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클래스 e | 강유원의 책읽기와 글쓰기 09강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1. 12. 29.
EBS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강유원의 책읽기와 글쓰기'를 듣고 정리한다.
EBS 클래스ⓔ 주소: https://classe.ebs.co.kr/classe/detail/412149/40009551
❝ 다양한 정보기술 매체가 통용됨에 따라 책은 더이상 쓸모있고 의미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매체의 차이에 따른 전달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책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즐거움과 유용함을 제공해오고 있다. 강유원의 실전지식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에서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어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다양한 기술, 읽기와 쓰기에 수반되는 도구들까지도 살펴보려고 한다. ❞
강의 내용
01강 네 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
02강 책고르기와 구입하기
03강 책읽기의 시작
04강 서문, 서론 읽기
05강 통독하기, 부분 집중 읽기
06강 글쓰기의 시작
07강 서평의 기본형식
08강 단권 정리
09강 주제서평
10강 매체들과 자료정리
09강 주제서평
책 읽기와 글쓰기, 열번에 걸쳐서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주제 서평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주제 서평이라고 하면 서평의 한 분야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서평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긴 글 한 편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저는 글쓰기는 제가 일관되기 말씀드리는 것인데 서평쓰기, 독후감 쓰기에서 시작해서 초급 서평, 초급 글쓰기, 그리고 중급 서평, 중급 글쓰기 이렇게 오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고급 서평으로 나아가가는 것, 이게 바로 주제 서평이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급 서평의 한 종류인데요, 주제 서평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주제 서평은 이런거다 말씀드리면 저 정도면 고급의 글쓰기다 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특정한 저자가 있는데 그 저자가 있을 때 그 저자 전체에 관한 글을 쓴다 그러면 일단 고급이겠죠. 예를 들어서 《사회학자와 역사학자》가 있는데 이 책에서 사회학자는 피에르 부르디외입니다. 피에르 부르디외라는 사람이 쓴 글로, 쓴 책으로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것들이 꽤 있어요. 그러면 피에르 부르디외에 관한 글을 쓴다 그러면 이 사람이 쓴 책들을 쭉 나열하고 다 읽은 다음에 제가 여섯 번째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독서카드 또는 공책 정리를 해야 되겠죠. 독서카드를 만들고 공책에 정리하는 것, 이게 중요한데 그렇게 해서 이제 독서카드나 공책정리를 이만큼 만들었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그것을 쭉 늘어놓고 피에르 부르디외에 관한 하나의 저자 중심의 고급 서평을 쓸 수 있겠죠. 그것을 우리는 주제 서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피에르 부르디외가 주로 다루고 있는 분야가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를 보면 다섯 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그 챕터 각각이 피에르 부르디외가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제1장이 사회학자의 직능이고 제2장이 환상과 인식, 제3장이 구조와 개인, 제4장이 하비투스와 장, 그리고 제5장이 마네, 플로베르, 미슐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서 구조와 개인이라고 하는 주제로를 가지고 글을 쓴다고 해보겠습니다. 구조와 개인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고 할 때 이 내용의 글을 쓰려면 구조라는 것과 개인이라는 것을 다룬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읽은 책들이 노트에 정리되고 독서카드에 정리된 것이 이만큼 정도는 있어야 되겠죠. 