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몽유병자들》를 듣고 정리한다.
2022.06.15 몽유병자들(2) ━ 《몽유병자들》을 읽는 순서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의 두번째 시간이다. 《몽유병자들》은 《옥스퍼드 세계사》를 읽은 다음 읽기 시작하는 것인데 책을 읽기 시작하니까 최호찬씨가 뉴스레터에서 《몽유병자들》을 읽고 정리한다고 했다. A4 공책에 정리한 것을 보고 나서 읽기의 방법을 달리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배경 설명을 하겠다. 예전에 《책읽기20분》을 했었다. 20분이라는 단위를 가지고 주로 하는데, 《북리스트》도 20분을 전후해서 이야기하는데 20분이라는 단위가 어떻게 나왔는가, 계량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보통 강의를 한다고 하면 2시간 정도를 한데, 본격적으로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5분 정도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강의 한 묶음의 얘기를 20분 정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중간에 이어붙이는 얘기를 5분 정도 하게 되고, 그러고 나고 나서 20분을 하게 된다. 그러면 5분 + 20분 + 5분 + 20분하면 50분이다. 이렇게 해서 1시간 정도를 강의하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40분을 한다. 그런데 40분을 강의할 때 독서카드 한 장이 20분이다. 그러니까 포스타입에서 「개념들」을 할 때는 독서카드 2장을 얘기할 때도 있는데 그런 것은 참고해서 봐야할 것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보통 강의할 때는 독서카드 한 장을 20분으로 잡는다. 그러면 2시간을 강의할 때는 독서카드(A5) 네 장이면 된다. 그러면 A4 용지 두 매이다. 그런데 독서카드 한 장에는, 그것을 단위 지식이라고 부르는데, 딱 한 장 안에 들어갈 만큼씩을 정보양을 끊는다. 대체로 그렇게 해서 카드를 쓴다. 카드를 쓸 때도 늘 계산을 하면서 쓰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몽유병자들》을 읽을 때는 대체로 독서카드 두 장 분량이 나올 수 있을 만큼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러면 40분이 되는가, 그건 아니고, 20분 동안 하는 얘기인데, 독서카드 두 장 분량, A4 한 장 분량을 얘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야기 하면서 '1번' 그러면 독서 카드 하나, 1번 안에 들어갈 제목, 그러니까 좌측 상단에 제목을 적고 우측 상단에 키워드를 적는데, 그것을 얘기를 하겠다. 그리고 카드와 카드를 이어붙이는 이야기들은 중간에 하겠다. 독서카드를 많이 만들면 좋기는 하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독서카드의 왕'이라고 하면 니클라스 루만을 흔히 거론하는데, 니클라스 루만의 책을 읽으면 이 사람이 수 없이 많은 독서카드를 이어붙어서 책을 썼다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루만의 책이 재미없는 이유가 뭐냐면 카드와 카드를 이어붙이는 내러티브가 부족하다. 루만이 통찰력이 부족하지 않나. 어떤 때는 루만의 책을 읽다보면, 예를 들어 찰스 틸리의 《유럽 국민국가의 계보》에 나온 내용이 있는데, 재미있는 게 뭐냐면, 루만 책을 읽다보면 '어디서 본 내용인데가 아니라 내가 카드에 옮겨적은 것 같은데'라고 해서 예전에 찰스 틸리 책을 읽고 독서카드에 옮겨 적은 내용을 뒤져보면 내용이 그대로 적혀있는 것이 있다. 그러니까 루만은 카드를 많이 만들었다. 그리고 책을 이어붙여서 첵을 쓰기는 했다. 그런데 카드를 이어붙이는 이야기, 다시말해서 자기만의 고유한 서사는 좀 부족하다고 하는 게 그 사람의 책을 읽고 난 평가이다.
오늘은 독서카드 한 장 분량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오늘 얘기할 것의 제목은 "《몽유병자들》을 읽는 순서", 독서의 순서라고 제목을 달 수 있다. 나중에 찾아볼 때 필요한 키워드는 오른쪽에 적으면 되겠다. 먼저 카드에 적히지 않을 만한 이야기를 먼저 하겠다. 이 책은 900페이지, 두꺼운 책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처음부터 통독을 하다보면 나중에 뒤에 가면 앞에 읽을 부분을 다 잊어버린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나, 제1차세계대전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나, 이걸 알아서 뭐하겠는가, 이런 자기혐오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런 책은 잘 읽어야 한다.
《몽유병자들》을 읽는 순서
1. 통독을 한다
2. 제1부 사라예보로 가는 길들을 촘촘하게 읽는다.
3. 제3부 위기를 순서대로 읽는다.
4. 제2부 분열된 제국을 순서대로 읽는다.
