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가르침과 배움》를 듣고 정리한다. 녹음파일 전부가 아닌 원서와 번역서에서 선생님께서 짚어주신 부분만을 정리한다.
2022.07.14 가르침과 배움(53) #Steiner
75 『신곡』과 같은 허구적 진실은 그리스도가 올 때 상상력과 지성이 재탄생한다는 섭리적, 회고적 인식을 통해 인정받는다.
51 Fictive truths, as in the Commedia, are authorized, are to be credited, through a providential, retrospective awareness of the rebirth of imagination and of intellect in Christ's coming.
♠ 『신곡』에 들어있는 허구적 진리는, 그리스도가 재림시기에 상상력과 지성이 다시 생겨나서, 섭리적이고, 회고적인 일깨움에 의해서 진리로 인증되고,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 fictive truths 허구적 진리. 문학작품에서 고도의 픽션을 가지고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하는 가상을 우리에게 심어주는 것. 그러면 진정한 허구이기도 하고 허구로 보이지만 진리이기도 한 그런 것.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계시록. 그런데 계시록을 쓴 기록자는 창작했다고 하지 않고 기록했다고 한다. 계시를 받아서 쓴 것이기 때문에 진리다 라고 말하는 것이고, 그것의 진리임truthiness은 언제 확증되는가, 그리스도의 재림시기에 확정된다고 말하는 것. 그리스도의 재림은 한없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에 진리가 확정되는 시기 또한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이것을 완전히 사기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완전한 의미에서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정말 사실인지 확증하기가 어렵고, 또 아주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해도 이 세계는 그 사실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세계는 아니다. 그 사실과 기대, 또는 예측, 또는 허구 이것들 사이에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개입되어 있다.
♧ ① 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읽을 것이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읽으려고 결심했다. ━ 사실이 아니라 결심한 것. 사실로 확증이 되려면 「맥베스」를 읽어야 한다. ② 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읽었다. ━ 읽은 행동이 있으면 사실. 여기서 ①은 결심이고 ②는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를 한번 더 읽어보려고 해"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그것을 믿는다. 강유원은 여러번 읽은 사람이고, 가르치기도 한 사람이고, 그러니 읽을거야 라고 그 말을 믿는 게 아니라 강유원을 믿기 때문에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것. 그것은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강유원이라는 사람을 믿는 것. 그게 바로 신용credit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깔끔해 보이고 정확해보이는 돈의 세계는 사실 거의 다 신용이 없으면 무너지는 세계이다.
♧ 단테의 『신곡』에 들어있는 허구적 진리는 그리스도가 재림하였을 때, 그때 진리를 검증받는 시기가 된다. 허구적 진리를 만든 자의 상상력과 지성의 재탄생을 하고, 그렇게 재탄생 한 것이 그리스도의 재림에 의해서 자각된다. 그 자각되는 과정이 섭리적providential이고 회고적retrospective인 자각을 통해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단테가 『신곡』을 쓰면서 가지고 있었던 생각.
75 20곡은 신화의 체계와 우리가 림보에서 처음 만났던 라틴어 스승 넷의 거짓의 차이를 구별한다(단테보다 더 예리한 언어 비평가가 있던가?).
51 Canto XX discriminates━has there been any more acute philological critic than Dante?━between orders of myth and feigning in the four Latin Masters we first met in Limbo.
♧ orders of myth: 신화의 질서
♧ 20곡을 읽으보면 차이의 구별이 그렇게 없다. 이건 그냥 지나가는 얘기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75 스타티우스, 오비디우스, 루카누스, 베르길리우스는 물론 영감을 받은 시인들이다.
♧ 이들이 앞의 4명을 가리키는데 림보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스타티우스는 림보에 있지 않고 연옥편 22곡에 있다. 오비디우스는 지옥편 4곡에 있다.
75 그들은 "축복받지 못한 견자見者"들이고, 그래서 궁극적으로 틀렸다.
51 but they are "seers unblest" and, therefore, ultimately false.
♧ seers. 목격자. 진리를 본 사람들. seers unblest 축복받지 못했으나 진리를 본 사람들.
♧ 축복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이 서사시에서 했던 얘기들은 결국에는 틀린 것이다. 축복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신에게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다, 기독교도가 아니다라는 뜻.
75 어떤 변신도 '실체변화transubstantiation'에 필적하지 못한다.
51 No metamorphosis equals transubstantiation.
♧ metamorphosis와 transubstantiation는 아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
♧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의 변신metamorphosis. metamorphosis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얘기. 그리스로마 신화는 본성은 그대로 인 채 질적으로 변화하지는 못하고, 모양만 바뀌는 얘기만 들어 있다. 그런데 실체변화transubstantiation는 신을 믿음으로써 인간의 본질이 확고하게 변해버리는 것, 질적으로 변화하는 것. 단테 같은 기독교도 입장에서는 고대 헬라스와 로마세계에서의 기상천외한 metamorphosis라고 해도 그것이 신의 은총을 입은 transubstantiation에 비교될만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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