고 가장 최근에 제가 읽고 있은 책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데 가령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고 서평을 쓴다 그러면 대부분 이렇게 씁니다.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고'라고 씁니다. 누가 몰라요.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고 서평을 쓰는 걸 누가 몰라요. 그러니까 글제목을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고 라고 하면 안된다 그말입니다. 첫 번째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죠.  나는 강유원이라는 사람이 이 책을 TV에서 소개하길래 또는 방송에서 소개하길래 읽기 시작했다. 안궁금해해요. 그리고 그런 식으로 거론되는거 소개한 사람도 별로 원하지 않을 거예요. 첫 문장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두번째 문장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걸 고민하기 전에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라는 책을 읽었는데 내 머릿속에서 지난 번에 다섯번째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독서카드에 또는 공책에 정리하다 보니 일단 나는 이 책에서 핵심적인 것은 이거라고 본다를 하나 고르셔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 책 내용 전체를 요약하고 있는 문장 하나를 고르기 보다는 지금 현재 자신의 머릿속에 나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이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셔야 된다 이거죠. 다시 말해서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어보니까 제5장이 마네와 플로베르와 미슐레가 있는데 마네에 관해서 평소에 내가 궁금한 점이 있었어. 그래서 이 책을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었는데 나는 이 책에서 마네라는 화가를 분석한 내용이 일단 지금 현재의 나에게는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머릿속에서 문장 하나로 주제를 정리하는 거예요.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고 마네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겠다. 이것을 생각해야 된다 이겁니다. 이 책 전체를 다 정리하겠다고 생각하면 이 책을 베껴주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죠. 저도 여러분들에게 지금 이 책이 비록 130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아주 얇은 책이지만 여러분들에게 이 책 전체를 소개한다는 것은 130페이지를 다 읽어주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누가 저한테 이번에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으셨다면서요. 그런데 이 책에서 한마디만 해주세요. 그러면 다 좋은 책인데 일단 여기 나온 마네에 관한 얘기를 여러분이 꼭 읽었으면 해요 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 말입니다. 욕심을 내지 말고. 그러면 그걸 문장 하나를 정리하는 거죠. 

첫번째 단락에서 문장을 3개 쓴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럼 첫번째 단락의 첫 문장에 이렇게 쓰는 거죠. 마네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출발점을 연 화가이다. 굉장히 범위가 넓죠. 그 다음에 두번째 문장은 프랑스 인상주의는 이러이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범위가 좀 줄어들었잖아요. 그 다음에 세번째. 마네는 특히나 거기에서 이 점에 기여한 바가 있다. 그러면 이렇게 역삼각형으로 범위가 줄어들었죠. 이렇게 문장 3개를 정리한다 이겁니다. 그러면 이 3개의 문장을 하나로 묶으면 마네는 이러이러한 점을 기여함으로써 프랑스의 인상주의의 이런 점을 시작했다 라는 문장을 하나 만들어낼 수 있겠죠. 그 문장을 정리했을 떄 이글의 제목이 되는 것입니다. 첫번째 단락은 자신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쓸 때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내용, 그 내용을 문장 세 개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첫번째 단락의 첫째 문장, 즉 1-1은 가장 넓은 범위에서 이야기하고, 1-2문장은 중간범위, 1-3문장은 가장 좁은 범위에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2, 3, 4 단락이 있겠죠. 2,3,4단락은 두 번째 단락은요, 첫 번째 단락의 첫번째 문장에 관한 내용을 두번째 단락에서 쓴다는 말입니다. 1-1은 2로 연결시키고, 1-2는 3으로 연결시키고, 1-3은 4로 연결시키는거죠. 