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가르침과 배움(52) #Steiner 75쪽

 

2022.07.11 가르침과 배움(52) #Steiner

75 최초의 위기는 13곡 46~51행에서 일어난다. 
♧ 『신곡』, 지옥편 13권 46~51행
제7원의 둘째 둘레는 자신의 육체와 재산에 폭력을 가한 자들이 벌받고 있다. 자살한 영혼들은 나무가 되어 하르피이들에게 뜯어 먹히는 고통을 당하고, 재산을 함부로 다룬 자들은 암캐들에게 물어 뜯긴다. 이곳에서 단테는 피에르 델라 비냐의 영혼과 이야기를 나눈다.

나의 성현께서 대답하였다. 「상처 입은
영혼이여, 이자가 나의 시구에서
읽었던 것을 전부터 믿고 있었다면(주석4),
그대에게 손대지 않았을거요. 하지만
믿지 못하기에 그런 일을 저지르게 
만들었으니, 나 자신도 괴롭습니다.

주석 4 『아이네이스』 3권 19행 이하 참조. 아이네아스는 신들에게 하얀 암소를 제물로 바칠 때 제단을 가리기 위해 언덕의 나뭇가지들을 꺾었는데, 나무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 땅을 적셨다. 이 같은 일을 세 차례 되풀이 하자 깊은 땅 속에서 「그대는 왜 나를 찢는가?」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는 트로이아가 함락될 때 죽은 프리아모스의 아들 폴리도로스의 영혼이었다고 한다.

(열린책들, 김운찬 옮김)

♧ 여기서 이 말은 베르길리우스가 하고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단테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75 『아이네아스』에 나오는 선례들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 아이네아스는 주인공 이름이고 작품명은 『아이네이스』.
♧ 『아이네이스』에 나오는 선례들이 얼마나 믿을 만한가를 단테가 문제제기하는 것. 

75 이 질문을 제기한 중에 고전주의 시절에는 임의로 뽑은 베르길리우스의 문장도 신탁 같은 귄위가 있었다.
50 The question is posed at a stage in medieval classicism when quotations from Virgil, randomly chosen, could carry oracular credibility. 

75 아주 복잡한 변증법을 단순하게 말해보겠다.
50 I am simplifying a dialectic of exceeding intricacy. 
♠ 아주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말해보겠다.
♧ 여기서 변증법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

75 단테는 '허구'란 무엇인지 묻는다. 그것은 "거짓말처럼 보이는 진실"(16곡 124행)인가?
50 What, inquires Dante, is fiction itself, is "that truth which has the face of a lie" 
♧ 『신곡』, 지옥편 16권 121~126행
그분은 나에게 「네가 기다리고 또한
네 생각이 꿈꾸는 것이 떠올라서
이제 곧 네 눞앞에 나타날 것이다.」
거짓말처럼 보이는 진실 앞에서 사람은
가능한 한 언제나 입을 다물어야 하는데,
잘못 없이 망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책들, 김운찬 옮김)


♧ 진실인데 거짓말처럼 보이는 것과, 거짓인데 진실처럼 보이는 것 또는 진정한 허구와 거짓된 사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분별해 낼 것인지가 굉장히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니까 조지 스타이너는 변증법이라고 말한 것.

75 『신곡』과 같은 허구적 진실은 그리스도가 올 때 상상력과 지성이 재탄생한다는 섭리적, 회고적 인식을 통해 인정받는다. 
51 Fictive truths, as in the Commedia, are authorized, are to be credited, through a providential, retrospective awareness of the rebirth of imagination and of intellect in Christ's coming. 
♠ 『신곡』에 들어있는 허구적 진리는, 그리스도가 재림시기에 상상력과 지성이 다시 생겨나서, 섭리적이고, 회고적인 일깨움에 의해서 진리로 인증되고,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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