그런 것들을 주제로 해서 글을 쓴다고 하면 바로 구조와 개인이라고 하는 주제를 다룬 주제 서평이 되겠죠. 서양에서 학자들이 또는 한국의 학자들도 마찬가지인데요. 가끔 보면 자신이 쓴 논문들을 묶어서 책으로 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논문을 묶어서 책으로 낸다 그런 것들이 주제 서평이나 고급의 글쓰기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을 봤을 때 아 저 두꺼운 채 한 권을 어떻게 쓰나.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말처럼 출발점은 어디에 있느냐, 독서카드 한 장입니다. 책을 읽고 독서카드 한 장을 만들었다. 책을 읽고 공책에 10장으로 정리됐다. 거기서 책 쓰기가 시작됩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죠. 그 순서를 상세하게 말씀드리자면 책 안에 담긴 다양한 주제 중에서 자신이 깊은 관심을 가진 주제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그 책 안에 다른 내용이 이것저것 많이 있다해도 다른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자신이 골라낸 내용에만 집중해서 쓴다는 것,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괜찮습니다. 두번째, 하나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여러 권의 책을 엮어서 글을 써도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갑각류를 다루는 어떤 책을 읽는다고 해보겠습니다. 갑각류에 대해서 다룬 책을 읽고 있는데 또는 조류에 대해서 다룬 책을 읽고 있는데 조류에 대해서 다룬 책을 읽다가 그 다음에 생물 일반에 관한 책으로, 생물학에 관한 책으로 가게 되지 조류에 관한 책을 읽다가 갑자기 인공지능을 다룬 책으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너무나도 이 책을 읽는 범위가 다양해서 도대체 저 사람의 핵심적인 관심사가 무엇인가 그런 것이 굉장히 궁금해지는 그런 경우가 있기는 한데 그런 식으로 책을 읽으면요 남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지과학이나 또는 뇌과학에 대해서 깊은 조예가 없습니다마는 한 가지 핵심적인 것을 좀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의 뇌라고 하는 것은요, 익숙한 것들을 자주 해봄으로써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자주 해보면 그 길이 넓어지는 것처럼 한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 책 읽기가 주변을 차츰차츰 넓혀가는 부분으로 가야지. 이 분야의 책을 읽다가, 아 이거 두어권 읽고, 그러다가 이 분야를 한두어권 읽으면, 우리의 뇌 속에 있는 뉴런도 마찬가지로 이쪽 영역이 조금 활성화되다가 저쪽 영역이 조금 활성화되는 식으로 가게 된다 이런 얘기입니다. 이쪽 분야의 책을 읽으면 여기서 조금씩 차츰차츰 길을 넓혀서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렇게 독서를 해서 넓혔으면 그 분야에 관한 글쓰기를 계속해서 그 분야를 어느정도 다진 다음에 이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그것이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어떤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의 내용이 잘 이해가 안된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궁금해서 물어본다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대답을 해줄 때 좀 난감한 경우가 있는데 어떤 경우냐. 그 책을 읽기에는 지나치게 기초적인 내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 아 황당할 정도로 기초적인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그 책을 읽으면 안되는 경우가 가끔 있죠.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으냐. 기초적인 것들을 조금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읽어서 기초를 다진 다음에 좀 상위로 올라가는 것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초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로 글을 읽다보니까 또는 고급의 책을 읽다보니까 계속 나는 독서에 소질이 없나보다. 나는 글쓰기가 안되는 사람인가 보다 이런 생각들만 하게 된다는 거죠. 쉽게 자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특정한 주제를 정해놓고 그 주제에 관한 기초적인 것, 그 다음에 중급에 해당하는 것, 고급에 해당하는 것, 이것을 차근차근 읽어 나아가기를 권해드립니다.
