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프리트 회페: 정치철학사 - 플라톤부터 존 롤스까지

 

정치철학사 - 10점
오트프리트 회페 지음, 정대성.노경호 옮김/길(도서출판)

서문 7

서론: 기나긴 전(前) 역사 15

1. 플라톤: 철학자가 왕이어야 하는가 21
2. 아리스토텔레스: 인간: 정치적 동물 67
3. 키케로: 로마의 정치사상 119
4. 아우구스티누스: 예루살렘 대(對) 바빌론 151
5. 아부 나스르 알 파라비: 이슬람식 ‘철학자의 지배’ 189
│막간│ 세속권력 대(對) 영적 권력 208
6. 토마스 아퀴나스: 좋은 군주란? 215
7. 단테 알리기에리: 세계제국(군주제 아래의 세계) 241
8. 파도바의 마르실리우스: 세속의 평화이론 261
9. 니콜로 마키아벨리: 잠정적 반도덕 279
│막간│ 정치적 유토피아, 기독교적 군주귀감서, 국제법 303
10. 토머스 홉스: 내전 시기의 정치학 311
11. 베네딕투스 데 스피노자: 자유의 합리주의 339
12. 존 로크: 자유주의의 비조 357
13. 장-자크 루소: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족쇄에 묶인” 389
14. 알렉산더 해밀턴, 존 제이, 제임스 매디슨: 헌정민주주의의 정신적 토대 419
15. 이마누엘 칸트: 쾨니히스베르크 출신의 세계시민 435
│막간│ 독일관념론 464
16.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인정투쟁 469
17. 존 스튜어트 밀: 자유주의+공리주의 495
18. 카를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 517
19. 프리드리히 니체: 정치로서의 반정치 533
│막간│ 지배의 유형학과 정치적인 것의 개념 550
20. 존 롤스: 정치적 정의 557

조망: 세계법질서 581
심화를 위한 참고문헌 583
옮긴이의 말 585
찾아보기 597

 


+ 강유원 선생님의 「정치사상사 토론」의 교재이다. 2022년 내내 읽을 예정이다.

 

서문

위대한 정치사상가들이 역사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이후, 이제는 조용히 도서관에 머물러 있는 인물들이 아니다. 정치적 관계들은 쉼 없이 변하며 논쟁도 변한다. 그러나 새로운 관계와 상이한 문제의식으로 다른 방식의 서술이 등장할 때에도 변하지 않고 동일하게 제기되는 질문들이 있다. 국가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어떤 구조와 어떤 기구, 어떤 종류의 지배자들이 지배하는가? 현실을 중시하는가, 가치를 중시하는가, 아니면 이상을 중시하는가? 더 나아가 국가는 어떻게 건설되는가? 어떻게 권력에 이르는가? 권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또 지탱하는가? 이런 문제에 답하고자 할 때 경험적인, 때로는 규범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모범적인 사례들이 중요한 참조점이 된다. 왜냐하면 정치는 갓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비전(Vision)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거의 모든 정치적 사유는 결국 종종 명시적으로, 때때로 은밀하게 보다 좋은 사회적 · 정치적 세계의 기획에 의존한다.

