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클래스 e | 강유원의 책읽기와 글쓰기 08강

 

❝ 다양한 정보기술 매체가 통용됨에 따라 책은 더이상 쓸모있고 의미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매체의 차이에 따른 전달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책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즐거움과 유용함을 제공해오고 있다. 강유원의 실전지식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에서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어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다양한 기술, 읽기와 쓰기에 수반되는 도구들까지도 살펴보려고 한다. ❞


강의 내용
01강 네 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
02강 책고르기와 구입하기
03강 책읽기의 시작 
04강 서문, 서론 읽기
05강 통독하기, 부분 집중 읽기
06강 글쓰기의 시작
07강 서평의 기본형식
08강 단권 정리
09강 주제서평
10강 매체들과 자료정리

 

 

08강 단권 정리

글을 쓴다고 하는 것은,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셈치고 해보지 라고는 말은 정말 제가 싫어하는 말인데요. 맨땅에 헤딩하면 머리가 깨지고 다칩니다. 미리 충분히 제가 여섯 번째 시간에 보여드린 것처럼 공책도 준비하시고 필기도구도 준비하시고 책도 독서카드를 쓰거나 공책에 정리하거나 하면서 다시 한번 이렇게 저렇게 들춰보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글쓰기에 출발점은 서평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잖아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 이게 글쓰기에서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평을 쓰려면 이미 읽었던 것을 또 다시 읽게 됩니다. 이미 읽은 것을 다시 읽고, 도 부분부분 깊이 읽는 과정이 개입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책을 읽으면서 여백에 써 두었던 것들이 정당치 않다, 아 정말 쓸데없는 것에 밑줄을 쳤구나 이런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리고 처음에 읽을 때는 중요하게 보였던 것들이 그렇게 하찮은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고 또 처음에 읽을 때는 무심코 지나갔던 것들이 다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서평을 쓰려고 책을 다시 읽어보면 책이 다시 읽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서평이라는 것이 뭐냐 그러면 책에 대한 서술과 평가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책에 대한 서술이라고 하는 것은 책의 내용을 저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저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충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서술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문단 단위로 요약을 하거나 그렇게 문단 단위로 요약한 것을 챕터 단위로, 즉 장 단위로 요약하거나 하는 것을 서평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가라고 하는 것은 내가 읽었더니 좋았다, 이 책을 읽었더니 머리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어 이런 것들도 평가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평가라는 것은 사실 이 책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이러 저러한 점에서 핵심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라든가 그런 것들이 평가죠. 사실 평가를 제대로 하려면 다른 책하고 비교해서 해봐야 그것이 평가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영화를 봤는데 그 영화가 좋았다 이렇게 되는 것은 평가가 아니죠. 그냥 기분이 좋았다 이 정도잖아요. 그 영화에 대해서 평을 쓰려면 그와 같은 장르에 속하는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또는 그것과 같은 주제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를 봐야 합니다. 적어도 그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남자 배우자 여자 배우가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연기를 이렇게 했는데 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저렇게 했다라든가의 비교가 있어야겠죠. 따라서 평가라고 하는 것은, 책을 읽고 평가를 한다고 그러면 적어도 그 책 한권에 대한 평가는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두 권이야 읽어야 합니다. 그것이 비교가 되어야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따라서 서평이라고 하는 것 또는 초급자가 쓰는 글이라고 하는 것은 딱 책 한 권을 요약 정리하는 것, 이것을 초급 서평 도는 책 한 권에 관한 글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나는 어떤 내용을 쓰면 좋겠다, 좋은가 하면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이 부분을 요약해서 정리하고 그것에 관한 내 생각을 아주 간략하게 덧붙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요, 아주 간략하게 덧붙인다는 거예요. 그런데 초보자들일수록 야망이 많아요. 그래서 초보자들일수록 야망이 많아서 그것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장황하게 쓰는 경우가 있어요.

글을 쓸 때 또는 서평이나 독후감을 쓸 때 주의할 점 세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점은 반드시 지켜야 됩니다. 초보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첫째 자신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 또는 이 글을 읽게 된 동기는, 그것을 안쓰면 이 글 자체가 안된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은 한은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가 만연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런 글을 쓴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코로나가 만연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글을 시작할 때 글을 쓰게 된 동기를 쓸 필요는 없다는거예요. 글을 쓰게 된 동기는 글 전체를 읽었을 때 독자가 저절로 알게 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주 좋아하는 영화가 있는데 리들리 스콧이라는 감독이 만든 블랙 호크 다운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의 감독이 처음에 이 영화는 내가 왜 이 영화를 찍게 되었는지 얘기 안하죠. 그냥 장면이 우리에게 탁 돌격하듯이 들어오잖아요. 그런 것들이 뭐냐. 영화를 다 보고나면, 아 저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이러이러한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구나를 스스로 알게 되죠. 자신의 글을 읽고나서 사람들이 이 글을 왜 썼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글 첫머리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런 말은 하실 필요가 없다 그걸 말씀드립니다. 

 

두번째 자신이 어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려는데 이 책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쓰면요 그 책을 쓴 분은 좋을지 몰라도 그 독후감을 읽은 독자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좋았다 싫었다 이런 것은 평가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감탄사에 불과합니다. 그런 말들은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느낀 감동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거나 권유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글에는 좋다 싫다 밉다 이쁘다 이런 것들은 소설이 아니라면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을 과장된 서사로 글을 시작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서 책 제목에 이런 것이 있죠. 제가 가장 어이없게 생각하는 책 제목 중의 하나인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그거는 책을 팔기 위한 책 제목일지는 모르지만 글을 쓸 때는 그렇게 시작하면 안됩니다. 이를테면 아마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이 읽은 책 중에 하나가 성서일텐데 신약성서일텐데 신약성서의 첫 권이 마태오 복음이죠.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쭉 읊기 시작하면서 시작합니다. 즉 그렇게 많이 읽은 책도 내가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예수의 족보를 알려주겠습니다 라고 시작을 해요. 여러분들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알려주겠다 이렇게 시작을 하지 않는다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글을 쓸 때는 첫머리를 지나치게 과장된 수사학으로 시작하는 것은 글을 못쓴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글을 끝맺을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이 뭐냐. 제가 지난 번에 다섯단락 글쓰기를 할 때 다섯번째 단락의 마지막 문장을 이야기할 때 헛된 다짐을 하지 말라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을거예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 끝내는 문장을 지나치게 자신의 개인의 어떤 다짐을 이런 것들을 가지고 글을 끝맺어서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지금 여덟 번째 시간에 드린 말씀은 뭐냐. 초급의 글, 초보자의 글 그 다음에 중급의 글, 그리고 고급의 글 이런 것들은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말씀드렸는데 핵심적인 것을 정리해보자면 초보자일수록 지나치게 넓은 범위의 내용을 글에다 담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어떤 평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평가는 반드시 비교가 필요하니까 최소한 자기가 평가의 글을 쓰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서 열배 정도는 읽고 그 10배를 하나로 줄여서 10분의 1의 원칙을 지켜서 쓰는게 좋다. 그 다음 마지막으로 글을 쓸 때 주의할 점으로 그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쓰지 않는게 좋겠다. 그리고 좋았다, 싫었다 이런 감정적인 평가들은 쓰지 않는게 좋다. 마지막으로 과장된 말로 시작하지 말고 헛된 다짐으로 끝내지 말라 이것이 글쓰기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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