이것은 읽단 통독을 한다. 이 책을 다섯 번을 읽는 것 같다. 일단 통독을 한 다음에 읽은 순서를 정해서 그 순서대로 다시 한번 읽고, 두번째 읽을 때까지는 밑줄을 치거나 옆에 메모를 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세번째 읽을 때는, 즉 두번째 읽으면서 머릿속에 담은 방법에 따라, 책에 메모를 하고, 네번째 읽으면서 독서카드를 만들고, 독서카드를 만든 다음에 독서카드만 읽은 후에 다시 한번 통독을 했다. 그러면 읽는 순서가 그렇다. 【1. 통독을 한다】 【2. 제1부 '사라예보로 가는 길들을 촘촘하게 읽는다】 그 다음에 제1부를 촘촘하기 읽는다. 1부는 사라예보로 가는 길들이다. 1부는 2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1장 세르비아의 유령들, 2장 특성 없는 제국이다. 2장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라고 책에서 따온 것이다. 특성 없는 제국이라는 것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2중 제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제1장과 제2장은 서로 대립되는 서사이다. 세르비아의 유령들은 말 그대로 제1차세계대전의 총성이 울린 곳이 세르비아이다. 그러니까 세르비아 내부의 어떤 행위자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립되는 나라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를 죽였었으니까, 직접적인 행위자라고 할 수 있는 게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다. 따라서 제1부를 촘촘하게 읽는다. 왜 읽는지는 주요 행위자가 그 둘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 아래에다가 사건은 배경 위에서 행위자가 움직임으로써 벌어지는데 1부를 다시 읽으면서 주요행위자를 추려낸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주요행위자라고 하면 인물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인물만이 아니라 주요행위자에 세르비아라고 하는 나라, 그리고 특성없는 제국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도 주요행위자이다. 그리고 이 주요행위자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의 특징과 배경 속에서 움직이는 집단, 세력, 비인간행위자, 심성구조, 사람들을 사로잡는 서사도 파악해야 한다. 즉 【2. 제1부를 촘촘하게 읽는다】 아래에서 읽으면서 파악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이냐 하면, 세르비아와 특성없는 제국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그 다음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주요한 사람들, 그 사건에 관련 관련된 주요한 사람들, 인간행위자, 예를 들면 회첸도르프, 프란츠 요제프 황제, 베르히톨트 백작, 황태자였던 프란츠 페르디난트, 이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찾아내야 한다. 군데 군데 나오는 얘기들은 일단 제쳐 놓고, 예를 들면 57페이지에 니콜라 파시치라는 사람이 나온다. "이 까다로운 권력 구도를 다루는 책임을 제일 많이 짊어진 사람은 급진당 지도자 니콜라 파시치Nikola Pašić였다." 이것도 중요한 행위자이다. 행위자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 배경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행위자인 세르비아, 그리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그 다음에 핵심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것은 그 배경 속에서 움직이는 집단, 세력, 비인간행위자, 심성구조, 사람들을 사로잡는 서사, 그런 것들을 촘촘하게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 촘촘하게 읽는다고 말했는데, 그 말의 의미도 독서카드에 적어주면 좋다. 한 문장 한문장을 놓치지 않고 읽는 것이 촘촘하게 읽는 것이 아니다. 독서를 할 때 하급의 독서자들은 한 문장 한 문장, 단어 하나 하나를 막 매달려서 읽는 것을 촘촘하게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건성건성 읽는 것이 촘촘하게 읽는 것일 수 있다. 일단은 주요 행위자와 배경과 그리고 그 배경 속에서 움직이는 집단, 세력, 비인간행위자, 그리고 배경에 깔려 있는 심성구조와 사람들을 사로잡는 서사를 건져내면서 읽는 것, 이게 사실은 촘촘하게 읽는 것일 수 있다.
제1장 57 이 까다로운 권력 구도를 다루는 책임을 제일 많이 짊어진 사람은 급진당 지도자 니콜라 파시치Nikola Pašić였다.
그리고이제 【3. 제3부 위기 읽기】이다. 왜 2부는 뛰어넘는가. 제1부에서는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이라고 하는 두 나라 이야기가 서로 대립구도 속에서 전개가 된다. 그리고 그 두 나라 이야기가 사라에보의 총성으로 인해서 말하자면 전면적으로 확대된다. 그게 어디로 확대되는가, 유럽 여러 나라들로 확대된다. 다시 말해서 제1부가 일종의 씨앗이라면 그 씨앗이 사라예보의 총성에 의해서 퍼져나가게 되고, 그것이 제3부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이렇게 사건으로 전개되어 간다. 즉 제1부에서 배경이 설명되었다면 그 배경에서 벌어진 사건이 사라예보 사건이다. 사라예보의 사건과 그에 이어지는 제1차세계대전으로의 전개과정, 그것이 바로 제3부이다. 사건들만 나열하게 되면 1부에서 3부로 넘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3. 제3부를 순서대로 읽는다】 . 그렇게 되면 사건의 전개와 귀결을 우리는 이해하게 된다. 그런 다음 제2부를 읽는다. 제2부는 분열된 제국인데 이런 사건의 전개가, 제1부에서 벌어진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대립이 사라예보의 총성을 걸쳐서 유럽대전으로 전개된 유럽적인 요인들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니 세번째 읽는 것이 적절하다. 제2부의 핵심적인 내용은 챕터 제목에 붙어있다. 유럽은 양극화가 중요한 것이고, 유럽 외교정책, 그 다음에 얽히고 설킨 발칸, 이 세 개의 요소가 분열된 대륙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이다. 이를테면 원인(遠因)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그 다음에 제6장이 전면적으로 가기 직전의 사태들이다. 그렇다면 제1부를 읽고 그 다음에 제3부를 읽고 그 다음에 사건의 전개 직전에 제2부를 순서대로 읽으면 되겠다. 이렇게 해놓으면 독서 카드 한 장에 이 책을 읽는 순서가 정리가 된다. 이렇게 해놓으면 읽으면서 이 책을 읽는 가이드를 스스로 만들어 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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