다시 말해서 1-1, 1-2, 1-3을 읽고 나면 이 글 전체의 내용이 다 머릿속에 들어올 수 있어요. 그럼 좀 시간이 없는 사람은 3줄 요약, 우리가 대개 보면 맨 뒤에 3줄 요약이 있잖아요. 그런 것을 첫번째 단락에서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2, 3, 4 단락을 씁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될 점. 2, 3, 4단락도 분량이 각각 같으면 좋겠죠. 즉 첫 번째 단락이 다섯줄이다. 그럼 두번째 단락은 8줄 정도. 그 다음에 세번째 단락도 8줄 정도. 네번째 단락도 8줄 정도 이렇게 줄 수를 맞추면 좋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요 프린트를 했을때 A4 용지에 1번부터 4번까지가 꽉 차게 쓰는 게 제일 좋습니다. 즉 A4 용지 1매에 다섯 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진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1,2,3,4, 이 단락을 말씀드렸어요. 그러면 마지막에 다섯 번째 단락은 어떻게 써야되느냐. 다섯 번째 단락 역시 문장 3개로 이루어진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 다섯 번째 단락의 첫문장, 즉 5-1 이것은요 지금까지 자신이 한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첫번째 단락의 1,2,3 여기 들어 있는 내용 전체를 다섯 번째 단락의 첫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섯 번째 단락의 첫 문장을 읽으면 자신이 쓴 서평 내용의 또는 글 내용의 전체가 거기에 담겨 있겠죠. 그리고 5-1 문장을 좀 더 줄이면 글의 제목이 되겠죠. 어떤 사람은 이렇게 씁니다. 자,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읽고 가령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마네에 관한 얘기를 집중적으로 쓰겠다 그러면 5-1에다가 이렇게 쓸 수 있겠죠. 에두아르 마네는 기존의 미술 문법을 완전히 뒤집음으로써 인상주의라고 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나 자신이 그 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5-1에 쓸 수 있겠죠. 그러면 그것을 조금 더 축약을 하고 아주 많이 축약을 하면 글의 제목이 되겠죠. 자신도 알지 못했던 마네의 인상주의, 이런 식으로 제목을 달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 대부분의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글 제목을 달 때 멋지게 달고 싶어 합니다. 마네, 그는 무엇을 몰랐나 이런거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달면요, 우리가 그런 제목에 대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역겹다. 항상 정직하게 그렇게 글 제목을 마네가 몰랐던 미술의 세계 뭐 이런 식으로 뜬 구름 잡는 얘기를 하면 안됩니다. 글이라는 것은 초보자일수록 또는 많이 썼을수록 있는 내용을 그대로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 그러면 두번째 문장은 뭘 써야 되느냐.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적습니다. 예를 들어서 5-1에서 마네는 기존의 그림 문법을 뒤집어 엎음으로써 즉 원근법을 무시함으로써 새로운 미술 문법을 창시하였으나 자신이 새로운 미술 문법을 창시한 것을 알지 못했다 이런 얘기를 했다면 두번째 문장은 모든 창조라는 것은 기존의 문법을 알아야만 가능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쓸 수 있겠죠. 그런데 거기다가 마네, 정말 모를 놈이다 이런 얘기를 쓰시면 안되요. 항상 자신이 앞에서 1,2,3,4단락에서 했던 내용 중에 뭔가를 자신의 생각으로 적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5-3, 여기에는 어떤 내용을 쓰면 좋으냐. 자신이 이 글을 쓰고 또는 이 책을 읽고 궁금했던 얘기 또는 아 이것이 궁금하니까 다른 관련된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라는 이야기를 쓰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마네라는 화가가 예술작품에 관한 새로운 문법을 열었다고 하는데 과연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화가도 그러했는지 르네상스의 시대의 화가들은 어떠했는지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런 식의 앞에 했던 얘기와 관련된 뭔가가 남아있는 문제 또는 자신의 궁금증 이런 걸 쓰는 것이 좋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다섯단락으로 글을 쓰는 가장 기본적인 목표가 어디 있느냐. 형식에 딱 맞도록 짜여진 글을 자주 써야 글 쓰는 힘이 늘어난다. 일곱 번째 시간에 말씀드리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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