  정치의 세계는 갈등을 특징으로 한다. 우리의 정치세계는 다시 한 번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데, 이 시대에 이 모든 질문은 점증적인 긴박함을 제시한다. 이에 더해 오늘의 상황이 사회적 발전과 정치적 발전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통찰이 덧붙여진다. 그것은 또한 본질적으로 이러한 발전에 때로는 주석을 달면서, 때로는 비판하면서, 또 때로는 자극하면서 동행하는 사상가들에 의해 각인된다. 왜냐하면 이들의 작품은 그저 학문 동아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론장에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은 상황의 유의미성을 의식하는 가운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라는 두 차원을 바라보며, 특히 상응하는 지식 덕분에 가능한 제3의 차원인 과거 역시 주목한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포이어바흐에 대한 11개 테제』의 마지막 테제에서 아주 자신감에 차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철학자들은 세계를 상이하게 해석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관심시는 마르크스가 처음이 아니며, 마르크스 이전과 이후의 모든 정치사상가에게서 나타난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들 모두는 성공했다. 그들은 실제로 세계를 변화시켰는데 먼저는 사유의 세계를 변화시켰고, 또한 적지 않게 사회적 · 정치적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들 사상의 원본성과 급진성 그리고 일관성 덕분에 이들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질문과 개념들, 그리고 원칙들과 논증모형들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 『정치철학사』는 두 가지 목표를 갖는다. 한편으로 이 책은 오늘날의 정치사상과 정치세계를 때로는 명료하게, 때로는 은연중에 빚어낸 그 기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현재와 대비되는 점을 찾고 또 공통적인 것을 찾음으로써 현재를 이해하고자 한다. 다른 한편 이 책은 그저 간단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여전히 배울거리가 많은 개념들과 사유모형들에 의지해 진단과 처방을 소개하고 있으며, 많은 오해와 착오들을 해소해 줄 것이다. 이때 가독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즉 '개념의 노고'도 이 책이 수행한 작업에 속한다. 수년간 나는 정치사상의 다양한 국면들을 다뤄왔다. 이 책은 바로 이 소망을 실현한 셈인데 한편으로 이전의 숙고들을 되돌아봄으로써 이뤄졌다. 과거(튀빙겐 대학 2015/16년 겨울학기)에 (플라톤에서부터 존 롤스까지) 열두 명의 위인을 다룬 적이 있는데, 『정치철학사』는 이 강의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여덟 명의 작은 인물과 몇몇 군소 위인을 추가했다. 작은 인물이나 위인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나는 사상가들의 상이한 무게를 고려했다. 이때 개인적인 선호 정도가 작용하기도 했지만, 이것이 『정치철학사』의 단점으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자기 시대를 초월하는 사상 때문에 참으로 '역사를 만든' 의문의 여지없는 저 위대한자들을 이렇게 한정한 것 역시 이 저작의 특징에 속한다. 이것은 그들의 사상이 시대와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초월해 생겨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나는 매번 짤막하게나마 역사적 맥락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비록 지면관계상 많이 다루지는 못했지만 두 가지 다른 의도도 있다. 이념사적으로 몇몇 발전노선과 연결노선을 추적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곳저곳에서 상호 연관성을 제시하고 또 영향사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철학적 관점에서 개념과 논증들이 한갓 열거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때때로 그 작용범위도 검토했다. 독자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읽을 만한 고전 텍스트를 덧붙였다. 각 장 말미에 제시한 '더 읽을거리'는 독자들이 스스로 공부를 확대하고 심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정치적 사유는 서양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문화권에서 발생했다. 다른 문화권 역시 정치적 사유에 기여했다. 나아가 오늘날 세계화의 시대에야 비로소 다른 문화권이 우리에게 알려진, 그리고 체계적 논쟁으로 나타난 지적 담론에 편입된 것은 아니다. 세계화된 세계에서 인종 중심적 사유로는 결코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타자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들의 언어와 세세한 부분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며, 이런 지식의 도움으로 예컨대 아랍·중국·일본 등의 원전만이 아니라 아프리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인디언 등의 문화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비서구문화에 대한 나의 지식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나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서양에 국한해 이 주제를 다룰 것이다. 덧붙여 전통 이슬람 사상가 중 한 명을 주목해 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자기 문화권의 다른 사상가들처럼 그리스에서 시작하는 정치적 사유의 전통에서 자신의 담론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에서도 한계를 설정해 더 이상 생존하지 않는 저자들만을 다룰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 대한 평가는 상당한 객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철학자들만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적 사유는 철학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고 알 파라비 등은 신학자이기도 하며, 단테는 시인이며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지적인 정치가이며, 『연방주의자』(The Federalist Papers)의 아주 영향력 있는 저자인 알렉산더 해밀턴은 활동적 정치가이다. 그들 모두에게는 정치세계를 이해하고 이 이해의 도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관심이 공동으로 있었다.(가독성을 위해 나는 인용문들을 현대에 맞게 약간 개작했으며, 문장의 흐름에 맞게 다소 변형했다.)

  다시 한 번 튀빙겐의 청중들과 함께 참여해 준 동료들에게 감사드리며, 아주 도움되는 평을 해준 모리츠 힐트 박사와 관대한 프리츠 티센 재단에도 감사드린다.


2016년 초, 튀빙겐
오트프리트 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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