그 다음 세번째로는 어떤 책을 읽을 때,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는데,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으면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일단은 자신이 두서없이 이렇게 저렇게 써보는 것이 필요해요. 다시 말해서 주제 서평을 쓴다 그러면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고급으로도 써보고 자기의 생각도 막연히 써보는 게 필요해요. 그러다가 그걸 남에게 보여주지만 않으면 되요. 그런데 글 쓸 때 일단 쓴 다음에 자신이 믿을만한 누군가에게 꼭 보여주고 첨삭을 받아보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글을 써가지고 첨삭을 받아본 건 대학원 석사 과정, 박사 과정을 할 때 지도교수님한테 첨삭을 받아 본 경우인데 그때 지도교수님에게 첨삭을 받아본 것이 제가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죠. 그런데 첨삭을 좀 해주십시요 하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했어. 그럼 첨삭을 해주는 사람은, 제가 다른 사람의 글을 첨삭해주는 입장에서 첨삭을 받는 분들에게 조언을 몇 가지 드려보자면 첫째 인격적인 모독이 아닌 한 이건 이렇게 고쳐라 저건 저렇게 고쳐라 할 때 인격적으로 불쾌하다고 느끼시면 안 됩니다. 물론 고쳐주는 사람이 글을 이렇게 쓰고도 인생을 더 살고자 하는 마음이 들고있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뭐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지는 않겠지만 글에 대해서 뭐라고 할 때 그것을 자신의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셔야 해요. 그런데 아주 많은 분들이 아 이글에서 이런 단어는 안 쓰시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쓰셨네요 라든가 가령 극도로 힘이 들었라는 표현에서 극도로라는 것처럼 측정 불가능한 형용사를 쓰지 말기를 저는 아주 강력하게 주장을 하는데 그렇게 측정 불가능한 형용사를 쓰지 마셨으면 합니다 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 이건 저 나름의 스타일이에요 라고 말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그렇게 저 나름의 스타일을 고집할거면 남에게 고쳐달라는 말 자체를 애초에 하면 안됩니다. 첨삭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첨삭을 받을 때 인격모독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글에 대해서 잘못된 점을 지적했을 때 자신의 글을 자신의 인격과 분리해서 생각을 해야 된다.
두번째로 첨삭을 받았으면 받드시 해야 되는게 뭐냐. 지난 번에 지적해주신 것처럼 고쳐봤는데 다시 한번 봐주십시오를 꼭 해야 된다 이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분들이 제 경험에 따르면 열 분중에 두 분이 되지 않아요.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하고 글을 고쳐달라고 하는 분들이 글을 쓰는 사람이 열 명이면 세명이 되지 않고, 그 세명 중에서 지난번에 고쳐주신 것을 이렇게 다시 써봤습니다 라고 말하는 분은 극소수, 0.5명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이 늘지 않습니다. 주제 서평에 대해서 두가지 말씀을 드렸어요. 주제 서평이라고 하는 것은 한 명의 저자에 대해서 그 저자가 쓴 여러 권을 읽고 쓰는 것도 가능하고 그 다음에 특정한 주제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읽고서 쓰는 것도 가능하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쓸 때는 그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중급, 고급으로 나아가는 그 단계들을 밟아가는 것이 좋다. 거기까지 말씀드렸죠. 그 다음에 글을 쓴 다음에는 글을 잘 쓴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반드시 첨삭을 받아라. 그런데 그 첨삭이라고 하는 것을 받을 때에는 인격적인 모독이라고 여기면 안된다. 자신의 글의 잘못된 점을 지적 받았을 때, 아 내 글에 대한 지적이지 나의 인간성에 대한 지적이 아니다. 인격과 자신의 글을 분리해라. 그렇게 생각을 하여야 해요. 어렵기는 합니다. 저도 책을 쓰면 제 책이 인터넷서점 이런데서 사람들이 책인지 개판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제가 이런 마음입니다. 그 글을 쓴 사람을 찾아내서 응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그것을 감내할 자신이 있으니까 책을 썼겠죠. 자, 공부를 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첨삭을 해주는 사람에게 고마워하면서 그 첨삭을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쓴 글과 자신의 인격을 분리해서 첨삭을 요청해라. 그 다음 두 번째로 첨삭을 받았으면 반드시 다시 써서 지난번에 첨삭하신 내용을 참고로 해서 다시 써봤습니다 라고 재첨삭을 요청해라. 그래야만 진정으로 자신의 글이 늘어난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면 제가 아주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첨삭을 받지 않는 한 글은 늘지 않는다. 그리고 첨삭을 받을게 아니라면 애초에 쓰지 않는게 좋다. 쓸데없이 종이 낭비하지 말고 그냥 독서카드 쓰고 말아라. 이것이 저의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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